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국에 간 도깨비

방송국에 간 도깨비 ㅣ 킨더랜드 지식놀이터
송혜정 지음, 지우 그림 / 킨더랜드 / 2020년 4월

우리아이도 드디어 만화에 입문했다. 교육방송과 영어로 영화를 보는 것이 고작이지만 그럼에도 아무것도 본 적 없던(?) 과거에 비하자면 엄청난 발전을 한 셈이다. 드디어 좋아하는 캐릭터를 구축해가고, 본인 기준으로 재미있는 만화와 재미없는 만화를 구분해가기 시작한다. 그런 시점에 이 책을 만났다. 그래서일까, 아이는 이 책을 몹시나 즐거워하며 여러 번 반복해 읽었다.

다섯 살 꼬맹이기준으로는 글 밥이 조금 많다. 하지만 우리 집 꼬맹이는 거만하게도 글 밥이 적은 책에는 이제 관심이 없다. 본인이 세이펜이라도 되는 냥 등장인물 모두를 눌러 뭐라고 말했을지 이야기해야 하고, 엄마도 함께 세이펜이 되어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그래서 이 책은 우리에게 나눌 이야기가 몹시나 많았고, 등장인물 하나하나를 탐구하며 읽자니 참으로 오래 읽었다. 참으로 나눌 이야기가 많았다. 아마 호기심 많은 어느 꼬맹이라도 이 책은 그렇게 읽을 테지만 말이다.

아이들이 직접 보는 만화나 주인공들을 너머, 그것을 만드는 사람들, 송출하는 사람들, 그것이 구성되는 배경 등에 대해 아이들이 직접 공부하고 생각하며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재미와 깨달음을 동시에 주는 보석 같은 책이다. 도깨비들이 등장해 익살과 재미를 주고, 치밀하고 짜임새 있는 구성에서 충분한 학습도 가능했다. 방송국 뒷 이야기는 꽤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보며 나도 많은 것을 배웠으니 말이다.

아마 우리 집에서 한동안 이놈의 도깨비는 꽤 인기를 누리게 되지 싶다. 우리 아이가 사랑하는 책만 올라갈 수 있는 “전면책장 6칸”에 올랐으니 말이다. 이 리뷰를 읽는 모든 이들의 책장에 즐거운 방송국 도깨비가 찾아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