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징비록 - 역사가 던지는 뼈아픈 경고장
박종인 지음 / 와이즈맵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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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가 언제나 이긴다면 굳이 역사를 공부할 이유가 없다그냥 살면 그게 정의다하지만 역사는 절대 정의롭지 않다언제나 힘 센 놈이 이긴다그래서 역사를 감시해야 하는 것이다기억해야 하고 학습해야 한다. (p.6)







개인적으로 이 책의 저자인 박종인 기자에 대해 선입견이 있었다조선일보에 연재를 했고, tv조선에 출연도 하시고본인의 이름을 내건 책도 좀 내셨다몇몇 문장에서몇몇 단어에서 나와 사상이 다른 분이라는 생각에 괜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지금이 책을 읽고 난 지금은 박종인 기자님의 다른 글이 궁금해졌다어떤 생각으로 풀어냈는지어떤 시각인지 알고 싶어진다그만큼 이 책은 내게 강한 인상을 주었다.





아마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나는 징비록을 꽤 다양하게 읽었다원래 역사와 관련된 책을 좋아하기도 할 뿐더러 시국이 나쁠수록 역사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는 다소 고리타분한 생각을 가지기도 했기에 이번 해에는 유달리 많은 역사서를 읽었던 것이다사실 그러면서도 다소 부족했다무엇인가 부족한 기분뭔가 깊게 알지 못하는 기분이었다고나 할까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나는 해설서를 읽는 마음으로토론을 하는 마음으로 빠져들어 세계의 역사를 탐구했다.








-       신립은 임진왜란 초기 충주에서 일본군 선봉부대 저지임무를 맡은 조선 육군 사령관이다일본군 사령관 고니시 유키나가가 그리 두려워했던 문경새재를 버리고 달천변 진흙탕에 배수진을 쳤다가 탄금대에서 투신자살한 군인이다자살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탄금대에는 그를 기리는 기념탑이 서 있다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그로 인해 조선이 상실한 병력이 1만이 넘고조선이 덮어쓴 낭패감과 상실한 전의는 추산 자체가 불가능하다용장일 수는 있어도 덕장이나 지장은 절대 될 수 없는 패전 사령관에 불과하다. (p.53)




이 구절을 읽으며 속이 다 시원하다언제인가 술자리에서 임진왜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적 있는데 신립에 대해 욕을 했다가 어찌나 욕을 먹었던가자신의 용맹을 과신하고 수많은 부하들을 황천길로 인도한 무지한 장수에 대한 기념탑은 말도 되지 않는다는 내게 단 한번의 실수가 그 사람 전체를 판단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던 선배의 얼굴이 여전히 떠오른다허나 나는 나라에 피해를 준 이들과 관련된 곳이 대단한 유적지라도 되는 듯 갈색팻말을 달고 있는 것을 보면 여전히 화가 난다아이들에게 잘못된 역사잘못된 상식을 심어줄까 무섭기도 하다.









-       조선이 쇄국을 고집하는 동안 나이 어린 일본 소년들이 인도양을 건너 바티칸에서 신을 만나고 있었다유럽대국에서는 이들 신인류를 반기는 행사가 곳곳에서 열렸다. (…) 그들이 환대를 받는 그 순간 조선에서 파견된 관리들은 성리학적 아집과 세계관에 사로잡혀 정세를 읽지 못했다일본을 읽지 못한 것이 아니었다일본에 와 있던 세계를 읽지 못한 것이었다. (p.117)



어쩌면 시작은 지극히 작은 일이었을지도 모른다그러나 그 작은 시작이 결국에는 조선의 몰락을 가지고 왔다세계는 열리고 있는데우리만 문을 걸어 닫은 채우리를 지키는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었다저자가 한 소제목으로 사용한 말처럼 비상구 없는 조선이라는 말이 무섭도록 정확한 표현이라는 느낌에가슴이 시리다그리고 지금의 우리나라도 비상구 없는 곳이 아닐지 걱정스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어쩔 수가 없다.







-       무사의 (無事矣). 아무 일이 없다자그마치 5년 동안 전쟁터에서 수집한 정보와 목격한 장면과 귀로 주워 담은 일들을 종합해서 내린 결론이, ‘아무일 없다였다천하는 맹수들이 으르렁대는 무법천지 정글로 뒤덮였다조선 지도자들은 폐허가 된 천하를 외면하고 무사안일을 택한 것이다. (p.213)


 

부패한 관리들이 드글드글 대는 소굴에서 제대로 된 나라가 운영되는 것이 이상한 일마치 지금의 우리나라의 형상 같아서 화가 난다그들이 읽기만 한다면 징비록을 국회의원 수대로 사서내 사비로라도 사서 한 권씩 손에 쥐어주고 싶다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며그들의 손에 징비록을 쥐어주고 독후감이라도 요구하고 싶다국민의 이름으로.

사실 이 책을 읽는 내내 좀 화가 났다능력 없는 왕 즉위식에 써버린 엄청난 돈도백성들을 지배하기 어려워질까 글도 책도 빼앗아버린 진짜 무지랭이 관료들도자신의 안위와 바꾸어버린 안보도내 배를 채우기 위해 서민들의 배를 찢어버리는 미쳐버린 이들도하지만 가장 화가 나는 부분은 지금의 형국과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아주 많은 순간만약 이 때 이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하는 역사를 수없이 만난다그리고 그 것에서 지금을 본다만약 이럴 때 이렇게 했다면이렇게 한다면 하면서무식하기 짝이 없는 평범한 애 엄마의 눈에도 보이는 세상이부디 나보다 잘난 이들에게는 더 잘 보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덮는다그리고 간절한 마음으로 이 리뷰를 남긴다부디 우리 후손들이 만나게 될 오늘이라는 이름의 과거는 뼈아픈 진실이 아니기를위기의 데자뷰가 아니기를.





오랜만에 속이 시원해지는 통쾌한 책 한 권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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