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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삼킨 학교 ㅣ 꿈터 그림동화 1
김지연 지음, 장정오 그림 / 꿈터 / 2020년 2월
평점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한때는 일제에 대한 저항의식과 조국에 대한 애정을 노래했기에, 일본이나 언어영역 등의 카테고리와 연결되어 검색되던 시였는데 (종종 금메달여제 이상화 선수와도 검색되기는 했으나.) 코로나 이후에는 아이들의 입학소식과 함께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고 있다. 우리 아이도 아파트에서 내려다보이는 유치원을 내려다보며 (심지어 146:1로 획득한 엄청난 입학티켓) “안개가 이제 유치원까지 가지고 갔나 봐요!”하며 울음 지을 정도다. 유치원도 이런데 학교는 오죽할까?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설렜다. 아직 유치원인데도 이런 설렘인데, 몇 년 뒤 학교를 보내면 어떤 마음이 들까? 아마 예정대로였다면 학교에 적응하느라 힘겨워했을 초등학교 1학년 엄마들은 이 책을 읽으면 눈물이 지어질 만큼 가슴이 떨릴지도 모른다.
입학하기 전의 아이들의 설렘, 걱정이 고스란히 담겨있고, 그에 대한 멋진 해결책이나 마음가짐도 제시되어 있다. 입학한다고 들떠있다가 실망한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아이들이 다시금 설레는 마음도 생길 것 같고, 학교에 대해 미리 좀 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아직 “예비”딱지를 때지 못한 엄마들도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느낄 스트레스와 걱정, 또 설렘 등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어떤 그림책은 엄마의 마음으로 읽게 되는 책이 있고, 어떤 그림책은 읽으며 내가 다시 소녀가 되는 느낌의 책들이 있다. 아마 꿈터의 책은 후자에 해당되는 책일 것 같다. 익숙하고 편안해서 그 시절의 나로 돌아간 느낌이랄까. 문득 초등학생의 내가 떠오른다. 아니 정확히는 국민학생의 내가. (난 국민학교로 입학하여 초등학교를 졸업한 시대의 사람이다.)
아. 오랜만에 친구들과 고무줄도 뛰고, 공기놀이도 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