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플라시보 > 오븐 치즈 나초
한남동 하이야트 호텔 뒷편에 보면 피지 아일랜드라고 멕시코 요리 전문점이 있었다.(지금도 있는지는 모르겠다.) 태양문구 친구랑 내가 할랑하게 자주 가던 곳이었는데 거기서 맥주를 마시면서 오븐 치즈 나초를 먹곤 했었다. 그 기억을 살려 집구석에서 만들어 봤는데 얼추 비슷한 맛이 나왔다. 이건 밥반찬은 좀 불가능하고(콜라에 밥도 말아먹는걸 뭐 한다면 할말 없다.) 술안주로 적당하다. 약간 출출할때 라면대신 럭셔리한 간식으로도 그만이다.
재료 : 나초칩(옥수수가루로 만든 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또띠야 보다는 크기가 작다. 마트에 가면 파는데 4천원 미만으로 구입 가능하다.) 방울 토마토3개, 케찹, 핫소스, 병에 든 올리브(피자 위에 올려진 까만색 올리브. 쉽게 상하지 않으므로 병통조림을 구입해서 이것저것 요리에 쓰면 된다.), 오이피클, 피자 치즈(잘게 슬라이스 된 것. 쓰고나면 냉동보관하자. 냉장고에 두면 곰팡이가 잘 핀다.)
만드는 법 : 두 가지 버전이 있다. 하나는 소스를 만들어 찍어 먹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소스를 재료위에 같이 얹어서 요리하는 방법이다. 조금 귀찮지만 소스를 찍어먹는 버전이 훨씬 낫다. 그리고 집에 오븐이 있어야 한다. 나는 마이크로 웨이브에다 음식을 하는 것을 싫어한다. 냉동식품을 해동할때 빼고는 좀처럼 쓰지 않는다. 거기다 한 음식은 뭐든 맛이 없다. 난 오븐은 없는 대신 오븐 토스터기가 있다. 혼자 산다면 저걸 꼭 장만하길 권한다. 그라탕은 물론 오징어도 구워먹고 명태구이도 해 먹을 수 있어서 아주 좋다. 여러 칸으로 나뉜거 말고 그냥 조금 넓게 되어 있는게 좋다. 아. 그리고 냉동피자도 저기다 대워먹으면 훨씬 맛있다. 자, 사설이 길었다. 본격적으로 만들어 보자
먼저 피자 토스트 오븐에 들어있는 쇠로된 판을 꺼낸다. 거기다 은박지를 한번 씌운다음(치즈 눌러붙으면 설거지시 역시 골때림) 나초를 깐다. 한개씩 한개씩 깔아야 한다. 그 위에다가 피자 치즈를 듬뿍 올리고 피클을 잘게 썰어서 뿌린다. 올리브도 동그란 도너츠 모양이 살도록 썰어서 군데 군데 올려준다. 그런다음 오븐 토스터기에 넣는다. 시간은 잘 모른다. 그냥 중간 중간 확인하기 바란다. 오븐 토스터기에서 치즈가 녹을동안 소스를 준비한다. 방울 토마토 3개를 잘개 다진다(큰 토마토는 맛이 없다. 그러나 그게 있다면 그걸 써도 무방) 접시에 넣고 케찹을 좀 넣은다음 핫소스를 뿌리면 끝. 오븐 토스터기에서 치즈가 노릇하게 된 나초를 꺼내 소스에 찍어먹는다. 그러면 예상외로 맛이 환상이다. 어울리는 음식으로는 맥주, 콜라가 있다.(사이다는? 환타는? 데미소다는? 하고 물으면 맞는다.)
응용편 : 나초에 치즈를 올린 다음 파슬리 가루를 좀 뿌려줘도 좋다.(맛은 큰 변화가 없으나 모양은 좋다.) 소스에 따로 찍어먹는게 귀찮다면 치즈 올리브 어쩌고 다 나초에 올린 다음 위의 방법으로 소스를 만들어서 위에 뿌린다음 오븐에 넣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