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어 수업 -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위한
한동일 지음 / 흐름출판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여러분은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잘 알고 있나요

알고 있다면 한 가지를 더 생각해보세요.

 10년 전의 자신과 비교해보는 겁니다

내가 생각하는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의 장단점은 같을 수도 있고다를 수도 있을 겁니다. (p.59)



10년 전 나의 일기장에서는 마음이 너무 약해서 탈인 나를 만난다

나는 그것을 매우 심각하게 생각했고고치고 싶어 했다

울고속상해하고힘겨워하는 내 모습이 너무 싫었던 시절인지라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 나를 찾는 게 나의 목적이자 목표였다

10년이 지난 지금물론 지금도 과거처럼 울기도 하고때로는 과거의 일들을 후회하며 살지만 

정확히는 오늘을 살아내는 것조차 나는 너무 바쁘다

5시에 눈을 떠 책을 읽고출근준비를 하고치열한 직장생활을 한 뒤

다시 엄마로서의 삶을 살아내기가 사실은 너무나 바쁘기 때문이다

솔직한 표현으로는 이젠 약하게 살 시간이 없다

난 매일매일 강하게파워가 넘치는 상태로 살기에도 바쁘다

결국 그렇게 내 발목을 잡던 눈물은 시간이 지나니 자연적으로 해결된 것이다.

그런 나에게 저자는 묻는다나의 메리툼은 무엇인지

데펙투스는 무엇인지또 강을 이미 건너놓고도 내려놓지 못하고 지고 가는 나의 배는 무엇인지.

 

이미 과거에 읽었던 책을 읽으면서내가 느끼기에도 나의 어제를 돌아보고 있었다고 말한다면 

다소 건방진 말일까하지만 정말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지금의 나를 한번 돌아보게 되었다

내가 지나온 길은 어땠는지

내가 버리고 싶던 것들을 다소 버렸는지혹은 그러지 못했는지를 말이다.

 

 

 


그대가 잘 있으면 나는 잘 있습니다.” 

라는 로마인의 편지 인사말을 통해 생각해봅니다타인의 안부가 먼저 중요한

그래서 그대가 평안해야 나도 안녕하다는 그들의 인사가 문득 마음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내가 잘 살 수 있다면 남이야 어떻게 되든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요즘 

우리의 삶이 위태롭고 애처롭게 느껴집니다. (p.144)

 


이 대목을 읽으며 나는 두 명의 사람이 떠올랐다

남이야 어떻게 되든 본인만 생각하느라 동료들을 모두 잃은 한 명과 

언제나 소소히 안부와 평온을 전하던 귀한 인연.

 

저자는 세상이 마음의 여유를 낼만큼 여유가 없어서라고 표현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본인의 욕심만을 생각한 이는 쉬이 용서가 되지 않는다

내내 본인의 처지를 비관적으로 표현하며 동료들에게 먹을 것이나 물건을 얻어내더니

모든 욕심을 채운 뒤에는 동료들을 저버린 사람

높은 사람에게나 잘 보이려 노력하고동료들에게는 돈이나 빌리려고 전화를 하던 사람.

상대방의 마음이나 상황 따위는 안중에도 없던 이기적인 사람

이제는 모두 그 사람의 전화를 받으면 돈을 빌려줄 수 없다는 거절을 하기 어려울까

전화조차 받지 않으리라는 말에세상은 이렇게 준대로 돌려받는구나하는 깨달음을 얻었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배울 것이 있다는 말처럼 나는 더 이상 호락호락 당해주지 않으리라

더는 그런 사람과 인간관계를 나누지는 않으리라 하고 배우게 되었으니 

나에게도 덕이라면 덕이었을지도 모른다물론 돈과 시간을 많이 들여 배운 시시한 일이지만

 

하지만 반대로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푸근해지는 사람도 있다

그 먼 곳에서도 자신의 안부를 간략히 전하며 

내가 좋아하던 음식이나 색깔에 나를 떠올려주는 사람

타향에서 혼자 지내며 가장 외로울지도 모를 사람이

오히려 직장생활과 육아를 병행하는 나를 안쓰러워하고 응원을 전하는 고운 마음을 가진 사람

문득 그 친구의 편지야 말로 로마인의 편지처럼

내가 잘 지내면 나도 충분하다는 따뜻한 마음이 넘치듯 담겨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손의 온도도 느껴지지 않는 몇 줄의 이메일에서 나는 

그 시절의 우리와그 시절의 추억들과따뜻했던 이의 마음까지 모두 읽고 있다.

 

 



사실은 오늘도 내일도 그 다음 날도 계속해서 내 길을 가야한다.

 

여러분은 자기 자신의 길을 잃지 않고 잘 가고 있습니까?

그 길을 걸으며 무엇을 생각합니까?

그 길 위에서 지치지 않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 길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p.243)

 


여기에 인용한 첫 번째 문장은 루카복음에 나오는 말이다

사실 이미 알고 있던 구절이고언제인가 한참 열심히 목표를 설정하던 시절 

내 다이어리 위를 오랫동안 장식했던 문장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이 한 줄만 인용되었으나실제 성경에서는 

진실의 눈을 가지지 못하는 이들은 눈앞에서 그 어떠한 일-성경에서는 예수님 부활의 기적-이 

일어나도 보지 못하리라는 내용과 함께 적혀있는 구절이다.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게 되실 예루살렘으로 걸어가는 부분에 나오는 말로

당 복음서 13장 30절의 지금은 꼴찌지만 첫째가 되는 이들이 있고

지금은 첫째지만 꼴찌가 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라는 말도 매우 깊은 울림을 준다.)

 

사실 이 말은 그 어떤 것에도 인용하여 말할 수 있겠다

그 무엇이든 나에게 맞는 방법이 있고그것은 나만이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을 일찍 발견하는 사람은 일찍 깨달음을 얻을 것이고

일찍 발견하지 못하는 사람은 깨달음도 늦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늦은 깨달음을 얻는 사람도

사실 아예 깨달음을 얻지 못하는 이들에 비하면 한없이 빠른 성찰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어쩌면 나도 아직 나에게 맞는 나 성찰” 법을 찾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구와 어떻게 걸어야 내가 행복하고 웃을 수 있는지는 서서히 알아가고 있는 것 같다

많은 재화를 갖는 것이 진짜 부자의 삶이 아님을

무엇이 진짜 나를 넉넉한 삶을 살게 하는지를 이제야 겨우 조금 알 것 같다.

 

오랜만에 다시 꺼내 읽은 라틴어수업은 내게 

정말이지 너무나 많은 생각과 깨달음을 안겨주었다

처음 읽을 때에는 아팠던 마음에 소금이라도 뿌린 듯 눈물이 흘렀고

두 번째 읽는 오늘에는 수많은 문장들을 가슴에 남긴다

매일 충분히 사랑하고 있는지남은 생 동안 간절히 무엇을 향해 걸을지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그의 말처럼 곁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충분히 하기에도 부족한 시간(p.266) 아닌가.

 

사랑하라그리고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하라! (p.266 / 아우구스티누스의 문장 인용)

 

진짜” 곁에 있는 이들을또 스스로를 사랑하라

그리고 진짜 하고 싶은 것을 하고사랑하는 이들이 진짜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온 마음을 다해 돕고 지지하고 응원하는 삶을 살기를

또 겉으로만 내 곁에 있는 이들은 과감히 쳐낼 수 있는 진짜 용기를 가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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