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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듭 3 - 뒤집힌 자궁
이자운 지음 / 부크크(bookk) / 2026년 7월
평점 :
-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금황과 은황 남매의 삶을 뒤집어 놓은 사건들이 벌어진 2권에 이은 경상도편의 마지막 이야기를 만났다. 지금까지 경상도 내에서 벌어진 일련의 일들의 이유가 드디어 밝혀진다. 숨겨져 있던 그 어마어마한 진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전역성소화사업은 진실로 누구를 위한 일이었던 걸까.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은 채 그저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한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고 쫓기며 죽음으로 내몰려 결국 반격을 가하게 만들어 수많은 사상자를 만들어낸건 대체 누구를 탓해야 하는 걸까. 스스로 벽을 세우고 적을 만들어 고립을 자처하고 있는건 인간들이 아닐런지. 단 하나의 '매듭'만 지어진 이야기가 앞으로 어떻게 이어지게 될지 궁금해진다.

드디어 부적을 쓸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해낸 은황은 빠르게 기술이 늘었다. 적색부까지도 사용할 수 있는 은황은 이제 팀의 중요한 전력이 되었고, 은황은 그간의 설움을 씻어내듯 적재적소에 자신의 능력을 선보였다. 다만, 부적을 사용할 때마다 수명도 줄어들게 되니 이게 가장 큰 문제로 남았다. 범준은 자별과의 내기에 지면서 영혼석을 몸에 박아 내공을 사용해 꼭두실을 이용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썩 내켜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예상해 보면 강해져야만 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기는 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자별의 지휘 아래 능력을 다듬어 갔고, 다가올 낙화 축제를 대비해 나갔다. 대단하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자별'의 지식. 대체 어떤 사연, 어떤 일들을 겪어 온 인물일까. 그녀의 분노는 누구를 향해 있는 걸까. 읽으면 읽을수록 그녀의 과거가 더욱 궁금했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알 수 있을까?!

잔혹하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하훼'편은 분노와 한숨을 동시에 내뱉게 만들었다. 공격 의사가 없었던 것 같은 요괴. 자신의 알을 지키기 위해 다가오는 공격을 막아냈을 뿐인 것 같은 요괴의 마지막과 빠르게 알을 부화 시키고 성장하게 만들어 놓고 쓸개와 간을 빼앗으려 죽인 새끼 하훼의 마지막은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이용하는데 눈 하나 깜짝 하지 않는 자별의 이기심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필요한 일이었다는 사실 사이를 오고가게 했더랬다. 나도 인간이니 요괴보다는 인간 편에 설 수 밖에 없으니까. 요괴 입장에서는 사실 인간이 요괴일텐데 굳이 이렇게 잔혹하게 일을 진행해야 했던걸까. 아, 모르겠다. 옳고 그름, 도덕과 비도덕을 오고가는 자별의 언행은 깊은 한숨을 절로 쉬게 만드는 것 같다.

망태매치니, 정말 소름 끼치는 요괴였다. 땅귀신은 또 어떻고. 이런 요괴들을 이용해 발악에 발악을 하며 끝까지 자신의 염원을 이루어내려 했던 중태의 계획 속에는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던 엄청난 비밀이 숨어있었다. 아니, 예주만이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랬기에 전역성소화사업을 밀어붙였던게 아닐까? 하지만 진짜 전역성소화사업을 성공해 냈더라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현실에서도 인간들에게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먹이 부족으로 죽음으로 내몰린 동식물이 많다. 다른 종을 멸종 시켰거나 멸종 직전에 놓이게 만든 종은 인간이 유일하다고 했다. 그물처럼 연결되어 있는 생태계 그물망에 악영향을 끼쳐 몇배로 되돌려 받고 있음에도 여전히 인간들은 많은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 때문에 위기에 직면한 동물은 민가로 내려와 먹을 것과 쉴 공간을 찾는 일이 잦아졌고 이로 인한 여러 피해가 신고되고 있다. 그렇기에 전역성소화사업이 완성 되었다면 요괴들도 살기 위해 더 크게 반발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너무 한쪽으로 치우친 계획은 탈이 날 가능성이 있는 법이다.
요괴들과 싸우는 양귀대의 엄청난 실력은 놀라움 그 이상이었다. 다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수많은 사생들이 죽어나가는 동안 이들은 대체 왜 움직이지 않았을까. 사생들보다 더 중요한 일이란건 대체 무엇인가. 범준의 말처럼 양귀대 한두명만 있었어도 많은 사생들이 목숨을 건졌을텐데 하는 생각이 드니 가문의 윗선들에게 분노가 치솟았다. 또한 금황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은 것은 중태이긴 했으나, 끝내 무너지게 만든건 가문의 '정의'였다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부분이다.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전통, 지켜야 하는 것들에 대한 고집은 있으되 세월의 흐름에 따른 변화 또한 받아들여야 했는데 그저 고집만 주장했으니 이 사달이 난게 아닌가 싶다. 그나저나 가까스로 매듭이 지어지긴 했으나 풀리지 않은 비밀은 여전히 많다. 다음 이야기를 기다려야 하는 이유다. 다음은 어느 가문, 어느 지역에서 시작될런지. 다시 만날 이야기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