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요 - 조금 덜 젊은 이가 조금 더 젊은 이에게 전하는 사연
성신제 지음 / 드림팟네트웍스 / 2019년 5월
평점 :
품절


누군가가 당신에게 할 만큼 했다라고 말한다면 그 말을 인정해보자. 겉으로만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받아들여보자. 사람은 누구나 다르다. 당신에게 너무 쉬운 것이 상대방에게 너무나 어려운 것일 수도 있다.

당신이 누군가에게 할만큼 했다’ , 라고 말하고 싶다면 정말 그러한 것인지 다시 한번 곱씹어보자. 그런데도 상대방의 비판을 받는다면 그저 이렇게 생각하자. “나에겐 너무나 어려운 것이 저 사람한테는 쉬운 것인가 보구나.” 사람은 누구나 다르다. 상처가 커지지 않도록 스스로를 보듬어보자. (p.108)






이 책은 참으로 더디 읽는 책이다. 책이 재미없어서 더디 읽는 것도 아니고, 분량이 많아서 더디 읽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띄엄띄엄 쓰여지고 그림도 많은 터라 분량이 작다는 말이 맞고, 문장들이 마음에 닿는 편안한 문장이라는 편이 맞다. 그런데 왜 더디 읽냐고? 마음에 하나 둘 남겨두고 싶은 들이 많더라. 책 표지에도 적힌 말처럼, 조금 더 젊은이들에게 조금 덜 젊은이가 쓴 글이라 그런지 한마디 한마디, 엄마의 말 같았고, 아빠의 말 같았고, 나를 생각해주는 선배님의 말 같았다. 정말 편안하게 술술 읽히는 그런 글이었다.

-       언젠가부터 나는 가끔 너무 화가 나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글로 주저리주저리 끄적대곤 한다. 욕이다. 막상 글로 욕을 쓰면 남들이 볼까 창피해서 곧 찢어버린다. 그래도 말로 누군가를 때리는 것보다는 혼자 소심하게 글로 욕하는 것이 나은 것 같다. (p.22)

몇 년 전, 그러니까 아직 내가 엄마가 되기 전, 직장 상사에게 말로써 맞은 적이 있다. 불임치료를 받으라는 둥, 네 남편이 살이 쪄서 애가 안 생기는 거 아니냐는 둥, 여자가 너무 똑똑하고 잘나서 애를 안 주는 거라는 둥. 성차별과 인신공격이 난무한 환경에서 난 꿋꿋하게 버텨냈고 엄마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버린 카드가 되어버린 그 사람은 우리회사에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누군가에게 받은 상처를 떠올리면 그 얼굴이 먼저 떠오른다. 누군가에게 말로 받은 상처란 그런 법이다. 정작 뱉은 사람은 기억도 못하지만 나에게는 큰 상처가 되어 남아있다. 내가 잊을 때까지 잊혀지지 않는다. 그런데 참 신기하게, 이 책을 읽으면서는 그래, 이렇게 몇 년 동안 미워했으니 되었다.” 하는 마음이 들더라. 지금 나에게 이렇게 예쁜 아이가 있는데, 그런 상처가 다 무슨 소용이람, 하는 마음으로 그냥 털어버리기로 했다. 그렇게 터니 또 털어진다.

작가님은 나보다 정확히 두 배를 사신 분이다. 그래서일까. 그의 글에는 적어도 내 두 배의 따뜻함과 내 두 배의 지혜와 내 두 배의 이해와 내 두 배의 경험이 담겨있다. 지금 감히 <두 배>라고 표현하긴 하지만, 내가 그 절반에도 이르지 못했음은 내가 더 잘 안다.

그래서 나는 오늘부터 그 반이라도 이뤄보려고 한다. 아등바등 하기보다는 조금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살고, 내가 더 많이 일하는지 네가 더 많이 일하는지 마음으로 계산을 놓기보다는 그저 웃는 얼굴로 하나 더 도와주는 편을 선택해야지. 어쩌면 장기적으로는 나를 위해 그게 더 행복한 일일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 나보다 더 오래 살아온 이가, 치열하게 성공과 실패를 다 겪은 후, 일기라도 쓰듯 내어놓은 책. 정말 괜찮다고 하시는 모든 게 다 괜찮다고 느껴지는 그런 책. 문득 작가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드리고 싶다. 내가 힘겨웠던 어느 날, 이 책을 붙잡고 나이 지긋한 친구의 위로를 받은 기분이었다고, 정말 나도 잘하고 있는 거라고 믿어보겠다고.

그가 전해준 평범한 위로는, 참 특별한 위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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