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는 취향을 팝니다 - 콘셉트부터 디자인, 서비스, 마케팅까지 취향 저격 ‘공간’ 브랜딩의 모든 것
이경미.정은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7월
평점 :
공간에 머무르는 내내 큰 소리로 반복되는
홍보 음악과 멘트를 듣는다면 이는 듣는 사람에게 고문일 것입니다. 정보를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은 누구나
똑같겠지만 이를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중요합니다. (p.110)

이 문장을 읽으며 나는 나도 모르게 노란마트가 떠올랐다. 내가 사는
지역에는 노란마트와 빨간마트가 서로 마주보고 있는데, 개인의 정치성향상 빨간 마트를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노랑마트에 잘 가지지 않았다. (심지어 노랑마트 주차장과 우리 아파트의
주차장이 연결될 만큼 가까웠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유가 무엇인지 묻는다면, 야채의 신선함도 아니고, 품목의 다양성도 아니다. 나는 그저 노랑마트에 울려 퍼지는 “난난난난난난난나난” 하는 따위의 노래가 정말 너무나 힘들었기 때문이다. 듣는 내내 마음이
초조해지는 그 반복성이란. 또 그 소리가 너무 커서 직원들이 더욱 큰 목소리로 시식을 자랑하는데 보기만
해도 안쓰러웠다. 그런데 최근, 상품권이 생겨 오랜만에 방문한
노란마트에서는 그 노래를 들을 수 없었다. 잔잔하게 깔리는 과일이 좋다는 노래에 우리아이는 고개를 끄덕끄덕하기까지
했다. 집에 올 때 즈음에는 “사각사각사각 맛있게 먹어요~” 하며 그 노래를 따라 하기까지. 나는 직업병으로 그 둘의 차이를
고민해보고 남편에게 “이게 마케팅의 흑과 백이다”고 말하며
집으로 돌아왔었다.

이 책은 그런 이야기가 가득히 담겨있다. 매장의 향기, 음악, 분위기, 조명
등이 마케팅에 어떤 영향
을 담당하는지, 개인의 성향을 어떻게 저격하는지에 대해 어찌나 상세히 적어두었는지, 읽는 내내 마치 비법서를 읽는 기분이 들었다. 또 사진을 통해 만나는
여러 매장들이 너무 아름다워서 내내 눈이 머물렀다.
-
마냥 트랜드만 따라가며
공간을 바꾼다면 어떻게 될까요? 개성도 없을뿐더러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그저 그런 “원 오브 뎀”이 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p.40)
-
스쳐 지나가기 쉬운
부분이라 신경 쓰는 사람이 많지는 않더라고 공간을 만든 사람에게는 이런 작은 부분 하나하나가 화룡점정처럼 느껴지곤 합니다. (p.85)
-
작은 공간 안에 너무
많은 것을 채워 넣으면 공간의 크기에 비해 시각적 자극이 많아지고 결국 시선이 꽂이지 못한 채 매장만 둘러보고 나가거나 손으로 만져보기는 하지만
구매하지는 않는 소비자들이 많아서 “흐르는 매장”이 되어버립니다. (p.132)
이 책에서는 취향에 대한 마케팅, 취향으로 엮어진 많은 매장들을 소개한다. 그래서일까. 나는 이 책에 소개된 매장들을 보며 참 우리의 삶 같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사는 것도 그저 유행만 따라가면 개성 없이 흐르기만 하고, 사소한 것도 잊지 않고 챙기는 누군가에게 감정이 가기 마련이다. 어디
그뿐인가. 생각도 일도 “투 머치”할 경우 우리는 결국 방전되지 않는가.
그래서 이 책은 더욱 쉽게 읽히고, 지겨워 질만하면 당장 신발에 발을
구겨 넣고 방문하고 싶은 매장 사진이 등장해 끝까지 술술 읽혔다. 난 사실 존대말로 기록된 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이 책은 마치 잔잔한 강의라도 듣듯 마음이 편안하고 좋았다. 아마 마케팅을 전공하는 이들에게는 정말 눈 깜빡할 사이에 읽혀질 책이며,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도 페이지가 참 쉽게 넘어간다는 생각을 할 듯 하다.

분명 우리는 물건을 사고 파는 것이겠지만 엄연한 범위에서는 분명, 취향을
사고 판다는 말이 정확하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 사이에는 “예쁜
쓰레기” 등의 단어들이 파생되겠지. 그러나 누구나 알고 있듯, 그 예쁜 쓰레기가 주는 만족은 정말 크다.
“옛 것이 새것을 받아들이면 그 결과로 선택의 폭이 늘어난다(p.240) 는 책의 한 구절에서처럼, 우리 역시 유연한 사고방식과
변화에 대처하는 적응력으로 과거의 것들을 수용하고, 새로운 것에 적응하며 “나의 취향”을 확고히 할 수 있기를 기도해본다. 아, 물론 인생도 책도!
#우리는취향을팝니다 #이경미 #정은아 #쌤엔파커스 #취저도서 #공간브랜딩 #책속구절 #책속의한줄 #책스타그램 #독서 #책
#책읽기 #리뷰 #리뷰어 #서평 #서평단 #책읽어요 #책으로소통해요 #북스타그램 #소통 #육아 #육아소통 #책읽는아이 #책으로크는아이 #찹쌀도서관 #딸스타그램
#책으로노는아이 #책속은놀이터 #찹쌀이네도서관 #책읽는엄마 #책읽는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