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 이토록 도움이 될 줄이야 - 지금보다 더 나은 당신의 내일을 위한 철학 입문서
나오에 기요타카 엮음, 이윤경 옮김 / 블랙피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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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엇이든 쉽게 얻을 수 있는, 빠르고 편리한 생활에 익숙해져 있다. 그 때문에 눈 앞에 닥친 일만 신경 쓰며 불편하거나 효율이 낮은 일, 실용적이지 않은 것이나 당장 쓸모가 없는 일은 무시하고 있지는 않은가? (p.83)

이 책에 대해 미리 이야기를 좀 하자면, 결코 쉬운 책은 아니다. 철학에 대해 어찌나 심도 있는 이야기를 이어가는지 사실은 읽는 내내 멈춰 해당 문헌을 읽기도 해야 했고, 찾아보기도 해야 했다. 간단하게 말해서 그냥 재미 삼아 읽을 책은 아니다. 그런데, 정말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라는 말에는 두 번이고 세 번이고 긍정하게 될 것 같다. 그리고 또 이 책을 통해 철학이 다소 가까워 진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 사실 처음 이 책의 앞쪽에 책 사용설명서가 있어서 무슨 도서가 사용설명서가 다 있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 보니 그 사용설명서는 분명히 필요한 것이 맞았다. 이 책에는 다양한 화제로 이야기를 이어가고, 그에 대한 인용문들이 많이 제시된다. 또 생각해 볼만한 질문을 계속 던지기 때문에 잠시도 쉬엄쉬엄 읽을 수 없다. 계속 생각해야 하고, 나만의 방식으로 해석해야 하며, 나의 철학도 수립해야 한다. 어디 그 뿐인가. “알아두면 쓸모 있는 철학포인트는 정말 너무 유익해서 메모할 것들이 많았다.

-      친구와의 사이에서 건강한 관계가 구축되려면 내가 나 자신이어야 하며 내가 계속 나 자신이기 위해서도 외로움은 반드시 필요하다. (p.29)

-      연애가 궁극적으로 자기 확대를 가져온다고 생각하면 거기서 느끼는 불안과 기쁨을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p.49)

-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이대로도 괜찮을까 회의가 든다. “계속 돌진하다간 망가지고 말 거야. 나는 다른 사람과 달라, 더 천천히 가야지싶다가도 소외 당할까 봐 따돌림을 당할까 봐 무리하게 노력한다. (p.84)

-      성숙한 어른이라면 상대방을 접할 때 확실히 응답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때 사랑과 정의보다는 충서라는 관대한 마음으로 상대방을 용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어떤 상황에서건 상대방을 신뢰하고, 그 사람이 반드시 책임을 전가할 줄 아는 인격자임을 끝까지 믿는다는 뜻이다. (p.237)

마음에 담아 두고픈 문장이 참 많았고, 책의 군데군데 제시된 명언도 너무나 좋았다. 내가 읽은 고전의 명언이라면 읽은 대로 정리가 되는 기분이었고, 읽지 않은 것은 또 읽지 않은 그대로 언젠가는 읽어봐야지, 하는 마음이 되어 찬찬히 읽었다. 마음을 치유한다는 것이 뭐 따로 있는가. 이렇게 내 마음의 소리에 집중하며 오롯이 나로 있을 수 있다면, 그것이 힐링이다.

-      나는 내 인격 가운데 있는 인간을 멋대로 처리하여 그것을 해하거나 무너뜨리거나 죽일 수 없다. – 칸트, 도덕 형이상학의 기초

-      정의의 법 중 가장 신성한 것, 침범에 대해 복수와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가장 높은 것은 이웃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는 법이다. – 애덤 스미스, 도덕감정론

-      그를 사랑하게 된 이유를 묻는다면, ‘그 사람이라서, 그리고 그게 나라서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 – 몽테뉴

내가 가장 오래도록 마음을 두고 읽은 부분은 살아갈 의미에 대한 부분이었다. 남보다 나의 괴로움이 더 크게 느껴진다는 말로 시작된 이 장은 나에게 커다란 의문을 던진다. 절망할 때 나의 모습이 어떤지, 미래가 없이 인간다움을 꿈꿀 수 있는지. 예시로 나오는 것은 나치 수용소. 나도 최근에 아우슈비츠에 대해 읽었던 덕에 이 부분을 읽으며, 보다 심도 높은 고민을 할 수 있었다. 삶을 연명하는 것과 미래를 계획하는 것 중 과연 어느 것이 위에 오는 개념일까 생각해보았는데, 섣불리 그래도 연명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은 것은 치졸한 자존심 탓인가, 여전히 숨쉬는 나의 꿈 때문인가 알 수가 없다.

인생이 경주가 아닌 완주라고 했던가. 어쩌면 인생은 완주이기에 우리는 철학서를 읽는지도 모른다. 그래야 일년 중 단 며칠이라도 진정 번뇌하고 생각하며 삶다운 삶을 살게 될 것 아닌가. (경쟁이었더라면 철학서를 읽고 고뇌할 시간이 없었을 듯 하기도 하고.)

우리는 분명 꽤 많은 시간을 이해 없이 보낸다. 나의 이익을 위해 타인에게 손해를 입히기도 하고, 거짓말과 위선으로 하루를 보내기도 한다. 나와 타인에게 다른 잣대를 들이밀며 합리화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후에 남는 공허함은 채울 길이 없다. 바로 그곳에 철학을 채워야 한다. 조금이라도 더 이상향에 가까워지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사람답게 살기 위해.

부디 이 책은, 빌려보지 말고 구매하시길 바란다. 빌려서 촉박하게 읽어갈 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래 붙잡고 공부하고 고민하며 읽어야 한다. 스스로 한 장을 며칠 안에 읽겠다는 목표를 세워도 좋다. 어찌되었건 반드시 한번은 읽어보길 바란다. 이 책을 통해 더 읽어야 할 다른 책을 분명히 만나게 될 것이고, 철학을 왜 읽어야 하는지를 깨닫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내가 다른 철학서를 읽기 전에 이 책을 만나지 못한 것. 그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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