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와 거짓말 : 금기 속에 욕망이 갇힌 여자들
레일라 슬리마니 지음, 이현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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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것이 혁명의 시작인지도 모르겠다

점점 더 많은 여성들이 사회적으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해간다

사회적 성취를 이룬 여성들은 스스로 해방된다

남성들에게는 당황스러운 정복이겠으나

정작 그들 역시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고 있다. (p.132)

 


그녀의 첫 책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그녀 아델>. 

나는 그 책의 리뷰(http://blog.yes24.com/document/10671263에 그런 말을 썼었다

아델이 혼자 아픈 것 같아서 가슴이 아프다고

부디 내 주변에는 그렇게 외로운 이가 없었으면 한다고

그리고 그녀의 세 번째 책이 세상에 나왔다

어쩌면 이 책은 아델이 아닌아델을 넘어선 여자들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모로코가 사실 정확히 어디에 붙어있는지 모른다

알려고 지구본을 휘휘 돌리다 포기했다. (사실 금방 못 찾아서 포기했다.) 

그런데 사실 이 책을 읽으며 모로코의 위치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모로코의 사회적 분위기도 중요하지 않다

이 이야기는 사실 모로코 여자들 이야기이면서

전 세계의 모든 여자들 이야기다

성에 있어 여전히 억압과 강제를 종용받는 모든 여자들의 이야기인 것이다.




 

모로코 정부는 두 개의 얼굴을 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현대적인 면을 드러내고 싶어 하면서 동시에 보수적이며

특히 전통에 관한 한 원칙 주의를 고수한다. (p.50)

 


모로코에만 국한되는 말이 아니다우리나라에도 해당되는 말이다

세계 속의 한국을 꿈꾸지만 여전히 모름지기 여자란 말이야”, 

예로부터 여자들은” 등의 말들을 사용한다

낙태를 도마 위에 얹어놓고 법으로 심판하려 한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성범죄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고그들을 감형한다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해방은 의식하는 것(p.54)이라고 그녀는 말한다

물론 이 해방이 어떤 의미인지는 모두들 알 것이다

그저 머리로 인지한 것을 마음으로 옮기지 못하는 것일 뿐.

 

물론 성생활이 혁명이거나 변화를 대표하는 모든 것은 아니다

아니 어쩌면 그런 것들에 있어 아무 것도 아닌 것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그녀가 여성들의 성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여성이 가질 수 있는 자유와 선택스스로에 대한 권리 등에 

포함되는 개념이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안타깝게도 여성들이 개인의 자유와 선택

스스로를 지키거나 즐길 자유를 갖는다면 그것은 섹스와 별개의 문제라고만 볼 수 없기에

 그녀는 성에 대한 이야기를 모으고 기록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사실 이것은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고화가 나는 대목이다

언제인가 나는 여성들도 섹스를 넘은 

진짜 자유진짜 권리를 누릴 수 있기를 바래본다.

 


이 책에 자신의 이야기를 쓴 모든 여자들은 어딘지 정확히 표현할 수는 없지만 

안타까운 성 관념에 사로잡혀있다

이혼이후 겨우 자신의 삶을 찾았다고 말하는 소라야는 

진정한 자유를 경험한 후에도 남편에게 처벌받지 않기 위해 거짓말을 해야 했고

누르는 자유로운 성생활을 하지만 그럼에도 스스로 처녀막수술을 할지 말지를 고민한다

마하사노 역시 선진적인 연극을 이끌지만

우리 모두가 알고도 입에는 담지 않는 단어를 내용으로 연극을 하면서도 

연극의 제목은 내꺼라는 것으로 한다

무나는 동성애자지만 사회에서 소수자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토로한다

사회 규범의 관념으로 보면 그녀들은 정상이고하나의 독립체로 보면 안타깝다

머리에 히잡을 쓰고 안 쓰고를 떠나

보이지 않는 마음의 히잡을 쓴 것 같아 답답하고 무거워진다.

 

어떤 이는 이 책에서 뭔가 자극적인 이야기가 쏟아지길 기대하고 이 책을 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이들이 내게 묻는다면 나는 아니요야한 이야기는 한 줄도 없어요

<그녀아델>처럼 첫 장에서 끝장까지 섹스를 말하지만 

그게 야하지 않아요슬프고 무거워요

하지만 이것은 여자들의 목소리고

어쩌면 우리 주변의 모든 여자들이 마음으로 하고 있는 말일지도 몰라요” 라고 대답해주리라.

 


이 책의 끝부분에서는  

세상이 바뀌죠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함께 살아가는 풍경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걸 느껴요.” (p.199) 라고 말한다

물론 세상은 변하고 있다

이제 바지를 입은 여자들이 전혀 어색하지 않고

짧게 자른 머리나 담배를 피우는 여자들을 보는 눈도 예전 같지 않다

하지만 여전히 브레지어를 벗어던지거나 

화장품을 깨뜨리고 버린 사진을 찍어 올리면 꼴페미” 등의 단어로 공격을 당한다

페미니즘의 대표격으로 묶여진 저자들의 책을 읽고 서평을 쓰면 

욕이 적힌 쪽지를 받기도 한다

래서 여전히 세상은 천천히아주 천천히 바뀌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은 남성이나 여성을 넘어 사람의 자유와 행복이 보장되는 곳으로 바뀌어 가야한다

여성이나 남성그 누구도 성의 피해자가 돼서는 안 된다

성이라는 것은 주체적 행복과 자유를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언제인가 이 책에 나오는 여자들이 더는 모델이 아닌 세상이 오길 바래보며

깊은 밤만큼이나 묵직했던 책을 덮는다.

 

이렇게 작고 얇은 책이이렇게 묵직한 이야기를 닮고 있다니

역시 무엇이든 겉모습만으로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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