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시옷들 - 사랑, 삶 그리고 시 날마다 인문학 1
조이스 박 지음 / 포르체 / 202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삶의 짐으로 괴로워하는 우리는 어느 날 문득 깨닫게 될 것이다사랑하며 살아갈 때 지나온 길을 버틸 수 있었고세상의 무게를 짊어질 수 있었음을그리고 나아가 사랑에 도달한 결과가 그 이름으로 걸어온 모든 과정을 정당화한다는 것을사랑으로 삶은 완성되고짊어진 짐의 무게는 마침내 소실된다는 것을 말이다. (p.113)






사실 이 책은 표지를 보자마자 사랑에 빠졌다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재질의 표지가장 좋아하는 형태의 디자인그리고 이 감성적인 제목이라니너무 마음에 들어서 며칠이나 핸드백에 넣어 다니며 읽었다나의 단짝은 이 책을 보더니 딱 좋아할 느낌의 책이네.”라며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책에 관심을 보였다맞다이 책은 정말이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책이었다.


작가들의 얼굴을 그린 드로잉이 나온다그리고 시가 소개된다그리고 그것에 대한 짤막한 글이 기록된다심지어는 간단하게 영문법도 소개된다. (영시로 배우는 영어라니영어가 이렇게 다정하게 느껴질 수도 있구나삼십여 년 만에 처음 알았다.) 가볍게 읽기 좋고끊어 읽기에도 좋다사실 나처럼 엄마이자 일하는 사람들은 한 자리에 엉덩이를 붙이고 길게 책을 읽기 쉽지 않은데(나는 그 시간을 가지려고 매우 심하게 노력하는 사람이다밥은 굶어도 책은 읽는다.), 그런 사람들조차도 쉬이 읽어낼 수 있는 책이다한편씩 끊어 읽으며 생각하기도 좋다.




-       당신만큼 연약한 살들을 품어주시라몇 십리를 가서라도 기어코 품어야 하는 것들을 기억하시라. (p.254)


-       감정을 기억한다는 것살아있다는 것. (p.266)


얼마 전아이가 아닌 타인을 안아준 일이 있다나보다 더 큰 사람을 진심으로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는데뭐라고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서그냥 안아주었다강하다 생각해온 사람이 그렇게 여린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도나와 그토록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는 것도 새삼스레 깨달았다위로가 되었는지 어쨌는지는 모르지만 그 사람은 한참이나 내게 안겨있었다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오히려 내가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 책이 그런 느낌이다문장으로글씨로 나를 가득히 안아주는 느낌그냥 말없이 토닥거려주는 느낌한동안 마음이 힘겨울 때마다 김진영 철학가의 책을 꺼내들었다그 문장들에서 묘한 위로를 느꼈기 때문이었다아마 이제는 이 책도 함께 꺼내보리라 싶다이 책에서 느낀 따뜻함은 사람에게서 전해지는 그런 체온 같은 기분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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