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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m : 폭풍우 치는 날의 기적 ㅣ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48
샘 어셔 지음, 이상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9년 10월
평점 :
가장 멋진 모험은 함께 하는 거란다.

우리 아이는 대부분의 책을 참 좋아하지만, 그 중 특히나 좋아하는 테마가 있다. 바로 할아버지. 엄마보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있는 시간이 많은 아이라 그런지 할아버지가 등장하는 책은 거의 무조건 좋아한다. 그 중 아이가 특히나 좋아하는 책은 샘 어셔의 책 들. 개인적으로 나도 좋아하는 작가님이라 영어판도 모두 가지고 있는데, 이번에 storm이 한국에서 출간되어 발 빠르게 만나보았다. 사실 영어를 참 못하지만, 외국의 그림책을 볼 때 종종 아쉬운 느낌이 드는 번역이 있기도 했는데,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rhk의 번역은 언제나 좋다. (빨강머리앤도 좋았고, 리뷰의 상단에 적은 저 문장도 너무나 좋다.)

폭풍이 치는 어느 날, 연을 날리기 위해 할아버지와 아이는 연을 찾기 위해 집을 뒤진다. 그 과정에서 둘만의 추억, 지나간 시간 속의 무엇인가를 계속 꺼낸다. 이윽고 연을 날리러 나갔을 때에도 폭풍의 긴박한 느낌보다는 또 하나의 멋진 추억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집으로 돌아온 할아버지가 아이에게 다정하게 해주는 “가장 멋진 모험은 함께 하는 거란다.” 라는 말은 어른에게도 두근거림을 선물한다. 코가 찡해지는 느낌을 준다.
우리 집 꼬맹이 역시, <가족>, <함께>, <우리>라는 등의 단어를 참 좋아하는데, 아이는 이 책을 읽을 때마다 할아버지의 목을 끌어안고 “함께 살아서 고마워요” 라고 말한다. (실제 매우 가까울 뿐 같이 사는 것은 아닌데, 아이는 공존으로 느낄 만큼 친밀한 가보다.) 이 책은 그런 친밀함을 가득히 담고 있다. 분명 날씨는 전혀 따뜻하지 않은데, 이 책에서 느껴지는 온도는 아주 따뜻한 햇살이다. 부드럽고 온화하다.

샘 어셔.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제 2의 존 버닝햄”으로 불리는 작가다. 하지만 어떤 측면에서는 존 버닝햄의 책보다 깊은 따뜻함을 담고 있다고도 말하고 싶다. 이 “기적”시리즈는 snow, sun, rain 그리고 storm으로 이어지는데 묘하게도 날씨보다는 할아버지와의 추억, 일상의 아름다움, 우리가 사는 이야기를 모두 담고 있기 때문이다. 늘 같은 장소를 다양한 날씨에 맞춰 표현하는 그림도 너무나 좋고, 그 안에 담겨있는 이야기도 너무 좋다.
나는 참 운이 좋은 녀석이다. 어릴 때도 다정하고 온화한 부모 밑에서 구김 없이 자랐는데, 그 부모님은 어느새 나의 아이에 “할마. 할빠”가 되어주고 있다. 그래서 우리 집의 온도는 마치 샘 어셔의 책 온도처럼, 늘 따뜻하고 온화하다. 종종 늦은 밤 퇴근을 하며, 우리 아이가 불 켜진 집에 들어갈 수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를 되새겨보곤 한다.

그래, 이 책은 그런 책이다. 늦은 퇴근 길 문을 열고 들어선 집에서 느껴지는 불빛의 온도와 사람의 따듯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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