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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으로 만든 귀 ㅣ 바우솔 작은 어린이 6
이규희 지음, 이춘길 그림 / 바우솔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흙으로 만든 귀]
과거 역사 속에서 인물을 재조명해 아픈 과거의 실체를 기억해 내는
것만큼 더 가슴이 미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요근래 우리나라 바로알기를 근거로 하여 역사에 대한 관심과 그것을
향한 되밟기가 성인뿐 아닌 아이들에게까지 크게 확산되어가고 있다.
이것은 굳이 그런 사회 흐름을 조장하기 보다는 당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하는 일임에도 우리는 그렇게 우리의 역사를 뒤로 한 채 다른 나라의
그 무엇을 좇기 위해 바쁘게 달려왔는지 모르겠다.
그런 이유에서라도 두 아이들에게 우리 나라에 역사에 대해 제대로
짚어주어야 필요성을 느낀 것은 그 이전이였지만 워낙 역사가 방대하기도
하지만 그것을 온전히 아이들이 수용하기란 지금껏 나왔던 책들은 다소
어렵게 딱딱하게 자리매김하고 있었던터라 쉽사리 읽히어지기란 쉽지
않은 과제를 던져주곤 했다.
그러기에 직접적인 현장학습을 통하여 좀 더 구체적으로 보고 느끼게
한 후 책을 접하는 방법을 취하기도 했다.
그 방법엔 일장일단이 있었지만 직장을 다닌다는 이유로 게으름을 피우기란
참 미안한 마음이 앞서 되도록 실천하려 했던 나만의 노력이였다.
지난 2월 서대문형무소를 어렵게 걸음을 했었다.
그 곳을 둘러본 후 두 아이들의 가슴에는 유난히 우리의 태극기가 펄럭임을
느낄 수 있었다.비록 눈시울은 뜨거울지라도 마음 속에서 이는 일본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은 용서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을 안겨 주었던 현장이기도
했다.
그 참담하고 암울한 과거 역사의 또 다른 장인 '흙으로 만든 귀'에서는
예전에 방송에서 접했던 '귀무덤'을 이야기 하고 있다.
보면서도 도저히 있을 수도 없는 일이며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을 그들은
오로지 전쟁에서 세운 공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만으로 우리 조선 사람들의
귀와 코를 닥치는대로 잘라 소금에 절여 가져갔다는 것이다.
참 끔직하고 인간으로서 행할 수 없는 그런 행위들을 서슴없이 해 댄
그들을 우리는 어떤 시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지 묻고 싶다.
수영이라는 아이의 알 수 없는 귀울음을 시작으로 전개 된 이야기속에서
아버지와 함께 간 종가집에서 찾아 읽은 낡은 책 속에서 그 울음의 비밀을
알아내는데.
그것은 임진왜란때 주인을 지키기 위해 죽은 노비인 김 개동이 400년이 지난
지금 그 억울하고 분통함을 우리 후손에게 일깨워 주기 위해 찾아온 것이라 한다.
그래서 수영이는 아버지와 '귀무덤'이 있는 교토로 향하고 그 곳에서 억울하게
돌아가신 우리 조상님들의 귀가 묻힌 ,그렇게 애타게 수영이의 귀울림에서
들려오던 '내 귀를 찾아 줘!'를 부르짖던 개똥이 할아버지의 심정을 알게 된다.
또한 아이들의 동화인만큼 이야기의 끝맺음에서는 '귀무덤'의 풀도 뽑고,청소도 하고,
문을 열고 닫는 일을 하신다는 시미즈 할아버지.
그것은 조상들이 지은 죄를 뉘우치기는 마음으로 행하고 있다한다.
아이들이 읽으면서 적잖이 일본에 대한 적개심을 불같이 타오를 것을 알고
작가가 세심하게 배려한 탓일까 진정 뉘우치고 그렇게 평생을 그 무거운
죄책감 속에서 벗어날 수 없을 행동에 대해 1인이라도 행하고 있음을 보면서
조금 누그러지는 감정 상태에서 이야기를 수용할 수 있었다.
이처럼 과거 역사를 통해 한,일 관계를 다시 정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앞으로 다시는 이런 만행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후손들이 일본보다 더 우위에
모든 것이 설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을 해야한다는 사실을 상기 시켜주고 있다.
내 손톱이 빠져 나가고, 내 귀와 코가 잘리고,
내 손과 다리가 부러져도 그 고통은 이길 수
있사오나, 나라를 잃어버린 그 고통만은 견딜
수가 없습니다. 나라에 바칠 목숨이 오직 하나 밖에
없는 것만이 이 소녀의 유일한 슬픔입니다.(유관순 열사의 마지막 유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