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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들이 참 좋았습니다 - 따뜻한 아랫목 같은 기억들
초록담쟁이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4월
평점 :
책을 읽는 일은 어딘가로 훌쩍 여행을 떠나는 일과 같아요.
책 속의 정교한 지도를 따라 그 어느 곳에라도 갈 수 있어요.(p.120)

초록담쟁이님의 그라폴리오를 좋아한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초록담쟁이님 덕분에 그라폴리오를 보기 시작했다.
어느 날 그녀가 그려놓은 엄마와 딸 그림을 보고
나는 너무 행복해 멍하니 그 그림을 오래오래 들여다보았던 것이다.
그런 그녀의 책이 출간되었다.
그것도 도톰하고 따뜻하게,
마치 엄마가 햇볕에 잘 널어주어 가슬가슬해진 수건처럼 기분 좋은 색으로.

이 책은 결코 바쁘게 읽고 싶지 않았다.
귀한 음식을 먹듯 천천히 소중히 읽고 싶은 그림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소보다 일찍 잠에서 깬 아침, 잠이 오지 않는 밤-
느긋한 마음으로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넘기는데 마음이 다 따뜻하고,
손가락 끝에 마치 체온이 전해져 오는 것처럼 기분이 좋아졌다.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마음이 닿았던 페이지는
“내 영혼이 따뜻했던 시절”이다. 군밤장수 할머니와 옆에 앉은 소녀.
분명 겨울을 배경으로 그린 그림이지만, 그 그림에는 추운 기운이 전혀 없다.
군고구마기계만 아니었다면 아무도
그 그림을 겨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는지도 모른다.
그만큼 그 그림 안에는 따뜻함이 있었다.

아마 누구에게나 돌이켜 보면 그런 날 하루쯤은 있을 것이다.
생각만해도 가슴이 따뜻하고, 눈물이 핑 돌 것처럼 그리워지는 날.
이 책은 아무래도 그런 날을 모아놓은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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