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기 캐리어가 아닙니다 - 열 받아서 매일매일 써내려간 임신일기
송해나 지음, 이사림 그림 / 문예출판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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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적인 사회에서 비혼과 비출산을 선언하고 살아내는 것에는 분명 의미가 있다그럼에도 세상에는 여전히 아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고임신과 출산이 더 이상 여성 혼자만의 고통으로 남겨져서는 안 된다. (p.83)




 

이미 몇 년 전의 일이 되어버렸으나나도 임신한 직장인의 시기를 거쳤다. 37 5주변사람들이 아마도 업계 동종업 중 가장 오랜 임신기간을 거치지 않았을까 하는 확정 같은 추측을 수없이 할 만큼 나는 긴 임신한 직장여성” 기간을 보냈다다행히도 나는 자차출퇴근이라 지옥철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었고아무런 이벤트 없이 임신기간을 보냈다. (나라에서 주는 50만원으로 진료 및 출산이 가능했으니 축복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 아기사랑카드를 받기 전 두어 번의 진료비만 자비계산내 임신기간 중의 기억들은 말기의 소양증과 주말부부였던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행복하고 거룩한 마음이었다그럼에도 나는 둘째 출산은 아기가 5개월이 되던 무렵 포기했다.


그것은 내가 아닌 타인으로 인한 결심이었다.


육아휴직 중여직원들의 피 터지는 싸움에 새우등이 터져 그 전쟁터로 발령 복귀 당했으며 (그 싸움의 주인공들을 함께 근무시킬 수 없다는 이유로 가만히 있다 봉변), 아이를 무기 삼아 본인의 욕심을 채우는 한 사람에게 환멸을 느꼈다혹시라도 그런 사람과 같은 선상에 놓이게 될까 두려움까지 느꼈다그래서일까사실은 이 임신일기를 읽으면서 마음이 불편했다임신과 출산육아의 과정을 불행이나 걸림돌처럼 생각하던그 끔찍한 얼굴이 자꾸만 오버랩 되었다그 분리를 하는 게 더 힘들었다아 내가 최근에 겪은 임산부가 너무 인격적으로 질 낮은 사람이었구나그렇게 생각하기까지가 오히려 더 힘들었다그리고 이미 아이를 낳고 지낸 지 꽤 시간이 흘러서인지 정말 씻지도 못할 만큼 임신과정이 힘들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이렇게 망각하기에 둘째를 낳는다고들 하더라), 왜 이렇게 나쁜 사람들만 자꾸 만나셨을까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녀가 안쓰러웠다왜 가장 축복받고 행복해야 할 시기에스스로 스스로의 권리를 주장하고도 무시당하는 경험을 그렇게 해야 했을까왜 세상은 이렇게 각박하고이상하고이해할 수 없이 흐르고 있는가.

 

 

 

-       그리 아파서 어떡하느냐 걱정하는 지인들에게 괜찮아요이제 회사 안가도 되니 마음 편히 아플 수 있어요아파도 걱정 없어요” 라고 대답했다나도 울고 듣는 지인들도 울었다. (p.268)

-       나와 남편이 결정하면 될 일에 내 양친은 대부분 강하게 참견을 했다. (p.279)

-       아기를 보니 엉엉 울음이 나더라살았다는 안도감에서였다. (p.292)

 

세상의 다양성을 존중하고힘겹게 아이를 얻고 낳은 이들을 몇 알고 있기에 타인의 임신이나 출산을 평가할 권리는 나에게 없다다만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이 씁쓸함을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분명 여전히 이렇게 힘겹고 속상해할 임산부가 어디엔가 있을 것 같아서 가슴이 무거웠다.

 

솔직하게 평가하자면 나는 이 책을 임신한 엄마들이 읽지 않기를 바란다아니지금 현재 임신한 경우라면 절대로 읽지 않아야 한다이 책의 내용들을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하며 아파하고 힘들어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다하지만 그 외의 모두는 읽어야 한다가임기 여성의 남편은 당연하고되도록 많은 이들이 읽어야 임산부들에게 가해를 가하는 이가 줄어들 것 아닌가지하철에서 임산부 배려 석에나 가서 줄 서라고 하는 정신 나간 공무원이 줄어들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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