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마을에 볼일이 있습니다 - 무심한 소설가의 여행법
가쿠타 미츠요 지음, 박선형 옮김 / 샘터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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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맞다라는 것은 아마도 자신만 아는 감각일지도 모른다. 그런 상대와 있으면 편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말을 하지 않아도 즐겁다. 그런 심리적인 기분 좋음이 신체에서도 느껴진다. 장소도 마찬가지다. 그러한 장소에 있으면 편한 기분이 든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편안한 마음이 들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즐겁다. 그 점을 무엇보다 몸이 먼저 알아차린다. (p.44)





 

책을 많이 읽는 사람에게나 어쩌나 한 권 읽는 사람에게나 내 마음에 꼭 맞는 책이 반가운 존재인 것은 아주 조금의 의심도 없는 일일 테다. 어떨 때에는 몇 권을 읽어도 마음에 닿는 문장 하나 없을 때도 있고, 어떨 때는 옮겨 적고 싶은 문장이 많아 독서의 속도조차 나지 않는다. 그녀의 책은 너무나 술술 읽히고, 꾸밈없이 적어놓은 문장에 마음이 닿는다. 어려운 단어, 대단한 수식어 하나 없이도 어쩌면 이렇게 술술 읽히는 글을 쓸 수 있는지, 나도 모르게 조금 질투가 나려고 한다. 이 책은 출간 후 한 달이 채 되기도 전에 이미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나오키상 수상자라는 그녀의 이름값도 한 몫 했겠지만, 그렇다고 그 상이 그녀의 문장은 이길 수 없음은 책을 몇 장만 읽어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       물론 흐드러지게 핀 꽃 송이도, 바람에 흩날리는 꽃 잎도 무척 아름답다. (…) 30년 전, 20년 전, 작년의 꽃놀이 자리에 함께 했던 이름 모를 누군가와 왠지 모르게 계속 만나고 있는 누군가, 그리고 다시는 만나지 않을 사람 모두 그렇게 벚꽃의 그림자 뒤로 보일 듯 말 듯 숨바꼭질할 테니까 말이다. (p.83)


-       그래서 바쁘고, 귀찮아도 행복해하는 사람을 보면 깜짝깜짝 놀란다. 분주함이나 귀찮음이 범접할 수 없는 강렬한 행복을 만나 부정적인 기운이 희석된다. 그리고 불쾌함을 그대로 표출하는 자신을 떠올리며 새삼 반성하게 된다. (p.146)


-       공상과 과장을 포함해 혼자만의 몸과 마음, 감정을 전부 총동원해 움직이는 것이 여행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p.198)







 

그녀의 문장은 언제나 담담하다. 그리 화려하지 않고, 꾸밈없다. 그런데도 그녀의 문장은 꽤 오래도록 마음에 머문다. 분명 강한 햇살 같은데, 오후의 그것이 아닌 아침에 기분 좋게 눈이 떠지는 그런 햇살이다. 그녀는 우리의 삶이 버스처럼 누군가를 미워하고 사랑하다가도 자신만의 환승 지점에서 내려야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데, 어찌 보면 그것은 그 모든 순간에 해당되는 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다 못해 책도 아무리 재미있어도 언젠가는 끝 페이지가 오기마련이듯 말이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또 한번 그녀의 문장에서 나를 만나고 나의 삶을 만난다. 그 언젠가의 나를 떠올려보기도 하고, 다가올 날의 내 모습을 상상해보기도 한다. 그녀의 문장으로 인해 하마터면 보지 못하고 지나쳤을지도 모를 삶의 어느 한 지점을 더 사랑하게 된다. 덕분에 나는 오늘도 오늘을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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