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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대답해주는 질문상자
다니카와 슌타로 지음, 양억관 옮김 / 이레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질문상자
다른 책들과 달리 이 책을 선택할때에 아무런 망설임 없이 택할 수 있었던 것은
표제에 큼직막히 적힌 말 그대로 무엇 하나만 콕 짚어 알려주는 것이 아닌
무엇이든 대답해 주는 '질문상자'라는 그것 하나만으로도 내 가슴이 벅차오름을 느꼈기
때문이었으리라.
그 벅차오름은 이내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금세라도 파아란 하늘을 둥실둥실 넘나들 것처럼
자유로이 상상의 나래를 피고 있는 듯 해 보인다.
이 책은
일본 최고의 시인 다니카와 슌타로가 우리네의 마음읽기를 편하게 제 집 드나들듯이
그렇게 편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것도 시인이여서일까
함축된 언어 속에 의미가 새겨진 어귀들을 지나칠때마다 빙그레 웃게 하는 그만의 필력이
와 닿고 다시 또 다른 어귀를 지나칠라면 속내에 한없이 저축해 두었던 울분이 톻저절로
토해져 나오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들의 마음을 파아란 하늘에 수 놓고 있었다.
일본의 저자가 낯설지는 않으나 이 책이 우리나라 작가에 의하여 만들어졌음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교차하는 순간 초등생인 두 딸 아이들이 자기들의 일기장을 가져와 은근슬쩍 옮겨
적기를 서슴치 아니하고 그 엉뚱하고 기발한 때로는 내 마음이 들킨 글들을 그렇게 적어내려 가고
있었다.
너무 어렵게 다가서지 아니하고 이해를 구하지 않고 읽어도 좋을
너무 내 마음을 들킨 듯 하여 숨어 읽지 않아도 좋을 책이 아닌가 싶다.
살다보면 이따금 나를 궁금하게 하는 것들이 있곤 하다.
그렇다해서 그럴때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이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허나 '질문상자'는 절대로 모른다 하고 나를 지나쳐 가지 않을 친구같은 존재로 다가온다.
그것은 바로 표지에 적힌 문구가 나를 행복한 비명을 지르게 한다.
(정말 알고 싶은 게 있다면 )주저하지 아니하고 금세라도 답을 줄 태도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찾는 행복한 큰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닌 소소한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것에서 오는 것이라
생각하기에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보고 내 마음에게 열어보이고 싶다.
맘껏 웃고 울고 표현하라고.
질문 중에
지금의 일에 도무지 자신감이 없을때 어떻게 해결해 가느냐 묻는다.
돌아오는 답은
자신감이란 스스로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라
남이 가져다 주는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