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신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김종관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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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고 나서 생각하니 당시의 고단함을 이겼던 힘은 가지지 못한 그 위로가 아니었을까 싶다가지지 못한 위로야말로 내가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희망으로 둔갑하곤 하니까. (p.64)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난 이 감독의 영화를 하나도 본적이 없다원래도 영상보다는 글씨를 즐기는 사람이라 텔레비전도영화도 멀리하고 살았기에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이 감독이 궁금해졌다이런 문장을 쓸 수 있는 사람이라면 분명좋은 영화를 만들 것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군데군데 삽입된 사진도 너무 좋았고문장도 너무 좋았다소파에 누워서혹은 공원에 앉아서병원 벤치에 앉아서 나는 이 책을 읽었다날씨가 좋아서햇살이 좋아서문장이 좋아서흐르는 음악이 좋아서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했다.






-       파도를 들추던 그 바람에 감사여 춤추는 기분을 느꼈다해 질 녘내게도 강바람이 안겼고 고단한 여행 중 빛나는 순간이 있었다여행은 많은 것을 지우고또 많은 것을 새겨준다. (p.81)


-       가끔 영화를 만들길 잘했다고 느끼는 까닭은결국은 나의 허비되고 실패하고 아깝게도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지난날들의 힘으로 영화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버려진 시간들이 다시 한 번 기회를 선물로 받는다. (p.106)


 

 이 문장은 팔을 치료받고만나기로 한 이를 기다리며 병원 벤치에서 읽었다문득 나의 지난 날들도 다시 한번 기회를 얻을 순 없을까 생각하며 하늘을 멍하니 보다가 나를 내려다보는 얼굴에 깜짝 놀라 책을 떨어뜨렸다그 사람은 책을 주워주며 대낮부터 왜 책보면서 우냐연애소설 보냐고 했다이 책은 분명 연애소설이 아닌데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그렇게 가슴이 설렜고그 시절의 나를 떠올렸고눈물도 났고멍해지기도 했다.





-       완벽하게 좋은 순간그것을 나눌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자신에게 유익한 것인지소중한 사람과 함께 나눌 수 있는 기억은 스러져가는 환영을 잃어버리지 않는 단 하나의 방법이다. (p.136)



-       수돗가로 내려와 그 아이를 생각하는데그 뜨거운 점 하나가 점점 커졌다곧이어 눈물이 났다그 감정의 세세한 부분은 지금도 설명하기 힘들다그저 시작이었다누군가를 좋아하는 기분이 아파질 수 있다는 것. (p.158)



아무래도 나는 청각에 약한 동물인지음악을 들으면서 잘 운다. -노래는 더럽게 못하면서 음악을 듣는 것은 참 좋아한다.- 이 부분을 읽을 때 내 귀에서는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삽입곡이었던 “lalala”가 흘러나왔다그 감미로운 음악과 문장들이 겹쳐 내 마음에서 춤을 추었다완벽하게 좋았던 과거의 시간들이 떠올랐고누군가를 좋아하며 아파지는 감정도 떠올랐고그때의 내가또 지금의 내가 떠올라서 좀 울었다한참 울고 나서는 속이 꽤 시원해져서 이 작가가 만든 영화는 꼭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작가-여기서는 작가라고 부르겠다.-는 말한다길 위에 시간들이 놓여있다길을 가면서 자주 뒤돌아보는 것은 의미가 없다목적지도 모른 채 달려가는 것도 의미는 없다오늘은 어제가 되고 내일은 오늘을 지나 어제가 될 것이다오늘은 오늘일 뿐이지만수많은 어제가 나의 오늘을 움직인다그러니까 오늘을 후회 없이 살아야 한다거나 그런 말을 하고 싶은 건 아니다다만 후회하며 엉망진창으로 살든고민하며 사든우리는 어제가 만들어낸 길을 밟고 오늘이라는 길 위를 걷는다는 걸 생각해야 한다. (p.175)”.



자주 뒤돌아보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그의 말도목적지도 모르게 달려가는 것도 의미는 없다는 그의 말이 마치 내게 건넨 말인 듯 고개가 끄덕여졌다요즘 매일 결심하듯 뒤돌아보지 말아야지앞만 보고 활활 불타지도 말아야지나의 어제가 만들어준 오늘을 성실히 살아야지그런 생각을 여러 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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