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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금지구역 : 월영시
김선민 외 지음 / 북다 / 2025년 12월
평점 :


괴담 소재의 책은 언제 만나도 반갑다. 특히 한겨울의 늦은밤에 읽는 괴담 이야기는 오싹함과 호기심을 자극해서 무섭지만 자꾸 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유난히 우리집 남매가 하루종일 활동을 하고서도 늦게 자는 편이라 내 독서 시간이 한밤중 혹은 새벽이 되고는 하는데, 이번 소설도 늦은 밤 자는 아이들 옆에서 숨을 죽이며 읽었다. 아마 혼자 있었다면 읽다가 중단했을지도 모르겠다. 새벽으로 넘어가는 늦은 시각에 조용히 작은 불 하나 켜놓고 읽자니 생각보다 더 오싹함이 컸던 탓이다.

뒷문(김선민) - 모두가 같은 말을 할 때, 모두가 말릴 때엔 다 이유가 있는 법. 그런데 대규모 공사를 진행하면서 그 지역, 터에 대해서는 조금도 알아보지 않았던건가?!
낙원모텔 철거작업(박성신) - 바퀴벌레로 시작해 바퀴벌레로 끝나버린 이야기. 바퀴벌레 한마리가 한 가정을, 한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이렇게까지 망쳐놓을 수 있을까.
호묘산 동반기(사미란) - 우리 인간들 사이에 어쩌면 인간이 아닌 존재가 섞여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관계자외 출입금지(이수아) - 내가 경선이었더라도 경선과 같은 행동을 했을 것 같다. 엄마니까.
재의산(정명섭) - 가출 청소년들의 현실을 맞닥뜨린 것 같은 기분. 가출 청소년들의 실태와 그들에 대한 조치가 정부 차원에서 혹은 법적인 장치 그 어떤거든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숨이 절로 나오던 이야기랄까.
두번째 '낙원모텔 철거작업'이 너무 인상깊었다. 소름끼치고 징그럽고 오싹한 쪽으로. '관계자외 출입금지'는 무섭다기보다 슬프고 마음이 아팠다. 아마 나였더라도.. 어떤 모습, 어떤 존재든 아이를 만날 수 있다면, 만났다면... 놓지 못했을 거다. 아니, 놓을 수 없었을 거다. 놓아주어야 한다는거 알면서도 놓을 수 없었을 그 마음, 너무나 이해가 되어 마음이 무거웠다. 가장 기억에 남는다 싶은 두 이야기를 가만 생각하니 두 이야기 모두 아이가 관련되어 있다. 그쪽으로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아직 어린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인지라 어쩔 수 없나보다.
이번 앤솔러지, 이대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번 한번으로 끝나기엔 많이 아쉽다랄까. 괴이와 초자연현상의 '월영시' 자체가 주는 매력도 꽤 좋기 때문이다. 더 많은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 것 같은 예감. 또 월영시라는 큰 주제 안에 여러 단편 이야기로 엮인 드라마로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다. 어쨌든, 여러 작가들의 또 다른 월영시 괴담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