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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 너보다 나를 더 사랑해 ㅣ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하다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11월
평점 :
- 사람들과 한참 떠들고 돌아온 날엔 기분은 좋은데 약간의 피로감이 느껴져. 그러니까 나 잠깐 무음모드로 있을게. 지금 나는 숨을 돌릴 시간이 필요해. (p.37)

또 한 권의 카카오프랜즈가 세상에 나왔다. 이번에는 네오. 나와 머리스타일이 똑같아서 조금 마음이 더 가는 네오. (사실 카.프 중에서 내가 제일 빨리 이름을 외운 애가 얘다. 이 다음으로 외운 녀석은, 라이언) 이번에는 표지를 받자마자 웃음이 피식 났다. 얘 왜 이렇게 부끄러운 척을 하는 거야? 하고. 그 와중에 너보다 나를 더 사랑한다니? 보통의 책은 나보다 너를 더 사랑한다는 말도 안 되는 제목으로 쓰지 않는가. 이토록 솔직한 책, 내가 읽어보겠어. 그게 이 책과 나의 처음이었다.

사실 분량으로만 따지자면 후루룩, 국수 먹듯 끝낼 수 있다. 더욱이 나는 30년간 내공을 쌓아온 독서가 아닌가. 하지만 이런 책의 묘미는 그게 아니다. 몇 장 읽고 덮어놓고 귤 두 개 먹고, 몇 장 읽고 덮어놓고 음악 하나 듣고, 몇 장 읽고 맥주 한잔, 몇 장 읽고 낮잠 한 시간. 이 책은 그렇게 읽는 책이다. 그러니 부디 책을 잊은 그대여. 이렇게 놀면서라도 책을 읽어라. 언젠가는 아르테의 클클이나 민음사 고전라인, 한빛비즈의 인문학라인, 현대지성의 초록아이들을 뒤지고 있는 당신을 만날 테니.
그렇다고 이 책이 그저 가볍기만 한가. 그것은 또 절대 아니다. 읽다 보면 분명 마음에 닿는 문장들이 꽤 많다. 이런 생각을 하다니 대단하다 싶은 문장부터, 이런 생각 나도 해봤어 하는 문장까지 낯설고 익숙한 문장들로 웃음이 피식 난다. 어떨 때는 눈물도 찔끔 나고.

- 당신의 주변 사람들은 당신에 대해 뭐라고 말할까? (…) 하지만 마음 쓰지마. 어차피 나를 제일 잘 아는 건 나잖아? 그들에게 내 모습을 다 보여주지도 않았는데 뭐. 맘대로 판단하는 무책임한 말에 상처받을 필요없어. (p.42~43)
- 직장생활에서 항상 필요한 것은 한 스푼의 “개썅마이웨이정신” 오늘은 남의 눈치 안보고 칼퇴할게요! (p.57)
- 좋아하는 일만 할 수 없는 게 직장생활이라지만 여길 내가 좋아하는 곳으로 만들 순 있지. 그래서 나는 홍차와 간식, 푹신한 방석, 귀여운 담요, 향긋한 디퓨저, 편안한 발 받침대를 들였어. 이렇게 일상 한구석에 내가 좋아하는 걸 들여놓는 건 생각보다 중요하거든. 걔네들이 틈틈이 나의 행복지수를 높여 줄거야. (p.67)
- 나이를 먹으면서 눈물을 참는 기술이 생겼어. 회사에서 울면 프로답지 못하니까. 사람들 앞에서 울면 성숙하지 못하다고 하니까 그래서 꾹 참고 참았지. 그런데 어느 날부터 인지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팡 터지는 거야. 조금만 감정이 움직이면 울컥. (…) 질량 보존의 법칙이 눈물에도 적용되나봐. 제때 나오지 못한 눈물들이 내 안 어딘가에 고여 있다가 터져 나오는 것 같아. (p.129)

마지막에 옮겨 적은 문단은 코가 시큰할 만큼 닿았다. 사실 요즘의 내가 그랬거든. 울 일이 아닌데도 울어버려서 친한 동생을 당황하게 했던 기억. 잔소리 조금 했다고 독하다고 소문난 내가 울어버려서 상사를 당황하고 눈치 보게 했던 기억. 다들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마음에 눈물을 보관하고 있다는 저자의 말에 가슴이 시렸다. 나 말고도 많은 이들이 나처럼 마음이 아픈가 해서 속이 다 상하려 했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 준비되지 않은 채 그냥 뒹굴뒹굴 읽어도 뭔가 마음에 한 줄 남기는 책.
책이 꼭 어려워야 맛인가? 나에게 닿으면 맛이지.
2019년, 아직도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은 당신이라면, 올해를 시작할 때 책 한 권은 읽어야지 결심했지만 아직도 못 읽었다면 이렇게 쉽게 읽고, 편안하게 잡을 수 있는 책 한 권을 권해본다. 잘 생각해봐라. 우리모두의 첫 책은 그림책이었다. 다시 시작하는 책도, 그렇게 편안하게 시작하면 된다. 카톡하듯, 수다떨듯,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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