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리테일 미디어다 - 격변하는 광고 시장에서 휩쓸리지 않는 브랜드로 살아남는 법
김준태 지음 / 슬로디미디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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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팔던 유통이 광고를 팔기 시작했다.”

“유통은 이제 광고 플랫폼이다.”

‘리테일 미디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땐 유통 채널에 광고가 붙는 정도의 개념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표면적인 트렌드 분석서가 아니라, 유통, 기술, 플랫폼, 소비자 심리, 데이터 분석을 아우르며 지금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장의 대전환을 설계 수준에서 풀어낸 책이다.

이 책은 명확한 전제를 제시한다. 브랜드는 이제 소비자의 행동을 예측하며 광고비를 집행하고, 플랫폼은 그 흐름을 알고리즘으로 조정해 수익을 창출한다. 다시 말해, 광고는 더 이상 단순히 노출의 문제가 아니라 ‘구매로 이어지는 경로 전체’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의 문제다. 광고라는 기능이 하나의 고립된 영역이 아니라, 유통 구조 전반과 맞물려 작동하는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책은 쿠팡, 네이버, 유통 3사(롯데, 신세계, 현대) 등 국내 리테일 미디어 사례를 두루 다루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롭게 읽힌 부분은 쿠팡이었다. 쿠팡은 고객이 상품을 검색하고, 클릭하고, 장바구니에 담고, 결제하고, 배송을 받는 전 과정을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처리한다. 이 구조는 단순한 편의성을 넘어서 광고 전략에 있어 결정적인 경쟁력을 제공한다. 검색 결과, 카테고리 상단, 상세 페이지, 메인 화면 등 광고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인벤토리 통합 설계’는 광고주 입장에서는 가장 매력적인 환경이다. 광고가 노출되는 순간이 이미 구매 여정의 한가운데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핵심 개념이 하나 등장한다. 바로 ‘퍼스트파티 데이터’다. 퍼스트파티 데이터는 고객이 플랫폼 내에서 생성한 모든 활동 데이터를 말한다. 예컨대 검색 키워드, 클릭한 상품, 장바구니 내역, 자주 보는 페이지, 최근 구매 이력 등이다. 쿠팡은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이 가장 관심을 가질 시점과 위치에 광고를 자동으로 배치한다. 이 자동화된 시스템이야말로 리테일 미디어의 핵심이다. 광고는 단순히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실제 구매로 이어지도록 정밀하게 설계된다.

성과를 판단하는 지표는 ROAS다. ROAS(Return On Advertising Spend)는 광고비 대비 발생한 매출을 수치화한 지표로, 광고의 효율성을 한눈에 보여준다. 예를 들어 10만 원의 광고비로 2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면 ROAS는 2000%가 된다. 쿠팡의 리테일 미디어는 이 ROAS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광고주에게 제공한다. 보고서를 따로 만들 필요 없이 클릭 수, 전환율, 구매 단가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알고리즘에 의해 타기팅과 입찰 단가도 자동 조정된다. 광고비가 실제 매출로 이어지는 구조이기에 광고주 입장에서는 반복적인 광고 집행도 부담 없이 이어갈 수 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쿠팡의 광고 전략이 단지 광고로만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로켓배송, 와우 멤버십, 당일 배송 시스템 등은 고객의 플랫폼 체류 시간을 늘리고, 이 체류 시간은 다시 광고 노출 증가로 이어지며 궁극적으로 구매 전환율을 높인다. 광고와 유통이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된 구조 속에서, 리테일 미디어는 단순한 ‘광고판 판매’가 아니라 플랫폼의 생태계를 다시 설계하는 전략으로 기능한다.

또한 리테일 미디어의 장점은 누구나 광고를 시작할 수 있는 ‘셀프 서브 광고 생태계’에 있다. 중소 브랜드도 직접 광고를 운영하며 실시간 데이터를 확인하고 전략을 조정할 수 있다. 이는 기존의 대형 광고 대행사를 통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플랫폼 자체가 광고 엔진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책은 ‘보이는 광고’의 바깥을 이야기한다. 광고는 구매 전 단계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고객은 광고임을 인지하지 못한 채 클릭하고, 이어서 제품을 구매한다. 그 흐름 전체를 설계하고 최적화하는 시스템이 바로 리테일 미디어다. 광고의 본질은 노출이 아니라 전환이며, 그 전환을 반복 가능한 수익 구조로 만드는 것. 이것이 진정한 경쟁력이다.

저자는 말한다. 광고는 이제 더 이상 대기업만의 도구가 아니다. 누구나 데이터 기반 설계를 통해 광고 효과를 예측할 수 있고, 광고와 유통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이 책은 그 과정을 정밀하게 추적하며, 한국 시장을 중심으로 리테일 미디어라는 구조적 혁신의 본질을 보여준다.

‘물건을 팔던 유통이 광고를 팔기 시작했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이 책은 유통, 광고, 데이터, 알고리즘, 소비 심리까지 모두 아우르며, 리테일 미디어라는 진화된 플랫폼 전략을 선명하게 그려낸다. 처음엔 ‘쿠팡의 광고 전략이 궁금해서’ 책을 펼쳤지만, 다 읽고 나니 시선의 방향이 달라졌다. 이제는 이렇게 묻게 된다.


“이제 플랫폼은 무엇을 설계해야 하는가?”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채손독) @chae_seongmo'를 통해

'슬로디미디어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퍼스트파티 데이터란 광고주가 직접 수집한 고객 행동 정보다. 구매 이력, 검색 패턴, 장바구니 내역, 방문 로그처럼 고객이 브랜드와 실제로 상호작용한 모든 기록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 데이터는 ‘부가적인 참고 자료’를 넘어서, 이제는 광고를 설계하는 핵심 자산이다. 고객의 선호도와 관심사, 구매 주기와 시점까지 정교하게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퍼스트파티 데이터를 활용하면 광고는 더 이상 무작위로 노출되지 않는다. 광고는 고객의 상황에 맞춰, 가장 설득력 있는 순간에 도달하도록 설계된다. 광고의 중심이 ’노출의 양’에서 ‘노출의 질’로 옮겨 간 이유다. -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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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가드닝 - 나만의 길을 찾아 평생 아름답게 가꾸는 삶의 기술
정재경 지음 / 샘터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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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해서 먹고살지?”

이 질문은 인생의 어느 순간, 예고도 없이 찾아온다.

예측 불가능한 것이 인생이라지만, 현실의 벽 앞에서 이 질문을 반복하게 되는 날이 반드시 찾아온다.

그동안 열심히 달려왔다고 생각했음에도, 문득 방향을 잃은 듯한 막막함이 찾아온다.

『커리어 가드닝』은 바로 그런 질문 앞에 선 사람들, 삶과 일의 경계에서 불안을 느끼는 이들에게 필요한 책이다. 저자 정재경은 이 책에서 커리어를 ‘목표’가 아닌 ‘과정’으로 바라본다.

커리어는 쟁취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평생 가꾸고 돌봐야 할 정원이라고 이야기한다.

커리어는 쟁취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평생 가꾸고 돌봐야 하는 정원입니다. 정원은 저절로 아름다워지지 않습니다.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고, 잡초를 뽑아내며 끊임없이 손길을 더해야 합니다. 어떤 식물을 심을지 고민하고, 계절에 맞는 돌봄을 제공해야 합니다. 커리어도 마찬가지입니다.

- p12, 프롤로그 내용 중

이 문장은 이 책의 중심 개념이자, 우리가 커리어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를 알려주는 핵심 문장이다. 더 잘하는 사람과 경쟁하며 앞서 나가는 것이 아니라, 나답게 살아가기 위해 ‘내 삶의 계절’을 돌보는 일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커리어를 경쟁과 성취의 언어가 아닌, 돌봄과 성장의 언어로 다시 써내려간다.

유튜브·팟캐스트 『요즘 것들의 사생활』의 진행자 이혜민은 저자와의 대화에서 “커리어는 정원”이라는 비유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회상한다. 그는 이 책이 무언가를 성취하려 애쓰기보다는, 자신의 계절과 리듬에 맞춰 천천히 삶과 일을 돌보는 법을 알려주며 나이가 들어도 생기 있는 일과 삶을 살아가고 싶은 이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전한다고 말한다.

(주)만원회 대표 박제영 역시 이 책을 두고 “꾸준히 운동해라, 책을 읽어라”는 식의 직설적인 조언이 아니라, 저자의 실제 경험—도망치고 싶었던 순간, 몰입했던 밤들, 불공평했던 기억들—을 통해 독자가 스스로 깨닫게 해주는 책이라 평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집중해서 읽었던 부분은 3장,

특히 ‘좋아하지 않는 일을 좋아하려면’이라는 제목의 챕터였다.

저자는 “어떤 일이든 못하면 재미가 없습니다. 잘하게 되면 재미있습니다. 잘하려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한다.

흔한 말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나에겐 이 문장이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었다.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막연한 기대보다, 먼저 잘하게 되어야 비로소 좋아하게 된다는 사실을 다시 상기하게 된 것이다. 결국 좋아하는 일은 ‘찾는 것’이 아니라 ‘길러가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결국 반복, 훈련, 실수, 실패를 통해 잘하게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작가로서의 커리어를 이야기하는 대목도 현실적이다.

매일 새벽, 침대 위에서 노트북을 펼치고 졸린 머리로 글을 쓰는 루틴, 손글씨 일기를 세 장씩 써 내려가며 마음을 정리하는 시간, 그리고 글쓰기와 자기 성찰이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에 대한 저자의 고백은 지극히 구체적이면서도 치유적이다. 그는 글쓰기를 ‘일종의 명상’이라 정의하며 말한다.

“쓰는 동안 내면의 진정한 나를 발견할 수 있고, 풀리지 않던 마음 깊은 곳의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후 책은 다양한 인물들의 사례를 통해 커리어의 확장된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인물은 최재천 교수다.

교수라는 본업을 갖고 있으면서도 100권이 넘는 책을 저술하고,

‘통섭(consilience)’이라는 개념을 삶으로 증명해낸 그는 커리어의 진화란 무엇인가에 대해 명확한 답을 보여준다.

“가장 진화한 커리어란, 나이에 상관없이 일하며, 자신만의 성취를 넘어 타인과 함께 성장하고,

사회와 자연에 긍정적 변화를 남기는 삶의 여정이다.”

이 문장은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철학을 또렷하게 요약하고 있다. 저자는 특히 ‘보통 사람의 커리어’에 주목한다. 경쟁 중심의 커리어가 아닌, 공동체와 함께 회복하고 성장해 나가는 커리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빠르게 배우고 더 많이 성취하는 것을 강조했던 시대를 지나 이제는 느리게 숙성되고 천천히 깊어지는 삶의 방식이 더 중요해졌다는 이야기다.

“내면이 비어 있는 채로 성공적인 커리어를 가질 수는 없습니다.

인간관계, 건강, 재산, 여가, 창조성, 정신적 성장 등 다층적으로 단단한 내면을 만들어갈 때 내 삶을 힘 있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이 문장은 단순한 커리어 전략을 넘어서, 인생 전체를 바라보는 균형 잡힌 시선이다.

저자는 커리어를 ‘삶을 구성하는 도구’로 보며 내면의 충실함과 외부의 연결을 함께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커리어 가드닝』은 취업과 이직을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책이 아니다.

마흔을 넘긴 나이에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고 싶은 사람,

은퇴 후에도 자신만의 일을 꾸려가고 싶은 사람,

‘무언가 되기’보다 ‘나답게 살기’를 원했던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책이다.

이 책은 빠르게 무언가를 이루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자신의 속도에 맞춰 삶을 돌보는 용기를 심어준다.

성공보다 생명력으로 가득한 커리어를 만들고 싶은 사람에게,

『커리어 가드닝』은 성실하고 단단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샘터 출판사'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커리어는 쟁취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평생 가꾸고 돌봐야 하는 정원입니다. 정원은 저절로 아름다워지지 않습니다.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고, 잡초를 뽑아내며 끊임없이 손길을 더해야 합니다. 어떤 식물을 심을지 고민하고, 계절에 맞는 돌봄을 제공해야 합니다. 커리어도 마찬가지입니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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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시절
강소영 지음 / 담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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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에세이를 읽고 눈물, 콧물 펑펑 쏟아낸 책을 만났다.

마지막에 실린 ‘딸에게 보내는 혜옥 씨의 편지’ 두 번째 글을 읽으면서, 딸을 향한 혜옥 씨의 사랑이 얼마나 깊고 큰지 느껴졌다. 그 사랑이 너무 벅차서, 감당할 수 없어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강소영 작가의 『사랑이라는 시절』은 누군가에겐 스쳐 지나갈 수 있는 한 가족의 이야기일지 몰라도, 나에겐 도저히 외면할 수 없는 이야기였다. 담담하게 써 내려간 문장들이 마음 깊은 곳을 건드렸고, 끝내 나를 울게 만들었다.

책은 세 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1장은 아버지 강갑천 씨의 생애와 죽음, 2장은 어머니 혜옥 씨의 시간, 3장은 이 책의 저자인 딸의 시선으로 가족을 되짚어보는 이야기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어머니가 딸에게 보내는 편지 두 편이 부록처럼 덧붙여져 있다. 이 책은 단지 한 사람의 죽음을 기록한 책이 아니다. 한 가족 안에서 오고간 사랑, 그 사랑이 시간이 지나 어떤 기억으로 남는지를 보여주는 ‘사랑의 연대기’에 가깝다.

프롤로그를 읽는 순간부터 마음을 정통으로 찔렀다.

“우리 아빠는 대체 왜 그럴까.”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

이 문장들은 어릴 적 내가 똑같이 내뱉었던 말이었다. 완전히 같은 상황은 아니었지만, 어린 마음으로 느꼈던 복잡한 감정의 결이 너무도 비슷해서 단숨에 감정이 몰려왔다. 이 책은 단순한 공감을 넘어, 그동안 꺼내지 못했던 내 안의 이야기들을 끄집어내주었다.

1장은 전라남도 영암에서 태어난 강갑천 씨의 삶을 조용히 들여다본다.

전쟁 중 태어난 그는, 가난하고 조용하지만 책임감은 강했던 사람이었다.

중학교 진학을 꿈꿨지만, 교무실 문 앞에서 아버지의 등을 바라보며 그 꿈을 내려놓아야 했다.

“제발, 제발 우리 선생님이 아버지를 이기게 해 주세요.”

어린 갑천 씨가 속으로 빌던 그 간절함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는 성장이 아닌 생존의 삶을 살아냈다. 그러다 뇌종양이라는 병을 얻고, “1999년 5월 비 내리는 밤” 가족 곁을 떠났다.

특별하지 않았기에 더 특별하게 느껴졌던 그의 인생은, 그저 평범한 아버지의 모습으로 오롯이 전해진다.

2장은 아내 혜옥 씨의 시간이다.

남편이 세상을 떠나던 날, 아이들이 도착하기도 전에 얼굴에 하얀 천을 덮으려는 손길을 애원하며 말리던 그녀.

“아이들이 아직 얼굴도 못 봤어요.”

그녀는 혼자 침대에 누워 “이제는 내가 가장이야”라고 마음을 다잡는다.

장례가 끝난 뒤에도 매일 밥을 짓고, 반찬을 만들며 아무 일 없다는 듯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다.

하지만 밤이 되면 남편에 대한 그리움과 외로움이 덮쳐온다.

소주 한 잔을 손에 쥐고, 이불 속에서 울음을 삼키며 혼잣말을 한다.

“여보, 나도 당신 곁으로 가고 싶어.”

그 말은 단순한 절망이 아니라, 당신이 그리워서 차마 견딜 수 없다는 절절한 사랑의 표현이었다.

그녀는 남편을 잃은 슬픔 속에서도 딸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마음을 다잡아간다.

마지막 3장은 딸의 시선으로 쓰였다.

정신없이 병원으로 달려가던 순간, 아버지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바라보던 순간,

그리고 장례식장에서 조용히 어머니의 눈물을 닦아주던 그 날들.

딸은 그렇게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가족의 기억을 품은 채 살아간다.

일상으로 돌아와 식탁의 빈자리에 눈길이 가고,

아버지의 목소리가 문득 떠오르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녀는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깨닫는다.

자신이 부모에게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아왔는지를.

그리고 이 책의 마지막, 어머니가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으며 나는 다시 펑펑 울었다.

“소영아, 혹여라도 눈이 아프거나 잘 안 보이게 되더라도 걱정하지 마.

엄마 눈을 네 눈과 바꾸어 줄게. 엄마는 많이 살았고 많이 보았으니 괜찮아.”

이 구절에서 사랑이란 얼마나 강력한 감정인지 새삼 깨닫는다.

그 어떤 언어보다 강하고, 그 어떤 위로보다 다정한 말이다.

자식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눈이라도 내어줄 수 있다는 마음을 표현하자면,

그 어떤 말로도 쉽게 표현되지 않으리.

책을 덮고 나니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늘 너무 늦게 깨닫는다.

부모는 항상 곁에 있을 것 같고 내 삶의 일부처럼 느껴지기에 그 소중함을 잊고 지낼 때가 많다.

하지만 이 책처럼 가까운 이의 상실을 겪고 나서야 그 사랑이 얼마나 컸는지 비로소 알게 된다.

작가는 고백한다. 어릴 적엔 배운 것, 가진 것 없는 부모가 부끄러웠다고.

그러나 시간이 지나 제대로 알게 됐다고.

아빠는 떠났지만, 그와의 기억은 내 안에 깊이 뿌리내려 고요하게 나를 단단하게 만들었고,

엄마와 나눴던 일상은 매 순간이 쌓여 삶을 이어가는 숨결이자, 내가 걸어갈 길을 밝혀주는 등불이 되었다. 그래서 자신의 첫 책은 부모님을 위한 글이 되어야만 했다고 말했다.

그들이 준 사랑을 잊지 않기 위해 이 이야기를 기록했다.

이 책은 나를 돌아보게 만든다.

혹시 나는 부모의 사랑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기만 했던 건 아닐까.

그 사랑을 오해하거나, 미처 이해하지 못한 채 흘려보낸 시간은 없었을까?하고 말이다.

『사랑이라는 시절』은 그런 잊고 지냈던 사랑을 다시 꺼내어 보여주는 책이다.

너무나 사소해서 귀한 줄 몰랐던 그 시절, 그 시간들.

그 이야기를 꺼내 우리에게 건넨다.

사랑이란 이름의 기억은 시절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는다.

그것이 이 책이 오래도록 우리 마음속에 남는 이유다.

'담다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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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죽었다

‘뇌종양’이라는 단어를, 혜옥 씨는 그때 처음 알았다.
무슨 말인지 몰라 멍하니 앉아 있던 그날 이후 다섯 달 하고도 보름이 지났다.
여섯 달을 넘기기 힘들 거라는 의사의 선고는 정확했다. 그래서 더 잔인했다.

"오늘이 고비입니다. 마음의 준비를 하십시오."

두 번의 수술과 병원 생활은 길고 길었다. 마침내 끝이 왔음을 전하는 의사의 말에 두 손이 바들바들 떨렸다. 심장이 쿵쾅거렸다. 꿈에서라도 마주하기 싫었던 상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아무리 애써도 준비되지 않는 마음은 무너지고 있었다.

"엄마, 애들 아빠가…… 불쌍해서 어떡해." -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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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지 않으려 애쓰는 너에게
예원 지음 / 부크럼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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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넘어짐의 연속이다.

중요한 건 우리가 얼마나 자주 넘어졌느냐가 아니라, 그 뒤에 어떻게 다시 일어나느냐다. 예원 작가의 에세이 『무너지지 않으려 애쓰는 너에게』는 이 단순한 진실을 정직하고도 따뜻한 언어로 풀어낸다. 이 책은 찬란한 다짐보다 흐릿한 하루하루를 어떻게 버티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울지 않고 견디는 법이 아니라, 울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책이다.

책의 초반부에는 어린 시절의 기억이 나온다. 아스팔트 위, 운동장, 계단에서 넘어지기 일쑤였던 그 시절. 무릎이 까지고 손바닥이 따끔거릴 때마다 우리는 울며 아파했지만 금세 벌떡 일어나 다시 뛰었다. 작가는 그 기억을 꺼내며 말한다. “상처 난 부위를 씻고 소독할 땐 여전히 쓰라리지만, 이제는 알아요. 이 고통이 끝이 아니라 새살이 돋는 시작이라는 걸요.” 그러니 넘어졌다고 울고만 있을 수는 없다. 모래를 털고 다시 달리는 것, 그것이 우리가 계속 나아가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작가는 자신에게 묻는다. “왜 완전한 행복이 와야만 내 인생이 제대로 흐르는 거라고 믿었을까?” 사실 우리에겐 매일매일이 하나의 기회다. 행복은 도착지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에 있다. 오늘 하루가 바로 내 인생의 일부라는 걸 깨달을 때, 삶은 더 이상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채워가는 것’이 된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작가가 자신의 약하고 서툴렀던 순간들을 숨기지 않고 드러낸다는 점이다. 안 될 인연을 붙잡기 위해 밤새 고민하고, 떠나려는 사람에게 매달렸던 날들. 이루지 못할 꿈을 놓지 못해 스스로를 상처냈던 시절. 하지만 결국 깨달은 건 명확하다. “일어날 일은 막아도 일어나고, 떠날 사람은 붙잡아도 떠난다.” 아등바등할수록 상처는 깊어지고, 붙든 손에 남는 건 쓰라림뿐이다. 그래서 이제는 흘려보내는 법을 배운다. 움켜쥔 감정에서 힘을 뺄수록 마음은 오히려 가벼워진다.

불안이라는 감정도 마찬가지다.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볼 때 느껴지는 아찔함이 있다. 단단한 바닥을 딛고 서 있어도 아래를 보면 떨어질 것 같다는 불안. 바로 그때 필요한 건 시선을 멀리 돌리는 것이다. “가까운 곳을 보지 말고 멀리 봐라.” 불안이 커질 때는 코앞의 문제에만 시선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고개를 들어 먼 미래를 바라보면 그 두려움은 조금씩 옅어진다. 불안이 다시 나를 찾아올 때, 아득히 펼쳐진 저 멀리의 풍경을 보는 시선으로 바꿔보자.

이 책에는 감정에 대한 진솔한 통찰도 담겨 있다. “감정은 지나가고 나는 남는다.” 이 문장은 우리에게 중요한 사실 하나를 일깨운다. 힘든 감정을 억지로 없애려 하지 말고, 그대로 흘려보내도 괜찮다는 것. 누군가를 용서하고 이해하는 일이 꼭 그 사람을 위한 선택일 필요는 없다. 오히려 그것은 나 자신을 고통에서 풀어주는 방법이다. 부정적인 감정에 붙잡혀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결국 상처 입는 건 나 자신이라는 걸 우리는 어느 순간 깨닫게 된다. 그래서 작가는 말한다. 한 번뿐인 인생에서 아프고 불행한 감정에만 머무르기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너무 아깝다고.

그리고 또 하나의 중요한 통찰은, 우리는 자신의 문제에는 유난히 약하고 타인의 문제에는 오히려 냉정하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그 문제가 ‘나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저자는 말한다. “타인은 내 고민보다 나 자신에게 집중한다. 그러니 나도 내 문제를 멀리서 바라보자. 나는 이 고민을 어떻게 헤쳐 나갈 사람일까?” 그렇게 한 발짝 떨어져서 스스로를 바라보는 시선은 삶을 훨씬 더 유연하게 만든다.

책을 읽다가 유독 마음에 깊이 박힌 문장이 있었다. “반짝이던 감정은 어디로 갔을까?”

한때는 무언가에 푹 빠져 밤을 새워도 피곤한 줄 몰랐고, 가슴 뛰는 설렘을 안고 무언가를 해보려는 열정이 분명 내 안에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감정들이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다. 마치 감정을 잃어버린 사람처럼, 빼쪽빼쪽 말라가는 식물의 줄기처럼 건조하고 무기력한 날들이 이어진다.

저자 역시 예전엔 어떤 존재의 장점에 빠져들고, 열정적으로 좋아할 수 있었던 사람이었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일상의 반복 속에서 그 감정들을 점점 잊고 살아왔다. 그러다 어느 순간 깨닫는다. “지금까지 내 삶을 이끌어온 건, 무언가를 열렬히 좋아하는 힘이었다.”

삶을 다시 반짝이게 하고 싶다면, 우리는 그 감정을 잊지 말아야 한다. 먼지 쌓인 채 방치되어 있던 취미를 다시 꺼내고, 그 위에 색을 입히듯 다시 마음을 되살려야 한다. 좋아하는 것을 기억하고, 다시 좋아하려는 노력에서 삶의 생기가 시작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단단하기만 한 삶으로는 충격을 버티기 어렵다.

저자는 “골프공처럼 단단하면 충격에 금이 가지만, 탱탱볼처럼 유연하면 다시 튀어 오를 수 있다.”고 말한다. 충격은 우리를 꺾는 것이 아니라, 되려 더 높이 오르게 하는 탄력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인생은 단단함보다 유연함으로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가 분명하게 전해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가장 강렬한 문장은 ‘다짐’에 관한 부분이다.

“넘어졌다고 멈추지 않겠다. 울더라도 일어나 걸으며 울겠다.”는 그 결의와 다짐이 강력하게 다가온다.

누군가가 나의 미래를 비웃더라도 나조차 알 수 없는 내 가능성을 누가 감히 쉽게 정의할 수 있나?.

그러니 우리는 의심 대신 다짐으로 무장해야 한다.

결국 찬란한 날이 왔을 때 우리를 비웃던 사람들은 눈이 부셔 똑바로 서 있지도 못할 것이다.

저자는 “당신만의 유일하게 허락된 중독을 찾아보라.”고 말한다.

그것은 단지 취미나 관심사가 아니라 나를 지탱해 주는 기둥이자 살아갈 이유를 말한다.

잊고 있던 좋아하는 것들을 꺼내 먼지를 털어내는 일, 그것은 결국 내가 나를 다시 살아 있게 만드는 일이다.

『무너지지 않으려 애쓰는 너에게』는 삶에 지쳐 주저앉은 사람들이나 무너지지 않으려 애쓰는 모두에게 다정하게 위로를 건네는 책이다. 울고 있는 사람에게 “다 울었으면 이제 같이 걸어가자”고 조용히 손을 내밀어 주는 책이다. 삶이 자꾸 나를 시험해 올 때 이 책은 곁에서 울어도 괜찮다고, 그럼에도 괜찮다고 말해준다. 그래서 이 책은 누군가에게, 그리고 지금의 나에게 단단한 위로가 된다.

'부크럼 출판사'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어릴 적, 친구들이나 친척 동생들과 놀다 보면 허구한 날 넘어지는 게 일상이었어요.
아스팔트 길바닥이든, 운동장이든, 계단이든 가리지 않고 넘어져 매일 무릎과 손바닥이 까지고 피가 맺히곤 했죠. 밀려오는 뜨겁고 쓰라린 고통. 처음엔 아파서 울기도 했고, 넘어지며 짚은 손바닥이 따끔거려 한동안 안 일어설 엄두조차 내지 못했어요. 하지만 나이가 들고 넘어지는 횟수가 줄어들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나도 모르게 금방 털고 일어나게 되더라고요.
아픈 것보다 창피한 게 우선인 나이가 되어 버린 거죠.

물론 상처 난 부위를 씻고 소독할 때면 여전히 쓰라림에 심장이 콩닥거리기도 하지만, 이제는 알아요.
이 고통이 나를 벼랑 끝으로 모든 것이 아니라 새살이 돋게 해 줄 거라는 걸요. 괜찮아질 거라는 걸요.

그래서 넘어졌다고 울고만 있을 순 없어요. 벌떡 일어나 바지며 손에 묻은 모래와 흙을 툭툭 털어내고 멋쩍게 웃어 보이는 거예요. 그럴 수도 있으니까. 그러니 더 달려야죠.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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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만날 때
엠마 칼라일 지음, 이현아 옮김 / 반출판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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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 카일라의 그림책 『나무를 만날 때』는 펼치기도 전에,

표지를 가득 채운 초록빛 나무 그림이 시선을 단숨에 끌어당긴다.

이 책의 첫인상은 단연 책의 크기에서 비롯되었다. 생각보다 훨씬 큰 판형의 책을 마주한 순간, 나도 모르게 ‘왜 이렇게 크게 만들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책장을 몇 장 넘기자 그 의문은 곧 납득으로 바뀌었다. 나무의 웅장함, 고요한 존재감, 그리고 우리가 미처 다 담지 못했던 숲속의 디테일을 표현하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한 그루의 나무를 눈앞에서 마주보는 것처럼, 이 책은 우리를 깊고 넓은 자연의 품으로 안내한다.

이 책의 저자인 엠마 카일라는 나무를 바라보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한다.

나무를 마치 사람처럼 의인화한 문장들이 눈에 띈다.

“나무도 생각을 할까? 무언가를 느낄까? 혹시 나랑 똑같은 생각을 하지는 않을까?”

이런 물음들은 나무를 감정과 의식을 지닌 존재로 바라보게 만든다.

우리는 종종 나무를 단지 풍경의 일부로만 인식한다.

하지만 작가는 그 풍경 속에서 나무 하나하나를 개별적인 존재로 포착해낸다.

그렇게 나무는 이 책 속에서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누군가의 오래된 친구이자 이야기의 주체로 살아 숨 쉬고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바로 나무의 ‘소통’에 대한 이야기다.

나무는 말을 하지 않지만, 그들만의 방식으로 정보를 주고받는다.

뿌리 주변에 자리한 균류망을 통해 영양분과 신호를 교환하는 모습은 마치 자연 속에서 작동하는 또 하나의 인터넷처럼 느껴진다. 작가는 이를 ‘우드 와이드 웹(Wood Wide Web)’이라고 소개한다.

이 표현을 듣는 순간, 나는 ‘월드 와이드 웹’을 떠올렸다.

인간이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나무들도 보이지 않는 네트워크로 서로를 감싸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질병에 대한 경고, 병든 나무를 위한 영양분 공유, 생존을 위한 협력—이 모든 자연의 소통은 우리보다 더 오래된, 더 지혜로운 연결의 방식일지도 모른다.

자연과 인간 세계는 이렇게도 닮아 있다.

이 책은 단지 자연을 바라보는 눈을 키워주는 데 그치지 않고, 바라보는 ‘자세’를 바꾸게 만든다.

저자는 책을 쓰기 전, 조용한 공간에서 글을 쓰고 싶어 했다.

자신이 살고 있는 바닷가보다 숲과 나무가 있는 조용한 장소를 선택했다.

그곳에서 처음엔 다 비슷하게 보였던 나무들이, 산책을 하면서 자세히 들여다보니 서로 다른 존재임을 알게 되었다.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점점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그때부터 그녀는 나무를 단순한 식물이 아닌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기 시작했다.

“나무는 얼마나 오래 이 자리에 있었을까?”

“이 나무는 몇 살일까?”

“가지 끝에서는 무엇을 보고 있을까?”

이러한 질문들에서 시작된 관찰은 사진과 그림, 기록으로 이어졌고,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이 그림책이다.

작가의 그림은 세밀하고 따뜻하다.

나무의 결, 가지의 모양, 잎의 떨림 하나하나가 담백하게 표현되어 있다.

각 페이지는 저자가 나무와 시간을 공유하며 쌓아 올린 내면의 기록처럼 느껴진다.

우리가 평소 무심코 스쳐 지나던 길목의 나무도, 이 책을 읽고 나면 다르게 보이기를 바란다.

어떤 나무는 오래전부터 이곳을 지켜봐 왔을 테고, 또 어떤 나무는 누군가의 추억 속에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나무뿐일까. 여름 끝자락, 꽃 위에 앉은 나비, 포장도로 틈새를 비집고 자라는 작은 풀도 그 자체로 신비로운 존재다.

우리는 종종 이런 자연의 조각들을 잊고 살아간다.

하지만 이 책은 말한다. ‘조금만 더 가까이, 조금만 더 천천히 다가가 보라’고.

『나무를 만날 때』는 어린이 그림책의 형식을 빌렸지만,

그 메시지는 나이와 상관없이 모두의 마음에 닿는다.

자연을 관찰하는 것, 그것을 통해 내 안의 감각을 되살리는 일은 어른들에게도 꼭 필요한 작업이다.

이 책은 다정한 속도로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느냐고.

책을 읽고 나서 한 그루 나무가 떠올랐다.

동네의 오래된 은행나무와 느티나무.

늘 그 자리에 있어 당연하게 여겼던 존재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된다.

우리가 자연을 다시 마주본다는 것은, 결국 우리 자신을 새롭게 만나는 일이기도 하다.

『나무를 만날 때』는 그런 만남의 첫걸음을 조용히 안내해주는 책이다.

나무가 되어 생각하고, 말하고, 느끼며 살아보는 하루.

그럴 때 세상은 조금 더 풍요로워지는 게 아닐까.

삶이 팍팍할 때, 이런 사소한 풍경 속에서 마음의 여유를 느껴보길 바란다.

그 아름다움에 대해서도.

'라엘 @lael_84' 님을 통해 '반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나무는 말을 할 수 있을까?
음, 그렇긴 한데, 분명한 건 단어로 말하는 건 아니라는 거야.
나무는 뿌리 주변에서 자라는 균류망을 통해서 영양분과 정보를 주고받거든.
이 신기한 소통 연결망을 ‘우드와이드웹(Wood Wide Web)이라고 부르는데, 수백 마일까지 뻗어나갈 수 있대.
나무는 무엇에 대해 이야기할까?
아마 나무들은 자신들을 해치는 질병이나 곤충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주고 받을 거야. 서로 영양분을 나눌 수도 있고, 건강한 나무들이 아파서 죽어가는 나무를 도와줄 수도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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