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라도 군산 - 바다가 부른다, 이야기가 있다, 오래도록 새로운 여행지, 군산 언제라도 여행 시리즈 4
권진희 지음 / 푸른향기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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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라도 군산』은 제목부터 괜히 마음이 갔다. 그런데 사실 나는 군산이라는 도시를 잘 몰랐다.

어디에 어떤 분위기의 도시인지 막연했고, 여행지로는 왠지 오래된 느낌의 도시라는 이미지 정도만 가지고 있었다. 사람들이 군산에 가면 짬뽕을 먹는다는 이야기나, 야채빵으로 유명한 오래된 빵집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은 있었지만 그것으로 군산의 느낌을 알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이 책을 읽기 전까지 군산은 내게 궁금한 도시이면서 흐릿한 도시였다.

그런데 『언제라도 군산』을 읽다 보니 그 흐릿했던 도시가 조금씩 선명해지기 시작했다.

단순히 관광지 정보를 알려주는 여행서가 아니라, 군산을 오래 좋아해온 사람이 자신이 아끼는 공간과 기억들을 하나씩 꺼내 보여주는 느낌에 가까웠다.

유명한 장소보다 골목의 공기, 오래된 나무 한 그루, 자주 가는 책방과 카페 같은 것들이 더 오래 남는 책이었다.

책의 초반에 나오는 군산이라는 이름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 깊었다.

저자는 건축을 배우던 시절 친하게 지내던 중국인 교환학생과 군산 앞바다에 갔던 기억을 떠올린다.

산간 지방에서 자란 그에게 군산 앞바다는 첫 바다였고, 그는 “바다가 이렇게 금방이구나!” 하고 감탄했다고 한다. 그런데 동시에 ‘군산’이 무리 군, 뫼 산을 쓴다는 사실을 신기해한다.

지금의 군산은 산보다 바다와 평야의 이미지가 더 강하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원래 군산은 선유도, 신시도, 무녀도 같은 섬들을 묶어 부르던 이름이었다고 한다.

섬들이 산처럼 무리 지어 있다는 뜻이라는 설명을 읽고 나니 도시 이름조차 다르게 보였다.

여행지는 원래 이런 식으로 가까워지는 건가 싶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건 저자가 군산을 바라보는 속도였다.

요즘 여행 콘텐츠를 보다 보면 어디를 꼭 가야 하고, 무엇을 먹어야 하고, 사진은 어디서 찍어야 하는지가 중요할 때가 많다. 그런데 『언제라도 군산』은 그런 방식과 조금 다르다.

오히려 천천히 걷고, 우연히 멈추고, 마음에 드는 공간에 오래 머무는 시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명궁칼국수와 영화건강원 앞 버드나무 이야기가 특히 기억에 남았다.

저자는 칼국수를 먹고 나오다 가지치기된 나무 한 그루를 발견한다.

처음에는 무슨 나무인지 몰랐지만 바로 검색하지 않고 계절을 기다린다.

3월에는 웅크린 듯하던 나무가 4월에는 조금씩 잎을 내고, 5월이 되어서야 버드나무라는 걸 알아차린다. 이후 여름에는 그늘을 만들고, 가을이 지나면 다시 가지치기를 당한다.

읽으면서 괜히 마음이 차분해졌다. 여행이라는 게 꼭 거창한 경험이 아니라, 어떤 나무 한 그루의 계절을 기억하게 되는 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페 ‘틈’ 이야기도 좋았다.

영화타운 근처에 있지만 입구를 찾기 어렵고, 여름이면 담쟁이덩굴이 파도처럼 넘실거리고 겨울이면 붉은 벽돌이 드러나는 공간이었다.

원래 곡물창고였던 건물을 그대로 살렸다는 점도 군산이라는 도시와 잘 어울렸다.

저자는 그곳에서 밤라테를 마시며 친구와 떠났던 공주 여행을 떠올린다.

장소 하나가 다른 장소의 기억을 불러오는 흐름이 참 자연스러웠다.

실제 여행도 그렇다. 어떤 카페 하나가 오래전 계절을 떠올리게 하고, 어떤 음료 하나가 사람을 기억하게 만든다.

군산과자조합 이야기를 읽을 때는 괜히 나도 그곳에 앉아 밀크티를 마시고 싶어졌다.

군산은 짬뽕이나 빵 정도만 유명한 줄 알았는데, 책 속에는 이런 감각적인 디저트카페들도 등장한다. 1939년 제과·제빵사들이 함께 세웠던 군산과자조합의 역사를 바탕으로 다시 태어난 공간이라는 점도 흥미로웠다. 밀크티와 계란찜과자, 비엔나커피와 바스크치즈케이크를 앞에 두고 일을 미루는 장면은 이상하게 현실적이라 웃음이 났다. 특히 밀크티 향을 맡으며 짙은 보랏빛을 떠올리는 부분은 이 책 특유의 분위기를 잘 보여주는 것 같았다. 맛을 단순히 맛있다고 설명하는 게 아니라 향과 색, 감정과 기억으로 연결해 표현한다는 점이 좋았다.

영화타운 이야기도 오래 기억에 남는다.

처음에는 영화동이 영화와 관련된 이름인 줄 알았는데,

책에서는 ‘영화’가 movie가 아니라 ‘길 영’, ‘화할 화’라는 뜻이라고 설명한다.

오래 화목하자는 의미라니 이름부터 정감이 갔다. 그 안에는 40~50년 넘게 자리를 지킨 오래된 가게들과 새로 생긴 바와 와인 공간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다. 바 ‘해무’와 와인 공간 ‘시가지’ 이야기를 읽다 보면 군산의 밤공기가 상상된다. 특히 해무가 만석이라 우연히 들어간 시가지에서 와인을 마시는 장면이 좋았다. 계획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좋은 공간을 만나게 되는 순간이 있다.

여행에서 그런 우연이 가장 오래 남는 것 같다.

‘돌아서 돌아오다’에 나오는 젤라또 노베오와 재즈클럽 머디 이야기도 인상 깊었다.

친구와 걷다가 우연히 발견한 젤라또집, 그 뒤편에 숨어 있던 재즈클럽,

해방 직후 미군클럽이었다가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난 장소다.

군산은 한 공간 안에 여러 시간이 겹쳐 있는 도시처럼 느껴졌다.

오래된 목조건물 안에서 젤라또를 먹고, 재즈 공연 이야기를 하고,

놓쳐버린 봄의 기억을 떠올리는 장면들이 참 군산답게 느껴졌다.

무엇보다 내가 가장 가보고 싶어졌던 건 군산의 책방들이었다.

원래 여행을 가면 작은 책방부터 찾아가는 편인데, 『언제라도 군산』에는 내가 좋아할 만한 공간들이 정말 많이 나왔다. 그래픽숍, 심리서점 쓰담, 책방 조용한흥분색 같은 이름만 봐도 괜히 궁금해졌다.

특히 쓰담 이야기는 오래 마음에 남았다.

저자는 그곳에서 생일책을 주문하고, 논알콜 맥주를 마시고, 책 두세 권을 사 들고 나온다.

강아지 직원 키코 이야기까지 더해지니 단순한 서점이라기보다 마음이 잠깐 쉬어가는 공간처럼 느껴졌다.

“내가 아무것도 아니어도 괜찮다고 하는 책들이 많다”는 문장이 특히 좋았다.

여행지에서 이런 공간을 만날 수 있다는 건 꽤 큰 위로일 것 같다.

나도 군산에 가게 된다면 유명한 관광지를 빠르게 돌기보다, 책방 하나에 오래 앉아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장을 천천히 구경하고, 마음에 드는 책 한 권을 사고, 커피나 논알콜 맥주를 마시면서 멍하니 시간을 보내고 싶어졌다.

『언제라도 군산』은 군산을 소개하는 책이면서 동시에 여행을 바라보는 태도에 대한 책처럼 느껴진다.

어디를 얼마나 많이 가느냐보다 어떤 속도로 걷고, 무엇을 오래 바라보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골목을 천천히 걷고, 오래된 가게에 들어가고, 계절마다 달라지는 나무 한 그루를 기억하고, 우연히 발견한 책방에 머무는 여행. 그런 여행을 하고 싶게 만드는 책이었다.

아직 군산에 가본 적은 없지만 책을 읽고 나니 이상하게 익숙한 도시처럼 느껴졌다.

바다가 있고, 오래된 건물이 있고, 책방이 있고, 누군가의 취향과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 있는 도시 같은 느낌이다. 오래되었지만 계속 새로운 이야기가 생겨날 도시인 것 같다.

그래서 제목처럼 정말 언제라도 떠나고 싶은 곳으로 군산이라는 도시를 마음에 새겨넣어 본다.

'푸른향기 서포터즈13기' 활동을 통해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군산’은 산이 무리 지어 있다는 뜻입니다.

땅 자체를 보자면 별로 그렇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익산과 인접한 높이 230미터 망해산이 최고봉일 만큼 큰 산이 거의 없고, 오히려 탁 트인 평야가 강과 바다에 접해 있으니 말입니다.
사실 조선 초기까지 군산은 임피, 옥구, 군산으로 구분된 행정구역이었습니다. 그중 군산은 내륙이 아니라 선유도, 신시도, 무녀도 등 10여 개의 유인도와 횡경도, 소횡경도, 보농도 등 40여 개의 무인도를 한데 묶어 부르던 이름입니다. 조선 태조 때 군산도의 중심인 선유도에 설치했던 수군부대를 세종 때 옥구 진포로 옮기며 내륙을 점차 군산이라 부르게 되었고, 기존의 군산도를 고군산이라 불러 구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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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말을 잘하게 됩니다 - 일이 술술 잘 풀리는 말하기 스킬
박수연 지음 / 현익출판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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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을 보고 나니 먼저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말을 잘한다는 건 타고난 성격이나 순발력, 목소리 같은 것과 관련 있는 것이 아닐까?

사람들 앞에만 서면 긴장하고, 회의 자리에서 갑자기 질문을 받으면

머릿속이 하얘지는 사람에게도 말하기가 훈련으로 좋아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런데 실제로 『오늘부터 말을 잘하게 됩니다』를 읽어보니,

이 책에서 말하는 ‘말을 잘하게 된다’는 의미는 단순히 유창하게 말하거나 사람들 앞에서 멋있게 보이는 기술이 아니었다. 오히려 내가 가진 생각과 경험, 성과를 상대에게 정확히 전달하는 방법에 가까웠다.

어떤 사람은 열심히 일하고도 중요한 순간마다 기회를 놓치는지,

실력은 있는데 말 한마디 때문에 손해를 보는 순간을 줄이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일의 언어’를 익혀야 하는지를 차근차근 알려주는 책이었다.

책의 초반에는 한 회사에서 성실하게 일하던 직원의 이야기가 나온다.

강의와 코칭이 있을 때마다 앞자리에 앉아 열심히 참여하고, 보고서도 꼼꼼하게 쓰고, 맡은 프로젝트도 충실히 완수하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중요한 승진 심사나 면접 기회에서는 늘 기대만큼의 결과를 얻지 못했다. 결국 그 직원은 “저는 정말 열심히 하는데, 왜 중요한 순간마다 잘 안 풀리는 걸까요?”라고 묻는다. 이 질문이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처럼 느껴졌다.

열심히 하는데도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 능력은 있는데 결정적인 순간에 말로 표현하지 못해 기회를 놓치는 사람들에게 ‘일의 언어’를 배워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일상에서는 말을 잘한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조직 안이나 비즈니스 상황에서는 전혀 다른 말하기가 필요하다. 회의에서 “이번 분기 성과를 한 줄로 요약해 보세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 머릿속이 하얘지는 순간, 고객이 “그래서 우리에게 어떤 이익이 있나요?”라고 물었을 때 답은 있는데 문장으로 꺼내지 못하는 순간, 발표 후 “그래서 결론이 뭐죠?”라는 말을 듣는 순간들이 모두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일상어와 일의 언어는 다르며 일의 언어는 배워야 하는 기술이라는 설명이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특히 좋았던 건 저자가 ‘말을 잘한다’는 기준을 새롭게 정리해 준다는 점이었다.

말을 많이 하거나 유창하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경험을 스토리로 만들 줄 알고 자신의 역량과 비전을 구조화된 말로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 결국 기회를 잡는다는 것이다.

이것을 ‘언어적 자기관리’라고 설명한다. 아무리 좋은 성과를 냈어도 제대로 알리지 못하면 상대는 그 가치를 알기 어렵다. 결국 커리어에서 성과만큼 중요한 것은 그 성과를 어떻게 말로 전달하느냐였다.

이 부분에서 숫자와 비교를 활용하라는 조언도 현실적이었다.

단순히 “계약을 따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보다 “경쟁 업체 20곳을 제치고 회사 이익의 5%를 차지하는 계약을 따냈습니다”라고 말하면 성과의 무게가 훨씬 분명해진다.

또한 “장학금을 받았습니다”라고만 말하기보다 “300명 중 2등으로 졸업했고, 모든 학기 전액 장학금을 받았습니다”라고 말하면 같은 사실도 더 강하게 전달된다.

말을 잘한다는 건 과장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성과와 강점을 상대가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정리하는 일이었다.

‘말하기 이력서’라는 표현도 인상 깊었다. 우리는 이력서에 학력, 자격증, 경력은 열심히 적지만 정작 중요한 순간에 나를 설명할 말은 준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커리어에서 오래 남는 브랜딩은 결국 말이라는 문장이 마음에 남았다. 아무리 많은 경험을 쌓아도 그것을 말로 정리하지 못하면 상대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반대로 같은 경험이라도 숫자, 비교, 핵심 메시지로 잘 정리해 말하는 사람은 더 오래 기억된다.

이 책은 말 앞에서 작아지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도 구체적으로 담고 있다.

발표 울렁증처럼 사람들 앞에 나가 말하는 것 자체가 불편한 사람,

면접이나 발표만 생각하면 긴장부터 되는 사람, 회사에서 상사에게 보고할 때 조금 더 프로페셔널하게 보이고 싶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많다.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회의, 보고, 발표, 협상, 면접 같은 순간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 책의 내용이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불안과 긴장을 다루는 부분도 좋았다. 책에서는 떨리는 상태를 없애려 하기보다, 그 떨림을 ‘몰입의 신호’로 바꿔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불안하다”를 “긴장된다”로, “무섭다”를 “에너지가 솟는다”로 바꿔 해석하는 방식이다. 발표나 면접을 앞두고 손바닥이 축축해지고 심장이 빨라지는 경험은 누구나 해봤을 것이다. 그런데 그 감각을 실패의 징조로 받아들이면 더 위축되고, 몰입의 에너지로 받아들이면 조금은 버틸 힘이 생긴다. 완벽한 말보다 진심이 담긴 말이 더 오래 남는다는 설명도 위로가 됐다.

실제 훈련법도 구체적이었다. 첫 문장을 미리 입 밖으로 꺼내 보기, 몸과 어깨를 풀어 긴장을 낮추기, 청중 중 편안하게 느껴지는 사람에게 시선을 두기 같은 방법들은 당장 적용해 볼 수 있는 팁이었다.

특히 첫 문장을 “입에 붙인다”는 표현이 기억에 남았다.

머릿속으로만 준비한 문장과 실제 입 밖으로 꺼낸 문장은 전혀 다르기 때문에,

첫 문장만이라도 여러 번 말해 보는 것이 긴장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조언이 기억에 남는다.

머리가 하얘지는 사람들을 위한 설명도 공감이 컸다.

생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생각이 너무 많아서 말이 막힌다는 것이다.

“이 표현이 맞을까?”, “이 말이 어색하게 들리면 어쩌지?”라고 계속 검열하다 보면 입은 열지도 못하고 불안만 커진다. 완벽한 문장을 기다리기보다 지금 아는 것부터 말하고, 핵심 단어를 먼저 꺼내고, 연결어로 흐름을 이어 가라는 조언이 실용적이었다.

이 책은 말하기 습관도 유형별로 나눈다.

말의 시작을 두려워하는 불안형,

생각보다 말이 먼저 나오는 충동형,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삼키는 회피형,

말은 많지만 중심이 없는 혼란형처럼 자신의 말 습관을 돌아볼 수 있게 한다.

막연히 “나는 원래 말을 못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떤 유형에 가까운지 점검하고 그에 맞는 훈련을 해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뒤로 갈수록 책은 면접, 프레젠테이션, 협상처럼 실제 커리어의 중요한 장면에서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도 다룬다. 말의 내용뿐 아니라 말투, 목소리, 어휘, 비언어적 신호까지 폭넓게 짚어 준다.

생각을 명료하게 전달하기 위한 구조의 기술도 인상적이었다.

말을 잘하는 사람은 머릿속 생각을 아무렇게나 꺼내는 것이 아니라

핵심과 근거, 예시와 결론의 흐름을 잡아 말한다.

그래서 말하기를 잘하고 싶다면 먼저 생각을 정리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는 점도 기억에 남았다.

마지막으로 좋았던 부분은 함께 일하고 싶게 만드는 말 습관에 대한 이야기였다.

저자는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을 언급하며, 다른 사람 앞에서 상대에게 무안함을 주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을 빠르게 처리하다 보면 상대의 말이 틀렸다고 바로 지적하고 싶거나 반박하고 싶은 순간이 생긴다. 하지만 그때 딱 1초만 참아도 같은 말을 훨씬 부드럽게 전달할 수 있다. 결국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은 단순히 말을 유창하게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말로 사람을 편하게 만드는 사람이라는 문장이 오래 남았다.

읽고 나니 『오늘부터 말을 잘하게 됩니다』는 단순한 스피치 기술서라기보다,

일하는 사람을 위한 커리어 말하기 안내서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을 잘한다는 건 나를 포장하는 기술이 아니라, 내가 가진 생각과 경험과 성과를 상대에게 제대로 닿게 하는 힘이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상대를 무안하게 만들지 않고,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게 만드는 배려이기도 했다.

책 제목처럼 오늘부터 갑자기 완벽하게 말을 잘하게 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왜 내가 말문이 막혔는지, 어디서부터 연습해야 하는지는 알게 된다.

그 시작만으로도 말은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책이었다.


'유엑스리뷰어12기' 활동을 통해 출판사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박수연작가 @fluent_lawyer

#현익출판 @hyunikbooks

#유엑스리뷰 @uxreviewkorea

#유엑스리뷰어 @ux_reviewer

#임프린트계정 @dongledesign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비즈니스의 세계에서는 짧은 순간 내뱉는 한마디가 계약의 성립 여부, 승진 여부, 합격 여부를 갈라놓습니다. 짧은 대화의 순간이 나비효과처럼 커리어 전체를 바꿔 버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말은 타고난 소수만이 가진 능력이 아닙니다. 자전거를 처음 배울 때는 누구나 넘어지지만 곧 익숙해지듯, 말하기도 구조와 방법을 몸에 익히면 자연스럽게 속도가 붙고 요령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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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거래소 루프테일 소설선
나희정 지음 / 루프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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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거래소』 띠지에 적힌 ‘감정이 화제가 된 미래 사회‘라는 문장에서부터 이 책의 내용이 무엇일지 무척 궁금해졌다.

감정을 추출해서 거래하고, 평온과 희망은 비싸게 팔리고, 분노와 불안은 값싸게 취급되는 미래 사회 이야기라니. 설정만 보면 SF소설답게 독특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읽다 보니 이상하게 먼 미래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현실에서 이미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더 극단적으로 풀어낸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책의 배경은 2062년 서울이다. 2035년, 인류는 감정을 추출할 수 있는 ‘E-익스트랙션’ 기술을 상용화했고, 사람들은 감정을 느끼기보다 추출하고, 거래하고, 소비하며 살아간다.

감정은 더 이상 마음속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자산이 된다.

평온, 열정, 희망 같은 감정은 고가에 거래되고, 분노와 불안, 체념 같은 감정은 흔하고 값싼 감정으로 분류된다.


이 설정이 무서웠던 건 감정을 등급으로 나누고 가격을 매기는 일이 완전히 낯설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도 우리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관리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불안하면 안 되는 사람처럼 굴고, 화를 내면 미성숙한 사람처럼 보일까 봐 참는다. 슬퍼도 너무 오래 슬퍼하면 민폐가 될까 봐 걱정하고, 힘들어도 괜찮은 척한다. 그런 모습들을 떠올리니, 이 책 속 감정거래소가 아주 허황된 상상만은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주인공 이도윤은 분노 생성자다. 감정 추출 센터에서 감정을 뽑아 돈으로 정산받지만, 그의 기록에는 늘 분노 C등급만 줄줄이 남아 있다. 분노 100g에 1,000원, 500원, 600원. 그에게 분노는 삶을 버티게 하는 감정이면서도, 동시에 자신을 저등급 생성자의 자리에 묶어두는 족쇄다.


도윤은 부모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보육원에서 자랐다. 그는 자신을 낳은 사람들 역시 분노 생성자였을 거라고 생각한다. 평온 생성자의 아이가 이렇게 버려질 리 없다는 생각. 그 문장을 읽는데 마음이 너무 씁쓸했다. 사람이 자신의 감정을 성격이 아니라 피와 운명처럼 받아들이게 되는 세계라니. 그런데 생각해보면 현실에서도 누군가는 가난을, 불안을, 분노를 자기 탓으로 끌어안고 산다. 사회가 만든 조건인데도, 결국 “내가 이런 사람이라서 그렇다”고 믿게 된다.


이 책에서 감정은 철저히 시장의 논리로 움직인다. A등급 평온은 1g에 10만 원이고, 열정은 5만 원, 희망은 1만 원이다. 반면 C등급 분노는 1g에 10원이다. 사람들은 추워서, 배고파서, 길이 막혀서, 잠이 부족해서, 시끄러워서 끊임없이 분노와 불안을 만들어낸다. 너무 흔하기 때문에 값이 낮다. 이 부분이 참 현실적이었다. 힘든 사람일수록 더 많이 만들어내는 감정은 정작 값싸고, 여유 있는 사람일수록 만들어내기 쉬운 평온은 비싸다.


도윤은 어느 날 평온 10g을 생성하려고 감정 추출기에 앉는다. 성공하면 100만 원을 벌 수 있다. 월세의 절반을 해결할 수 있는 돈이다. 그래서 그는 요가도 하고, 명상도 하고, 유튜브 강의도 듣고, 유료 멤버십까지 가입한다. “나는 평온하다. 나는 평온을 생성하고 있다.” 그렇게 계속 되뇌지만, 평온을 붙잡으려 할수록 오히려 몸은 더 긴장한다. 턱에는 힘이 들어가고, 주먹은 쥐어지고, 심박수는 빨라진다.

그 장면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가난한 사람에게 평온하라고 말하는 일은 얼마나 잔인한가.

삶이 계속 불안한데, 통장은 비어가고, 내일이 걱정되는데, 그 사람에게 마음을 잘 다스리라고만 말하는 건 문제의 원인을 개인에게 떠넘기는 일일지도 모른다.


옆자리에서는 말끔한 정장 차림의 남자가 너무도 쉽게 평온 50g을 생성하고 500만 원을 정산받는다. 도윤은 10분 동안 평온 1g도 만들지 못했는데, 누군가는 숨 쉬듯 평온을 만들어낸다. 결국 도윤은 평온 대신 분노 200g을 생성하고, 손에 쥔 돈은 겨우 2,000원이다. 50만 원짜리 평온 생성 강의를 듣고 얻은 결과가 컵라면 하나 값이라니. 이 장면은 웃기면서도 너무 비참했다.


이 소설이 더 묵직하게 느껴졌던 건 도윤 한 사람의 이야기에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열네 살 민석의 이야기도 나온다. 민석은 학교 상담실에서 감정 측정 결과지를 받는다.

불안 C등급, 체념 C등급, 분노 C등급. 지난 6개월 동안 B등급 이상 감정을 생성한 기록이 없다는 이유로, 상담교사는 C등급 생성자 전문 특성화고 전학을 권한다. 한 달 300만 원짜리 감정 순화 프로그램을 받을 형편이 안 되는 민석의 가족에게는 사실상 선택지가 없다.

민석은 대학에 가고 싶다고 말하지만, 그의 미래는 이미 C등급이라는 이름 아래 결정되어 있다.

이 부분을 읽는데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도 떠올랐다.

성적, 집안 형편, 사는 지역, 부모의 정보력, 사교육비, 정서적 환경 같은 것들이 아이의 가능성을 너무 일찍 결정해버리는 순간들이 있다. 아이가 가진 불안과 분노가 정말 그 아이만의 책임일까.

아니면 어른들이 만든 불평등한 구조가 아이의 마음으로 흘러들어간 결과가 아닐까.


반대편에는 감정 귀족들이 있다. 태어날 때부터 상위 등급 감정을 안정적으로 생성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희망을 적금처럼 쌓고, 기쁨을 예금처럼 보관하고, 열정을 주식처럼 시세를 보며 매도한다. 아이의 자신감 생성량을 높이기 위해 고가의 감정 순화 과외를 붙이고, 고순도 자신감을 주입한다. 감정 관리에 돈을 아끼는 것은 계급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 장면에서는 사교육과 능력주의가 떠올랐다. 누군가는 태어날 때부터 더 좋은 환경에서 감정을 관리받고, 더 나은 감정 포트폴리오를 만들어간다. 반면 누군가는 불안과 분노를 혼자 견디다 결국 타고난 문제라는 말로 정리된다. 노력이라는 말이 참 편리하게 쓰이는 사회다.

이미 출발선이 다른데도, 결과가 다르면 노력 부족이라고 말한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인물은 감정을 소비하는 권력층이었다.

회사 경영진과 정책 결정자, 고위 관료들은 감정을 생성하지 않고 소비한다.

강 이사는 아침마다 A등급 평온을 주입받고, 500명의 해고를 결정하는 회의에 들어간다.

평온은 그의 판단을 맑게 만든다. 감정이라는 잡음 없이 숫자만 보게 만든다.

그래서 500명은 더 이상 사람이 아니라 최적화해야 할 변수일 뿐이다.

이 장면을 읽고 평온이라는 감정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우리는 보통 평온을 좋은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소설에서는 평온이 때로 잔인한 감정이 된다. 타인의 고통을 외면할 수 있게 해주는 감정, 죄책감 없이 결정을 내리게 해주는 감정,

불편한 마음을 느끼지 않게 만드는 감정이 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분노가 꼭 나쁜 감정만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떤 상황에서는 분노가 인간성을 지키는 마지막 감각일 수 있다.

부당한 일을 보고도 아무렇지 않다면 그것이 정말 성숙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누군가의 고통 앞에서 평온하기만 한 마음이 정말 좋은 마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감정거래소』는 감정을 사고파는 미래 사회를 그린 소설이지만, 결국 지금 우리가 감정을 어떻게 대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묻는 책이었다.

우리는 늘 평온해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불안과 분노는 빨리 없애야 할 감정처럼 여긴다.

하지만 정말 좋은 삶이란 불편한 감정을 느끼지 않는 삶이 아니라, 그 감정들이 왜 생겼는지 정직하게 바라볼 수 있는 삶에 더 가까운지도 모르겠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감정에도 존엄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 슬픔도, 분노도, 불안도 이유 없이 생겨나는 것은 아니다. 그것들은 내가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알려주는 신호일 때가 많다. 그런데 사회가 그 신호를 듣지 않고, 감정에 등급과 가격만 매긴다면 사람은 점점 자기 자신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다.

이 책이 좋았던 건 설정의 신선함만으로 밀고 가는 작품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감정, 계급, 불평등, 자기계발 산업, 사교육, 능력주의, 노동, 정신 건강 문제까지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만든다. 재미있게 읽히지만 가볍게 소비되지는 않는다.

읽고 나면 마음에 질문이 남는다.


나는 내 감정을 어떻게 대하고 있을까?

타인의 감정을 너무 쉽게 평가하고 있지는 않을까?

누군가의 분노를 그저 예민함으로 넘기고 있지는 않을까?

누군가의 불안을 노력 부족으로 단정하고 있지는 않을까?


『감정거래소』는 감정을 잃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분노와 불안까지 나의 일부로 인정하면서도, 그것에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묻게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누군가의 슬픔과 분노를 값싼 감정으로 취급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미래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지만, 읽고 나면 지금의 우리를 더 오래 들여다보게 되는 책이었다.


‘칼라언니‘님을 통해,

'루프(loop) 출판사' 도서를 선물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이 도시에서 감정은 곧 계급이었다. 타고난 감정의 등급과, 그 감정을 보존하거나 소비할 수 있는 경제력이 사실상 신분증과 다르지 않았다. 도윤 같은 일반 생성자들에게 허락된 감정은 언제나 계급의 사다리 아래쪽에 걸쳐 있었다. 그들의 감정 포트폴리오는 늘 초라했다. 어쩌다 찾아온 소소한 기쁨이나 작은 즐거움조차 사치에 가까웠다. 그런 감정들은 생겨나는 즉시 감정 추출 센터에 내다 팔아야 하는 뜻밖의 횡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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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수업 - 당신의 빚이 사라진다면
박시형 지음 / 차선책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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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수업』은 제목만 봤을 때는 조금 무겁게 느껴졌다.

파산이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느낌이 워낙 크다 보니, 빚을 정리하는 법이나 회생·파산 절차를 설명하는 법률 실용서에 가까울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읽어보니 이 책은 단순히 채무를 정리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었다.

오히려 돈이 무너진 사람들의 마음, 관계, 자책, 그리고 다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용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에 가까웠다.

박시형 변호사는 회생·파산 전문 변호사로서 수많은 사람들을 상담해온 사람이다.

그런데 이 책이 좋았던 건 저자가 단순히 법률가의 자리에서만 말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상담실에 앉은 사람들의 채무 규모를 먼저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얼마나 오래 혼자 버텨왔는지를 먼저 들여다본다는 느낌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파산이라는 공간이 참 묘하게 다가왔다.

비극적인 공간이면서도 동시에 삶을 다시 배우는 교실 같았다.

돈의 무게, 관계의 의미, 선택의 책임 같은 것들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을 때는 잘 보이지 않는다.

일이 잘 풀릴 때는 굳이 깊게 들여다보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삶이 무너지는 순간에는 피하고 싶어도 그런 것들을 마주하게 된다.

내가 무엇을 붙잡고 살았는지, 무엇을 잃었는지, 무엇을 다시 배워야 하는지 어쩔 수 없이 보게 된다.

그래서 이 책에서 말하는 파산은 단순한 경제적 실패가 아니라, 삶을 다시 배우는 조금은 잔혹한 수업처럼 느껴졌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저자 자신의 이야기였다.

저자는 스물세 살에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장례가 끝난 뒤 가장 먼저 한 일이 상속한정승인 신청이었다고 한다.

아버지는 남긴 것보다 빚이 더 많았고, 법대생이었던 저자는 직접 서류를 준비하고 법원 절차를 밟았다.

한정승인과 파산면책은 다른 절차이지만, 감당할 수 없는 빚의 무게를 법의 도움으로 내려놓는다는 점에서는 닮아 있다.

저자는 그때 처음으로 법이 사람에게 다시 숨 쉴 틈을 줄 수 있다는 감각을 몸으로 배웠다고 말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이 책의 온도가 어디서 나오는지 알 것 같았다.

저자는 상담실에 앉은 사람들을 단순히 의뢰인으로만 보지 않는다.

그 안에서 과거의 자기 자신을 함께 본다.

고개를 들지 못하고, 말을 꺼내기도 전에 이미 스스로에게 유죄 판결을 내린 사람들.

그들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법률 지식보다 “앞날이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이라는 말이 오래 남았다.

사람에게 정말 필요한 구원은 거창한 해결책보다,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는 확신일 때가 있다.

책에서 반복해서 강조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빚은 죄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 말이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법률적으로도 명백한 사실이라는 점이 인상 깊었다.

법은 빚을 죄로 취급하지 않는다.

그런데 사람들은 빚을 지면 가장 먼저 자기 자신을 심판한다.

가족보다, 친구보다, 세상보다 먼저 스스로를 실패자라고 규정한다.

내가 게을러서, 내가 부족해서, 내가 잘못 살아서 이렇게 된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는 가난이 꼭 게으름의 결과가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가난할수록 더 성실하게 일하고, 더 조심스럽게 살고, 더 많은 것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때 사람은 돈보다 마음이 먼저 무너진다.

도움을 청하는 것조차 부끄러워지고, 아직 방법이 남아 있어도 “해도 소용없다”는 생각에 갇힌다.

이 부분에서 책은 학습된 무기력 이야기를 꺼낸다.

어릴 때부터 말뚝에 묶인 코끼리가 나중에는 충분히 벗어날 힘이 생겨도 스스로 시도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반복된 실패가 사람의 마음을 바꿔버리면, 실제로는 벗어날 수 있는 상황이 되어도 다시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회생이나 파산 상담을 받기 위해 전화기를 들고, 상담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저자가 의뢰인에게 “결심하신 용기에 경의를 표합니다”라고 말하는 이유도 이해가 됐다.

겉으로 보기에는 상담 예약 하나 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당사자에게는 마음속에서 수없이 포기한 끝에 겨우 내디딘 첫걸음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무너진 사람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는 순간은, 빚을 갚기 시작하는 순간보다 더 근본적인 회복의 시작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회생과 파산에 대한 오해도 차분하게 풀어준다.

도산제도는 단순히 망한 사람을 정리하는 제도가 아니라, 망한 사람과 회사를 어떻게 살리고 정리할 것인지 고민하는 제도에 가깝다.

도산의 본질은 망함이 아니라 재생과 회복에 있다는 설명이 좋았다.

파산은 현재 자산을 정리해 채권자에게 나누고 면책으로 나아가는 절차이고, 회생은 일정 기간 변제한 뒤 나머지를 면책받는 절차다.

저자는 때로 파산이 회생보다 더 홀가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채무자가 면책이라는 결과에 빠르게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파산이 무조건 좋다는 뜻은 아니다.

중요한 건 자신의 상황에 맞는 길을 정확히 아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용불량에 대한 오해도 현실적으로 설명해준다.

회생이나 파산을 해서 신용이 망가지는 것이 아니라, 이미 연체가 발생했기 때문에 신용이 낮아진 것이고,

그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회생과 파산을 선택하는 것이라는 설명이 기억에 남았다.

많은 사람들이 회생이나 파산을 하면 남의 명의로 살아야 한다고 오해하지만,

실제로는 통장 사용, 휴대전화 사용, 체크카드 사용 등 기본적인 생활은 가능하다고 한다.

다만 신용카드 사용이나 일부 금융거래에 제한이 생길 뿐이다.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두려움이 커지고, 그 두려움 때문에 결단을 미루게 된다는 점이 현실적으로 와닿았다.

또 하나 오래 남은 부분은 돈에 대한 이야기였다.

저자는 “부자는 사고, 가난한 사람은 쓴다”고 말한다.

같은 돈을 벌어도 누구는 집을 사고, 누구는 파산에 이른다.

차이는 단순히 소득이 아니라 돈의 사용법에 있다.

돈은 가만히 둔다고 남는 것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남겨야 남는다는 말이 꽤 날카롭게 다가왔다.

10만 원을 남길 수 있는 사람은 100만 원도 남길 수 있지만,

10만 원도 남기지 못하는 사람은 500만 원을 벌어도 남기지 못한다는 말도 단순하지만 묵직했다.

결국 파산하지 않으려면 돈을 더 많이 버는 것보다 돈이 새지 않게 막는 법을 먼저 배워야 한다.

카드 돌려막기를 하고 있거나, 월급이 들어오자마자 모두 빠져나가거나,

조금만 버티면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이미 경고등이 켜진 상태라는 말도 현실적이었다.

버티는 것이 해결이 아니라 구조를 바꾸는 것이 해결이라는 문장이 오래 남았다.

돈 문제의 핵심은 많이 버는 능력보다, 무너지는 구조를 알아차리고 바꾸는 힘에 있다.

책을 읽으며 가장 오래 남은 감정은 ‘자책이 멈추는 순간’에 대한 이야기였다.

파산 절차를 밟는 사람들의 표정은 복잡하다고 한다.

서류를 제출하는 날에는 후회가 앞서고, 면책 결정이 내려지는 날에는 허무와 안도가 동시에 찾아온다.

그런데 진짜 중요한 변화는 그다음에 온다.

사람들이 면책 이후 마음이 이상하게 가벼워진다고 말한다는 것이다.

가난이 사라진 것도 아니고, 주머니 사정이 갑자기 좋아진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마음이 가벼워지는 이유는 자책이 멈췄기 때문이다.

이 대목이 이 책의 핵심처럼 느껴졌다.

사람은 돈을 잃어서만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그 돈을 잃은 자신을 끝없이 미워하면서 더 깊이 무너진다.

그래서 회복은 채무가 줄어드는 순간만이 아니라, 자신을 향한 가혹한 심문을 멈추는 순간부터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면책이란 단순히 빚에서 벗어나는 절차가 아니라, 자신을 처벌하던 마음에서 벗어나는 과정일 수도 있다.

『파산수업』은 빚진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지 말라고 말한다.

한 번도 그 자리에 서 본 적이 없으면서 “왜 빚을 졌냐”, “왜 더 노력하지 않았냐”고 묻는 말은 당사자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미 무너진 사람을 더 깊은 곳으로 밀어 넣을 뿐이다.

책은 회생과 파산을 실패의 낙인으로 보지 않는다.

그것은 실패를 인정하고 끝내는 절차가 아니라, 다시 살아갈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한 법률서도, 단순한 경제서도 아니었다.

돈을 잃은 뒤에야 배우게 되는 시간의 무게, 관계의 진정한 가치, 도움을 요청하는 용기, 그리고 선택의 책임을 이야기하는 책이었다.

배움은 언제나 절망의 현장에서 시작된다는 말처럼, 이 책은 삶이 무너진 자리에서도 사람이 다시 배울 수 있고, 다시 선택할 수 있고, 다시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인생은 한 번 무너졌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무너진 자리에서 무엇을 다시 배울 것인가에 따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

읽고 나니 파산이라는 단어가 이전과는 다르게 느껴졌다.

끝이라는 단어가 아니라, 너무 늦게 찾아온 방법의 이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마지막 실패가 아니라, 처음으로 자기 삶을 다시 붙잡는 시작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선책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상담실에 들어오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고개를 들지 못한다. 말을 꺼내기 전부터 이미 스스로에게 유죄 판결을 내린 상태이기 때문이다. 누구도 소리 내어 비난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가족보다, 친구보다, 그 누구보다 먼저 자기 자신을 가장 잔인하게 심문한다. 그러나 ‘빚은 죄가 아니다.’
이 말은 위로가 아니라 법률적으로도 명백한 사실이다. 법은 빚을 죄로 취급하지 않는다.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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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이라는 세계 - 생각하는 힘을 잃어버린 어른들을 위한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양필성 옮김 / 클랩북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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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이라는 세계』를 읽고 나서 가장 오래 남았던 질문은 이것이었다.

AI 시대에 인간은 왜 여전히 스스로 생각해야 할까.

요즘은 궁금한 것이 생기면 먼저 검색하고, 이제는 AI에게 묻는다.

나 역시 그 편리함을 매일 느끼며 살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은 그 편리함이 너무 당연해진 시대에 오히려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모든 판단과 해석을 AI에게 맡긴다면, 과연 나는 무엇으로 존재하는가.

누군가가 대신 내려준 답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산다면, 그것이 정말 나답게 사는 일일까.

『독학이라는 세계』는 단순히 혼자 공부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독학을 통해 ‘비로소 자신이 되는 법’을 말하는 책에 가깝다.

저자는 AI에게 물으면 금방 답이 나오는 문제라도 일부러 시간을 들여 생각하고, 책을 읽고, 며칠이고 몇 주고 탐구해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인간은 스스로 탐구할 때만 자기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이 특히 인상 깊었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정답을 맞히는 방식에 익숙해져 있다.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외우고, 시험지에 옮겨 적고, 정해진 답을 맞히면 공부를 잘한다고 평가받는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방식은 로봇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피타고라스 공식을 외우는 것과, 그 공식이 어떻게 나왔는지 스스로 증명해보려는 일은 완전히 다르다.

전자는 암기지만, 후자는 탐구다.

그리고 진짜 공부는 바로 그 탐구에 있다고 말한다.

책에서는 아이는 학습을 하고, 어른은 독학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학습은 모방이다.

글씨를 따라 쓰고, 선생님의 방식을 흉내 내고, 정해진 틀 안에서 배우는 일이다.

하지만 어른이 해야 할 공부는 거기에서 멈추면 안 된다.

어른의 공부는 단순히 배우는 것이 아니라 깊이 파고드는 일이어야 한다.

그래서 저자가 말하는 독학은 외롭게 혼자 책상 앞에 앉아 있는 공부가 아니다.

특정한 스승을 두지 않는 대신, 최고의 책들을 스승으로 삼는 일이다.

이 문장이 참 좋았다.

독학은 고독한 일이 아니라, 오히려 수많은 스승을 곁에 두는 일이라는 점.

좋은 책 한 권을 제대로 읽는다는 건, 한 사람의 사고방식 전체를 만나는 일이기도 하다.

책을 읽으며 중요한 건 저자의 말에 무조건 동의하는 게 아니다.

그가 어디에서 출발해 어떤 경로로 결론에 이르렀는지 살펴보는 일이다.

책은 믿고 따르는 금과옥조가 아니라, 더 깊이 생각하기 위한 도구라는 말이 오래 남았다.

저자는 명저라고 해서 모두 옳은 것은 아니라고도 말한다.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을 예로 들며, 유명한 학자의 이론도 결국 특정 시대와 조건 속에서 만들어진 하나의 가설일 뿐이라고 설명한다.

이 부분을 읽으며 책을 읽는 태도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됐다.

우리는 유명한 책, 유명한 저자, 권위 있는 이론 앞에서 쉽게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독학하는 사람은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정말 그럴까?”

“다른 가능성은 없을까?”

그 질문을 던질 때 비로소 생각이 시작된다.

또 하나 크게 와닿았던 부분은 교양에 대한 이야기였다.

지식이 많다고 해서 곧바로 교양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교양은 지식을 지혜로 바꾸고, 그것을 삶의 태도로 옮길 때 완성된다.

저자는 교양을 세상에 잘 보이기 위한 처세술로 보지 않는다.

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고, 가진 지식을 어떻게 삶에 적용할지 고민하는 윤리적인 태도로 본다.

이 부분에서 ‘책을 많이 읽는 사람’과 ‘책을 통해 달라지는 사람’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학이라는 세계』는 읽으면서 책의 밀도가 꽤 높다고 느껴졌다.

한 장 한 장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책이라기보다, 모르는 개념과 낯선 인물, 익숙하지 않은 사유의 방식이 계속 등장해서 자주 멈춰 서게 되는 책이었다.

처음에는 내가 책을 제대로 읽고 있는 게 맞나, 내 독서 방법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평소에도 책을 읽고 나면 내용이 쉽게 잊히는 것 같아 아쉬움과 스트레스가 있었는데,

이 책에서 말하는 ‘머리에 남는 독서’와 ‘직접 조사하고 정리하는 공부’에 관한 부분을 읽으며 조금은 그 답답함이 해소가 되는 느낌이었다.

그동안 내가 책을 못 읽었던 것이 아니라 너무 빨리 이해하고 너무 빨리 넘기려 했던 것은 아닐까?

조금 느리더라도 직접 키워드를 적고, 모르는 내용을 찾아보고,

내 언어로 정리해보는 독서라면 한 번쯤 도전해볼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학의 방법에 관한 부분도 현실적이었다.

인터넷에 검색하면 그럴듯한 답은 금방 나온다.

하지만 그것은 정보일 뿐이고, 살아 있는 지식은 직접 조사하고 정리할 때 생긴다고 말한다.

궁금한 주제가 있다면 먼저 키워드를 세분화하고, 백과사전과 관련 책을 찾아보고, 목차와 색인, 참고문헌까지 확인하라고 한다.

가능하면 직접 서점에서 책을 살펴보고, 필요한 자료를 모으고, 읽을 책과 참고할 책을 분류하는 과정까지 거쳐야 한다. 조금 번거롭고 느린 방식이지만 바로 그 과정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판단하는 눈이 생길 수 있다.

생각해보면 요즘 나는 너무 빨리 답을 얻는 데 익숙해져 있었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바로 검색하고, 책도 빨리 읽고, 필요한 문장만 뽑아내려 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오래 붙잡고 생각하는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느꼈다.

독학은 효율과는 조금 먼 세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비효율 속에서 인간다운 힘이 자란다.

추리력, 지구력, 다각도로 보는 능력, 가설을 세우는 힘 같은 것들 말이다.

저자가 니체의 말을 빌려 설명하듯, 공부가 남기는 진짜 가치는 지식의 양이 아니라 공부하는 과정에서 단련되는 능력에 있다.

『독학이라는 세계』는 당장 시험 점수를 올리는 책도 아니고,

빠르게 써먹을 수 있는 기술을 알려주는 책도 아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실용적이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그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처럼 느껴졌다.

이 책은 더 빠르게 배우는 법이 아니라, 더 깊이 생각하는 법을 말한다.

남이 정리해준 답을 소비하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질문하고 탐구하는 사람이 되라고 조용히 등을 밀어준다.

책을 읽고 나니 독학이라는 말이 읽기 전과는 다르게 다가오는 것 같다.

독학은 혼자 공부하는 일이 아니라 자기 삶을 자기 힘으로 이해해가는 과정이었다.

AI가 답을 알려주는 시대에도, 아니 오히려 그런 시대이기 때문에 인간은 더더욱 스스로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는 단순히 정보를 소비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만의 판단과 사고를 가진 존재로 살아갈 수 있다.

요즘 배우고는 있는데 이상하게 공허한 사람,

정보는 넘쳐나는데 정작 내 생각은 희미해진 것 같은 사람,

책을 읽어도 오래 남는 것이 별로 없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천천히 읽어보면 좋겠다.

빠르게 읽고 넘기기보다, 한 문장 앞에서 멈추고 자기 삶과 연결해볼수록 더 깊게 들어오는 책이었다.

'클랩북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독학은 배움(Learn)이 아니라 스터디(Study)다. 여기서 말하는 스터디란 ‘깊이 파고드는 행위’를 뜻하는데, 우리말로 딱 들어맞는 표현이 없다. ‘연구’라고 해석하면 뉘앙스가 조금 다르다.
그러니 앞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표현인 학습이나 공부라는 단어를 쓰더라도, 그 속에 담긴 의미는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스터디’라는 점을 기억해 주길 바란다.
독학이라는 말에는 왠지 고독한 느낌이 묻어난다. 혼자서 묵묵히, 다소 우울하게 책상 앞에 앉은 모습이 떠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독학의 ‘독(獨)’은 외로움을 뜻하는 게 아니라 특정한 스승을 두지 않는다는 뜻이다. 특정한 스승을 두지 않는 대신, 많은 것들을 스승으로 삼는다. 그것도 어설픈 스승이 아니라 최고 수준의 스승을 곁에 둔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최고의 ‘책’을 스승으로 삼는 것이 독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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