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유희
이가라시 리쓰토 지음, 김은모 옮김 / 리드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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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변호사가 썼다는 첫 작품이 대박이 났다고 한다. 15만부 돌파에 작년 일본에서는 11월에 영화로 개봉되기도 했단다. 게다가 생각보다 흥미진진한 법정 미스터리물이다. 무엇보다 첫 작품임에도 완성도 높은 소설을 내보인 작가의 작품이라는 점이 궁금함을 더했다. 출간 소식을 접하고 읽어봐야겠다고 찜을 해뒀고, 그렇게 드디어 읽어보게 되었다. 꽤 두꺼운 두께를 자랑하는 책이지만, 부담되기보다 오히려 두근거렸다. 이야기는 1,2부로 나뉘어 진행된다. 1부는 법학과에 재학중인 학생 시절, '무고 게임'을 즐기던 주인공들(가오루(=유키), 세이기(=기요요시), 미레이)이 등장하고 2부에서는 세 사람 중 한 사람은 목숨을 잃고, 한 사람은 그 사건의 피고인으로, 나머지 한 사람은 피고인의 변호사로 진행되는 사건을 보여준다.

* 무고 게임 : 고소인은 자신이 입은 피해를 죄라는 형태로 특정한 후, 필요한 증거조사를 요청하고 죄를 저지른 인물을 지목한다. 심판자가 품은 심증과 고소인이 지정한 인물이 일치하면 범인은 벌을 받는다. 양쪽의 생각에 차이가 있으면 무고한 사람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려 한 고소인 본인이 벌을 받는다. - P.13

다 읽은 후, 무고 게임부터가 철저하게 계산된 계획이었다는게 소름이었다. '그 사건'만 아니었다면 평범했을 가정이 정말 한순간에 파괴되어 버렸으니 그 원한과 복수가 깊을 수밖에. 분명 가해자, 피해자가 명확한 사건이었다. 아니 그렇게까지 커질만한 사건이 아니었다. 하지만, 조작된 진실로 인해 순식간에 가해자는 피해자가 되었고 피해자는 가해자가 되었다. 사건의 진실은 묻혀졌고, 피해자였던 가해자와 그의 가족은 지옥같은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그런데 사건의 내막을 자세히 들여다보고나니 진짜 가해자를 마냥 욕할 수만은 없었다. 세상이 그렇게 내몰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해서 이미 저지른 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당시 가해자의 상황을 생각하면 잘잘못을 따지는게 쉽지 않다. 운이 나빠 만들어진 악연이라 생각하자니 한번 피했다고 한들 이후에 또 발생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으니 생각은 많아지고 마음은 심란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현실에서도 이 말 그대로 실행되야 정신차릴 법한 범죄자들이 참 많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런데 막상 소설 속에서 이런 상황을 빗대어 말하는 것을 보니 섬뜩하단 생각이 들었다. 모든 범죄에 이유가 있는것은 아니나, 때론 고려해야 하는 부분들이 있다. 하지만 그건 제 3자가 봤을 때의 논리일뿐. 피해를 입은 당사자 혹은 그 가족이나 지인들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까? 입장 차이는 분명하다. 그렇기에 무고게임이 열린 배경과 각자의 입장이 이해가 되었다.

이 소설 속 악인은 '어른'이었다. 그릇된 어른들의 잘못에 휘둘리고 상처입은 어린 피해자들이 결국 죄를 짓게 만들었다. 누가 진짜 가해자인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이런 작품이 첫 작품이라니. 놀라운 필력에 감탄을 안할 수 없다. 작가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해진다. 그리고 앞으로가 기대되는 작가이기도 하다. 빠른 시일 내에 또 다른 작품으로 만날 수 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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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소시오패스의 사정 앤드 앤솔러지
조예은 외 지음 / &(앤드)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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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오패스, 사이코패스, 경계성 지능인 등 우리 주변에 있지만 크게 드러나지 않는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단편집을 만났다. 최근 몇년 사이 이러한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여러 범죄와 연결되어 심심치 않게 뉴스로 등장했다. 때문에 이들에 대한 관심도는 점점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런 성향의 이들이 생각보다 많고 또 늘어나고 있다고 어디서 봤던 것 같다. 자신의 성향을 드러내지 않고 평범한 척 사람들 사이에 섞여있다고 말이다. 그래서 문득 '이런 성향은 어떤 기준으로 나뉘고 아는 걸까?' 하는 기본적인 의문점이 생긴다. 어쩌면 모두가 가지고 있지만, 그게 얼마나 드러나느냐 아니냐로 나뉘는걸지도 모른다.



스스로를 희생하는 척, 상대방에게 이용 당하는 척. '척'하는 포인트가 달라서 그렇지 역시 쌍둥이였다. 이용 당하는 척 이용하고, 희생하는 척 조종하고. 그런데 이 쌍둥이의 배경에는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엄마의 1인분 모성애가 있었다. 후천적으로 완성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긴 했으나, 선천척으로 가지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완성형이 아니었을까?

히키코모리와 경계성 인격장애. 이제 수면 위로 끄집어 내어 어떻게든 이들에 대한 정책과 관련 해결책들이 논의되어야 하는,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주시하며 고민해야 하는 인격장애다. 수처럼 돌보던 혹은 돌볼 가족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었을 때 이들의 삶은 어떻게 되는가. 인구절벽이라는 지금 출산장려만 외칠게 아니라 이런 이들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도 국가를 위한 하나의 방법이지 않을까?

한 아이를 향한 온 가족의 가스라이팅의 결말. 와. 귀신보다 인간이 무섭다는 말을 되새기지 않을 수 없다. 소름. 그런데, 인간의 욕망이 사람을 어디까지 몰아넣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던 마지막 이야기에 비하면 가스라이팅은 그래도 양호한 거였다. 집념, 질투, 초조함을 더는 이기지 못해 말고 안되는 일을 벌인 한 작가의 집필에 대한 열망은 추악함 그 자체였다. 꼭 그렇게 해야 했을까?

이웃을 잘 만나는 것도 운이라고 했다. 이 소설들 속에 등장하는 인격장애를 가진 이들을 내 이웃으로 만나게 될지 누가 알겠나. 어쩐지 한숨이 나온다. 가족보다 이웃이 더 가까웠던 때도 있었는데, 그때와 너무 달라진 경계 가득한 사회의 모습이 착잡하기만 하다. 누구든 어떤 인격장애를 겪고 있다해도 범죄와 연결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빠른 시일 내에 관련된 치료가 더 발전되고 활성화되어 많은 이들이 사회로 편입되기를 희망해 본다.


-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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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스터 가로세로 숫자 퍼즐 두뇌력 마스터 2
서울문화사 편집부 지음 / 서울문화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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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마자 첫째에게 딱 맞을 퍼즐이겠다 싶었던 책이예요. 요즘 포켓몬에 너무 푹 빠져 있는데다 숫자 문제는 제법 잘하는 편이라 아이들용 스도쿠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한번 시켜보자 싶었어요. 그랬더니 왠걸;; 생각보다 너무 술술 문제를 잘 풀어내는데다 생각지 않은 둘째도 해보고 싶다고 욕심내서 깜짝 놀랬어요. 살펴보니 이 한권 안에 초급, 중급, 고급 단계가 모두 있어요. 스도쿠를 처음 접하는 아이도 쉽게 접근해서 단계를 밟아나가게 되어 있더라고요.


봐도 모르겠는 캐릭터 이름을 어쩜 그렇게 잘 아는지; 넘기면서 어떤 캐릭터는 약하고 어떤 캐릭터는 강하고 읊어대더라고요. 그걸 들으며 살펴본 책은 아이가 재미있어 할 수밖에 없도록 되어 있었어요. 스도쿠가 숫자가 아닌 도형이나 캐릭터로 문제가 변형되어 나오기도 하고, 규칙을 찾거나 틀린그림을 찾는 등 여러 스폐셜한 문제들도 나와서 지루할 틈 없이 할 수 있겠더라고요. 아이도 술술 넘겨보면서 흥미로워 했어요.



아이보고 설명해주지 않고 먼저 한번 문제를 봐보라고 했어요. 잠깐 살펴보더니 아이가 갑자기 척척 문제를 풀어내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깜짝 놀랬어요. 정답 맞다고 물개 박수를 쳤더니 아이가 으쓱, 우쭐 하더니 계속 술술 풀어나가더라고요. 너무 신기해서 계속 쳐다보며 박수를 쳐줬지요. 아이는 엄마아빠의 신기하고 놀라운 반응에 신이나서 열심히 문제를 풀어나갑니다.



그걸 본 우리 둘째. 자기도 하고 싶다고 떼를 써서 스케치북에 문제를 적어줬어요. 그랬더니... 이게 왠일입니까. 아니 글쎄; 둘째 역시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알려주기도 전에 척척 정답을 쓰는게 아니겠어요?! 진짜 물개 박수 절로 나왔어요. 다른 문제를 여러번 써주니 써주는대로 풀었어요. 이게 대체 무슨 일일까요. 낮에 한차례 신나게 풀어대다가 놀이터 다녀온 뒤, 저녁엔 둘째가 책을 펼쳐들고 자기가 하고 싶다고 설명을 해달래요. 그래서 어떤 페이지를 펼친건가 보니 중급;; 아무리 그래도 이건 어려울 것 같다고 하니 그래도 해보겠대요. 책이 분명 오늘 낮에 도착했는데, 어느새 절반을 풀었어요. 이렇게 아이들 반응이 좋을 줄 정말 몰랐어요. 취향저격 완전 대성공! 덕분에 오늘하루 숫자 공부 참 열심히 잘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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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의 오만 이누카이 하야토 형사 시리즈 5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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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야마 시치리 작가는 익히 알고 있었는데도 이누카이 형사 시리즈는 이 책으로 처음 만난다. 읽으면서 이야기 속에 자꾸 등장하는 '살인마 잭'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먼저 읽었으면 좋았을걸 싶었달까. 다 읽고서야 시리즈들을 찾아봤고, 그제야 깜짝 놀랐다. <살인마 잭의 고백> 이 책 분명 내 책장 어딘가에 꽂혀있음이 분명해서다. 딱 이 책과 연결되는 그 이야기가 말이다. 세상에. 진작 알았으면 좋았을걸. 일단 책부터 찾아놔야겠다. 아까 잠깐 찾아봤는데 못 찾았다. 뒷편에 꽂아뒀던가...


장기이식과 관련된 무서운 이야기들은 참 많다. 그런데 소설이나 영화로 만들어지는 이야기는 현실의 잔혹함을 다 담아내지 못한다고 했다.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상황들도 충분히 끔찍하고 무서운데 현실은 얼마나 더 지독하다는 걸까. 상상하고 싶지가 않다. 아니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장기이식에 얽힌 이해관계와 그 어두운 면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대기자는 너무 많은데 장기기증의 숫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알고 있다. 그게 특히 어린아이들일수록 더 부족하다고 했다. 장기기증은 엄격한 법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고, 장기적출이 가능한 기준이 매우 까다롭다고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렇기에 대기자 명단에 올려놓은 이들 중에는 마냥 기다릴 수가 없어 불법적인 루트로 혹은 해외에서 장기이식의 기회를 얻기도 한다. 이 과정에 끼어있는 이들이 바로 브로커다.

이번 이야기를 읽으며 역시 또 한번 '중국이 중국했다'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범인 중 하나가 '가난'이라는 말이 왜 그렇게 가슴을 먹먹하게 하던지.. 한숨이 절로 나왔다. 확실히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은 생각보다 너무 많다. 이런 이들을 위한 대안이 필요함은 분명하다. 이 책 속 희생자들처럼 범죄에 노출되거나 희생양이 되지 않게 하려면 말이다. 그나저나 이 책 속 희생자 가족들의 뻔뻔함은 정말이지 분노 게이지를 상승 시켰다. 어쩜 그럴 수 있단 말인가. 세상 욕을 다 퍼부어도 시원하지 않을 것 같다. 희생자들만 안타까울뿐..


뭐라 포장한들 범죄고 불법임이 분명하다. 그렇기에 브로커들이 있어 그나마 시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거라는 말은 인정하고 싶지 않은, 하지만 생각해보면 파는이와 사는이 모두 간절함으로 유지될 수밖에 없는 시장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 차라리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장기가 적출 당해 죽임을 당하는 이들은 부디 없기를 바라는게 가장 적절한 바램인 것 같다.  

간절함 때문이라고는 하나 불법을 저질러놓고 브로커도 사는이도 책임을 다한 형사를 비난하는 이상한 상황에 비난받은 형사 역시 아이러니한 상황에 눈물 짓는 상황이 황당하지만 이해가 되는 그런 소설. 소설 속에 담긴 묵직한 메세지를 한번쯤 깊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듣던대로 명불허전. 나머지 시리즈도 하나씩 만나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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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배달부 모몽 씨와 나뭇잎 우체국 웅진 세계그림책 258
후쿠자와 유미코 지음, 강방화 옮김 / 웅진주니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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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고 귀여운 그림, 예쁜 이야기 덕분에 마음까지 따뜻해 지는 그림동화책이예요.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요!! 아이들 그림동화책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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