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 번 죽었습니다 - 8세, 18세, 22세에 찾아온 암과의 동거
손혜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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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엄마에게 어떤 말이든 해야 한다는 의지가 나를 살렸나 싶기도 하다. (p.19)







많은 페이지를 넘기지도 않았는데 남 이미 이쯤에서 예상했다이 책을 울지 않고 읽긴 글렀구나하고아니나 다를까나보다 어린데세 번이나 항암치료를 겪어야 했던 그녀의 이야기는 정말 덤덤해서 더 눈물이 났고너무 평온히 진행되었기에 그녀의 마음이 또 그녀의 엄마의 가슴이 얼마나 무너졌을 지를 생각하게 했다.






아이를 가졌을 때에스프레소가 너무나 마시고 싶어 버티고 버티다가 에스프레소로 가글을 했던 기억이 있다입안에 오래오래 머금고 있다가 삼키지 못하는 현실이 아쉬워서 최종까지 버티면서 참다가 뱉어냈던 그 커피 한 모금아이를 생각해 차마 넘기지 못하는 내 현실이 서글프다 생각했었는데 그녀의 엄마를 생각하니 그 마음은 아무것도 아니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내가 아닌 내 아이가 무엇인가를 먹을 수 없어 슬퍼하는 것을 보면서 그 속은 어땠을까감히 생각도 할 수 없지만그날의 내 마음을그날 나를 보며 차라리 한 잔 마시라던 엄마의 마음을 가만히 짐작해보다가 눈물이 울컥 났다.


골수검사를 참는 아이의 모습에서우리가 흔히 말하는 건강하게만 자라다오하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바램인지 깨닫는 나를 보며그저 휠체어에 앉아 눈을 보는것 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느끼는 아이의 모습에서살고 싶다고 말하는 고등학생의 모습에서마음이 아팠고 가슴이 시렸다.








-       죽는 게 뭘까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고잘 모르겠다그때 죽을 수 없다고 생각한 이유는 우리 엄마그러니까 가족들이 슬퍼하는 걸 보고 싶지 않아서였다내 장례식이 너무 슬플까 봐 그랬다아직은 이르다고. (p.131)


-       시련이 없는 인생은 어디에도 없다지만 도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건지우울한 그림자는 일상을 깨고 들어와 소중한 꿈들을 무너뜨렸다불운을 막을 힘이 내게는 없었다. (p.162)


-       사는 동안 행복했으니까 후회 없다는 얘기그러니까 내 죽음을 너무 슬퍼하지 말고 행복하게 살다 왔으면 좋겠다는 얘기만약 내가 식물인간이 된다면편히 죽게 해달라는 얘기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내 입장을 짧게 적었다대비를 해뒀다는 사실에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p.245)

 

이 책을 읽는 내내 그녀의 기록들이 너무 아파서가슴이 시려서 읽는 내내 눈물이 나려 했다한때 진지하게 고민했던 생을 끝내는 방법을 실행하지 않아서 기쁘다는 그녀의 글에 나 역시도 그녀가 삶을 끝내지 않고 이렇게 이겨내서그럼에도 행복을 느끼고 웃으면서 살아가는 모습에서 그 네 번째 삶을 너무나 응원한다고간절히 축복한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어떤 이에게는 이 책이 그냥 단순히 투병기인지도 모르겠다하지만 나에게는 이 책이 단순한 투병기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는 책넘어져도 일어나게 하는 힘이 되는 책진짜 사소한 행복이 뭔지 느끼게 하는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사실 며칠 동안 마음이 복잡했는데 이 책을 읽는 동안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내가 아픈 건 아무것도 아니구나내가 괴로운 건 아무것도 아니구나 그렇게.








남의 아픔에서 위안을 얻는 것만큼 치사한 게 없지만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조금 참을 만 해졌다그리고 그녀의 손을 꼭 잡아주고 싶었다우리 같이 힘내자고우리 같이 또 살아보자고오늘을 웃으며 살아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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