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자의 조건 : 야망은 큰데 왜 아직도 평범한가 ㅣ 세계척학전집 6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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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월자의 조건』은 큰 꿈은 있지만 이상하게 늘 제자리인 사람에게 필요한 책이다.

열심히 살지 않은 것도 아니고, 하고 싶은 일이 없는 것도 아닌데 왜 삶은 쉽게 달라지지 않을까?

남들은 작은 실패에도 금세 회복하고 자기 페이스를 찾아가는데,

나는 왜 말 한마디에 오래 흔들리고 비교와 후회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할까?

이 책은 그 이유를 단순히 멘탈이 약해서, 의지가 부족해서라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가 강함이라고 믿어온 것, 더 나아지기 위해 붙잡고 있던 방식이 우리를 한자리에 묶어두고 있었을 수 있다고 말한다.

책의 첫 장은 ‘흔들리지 않는 사람들’에서 시작한다.

누구에게나 그런 사람이 있다. 자리가 위태로워져도 조급해하지 않고,

실패를 겪고도 무너지지 않으며 남의 평가에 쉽게 휘둘리지 않는 사람~!

우리는 그런 사람을 보며 “멘탈이 강하다”, “자존감이 높다”고 말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 표현만으로는 아무것도 설명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흔들리지 않으니 멘탈이 강하다고 하고, 멘탈이 강하니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결국 같은 자리를 맴도는 설명일 뿐이다.

이 책이 던지는 핵심 질문은 여기서 시작된다.

흔들리지 않음은 타고난 기질일까? 아니면 도달할 수 있는 상태일까?

『초월자의 조건』은 그것이 성격이 아니라 하나의 상태이며 거기에 이르는 길이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길을 2,500년 동안 탐구해온 인류의 사유를 25명의 사상가를 통해 보여준다.

니체, 헤세, 베커, 힐먼, 아렌트, 프랭클, 스피노자, 한병철 등 서로 다른 시대와 언어를 가진 사상가들이 결국 같은 지점을 가리킨다.

자기를 넘어선다는 것은 더 강한 자아를 세우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나를 가두고 있던 껍데기를 알아보고 깨뜨리는 일이라는 것이다.

가장 먼저 인상 깊었던 부분은 니체의 ‘르상티망’이다.

친구의 좋은 소식에 축하한다고 말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가라앉는 순간이 있다.

잘나가는 사람을 보며 “재수 없다”고 말하고 싶어지는 순간도 있다.

누군가의 몰락 앞에서 이상하게 후련함을 느끼는 순간도 있다.

니체는 이것을 단순한 질투나 분노가 아니라, 표현되지 못한 원한이 안에서 곪는 상태로 본다.

르상티망의 무서움은 나의 하루를 타인의 삶에 묶어둔다는 데 있다.

내가 무엇을 할지가 아니라 저 사람이 무엇을 가졌는지가 내 기분을 결정한다.

결국 내 삶의 운전대를 남의 손에 쥐여 주는 셈이다.

이 대목에서 책은 매우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내가 누군가를 “악하다”고 부르기 전에, 정말 그에게 악의가 있는지 물어보라고 한다.

아니면 내가 그를 이길 방법이 그 말밖에 없어서인지 돌아보라고 한다.

약자는 종종 결핍을 미덕으로 바꾸고, 하지 못하는 것을 하지 않는 것처럼 포장한다.

“나는 저런 거 안 해”라는 말도 때로는 선택이 아니라 무력함을 꾸민 말일 수 있다.

그래서 『초월자의 조건』은 독자를 쉽게 위로하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정의감이라 믿었던 감정, 겸손이라 여겼던 태도, 고생을 훈장처럼 붙잡고 있던 마음까지 다시 들여다보게 만든다.

베커의 ‘죽음의 부정’도 오래 남았다.

베커는 인간이 자신의 죽음을 알면서도 끝까지 믿지 않으려는 존재라고 말한다.

우리는 모두 죽는다는 사실을 머리로는 알지만, 가슴 한구석에서는 나만은 예외일 것처럼 살아간다.

그래서 더 높은 자리, 더 큰 이름, 더 많은 성취를 향해 달린다.

그것을 야망이라고 부르지만, 베커의 눈으로 보면 그 밑바닥에는 사라지고 싶지 않다는 공포가 숨어 있다.

돈과 명성, 업적과 인정은 결국 육체는 사라져도 무언가는 남기고 싶어 하는 인간의 ‘불멸 프로젝트’일 수 있다.

책을 읽으며 가장 오래 생각하게 만든 것도 바로 이 지점이었다.

베커는 "인간만이 자신의 소멸을 미리 아는 존재"라고 보았다.

그리고 인간은 죽음의 공포를 견디기 위해 문화와 종교, 예술, 업적 같은 상징적 성취를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이 생각은 이후 공포관리이론의 출발점이 될 만큼 큰 영향을 끼쳤다.

그런데 이 문장을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하나의 질문이 따라왔다.

정말 죽음을 감지하고 이별을 받아들이는 능력은 인간에게만 있는 것일까?

그 질문 끝에서 나는 반려견의 마지막 순간을 떠올렸다.

임종을 앞둔 반려견이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 보호자에게 다가가 꼬리를 흔들고, 품 안에서 눈을 감는 모습을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만으로 동물이 인간처럼 자신의 죽음을 명확히 인식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죽음이 가까워졌음을 몸으로 느끼고, 가장 소중한 존재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듯 행동하는 순간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남았다.

물론 동물이 인간처럼 죽음을 철학적으로 사유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죽음이 가까워졌음을 감지하고 가장 소중한 존재에게 마지막 행동을 보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질문은 남는다.

최근에는 동물의 죽음 인식을 연구하는 비교 타나톨로지(Comparative Thanatology) 분야에서도 여러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침팬지, 코끼리, 범고래, 까마귀, 개 등이 죽음이나 이별 앞에서 애도와 유사한 행동을 보인다는 연구들이 있다.

그래서 나는 베커의 주장에 전적으로 반대하기보다, 오늘날에는 조금 더 넓은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인간은 죽음을 언어와 철학으로 해석하고 미래까지 확장해 성찰하는 존재일 수 있다.

그러나 죽음 자체를 감지하고 이별을 받아들이는 능력이 인간만의 전유물이라고 단정하기에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영역이 많다.

개인적으로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여러 사상가의 이론을 통해 다양한 생각들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주었다는 점이다.

이후에 나온 힐먼의 ‘다이몬’ 이야기 또한 기억에 오래 남았다.

우리는 방향을 아직 못 찾아서 제자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많은 경험을 하고, 더 좋은 재능을 찾고, 더 나은 내가 되려고 애쓴다.

하지만 힐먼은 반대로 말한다. 방향은 찾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있다는 것이다.

어릴 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던 것, 돈이 되지 않아도 자꾸 마음이 돌아가는 것,

안정된 삶 속에서도 이상하게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끌림.

힐먼은 이것을 다이몬이라 부른다.

그것은 나를 편안하게 해주는 천사가 아니라, 나답게 살라고 계속 신호를 보내는 내면의 부름에 가깝다.

이 부분은 자기계발의 방향을 완전히 다르게 보게 만든다.

우리는 늘 위로 자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높이, 더 멀리, 더 빠르게.

그러나 힐먼은 아래로 자라야 한다고 말한다.

도토리가 참나무가 되기 위해 먼저 땅속으로 내려가 뿌리를 내려야 하듯, 사람도 자기 안에 처음부터 묻혀 있던 것을 파내야 한다.

평생 고치려 애썼던 예민함, 내성적인 성격, 쉽게 질리는 기질도 어쩌면 결함이 아니라 방향을 가리키는 나침반일 수 있다.

문제는 우리가 그 신호를 방향이 아니라 고장으로 여겨왔다는 데 있다.

이 책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처음에는 우리가 왜 같은 자리에 머무는지 보여주고, 그다음에는 변화가 왜 그토록 고통스러운지 설명한다.

사람은 단순히 결심한다고 바뀌지 않는다.

익숙한 나를 유지하는 방식이 있고, 불편하지만 안전한 자리로 되돌아가려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은 변화란 더 나은 계획을 세우는 일이 아니라, 내가 나라고 믿어온 껍데기를 하나씩 의심하는 일에 가깝다고 말한다.

헤세의 말처럼 알을 깨지 않으면 새가 될 수 없다. 하지만 그 알은 한 번만 깨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어느 정도 성장했다고 느끼는 순간에도 우리는 또 다른 껍데기 안에 들어가 있다.

어제의 성공, 익숙한 역할, 남들이 인정해준 이미지, 안전하다고 믿어온 선택들이 다시 나를 가둔다.

이 책이 말하는 자기극복은 그래서 화려한 성취가 아니라, 내가 붙잡고 있던 낡은 나를 알아차리고 내려놓는 과정에 가깝다.

특히 좋았던 점은 철학과 심리학의 개념이 현실적인 장면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니체의 르상티망은 친구의 합격 소식 앞에서 묘하게 가라앉는 마음으로 설명된다.

베커의 죽음의 부정은 더 큰 성취를 향해 달리면서도 만족하지 못하는 현대인의 야망으로 이어진다.

힐먼의 다이몬은 돈이 되지 않아도 자꾸 마음이 돌아가는 일, 안정된 자리에서도 계속 불편함을 느끼는 순간과 연결된다.

그래서 어렵게만 느껴질 수 있는 사상가들의 개념이 내 일상 속 감정으로 다가온다.

후반으로 갈수록 책은 더 날카로워진다.

우리가 바뀌지 못하는 이유가 능력 부족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때로는 자유가 두려워서 복종을 선택하고, 나를 지키려고 만든 성격의 갑옷이 오히려 나를 가둔다.

변하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변하지 않기 위해 아주 정교하게 애쓰는 마음도 있다.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조차 때로는 진짜 변화가 두려워서 스스로를 바쁘게 몰아붙이는 방식일 수 있다.

이 지점에서 한병철의 자기 착취, 키건의 변화면역, 프롬의 자발적 복종 같은 개념들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그러니까 이 책은 “더 열심히 살아라”라고 말하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너는 왜 그렇게 열심히 살면서도 그대로인가”라고 묻는 책이다.

우리는 흔히 더 많은 노력, 더 강한 멘탈, 더 확실한 목표가 있으면 인생이 달라질 거라 믿는다.

하지만 이 책은 그 믿음 자체를 의심하게 만든다.

어쩌면 더 많이 쌓으려는 마음, 더 강해지려는 마음, 더 완벽한 내가 되려는 마음이야말로

나를 움직이지 못하게 만든 천장이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에 이르러 책은 초월을 어떤 완성된 상태로 말하지 않는다.

초월자는 더 이상 불안하지 않은 사람이 아니다. 상처받지 않는 사람도 아니고, 늘 흔들리지 않는 사람도 아니다.

오히려 불안을 읽을 줄 알고, 감정에 끌려가면서도 그 감정을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이다.

빼앗길 수 없는 태도를 선택하고, 남의 목소리가 아니라 자기 목소리로 살려고 애쓰는 사람이다.

멈춰야 할 때 멈출 수 있고, 완성되지 않은 채로도 자기 삶을 계속 살아내는 사람이다.

그래서 『초월자의 조건』은 편안한 위로를 주는 책은 아니다.

오히려 읽는 동안 자주 멈칫하게 된다.

내가 강함이라 믿었던 것이 사실은 두려움이었을 수 있다.

더 나아지려는 노력이 오히려 나를 가두는 방식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바로 그 불편함 때문에 이 책은 오래 남는다.

큰 꿈은 있는데 계속 제자리인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각오가 아니라,

나를 붙잡고 있는 내면의 구조를 알아차리는 일일지도 모른다.

『초월자의 조건』이 말하는 초월자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

흔들리지 않는 척하는 사람도 아니다. 자신이 왜 흔들리는지, 무엇에 묶여 있는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끝내 외면하지 않는 사람이다.

책을 읽고 나면 "나는 무엇을 더 해야 할까?"보다 “나는 무엇에 붙잡혀 있는지?"를 먼저 묻게 된다.

그리고 그 질문이야말로 이 책이 독자에게 남기는 가장 중요한 시작점이다.

초월은 더 높은 곳으로 도망치는 일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가두고 있던 천장을 알아보고 깨뜨리는 일이다.


ㅡ

#단단한맘서평단 @gbb_mom

#수련서평단 @water_liliesjin

#모티브출판사 @motiv_insight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반대로 당신은, 작은 말 한마디에 며칠을 앓는다. 누가 던진 한 줄 평가가 머릿속에서 밤새 재생되고, 남들은 잊은 일을 혼자 곱씹는다. 분명 더 나아지려고 그 누구보다 애써왔는데, 어느 순간 멈춰 돌아보면 늘 같은 자리다. 5년 전과 지금의 고민이 토씨만 바뀐 채 똑같다. 아무에게도 말한 적 없지만,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왜 늘 휘둘리고, 왜 한 발도 못 나아가는 걸까. 혹시 나는 원래 이런 기질을 타고난 게 아닐까.
이 책은 그것이 기질이 아니라고 말한다. 흔들리지 않음은 성격이 아니라 하나의 상태이고, 거기에 이르는 길이 있다. 인류는 그 길을 2,500년간 탐구해왔고, 거기 도달한 사람을 여러 이름으로 불러왔다. 이 책에서는 그를 초월자라 부른다. 자기를 넘어선 사람. 더 정확히는, 자기를 넘어서는 중인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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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받는 브랜드의 조건 - 디저트부터 AI까지, 로손 편의점 디테일 마케팅의 비밀
오가와 고스케 지음, 정현옥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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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은 대체로 ‘가까워서 가는 곳’이다. 목이 마를 때, 배가 출출할 때, 급하게 필요한 물건이 있을 때 들르는 공간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 보면 편의점이라는 공간이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한 지역의 생활을 붙들고 있는 작은 사회 인프라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선택받는 브랜드의 조건』은 일본 편의점 로손이 어떻게 고객에게 선택받는 브랜드가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이 책의 흥미로운 점은 일반적인 마케팅 책처럼 성공 사례를 단편적으로 나열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시작부터 한 통의 전화로 이야기가 열린다.

2015년, 호세이대학교 오가와 교수에게 로손의 다마쓰카 게이치 사장이 전화를 건다.

저자의 『맥도날드 실패의 본질』을 읽고 로손의 경영을 학자의 시선으로 분석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이 만남을 계기로 저자는 로손 본사를 방문하고, 경영진과 이야기를 나누며, 전국 매장과 현장을 취재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시작된 ‘로손 응원 프로젝트’가 이 책의 출발점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마치 소설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처음에는 로손이라는 기업을 관찰하는 느낌으로 읽기 시작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나도 모르게 “그렇다면 로손은 세븐일레븐을 어떻게 이길 수 있을까?” 하고 함께 고민하게 된다. 

보통 마케팅 책은 각각의 사례가 따로따로 소개되어 몰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로손을 움직인 사람들, 실제 매장에서 벌어진 변화, 매출의 흐름, 회사의 전략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한 브랜드가 변화해 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지루한 기업 분석서가 아니라, 한 브랜드가 자기 길을 찾아가는 과정처럼 느껴진다.


책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은 “우리는 세븐만 보았고, 세븐은 고객을 보았다”는 다케마스 사장의 말이다.

로손은 오랫동안 세븐일레븐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했다. 매장 수, 일매출, 상품 전략, 시스템까지 세븐일레븐을 의식했다.

하지만 문제는 경쟁사를 보는 데 너무 많은 힘을 쏟은 나머지, 정작 고객을 충분히 보지 못했다는 데 있었다.

이 깨달음 이후 로손은 ‘고객을 위해서’라는 장사의 원점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그 방향에서 로손 혁신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여기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다케마스 사장이 유니클로 창업주 야나이 다다시의 『경영자가 되기 위한 노트』를 반복해서 읽었다는 대목이다.

그는 방향을 잃거나 힌트가 필요할 때마다 그 책을 펼쳤다고 한다.

이 장면을 읽으며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업을 하거나 삶의 방향을 잃었을 때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게 해주는 ‘인생 책’을 만나는 일이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는다는 것은 이미 아는 내용을 다시 확인하는 일이 아니라, 그때의 나에게 필요한 답을 새롭게 발견하는 일이기도 하다. 나에게도 방향을 잃었을 때 다시 펼쳐볼 수 있는 책이 있는지 자연스럽게 돌아보게 되었다.

로손의 변화는 말뿐인 선언에서 끝나지 않는다. 2020년 시작된 로손 혁신 프로젝트는 매장 혁신, 수익 구조 혁신, 근무 만족도 혁신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주방 프로젝트, 상품 혁신, 지역 전략 재구축, 데이터 활용, 물류 개혁, 그룹 브랜딩까지 회사 전체를 다시 짜는 작업이었다.

이 과정에서 로손은 2023년도 결산에서 V자형 회복을 보여준다.

즉석식품과 즉석조리식품, 일용잡화, 신선·냉동식품의 성장이 두드러졌고, 무인양품 도입과 매장 모델 개선도 성과에 영향을 주었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단순히 몇몇 상품이 잘 팔린 결과가 아니라, 조직의 방향을 고객 중심으로 다시 세운 결과라는 점이다.


특히 왓카나이 프로젝트는 이 책의 핵심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다.

일본 최북단 마을 왓카나이는 물류센터에서 차로 4~5시간이나 떨어져 있고, 한두 매장만으로는 물류 효율이 맞지 않는 지역이었다.

일반적인 계산으로는 쉽게 진출하기 어려운 곳이었다. 그런데도 로손은 주민들의 오랜 요청을 듣고 2023년 여름 두 개 매장을 먼저 열었고, 이후 두 개 매장을 추가했다. 개점 첫날에는 각 매장에 3천 명이 넘는 손님이 몰렸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편의점 오픈이었겠지만, 그 지역 사람들에게는 ATM을 이용하고, 티켓을 사고, 로손의 디저트와 도시락을 만날 수 있는 생활의 변화였다.

왓카나이의 성공은 우연이 아니었다. 로손은 한 매장만 내는 대신 네 개 매장을 비슷한 시기에 열어 물류 문제를 해결했고, 경험 많은 매니지먼트 오너를 투입했다. 지역 컴퍼니 제도를 통해 현장에 권한을 넘겼고, 눈이 쌓이는 겨울을 대비해 넓은 창고와 조리 시설도 갖추었다.

또한 무인양품, 세이조이시이, 내추럴 로손, 로손 키친 같은 로손만의 자원을 지역 상황에 맞게 배치했다.

이 과정은 ‘편의점 하나를 열었다’는 말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고객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보고, 그 필요를 실제 운영 시스템으로 바꿔낸 사례에 가깝다.


이 책이 말하는 브랜드의 조건은 화려한 광고나 유행을 빠르게 좇는 감각만이 아니다.

고객을 숫자로 보지 않고, 지역을 시장으로만 보지 않으며, 현장의 목소리를 경영의 중심에 두는 태도다.

로손은 세븐일레븐을 무작정 따라가는 대신, 자신이 가진 무기를 다시 바라보기 시작했다.

디저트, 로손 키친, 무인양품 협업, 로손팜, 아바타 직원, 그린 로손, 식품 손실 감축, 동네 책방형 매장까지 로손은 편의점의 역할을 조금씩 확장해 간다.

목차를 보면 이 책이 다루는 세계가 생각보다 넓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지속가능한 편의점인 그린 로손, 동일본대지진 이후 로손 키친이 보여준 현장의 힘, ‘로손 하면 디저트’라는 인식을 만든 프리미엄 롤케이크와 바스크 치즈케이크, 무인양품과의 협업, 농가와 연결된 로손팜, 식품 손실을 줄이기 위한 발주 시스템과 냉동 주먹밥 실험, 아바타 직원을 통한 따뜻한 기술의 가능성, 그리고 편의점 안에 책방의 기능을 더하는 시도까지 이어진다.

디저트부터 AI까지라는 부제가 과장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고객은 왜 로손을 일부러 찾는가. 이 책을 읽고 나면 답은 분명해진다. 

로손은 단순히 가까운 편의점이 아니라, 고객의 생활을 조금 더 편하게 만들고, 지역의 빈틈을 채우고, 작은 즐거움을 제공하는 브랜드가 되려 했기 때문이다. 선택받는 브랜드는 경쟁사만 바라보지 않는다. 고객이 사는 자리, 고객이 불편을 느끼는 순간, 고객이 작게라도 행복해지는 장면을 오래 바라본다. 『선택받는 브랜드의 조건』은 바로 그 시선의 힘을 보여주는 책이다.

ㅡ

'동양북스 서포터즈2기' 활동을 통해

'동양북스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2020년 4월, 전 세계는 코로나19의 어둠에 굴복했다. 외출이 금지된 다케마스의 책상 위에는 책 한 권이 놓여 있었다. 유니클로 창업주 야나이 다다시가 지은 《경영자가 되기 위한 노트》로, 다케마스의 애독서다. 부사장이었을 때 구매해서 읽었는데 사장으로 취임한 2016년에도 그 책을 다시 읽고 있었다. 그는 무언가를 숙고할 때, 힌트가 필요할 때 늘 습관처럼 야나이 다다시의 책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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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8 - 박경리 대하소설, 5부 3권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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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8권, 5부 3권에 이르면 이 거대한 이야기가 어느새 끝을 향해 가고 있다는 사실이 선명하게 느껴진다.

1권의 평사리에서 시작된 삶의 물결은 이제 1940년대 초반, 일본이 진주만을 기습하고 태평양전쟁으로 치닫는 시기까지 흘러왔다.

시대는 더 어두워지고, 사람들은 더 깊은 고통 속으로 밀려 들어간다.

사상이 불온하다는 이유만으로 예비검속되어 끌려가고, 징병과 징용, 배급과 물자 부족, 일본식 훈련과 감시가 일상을 짓누른다.

역사를 아는 독자는 해방이 멀지 않았음을 알지만, 작품 속 인물들에게는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그들에게 오늘은 그저 한 걸음 더 버텨야 하는 시간일 뿐이다.


18권에서 가장 먼저 마음을 붙잡는 인물은 여옥과 명희, 그리고 임명빈이다.

여옥은 1년 4개월의 형무소 생활 끝에 병보석으로 풀려나지만, 돌아온 모습은 살아 있는 사람이라기보다 해골에 가깝다.

명희는 그런 여옥을 보며 “죽지 말고 살아야 한다”고 울부짖는다. 그런데 명희의 공포는 여옥만을 향한 것이 아니다.

오빠 임명빈 역시 병명도 없이 생명의 불길이 꺼져가고 있다.

여옥은 해골처럼, 명빈은 산송장처럼 누워 있다. 한 사람은 시대의 폭력에 짓눌렸고, 다른 한 사람은 자신의 무능과 패배감에 짓눌려 있다.

임명빈의 고통은 단순한 육체의 병이 아니다. 그는 자신이 젊은 시절부터 무엇 하나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고 느낀다.

시인이 되고 싶었고, 작가가 되고 싶었고, 평론가가 되고 싶었지만 끝내 그 어떤 것도 되지 못했다.

독립운동이나 이념의 길에서도 자신의 의지에 능력이 따라주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삶을 쓸모없는 인생처럼 여기며 무너져 내린다.

그 말은 한 개인의 자책처럼 들리지만 그 안에는 시대를 살아낸 지식인의 무력감이 함께 들어 있다.

이 대목이 아픈 이유는 임명빈이 특별히 나약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다.

하고 싶었던 삶과 실제로 살아낸 삶 사이의 간격을 끝내 견디지 못하는 인간의 모습이 너무 선명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안에 ‘되고 싶었던 나’를 품고 산다. 그런데 시대가, 환경이, 능력의 한계가 그 길을 막아설 때 인간은 남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가장 잔인해진다.


『토지』 18권은 그 고통을 깊이 들여다보게 한다.

그런 임명빈 앞에서 명희는 냉정하게 말한다.

고통스럽다고 병이 난다면 성한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고,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 마주 보고 살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그 말은 오빠에게 하는 말이면서 동시에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말이다.

명희 역시 여옥의 참혹한 모습과 자신의 외로움을 감당해야 한다.

맞서 싸울 대상조차 없이 삶의 의욕을 잃은 사람을 보는 일은, 그 어떤 싸움보다 더 막막하다.

명희는 임명빈의 시간이 멈춰버린 것을 눈앞에서 본다.


그러나 이 권은 절망만을 말하지 않는다. 여옥은 죽고 싶었던 시간을 통과했기에 오히려 삶이 소중하다고 말한다.

“어떤 경우든 살아 있다는 것은 축복”이라는 여옥의 말은 흔한 위로처럼 들리지 않는다.

형무소를 지나고 배신을 지나고 절망의 늪을 건너온 사람이 하는 말이기에 더 무겁게 다가온다.

여옥이 말하는 힘은 단순한 신앙만이 아니다. 그는 그것을 사람에 대한 신뢰, 다시 말해 다시 사람을 믿고 싶어지는 마음이라고 말한다.

삶을 포기하고 싶었던 사람이 다시 삶을 붙드는 이유는 거창한 이념이나 완벽한 해답이 아닐 때가 많다.

끝까지 완전히 미워할 수 없는 사람, 아직은 믿고 싶은 한 조각의 선함, 가끔 나타나는 빛나는 사람들 때문이다.

『토지』는 인간이 얼마나 약한지 보여주면서도, 동시에 인간이 얼마나 질긴 존재인지 보여준다.


18권의 또 다른 축은 양현을 둘러싼 마음의 엇갈림이다. 서희는 양현과 윤국의 혼례를 생각하지만, 양현의 마음에는 이미 영광이 있다.

윤국은 양현을 사랑하지만 양현은 윤국을 남편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남매처럼 자란 오빠를 남편으로 받아들인다는 일은 양현에게 감당하기 힘든 일이다.

결국 윤국은 양현이 자신과 다른 길 위에 서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양현은 양현의 길을 가고, 자신은 자신의 길을 가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이려 한다.

이 사랑의 엇갈림은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다. 『토지』에서 사랑은 늘 개인의 감정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가문의 역사, 부모 세대의 상처, 시대의 폭력, 신분과 관계의 얽힘이 함께 따라붙는다.

그래서 양현의 눈물은 한 사람의 연애 감정이 아니라, 자기 삶을 스스로 선택하기 어려웠던 시대의 슬픔으로 다가온다.

사랑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세계, 마음이 있어도 그 마음을 지키기 어려운 세계가 18권의 분위기를 더욱 먹먹하게 만든다.


조준구의 죽음 역시 오래 남는다. 『토지』 전체에서 가장 악독한 인물 중 하나였던 그는 마침내 죽음을 맞이한다.

평생 남의 것을 탐하고, 사람을 짓밟고, 최참판댁을 무너뜨렸던 인물의 마지막이다. 그런데 그의 죽음은 예상보다 씁쓸하다.

악인이 벌을 받는 장면이라기보다, 죽음 앞에서는 그 역시 아무것도 아닌 한 인간이 되어버리는 장면처럼 보인다.

더구나 아들 조병수가 자식으로서 도리를 다하는 모습을 보면, 죄와 혈연, 업보와 책임이 단순히 선악으로 나뉘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토지』가 대단한 이유는 악인의 죽음마저 통쾌함 하나로 끝내지 않는다는 데 있다.

누군가는 죄를 지어도 비교적 평온한 죽음을 맞고, 누군가는 죄 없이 끌려가 고통을 겪는다.

세상은 언제나 공평하게 보상하고 처벌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으로 살아야 하는가.

결국 남는 것은 사람이 사람에게 지켜야 할 믿음, 그리고 순간의 이익이 아니라 진실로 오래 버티는 삶이다.


18권에서는 3세대 인물들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용이의 죽음 이후 그 뜻을 이어가는 홍이와 그의 딸 상의, 최참판댁의 후손 윤국, 그리고 여러 젊은 인물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시대를 받아들이고 해석한다. 상의는 학교와 통영에서 일본인과 조선인, 교사와 학생, 장터와 선창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는다. 그 과정에서 일본과 일본인을 어떻게 바라볼지 스스로 판단해 나간다. 부모 세대가 겪은 상처와 역사 위에서, 다음 세대는 또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시대를 배워간다.


그 점에서 18권은 끝을 향해 가는 권이면서 동시에 다음 세대가 전면에 등장하는 권이기도 하다. 1세대와 2세대가 남긴 원한, 사랑, 실패, 신념, 상처가 3세대에게 이어진다. 그러나 그들은 단순히 과거를 반복하는 존재가 아니다. 서로 얽힌 가문의 역사 속에서도 새롭게 힘을 합치고, 살아남을 방법을 찾고, 자기만의 판단을 만들어간다. 전쟁 중 언제 폭격이 떨어질지 모르는 비상시국에서도 젊은이들은 술잔을 부딪치며 서로 등지고 살 까닭이 없다고 말한다. 그 장면은 어둠 속에서도 다음 시대가 조금씩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토지』 18권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무겁고 어둡다. 하지만 그 어둠은 단순한 절망이 아니다. 여옥과 명빈이 조금씩 회복해가는 모습, 모화와 몽치의 인연, 윤국이 자기 마음을 받아들이는 과정, 상의가 시대를 바라보는 눈을 키워가는 장면들은 이 거대한 소설이 끝까지 삶의 편에 서 있음을 보여준다. 전쟁은 사람들의 밥그릇과 말과 몸과 자유를 빼앗아가지만, 사람들은 그 안에서도 사랑하고, 걱정하고, 서로를 일으켜 세운다.

책 속에는 “인간이란 끝없이 약한 거예요. 하지만 살기 위해선 끝없이 질긴 거예요”라는 말이 나온다. 이 문장이야말로 18권 전체를 관통하는 말처럼 느껴진다. 약하기 때문에 무너지고, 질기기 때문에 다시 일어난다. 절망하기 때문에 삶의 소중함을 알고, 배신당했기 때문에 진실의 가치를 더 또렷하게 본다.


『토지』 18권은 해방 직전의 가장 어두운 시간을 보여주지만, 역설적으로 인간이 왜 끝내 살아야 하는지를 묻는 책이다. 삶이 아름다워서만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너무 고통스럽고, 너무 억울하고, 너무 무의미해 보여도, 살아 있는 한 다시 믿을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박경리의 『토지』가 오래 남는 이유는 바로 그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힘을 끝까지 놓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권은 두 권뿐이다. 독자는 빨리 해방을 만나고 싶으면서도, 이 거대한 세계와 헤어지는 일이 아쉬워진다. 『토지』 18권은 완결을 앞둔 길목에서 인간의 생명력, 시대의 폭력, 사랑의 엇갈림, 세대의 이어짐을 한데 묶어 보여준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독자에게 조용히 말한다. 바닥 모를 늪 속에서도 사람은 살아간다고.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슬픔 속에서도, 사람은 끝내 다시 살아간다고.


ㅡ

#채손독 을 통해 #도서협찬 받았습니다.

@chae_seongmo

@dasanbooks


#필사적으로_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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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평하다면 병신이라도 다 살아가는 길이 어찌 없을 것이여? 손발 없는 배암도 묵고 살고 물속의 개기도 묵고 사는디, 일찍이 가고 더디게 가는 거사 천지조화, 사람이 하는 일은 아닌께로."

‘할머니 말씀이 옳아요. 가두는 자가 없으면 갇히는 자도 없을 것이며 들판의 곡식이며 열매며, 많이 갖는 자가 없으면 굶어 죽는 자도 없을 것이며, 죽이는 자 없으면 죽는 자도 없을 것이며 주인이 있으니 하인도 있는 것, 부리 하나, 작은 밥통 하나 몸속에 달고서 수만 리 창공을 날아 먹이를 찾고 번식하는 새, 겨울 한 철 나무뿌리 갉아먹으며 연명하는 작은 짐승들, 그들은 자유롭다! 해방된 존재들이다! 오직 인간들만이 사로잡혀 있다.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걸까? 말에 사로잡혀 있는 걸까? 말, 말, 그것은 무엇이냐? 그것은 구원의 연장[道具]이기도 했지만 피로 물든 흉기는 아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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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통하는 카피 법칙 - 당장 카피를 써야 할 때 펼쳐보는 책
야마모토 타쿠마 지음, 김은혜 옮김, 정규영 감수 / 더퀘스트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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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통하는 카피 법칙』은 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보다 “내 글이 사람을 움직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더 필요한 책이다. 온라인 쇼핑몰 상세페이지를 쓰는 사람, 블로그 제목이 늘 막히는 사람, 인스타그램 첫 문장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 광고 문구나 이벤트 문구를 만들어야 하는 사람, 상품을 소개하지만 반응이 없어 답답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좋은 상품을 가지고도 그 가치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 아쉬웠던 사람에게 이 책은 “어떻게 말해야 상대가 알아듣고 반응하는가”를 알려주는 안내서가 되어준다.

책의 범위도 생각보다 넓다. 단순히 짧고 강한 문장을 만드는 법만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카피라이팅의 기본 원리에서 시작해 읽고 싶게 만드는 세일즈라이팅, 문장을 잘 보이게 만드는 레이아웃, 고객의 눈길을 붙잡는 캐치 카피, SNS와 뉴스레터 같은 디지털 시대의 글쓰기, 버튼 문구와 안내 문구처럼 작은 변화로 행동을 이끄는 마이크로 카피, 그리고 사람의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설명하는 광고심리학까지 다룬다. 그래서 이 책은 “카피 문장 모음집”이라기보다, 글을 통해 사람의 관심과 신뢰와 행동을 설계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실전서에 가깝다.

이 책의 시작점은 분명하다. 카피라이팅의 본질은 읽는 사람을 깊이 이해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카피라이팅이라고 하면 번뜩이는 문장력이나 재치 있는 표현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 책은 화려한 문장 테크닉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이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바로 읽는 사람의 심리와 욕구다.

아무리 문장이 매끄럽고 표현이 좋아도, 읽는 사람이 원하는 내용이나 행동의 계기가 될 만한 문구가 없다면 제품 구매나 서비스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이 부분이 가장 먼저 마음에 남았다. 우리는 무언가를 팔거나 소개하려 할 때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먼저 꺼내기 쉽다.

“이 제품은 좋다”, “이 서비스는 편리하다”, “이 책은 유익하다”처럼 말이다. 하지만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그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그래서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가”다.

좋은 카피는 상대가 속으로 하고 있던 질문에 먼저 답해주는 문장이다.

상대의 불편, 고민, 욕구를 제대로 이해할 때 문장은 비로소 힘을 갖는다.

카피는 말솜씨보다 사람을 이해하는 힘에서 시작된다.

책은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카피라이팅의 기본을 차근차근 설명한다.

소비자의 고민, 불편 사항, 욕구를 조사하고 시장의 니즈를 파악한 뒤 제품이나 서비스의 소구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제품의 스펙이나 기능을 나열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 것이다.

소비자가 그것을 구매했을 때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어떤 불편이 줄어드는지, 어떤 좋은 장면을 얻게 되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이 내용은 돈은 제품이 아닌 혜택에 쓰는 것이라는 법칙에서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예를 들어 로봇청소기를 설명할 때 “청소를 직접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은 장점에 가깝다.

하지만 “청소 시간을 아껴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말은 혜택이다.

같은 제품을 설명해도 어디에 초점을 두느냐에 따라 문장의 힘이 달라진다.

소비자는 제품 자체가 아니라 그 제품이 가져다줄 더 나은 생활과 감정에 돈을 지불한다.

이 부분은 온라인 판매나 콘텐츠 글쓰기를 하는 사람에게 특히 중요하게 다가온다.

나 역시 어떤 문구를 쓸 때 제품의 장점만 먼저 떠올렸던 적이 많았다. 좋다, 편하다, 필요하다는 말을 반복하면서도 정작 그것이 읽는 사람에게 어떤 의미가 되는지는 깊게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 책을 따라가다 보면 “이 제품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보다 “이 제품을 쓰는 사람은 무엇을 얻게 되는가”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사람은 기능을 보고 고개를 끄덕일 수는 있어도, 자신의 삶이 조금 나아질 것이라는 그림이 떠오를 때 마음을 움직인다.

그래서 좋은 카피는 물건을 크게 보이게 하는 문장이 아니라, 그 물건을 만난 뒤의 삶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문장이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부분은 카피라이팅의 기본 구성이다.

이 책은 카피가 캐치 카피, 보디 카피, 클로징 카피, 추신이라는 네 가지 요소로 이루어진다고 설명한다.

캐치 카피는 흥미를 유발해 다음 행동을 이끌고,

보디 카피는 구체적인 사례와 해결책으로 신뢰와 안도감을 준다.

클로징 카피는 결단을 도우며,

추신은 마지막에 필요한 내용을 정리하고 한 번 더 힘을 싣는다.

이 네 가지가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 대목을 보며 카피도 결국 사람의 마음이 움직이는 순서를 따라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한 문장에 바로 움직이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여러 단계를 거친다.

처음에는 관심을 갖고, 그다음에는 믿을 만한지 살펴보고, 자신에게 필요한지 비교하고, 마지막에는 행동해도 괜찮을지 확인한다.

그래서 카피에는 시작과 전개, 확신과 마무리가 필요하다.

사람의 마음은 억지로 밀어붙인다고 열리지 않는다.

좋은 카피는 문을 세게 두드리는 말이 아니라, 상대가 안심하고 스스로 문을 열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주는 말이다.

특히 캐치 카피에 대한 설명은 이 책의 실용성을 잘 보여준다.

캐치 카피는 단순히 눈에 띄는 문장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 보디 카피로 이끄는 입구 같은 역할을 한다.

이 책에서는 ‘침대는 과학이다’, ‘손이 가요 손이 가’, ‘야, 너두 할 수 있어’ 같은 익숙한 문구들을 예로 들며 짧은 문장이 어떻게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고 오래 기억되는지 보여준다. 좋은 캐치 카피는 길고 복잡한 설명보다, 한눈에 이해되고 머릿속에 남는 힘을 가진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짧다고 해서 가벼운 문장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짧은 문장일수록 그 안에 담긴 메시지가 분명해야 한다.

캐치 카피는 매장 입구와 같아서, 사람에게 “조금 더 보고 싶다”는 마음을 만들어야 한다.

요즘처럼 광고와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는 사람들의 집중 시간이 짧아졌고, 조금만 지루해도 바로 넘겨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첫 문장은 단순히 멋있기보다 정확해야 하고, 자극적이기보다 궁금증을 만들어야 한다.

좋은 첫 문장은 읽는 사람이 자기 이야기라고 느끼게 만드는 문장이다.

타깃을 명확히 하는 일도 중요하다. 모든 사람에게 통하는 문장을 쓰려고 하면 오히려 아무에게도 닿지 못한다.

이 책은 일반적이고 흔한 표현을 피하고, 특정 타깃층의 마음에 가장 큰 혜택이 전달되도록 써야 한다고 말한다.

고객의 고민이나 불안을 지우는 해결책을 제시하면 자연스럽게 다음 문장으로 눈길이 이어진다.

반대로 처음부터 제품명만 반복하거나 장삿속이 너무 드러나면 고객은 부담을 느끼고 멀어진다.

캐치 카피는 팔기 위한 압박이 아니라 계속 보고 싶게 만드는 기대감이어야 한다.

이 말은 글쓰기 전반에도 적용된다. 모두에게 좋은 말은 안전해 보이지만, 너무 넓어서 마음에 쏙 박히지 않는다.

반대로 한 사람을 정확히 떠올리고 쓴 문장은 비슷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닿는다.

예를 들어 “좋은 가방입니다”라는 말보다 “노트북과 책을 매일 들고 다니는 사람을 위한 가벼운 출근 가방”이라는 말이 더 구체적이고 강하다.

문장은 좁아질수록 약해지는 것이 아니라 정확해질수록 강해진다.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먼저 누구에게 말하고 있는지 분명히 알아야 한다.

마이크로 카피에 대한 설명도 흥미롭다.

과거 카피라이팅의 주 무대가 TV와 잡지였다면, 지금은 인터넷 쇼핑몰과 온라인 서비스처럼 웹상의 세일즈가 중심이 되었다.

이때 버튼 문구, 안내 문구, 오류 메시지, 구매 유도 문장 같은 아주 작은 말들이 실제 행동에 큰 영향을 준다.

글의 위치를 바꾸거나 한 문장을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전환율과 매출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은 카피가 얼마나 세밀한 영역인지 보여준다.

우리는 보통 큰 제목이나 광고 문구만 카피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지금 혜택 확인하기”, “결제 전까지 비용이 청구되지 않습니다”, “3분이면 신청이 끝납니다” 같은 짧은 문장도 사용자의 행동에 큰 영향을 준다.

낯선 선택 앞에서 사람은 망설인다. 그때 필요한 것은 화려한 문장이 아니라 안심할 수 있는 한마디다.

마이크로 카피는 작지만, 고객이 멈춰 있는 순간에 손을 내미는 문장이다.

불안을 줄이고, 다음 행동을 쉽게 만들어주는 작은 안내문이야말로 디지털 시대의 중요한 카피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후반부에서 다루는 광고심리학도 카피를 더 넓게 이해하게 만든다.

언더독 효과, 구체성, 특별함, 제한, 제삼자의 의견, 인기도와 지지율, 반복 접촉 등은 사람의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여주는 단서들이다.

사람은 단순히 이성적으로만 선택하지 않는다. 누군가 많이 선택했다는 사실에 안심하고, 제한된 기회라는 말에 더 관심을 갖고, 구체적인 숫자와 사례를 보면 신뢰를 느낀다. 결국 카피라이팅은 단순히 문장을 예쁘게 다듬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 무엇에 반응하고 어떤 순간에 마음을 여는지 관찰하는 일이다.

다만 이 책을 보며 카피의 힘이 클수록 책임도 함께 따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의 심리를 이해한다는 것은 사람을 속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필요한 정보를 더 잘 전달하기 위해서여야 한다.

과장된 표현은 잠깐의 클릭을 만들 수 있을지 몰라도 신뢰를 오래 만들지는 못한다.

카피라이팅은 진실해야 하며 제품의 강점을 있는 그대로 전달해야 한다고 말한다.

좋은 카피는 사람을 조종하는 말이 아니다. 읽는 사람이 자신에게 필요한 선택을 더 분명히 이해하도록 돕는 말이다.

그래서 카피를 잘 쓴다는 것은 단지 잘 파는 능력이 아니라, 신뢰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가치를 정확히 전달하는 능력에 가깝다.

『무조건 통하는 카피 법칙』은 문장력에 자신이 없는 사람에게도 부담이 적다.

이 책이 말하는 카피는 타고난 재능보다 관찰, 구조, 심리, 검증, 반복 연습에 가깝기 때문이다.

글쓰기 기본 원리부터 세일즈라이팅, 레이아웃, 캐치 카피, 디지털 카피, 마이크로 카피, 광고심리학까지 차례대로 다루기 때문에 필요한 부분을 찾아보며 활용하기 좋다. 블로그 제목이 막힐 때, 상세페이지 문구가 어색할 때, SNS 게시글의 첫 문장이 고민될 때, 랜딩페이지 버튼 문구를 바꾸고 싶을 때 곁에 두고 펼쳐볼 만하다.

카피라이팅은 특별한 마케터만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이미 매일 제목을 쓰고, 소개 문구를 쓰고, 누군가를 설득하는 말을 고르고 있다.

SNS에 글을 올릴 때도, 상품을 소개할 때도, 블로그 제목을 붙일 때도, 심지어 누군가에게 내 생각을 전할 때도 우리는 계속 카피를 쓰고 있다.

이 책은 그 일상의 문장을 조금 더 목적 있게 바꾸도록 도와준다.

클릭하게 만들고, 사고 싶게 만드는 말은 우연히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마음을 이해한 뒤 설계되는 것임을 알려준다.

결국 좋은 문장은 나를 드러내는 말이 아니라 상대에게 닿는 말이다.

내 말이 얼마나 멋진지보다, 상대가 그 말을 듣고 무엇을 느끼고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를 생각하는 순간 문장은 달라진다.

『무조건 통하는 카피 법칙』은 그 닿는 말을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알려주는 실용적인 안내서다.

ㅡ

'길벗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캐치 카피는 제품을 팔기 위한 표현 외에도 기업이 고객에게 인식시키고 싶은 브랜드나 제품의 이미지를 정착시켜 신뢰와 애정을 쌓게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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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스타퍼블 - 삶을 지키고 운명을 바꾸는 지혜와 통찰의 말
서병헌 지음 / 미다스북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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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스타퍼블 Unstoppable’은 ‘멈출 수 없는’, ‘막을 수 없는’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다.

처음에는 강한 자신감이나 성공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가는 사람을 떠올리게 하는 말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니 이 단어는 단순히 세게 밀고 나가는 힘만을 뜻하지 않았다.


『언스타퍼블』이 말하는 멈출 수 없음은 삶이 아무리 흔들려도 끝내 나를 포기하지 않는 태도에 가깝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사람, 두려워도 한 걸음 내딛는 사람, 배운 것을 실천으로 옮기며 자기 삶의 방향을 지켜내는 사람.

그런 사람이야말로 이 책이 말하는 ‘언스타퍼블’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에는 “살아있는 한 멈춰서도 안 되고 멈출 수도 없다”는 문장이 나온다.

또 시아의 노래 「Unstoppable」을 통해 “I’m unstoppable today!”라는 문장을 소개하며,

지치고 힘들 때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강인함을 이야기한다.

이 책에서 언스타퍼블은 아무도 나를 막을 수 없다는 과시가 아니라,

삶이 나를 흔들어도 끝까지 내 삶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마음에 더 가깝게 느껴졌다.


살다 보면 누구나 자신만의 전쟁을 치르며 인생의 길 위에 선다.

누군가는 앞서 걸어가고, 누군가는 뒤따라가며, 또 누군가는 아무도 지나간 적 없는 길을 처음으로 걷는다.

『언스타퍼블』은 바로 그 길 위에 선 사람들에게 건네는 책이다.

제목은 멈출 수 없는 사람,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사람을 떠올리게 하지만,

이 책이 말하는 강함은 단순히 앞만 보고 달리는 힘이 아니다.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멈추지 않는 마음, 흔들리면서도 다시 중심을 잡는 태도, 그리고 배운 것을 삶으로 옮기는 실천의 힘에 가깝다.


책의 초반부에서 저자는 ‘길’에 대해 말한다.

앞서 걸어간 사람의 믿음이 있기에 길이 만들어지고, 처음 그 길을 걸은 사람은 선구자이자 패스파인더였다고 한다.

이 문장이 좋았던 이유는 인생이라는 것이 이미 닦인 길만 걷는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했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남들이 정해준 길을 걷는 것 같지만, 결국 자기 삶 안에서는 처음 걷는 길을 걷고 있다.

처음 겪는 실패, 처음 마주한 관계의 상처, 처음 감당해야 하는 불안 앞에서 누구나 초보자가 된다.

그래서 이 책은 “강해져라”라고 다그치기보다, “그래도 한 걸음은 내딛어야 한다”고 말하는 쪽에 가깝다.


책에서 인상 깊었던 문장 중 하나는 “어제의 불확실한 미래는 오늘이고, 불확실한 내일의 과거는 오늘이다.”라는 문장이었다.

미래가 불안한 이유는 아직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이라는 시간은 어제의 내가 두려워하던 미래이기도 하다.

그렇게 생각하니 불확실한 내일도 결국 어느 순간 오늘이 되어 내 앞에 놓일 것이다.

그때 내가 덜 흔들리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조금 더 성실하게 살아내는 일이다.

불안한 미래를 이기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미래를 상상하며 겁먹는 것이 아니라, 오늘을 조금 더 분명하게 살아내는 것인지도 모른다.


『언스타퍼블』은 희망을 가볍게 말하지 않는다.

희망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삶을 계속 굴러가게 만드는 힘으로 제시된다.

데일 카네기의 말처럼 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이다.

바람이 불 때는 가만히 있어도 움직일 수 있지만, 바람이 없을 때는 스스로 바람을 만들어야 한다.

운명이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때, 인생이 멈춘 것처럼 느껴질 때,

결국 나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내 안에서 만들어내는 작은 바람이다.

누군가 밀어주지 않아도, 상황이 도와주지 않아도, 결국 내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갈 때 삶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 작은 움직임이 쌓이면 멈춰 있던 인생의 바람개비도 다시 돈다.

이 지점에서 ‘언스타퍼블’이라는 단어는 무모하게 달리는 모습이 아니라, 스스로 다시 움직일 힘을 만들어내는 태도로 이어진다.


이 책이 자기계발서이면서 동시에 인문학책처럼 읽히는 이유는, 단순히 성공을 향한 방법을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왕수인의 ‘지행합일’을 통해 앎과 실천이 분리될 수 없다고 말한다.

알았다고 해도 행하지 않으면 그것은 참된 앎이 아니며, 앎은 실천을 통해 완성된다.

이 부분은 책을 읽는 태도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했다.

좋은 문장을 많이 알고, 좋은 말을 많이 저장해두는 것만으로 삶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내가 읽은 문장 중 하나라도 오늘의 태도로 바꾸는 일이다.




책을 읽고도 똑같이 말하고, 똑같이 미루고, 똑같이 상처 주며 산다면 그 앎은 아직 내 것이 되지 못한 것이다.

『언스타퍼블』이 전하는 지혜는 그래서 머리에 남기보다 삶에서 실천해야 하는 문장들에 가깝다.


또 하나 오래 남았던 부분은 ‘무재칠시’에 대한 이야기였다.

불교 경전 『잡보장경』에 나오는 무재칠시는 재물이 없어도 남에게 베풀 수 있는 일곱 가지 보시를 말한다.

평소에는 돈이 많아야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기부를 하거나, 음식을 나누거나, 물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어야만 베푸는 사람이라고 여긴다.

그런데 이 책은 가진 것이 없어도 얼굴과 눈빛, 말과 마음으로 베풀 수 있다고 말한다.

밝은 얼굴, 따뜻한 미소, 부드러운 말, 상대를 배려하는 몸짓도 누군가에게는 충분한 선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목을 읽으며 내가 가진 것이 없어서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생각했던 마음이 조금 부끄러워졌다.

어쩌면 정말 중요한 것은 거창한 도움보다 매일의 표정과 태도였을지도 모른다.

따뜻한 눈길 하나가 누군가의 하루를 덜 외롭게 만들 수 있고, 밝은 미소 하나가 닫혀 있던 마음을 조금 열리게 만들 수 있다.

내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누군가에게는 이미 작은 위로를 건네고 있을 수 있다는 말이 오래 남았다.

베풂은 반드시 큰돈이나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가장 오래 남는 베풂은 상대를 사람답게 대하는 태도에서 시작될 때가 많다.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선함에 대해서도 마냥 낭만적으로만 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체다카의 8단계에 대한 이야기는 도움의 방식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했다.

체다카에서 최고의 단계는 도움받는 사람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고 한다.

단순히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는 도움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도움을 주는 일조차 생각보다 어렵다.

마지못해 도와주는 사람의 표정과 말투는 도움을 받는 사람에게 상처가 될 수 있고, 반대로 선의로 내민 도움도 때로는 오해를 살 수 있다.

도와달라고 하지 않았는데 먼저 손을 내밀면 “왜 나를 도와주지?”라는 의심을 받을 수도 있다.

자립할 방법을 알려주려 해도 당장 눈앞의 물고기만 요구받을 때도 있다.

이 부분에서 책은 선의에도 지혜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도움은 주는 사람의 만족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도움을 받는 사람이 고마움을 알고, 그 도움을 바탕으로 스스로 설 수 있을 때 비로소 의미가 커진다.

내민 손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사람에게 계속 마음을 쏟는 일은 때로 나를 지치게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좋은 사람이 된다는 것은 무조건 모든 사람에게 다 퍼주는 것이 아니라,

어떤 도움을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건넬지 분별하는 일이기도 하다.

도움에도 방향이 필요하고, 선의에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

누군가를 진짜로 살리는 도움은 상대를 계속 의존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결국 자기 발로 설 수 있게 만드는 도움이다.


『언스타퍼블』은 인간관계에서도 나를 잃지 않는 지혜를 말한다.

나를 지키는 방패와 나를 살리는 창이 모두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인상적이다.

우리는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말에 익숙하지만, 착함이 곧 무조건 참고 상처받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선한 영향을 주되, 나를 해치는 관계에서는 물러날 줄 알아야 한다.

타인을 돕되, 도움이라는 이름으로 나 자신을 망가뜨려서는 안 된다.

삶을 잘 산다는 것은 강해지는 것만도 아니고, 착해지는 것만도 아니다.

강함 안에 따뜻함을 품고, 따뜻함 안에 분별을 갖추는 일이다.

나를 지키지 못하는 선함은 오래 지속될 수 없고, 타인을 전혀 품지 못하는 강함은 결국 외로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결국 ‘멈추지 않는 삶’이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는 것은 쉬지 않고 질주하라는 뜻이 아니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것, 두려움을 딛고 다시 선택하는 것, 배운 것을 실천으로 옮기는 것, 그리고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때로는 앞으로 달려야 하고, 때로는 멈춰 서서 나를 돌아봐야 한다.

때로는 누군가를 도와야 하고, 때로는 나를 지키기 위해 거리를 두어야 한다.

그 모든 과정이 결국 나만의 길을 만들어간다.


『언스타퍼블』은 불안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에게 필요한 자기계발서이자 삶을 더 깊게 바라보게 하는 인문학책이다.

성공을 위한 빠른 공식보다는 오래 버티는 마음의 구조를 알려주고, 흔들리는 관계 속에서도 나를 지키는 태도를 생각하게 한다.


무엇보다 이 책은 지금의 나를 비난하지 않는다.

대신 묻는다.

오늘의 나는 어떤 길을 걷고 있는가?

내가 아는 것을 삶으로 실천하고 있는가?

나는 누군가에게 따뜻한 눈길과 미소를 건넬 수 있는 사람인가?

그리고 누군가를 도울 때, 그 사람이 스스로 설 수 있도록 돕고 있는가?


책을 읽고 나면 ‘언스타퍼블’이라는 말이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그것은 아무도 나를 막을 수 없다는 자신만만한 말이라기보다, 어떤 일이 있어도 내 삶을 쉽게 포기하지 않겠다는 다짐에 가깝게 느껴진다。

오늘의 내가 완벽하지 않아도, 다시 일어설 마음을 잃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미 조금씩 언스타퍼블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불확실한 내일이 두렵다면, 오늘을 조금 더 단단히 살아야 한다.

길이 보이지 않는다면, 한 걸음씩 걸어 길을 만들어야 한다.


삶을 지키는 지혜는 멀리 있지 않다.

희망을 잃지 않는 마음, 배운 것을 실천하는 태도, 따뜻하게 베풀 줄 아는 얼굴, 그리고 나와 타인을 함께 살리는 분별 속에 있다.

『언스타퍼블』은 다시 흔들리는 날에도 포기하지 않고 내 길을 걸어가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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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우리는 때로 아무런 계획도 없이 강물에 뛰어든다. 물을 따라 흘러가다 어느 순간 굉음처럼 들리는 폭포 소리에 놀라 눈을 뜨고, 대처할 시간도 없이 허둥대다 폭포 아래로 떨어진다. 삶에 이끌려 수동적으로 살면, 필연적으로 오는 위기에 아무런 저항도 못 하고 굴복하는 일들이 발생하는데, 이것을 ‘나이아가라 증후군(The Niagara Syndrome)’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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