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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선생님 동시로 배우는 우리말은 재밌다 ㅣ 지식이 담뿍담뿍 1
김용택 지음, 홍수진 그림 / 담푸스 / 2019년 8월
평점 :
콩타작을 하였다.
콩들이 마당으로 콩콩 튀어나와
또르르또르르 굴러간다.
콩 잡아라 콩 잡아라.
굴러가는 저 콩 잡아라.
콩 잡으러 가는데
어, 어, 저 콩 좀 봐라.
쥐구멍으로 쏙 들어가네.
콩, 너는 죽었다!
- 김용택 “콩 너는 죽었다” 전문
내 오랜 지인들은 알겠지만, 나는 시를 참 좋아한다. 내가 오래도록 쓰기도 했고 오래도록 읽기도 했다. 그래서 아이를 가졌을 때에도 나는 동시집을 여럿 꺼내놓고 많이도 읽었다. 아이가 태어났을 때에도 100일도 되지 않은 녀석을 눕혀놓고 동시를 어찌나 읽어주었던가? 그래서인지 우리 아이는 말이 빨리 트였고, 의성어 의태어를 다양하게 사용하고 특히나 언어에 관심이 많다. 낯선 단어를 사용하면 “그게 뭐야?” 하고 물어보고 입에 익을 때까지 연습한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그렇게 하다 보니, 또래아이들보다 많은 어휘를 사용하는 편이다.
그런 우리아이의 언어를 또 한 차원 높여줄 책이 한 권 태어났다. 바로 <김용택 선생님 동시로 배우는 우리말은 재밌다>가 그 책이다. 일단 제목부터 내 취향저격이다. “김용택”, “동시”, ‘우리말”. 제목에 내가 좋아하는 단어가 세가지나 들어가니, 어떻게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그런데 이 책을 펼치면 더욱 더 빠져든다. 어찌나 완벽하게 구성했던지 언어에 흥미가 많은 아이들은 더욱 재미있어 할 것 같고, 흥미가 없던 아이들은 이번 기회에 풍덩 사랑에 빠지게 될 것 같다. 김용택 시인의 섬세한 시 한편을 제시하고, 단어를 풀이해준다. 네모 칸 속에 단어를 제시하고 풀이해주어, 더욱 눈에 잘 든다. 그 아래에는 똘똘이 수첩을 통해 배경지식이나 알아두면 좋은 상식들을 짤막하게 이야기하는데, 그 말투가 너무 따뜻해서 중독성이 깊다. 진짜 매력은 다음 장 되시겠다! 홍수진 작가의 익살 넘치는 그림에 앞에서 배운 어휘들이 빈 칸으로 그려져 있다.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재미를 느끼고, 그 칸을 채우는 재미는 말하면 입 아프지! 글씨를 쓸 수 있는 친구라면 직접 칸을 채워보는 것도 좋고, 글씨를 쓸 수 없는 아이라면 어휘 공부만 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앞 페이지에서 배워서 인지 우리 아이에게 “구슬이 ‘땡땡땡’ 굴러가고 있어” 라고 말을 했더니 “’땡땡땡’은 종 할 때 나는 소리지. 구슬이 굴러가는 거는 ‘또르르’지.” 라고 오히려 나를 가르쳐주더라!
책의 뒤 표지에 김용택 시인이 써놓으신 말도 인상 깊다.
“시와 만화가 만나 새로운 상상력을 키워주는 책. 지금까지 이런 책은 없었어. 너도 한번 읽어봐. 아마 한 번 보고 나면 또 보고 싶을 걸. 실은 말이야, 이 시를 쓴 나도 보고, 보고 또 자꾸 보았거든” 이라고 써두셨다. 아니 왜 이렇게 솔직하신 거야! 귀여움마저 느껴지게! 맞다. 이것은 순도 100퍼센트의 솔직함이다.
정말 좋은 문학이지만 안타깝게 소설이나 에세이 등에 비해 사랑 받지 못하는 시가, 만화를 만나서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꽤 오랜 세월 시를 좋아해온 나도 이렇게 만화와 함께 읽으니 더 좋았다. 아마 아이들은 내가 느끼는 것보다 몇 배는 더 재미있다고 느끼게 될 거다.
우리 아이처럼 말을 배우고, 증폭시키는 나이부터 스스로 글씨를 읽고 쓰는 나이까지도 여러모로 활용하기 좋을 듯한 책이다. 진짜 강추도서! 담푸스 출판사에서 이 시리즈를 얼마나 내실지는 모르겠지만, 부디 다양한 시인들을 소개해주시기를 간절히 부탁 드린다.
아, 따질 것도 하나 있다. 저 어릴 때 왜 이런 책 안 내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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