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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산 ㅣ 그림책이 참 좋아 58
이병승 지음, 천유주 그림 / 책읽는곰 / 2019년 7월
평점 :

“엄마, 오늘 구름은 꼭 코끼리 같아요.” 아이는 하늘의 구름모양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음식을 먹으면서도 자기가 한 잎 베어 문 과일을 달님 같다고 하고, 그림자에서도 모양을 찾는다. 때때로 그럴듯한 모양을 찾아내기도 하고, 또 그걸 찾아내려고 눈썹에 갈매기를 그리는 게 귀여워 나는 언제나 열렬한 청자가 되어 아이의 숨은그림찾기에 박수와 성원을 보낸다. 나는야, 뭔지 알아도 절대 모르는 “궁금하고 환호하는 갤러리” 엄마다. (아침마당 수준의 리액션)

이 책도 그렇게 약간 다른 시각에서 출발한다. 늘 익숙하게 보던 산이 낯설고 새롭게 보이는 어느 날. 보통의 사람이라면 그것을 그냥 지나쳤겠지만 (무심한 이는 다른 느낌조차 얻지 못했을 테고) 우리의 주인공 ‘나’는 그것을 발견하고 내내 그것에 마음을 쓴다. 다른 친구들의 “소문 떠벌리기”에도 호기심은 쉬이 잦아들지 않고, 결국 그 산을 직접 가기로 한다. 산에서 만나는 낯선 감정을 이내 익숙함으로 바꾸면서 ‘나’는 만족과 안도를 동시에 얻는다. 어떻게 보면 아주 일상적인 이야기고, 또 어떻게 보면 너무나도 특별한 이야기다. 이게 무슨 소리냐고? 잘 생각해봐라. 모든 단점과 장점이 같은 내용이듯,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는 지에 따라 너무나 다른 결과를 얻는다. 그것은 일상적이지만 매우 특별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우리 아이의 숨은그림찾기에 그토록 열렬한 반응을 보낸 것은 에너지가 남아서가 아니다. 우리 아이가 세상을 조금 더 아름다운 눈으로 보고, 매일매일을 살아가는 이 공간이 조금이라도 더 즐겁고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이왕이면 같은 것을 보더라도 조금 더 따뜻한 눈으로 바라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분명 세상에는 준석이나 민아, 은율이 같은 아이들이 더 많을 것이다. 그들이 행복하지 않다는 말도 아니고, 나쁘다는 뜻도 아니다. 그러나 해보지도 않은 것에 겁부터 내고, 남의 말에 휘둘리는 아이보다는 소신을 가지고 자신의 길을 걷어가는 아이가 훨씬 행복하지 않을까? 구름산에 간 “나”처럼 말이다.

책의 마지막 장에서 “나”는 말한다. 더는 구름산이 무섭지 않다고, 또 다른 구름산에 가보고 싶다고. 나는 저자가 이 부분에 온 마음을 담았으리라 생각한다. 우리 아이들이 경험하기도 전에 무서워하기보다는, 용기를 내서 경험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을 테다. 또 비슷한 공포나 기회를 만나게 되었을 때도 무서워하기보다는 과거에 이겨낸 경험을 바탕으로 또 멋지게 도전하길 바랬을 테다. 나 역시 엄마의 마음으로 우리 아이에게 그런 기운을 불어 넣어주고 싶다. 낯선 경험을 만날 때 조심은 하되 두려워 뒷걸음질 치지 않기를, 또 비슷한 도전을 만나는 어느 날, 스스로를 믿고 다시 도전하라고.

어쩌면 우리 아이들은 살면서 수많은 구름산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 구름산은 우리가 대신 넘어줄 수도 없고, 피해가게 할 수도 없지만 아이를 구름산에 오르게 하는 힘은, 자신을 믿어주는 부모에게서 얻게 될 것이다. 사소한 도전에서 얻은 작은 성취, 점점 커지는 도전에서 얻은 발전하는 성취가 우리 아이를 더 높은 구름산을 넘게 할 수 있다.
오늘, 진짜 칭찬과 응원으로 우리 아이 앞에 나타난 구름산을 함께 넘어주는 엄마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이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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