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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가드닝 - 나만의 길을 찾아 평생 아름답게 가꾸는 삶의 기술
정재경 지음 / 샘터사 / 2025년 6월
평점 :

“뭐 해서 먹고살지?”
이 질문은 인생의 어느 순간, 예고도 없이 찾아온다.
예측 불가능한 것이 인생이라지만, 현실의 벽 앞에서 이 질문을 반복하게 되는 날이 반드시 찾아온다.
그동안 열심히 달려왔다고 생각했음에도, 문득 방향을 잃은 듯한 막막함이 찾아온다.
『커리어 가드닝』은 바로 그런 질문 앞에 선 사람들, 삶과 일의 경계에서 불안을 느끼는 이들에게 필요한 책이다. 저자 정재경은 이 책에서 커리어를 ‘목표’가 아닌 ‘과정’으로 바라본다.
커리어는 쟁취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평생 가꾸고 돌봐야 할 정원이라고 이야기한다.
커리어는 쟁취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평생 가꾸고 돌봐야 하는 정원입니다. 정원은 저절로 아름다워지지 않습니다.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고, 잡초를 뽑아내며 끊임없이 손길을 더해야 합니다. 어떤 식물을 심을지 고민하고, 계절에 맞는 돌봄을 제공해야 합니다. 커리어도 마찬가지입니다.
- p12, 프롤로그 내용 중
이 문장은 이 책의 중심 개념이자, 우리가 커리어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를 알려주는 핵심 문장이다. 더 잘하는 사람과 경쟁하며 앞서 나가는 것이 아니라, 나답게 살아가기 위해 ‘내 삶의 계절’을 돌보는 일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커리어를 경쟁과 성취의 언어가 아닌, 돌봄과 성장의 언어로 다시 써내려간다.
유튜브·팟캐스트 『요즘 것들의 사생활』의 진행자 이혜민은 저자와의 대화에서 “커리어는 정원”이라는 비유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회상한다. 그는 이 책이 무언가를 성취하려 애쓰기보다는, 자신의 계절과 리듬에 맞춰 천천히 삶과 일을 돌보는 법을 알려주며 나이가 들어도 생기 있는 일과 삶을 살아가고 싶은 이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전한다고 말한다.
(주)만원회 대표 박제영 역시 이 책을 두고 “꾸준히 운동해라, 책을 읽어라”는 식의 직설적인 조언이 아니라, 저자의 실제 경험—도망치고 싶었던 순간, 몰입했던 밤들, 불공평했던 기억들—을 통해 독자가 스스로 깨닫게 해주는 책이라 평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집중해서 읽었던 부분은 3장,
특히 ‘좋아하지 않는 일을 좋아하려면’이라는 제목의 챕터였다.
저자는 “어떤 일이든 못하면 재미가 없습니다. 잘하게 되면 재미있습니다. 잘하려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한다.
흔한 말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나에겐 이 문장이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었다.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막연한 기대보다, 먼저 잘하게 되어야 비로소 좋아하게 된다는 사실을 다시 상기하게 된 것이다. 결국 좋아하는 일은 ‘찾는 것’이 아니라 ‘길러가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결국 반복, 훈련, 실수, 실패를 통해 잘하게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작가로서의 커리어를 이야기하는 대목도 현실적이다.
매일 새벽, 침대 위에서 노트북을 펼치고 졸린 머리로 글을 쓰는 루틴, 손글씨 일기를 세 장씩 써 내려가며 마음을 정리하는 시간, 그리고 글쓰기와 자기 성찰이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에 대한 저자의 고백은 지극히 구체적이면서도 치유적이다. 그는 글쓰기를 ‘일종의 명상’이라 정의하며 말한다.
“쓰는 동안 내면의 진정한 나를 발견할 수 있고, 풀리지 않던 마음 깊은 곳의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후 책은 다양한 인물들의 사례를 통해 커리어의 확장된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인물은 최재천 교수다.
교수라는 본업을 갖고 있으면서도 100권이 넘는 책을 저술하고,
‘통섭(consilience)’이라는 개념을 삶으로 증명해낸 그는 커리어의 진화란 무엇인가에 대해 명확한 답을 보여준다.
“가장 진화한 커리어란, 나이에 상관없이 일하며, 자신만의 성취를 넘어 타인과 함께 성장하고,
사회와 자연에 긍정적 변화를 남기는 삶의 여정이다.”
이 문장은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철학을 또렷하게 요약하고 있다. 저자는 특히 ‘보통 사람의 커리어’에 주목한다. 경쟁 중심의 커리어가 아닌, 공동체와 함께 회복하고 성장해 나가는 커리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빠르게 배우고 더 많이 성취하는 것을 강조했던 시대를 지나 이제는 느리게 숙성되고 천천히 깊어지는 삶의 방식이 더 중요해졌다는 이야기다.
“내면이 비어 있는 채로 성공적인 커리어를 가질 수는 없습니다.
인간관계, 건강, 재산, 여가, 창조성, 정신적 성장 등 다층적으로 단단한 내면을 만들어갈 때 내 삶을 힘 있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이 문장은 단순한 커리어 전략을 넘어서, 인생 전체를 바라보는 균형 잡힌 시선이다.
저자는 커리어를 ‘삶을 구성하는 도구’로 보며 내면의 충실함과 외부의 연결을 함께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커리어 가드닝』은 취업과 이직을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책이 아니다.
마흔을 넘긴 나이에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고 싶은 사람,
은퇴 후에도 자신만의 일을 꾸려가고 싶은 사람,
‘무언가 되기’보다 ‘나답게 살기’를 원했던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책이다.
이 책은 빠르게 무언가를 이루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자신의 속도에 맞춰 삶을 돌보는 용기를 심어준다.
성공보다 생명력으로 가득한 커리어를 만들고 싶은 사람에게,
『커리어 가드닝』은 성실하고 단단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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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출판사'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커리어는 쟁취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평생 가꾸고 돌봐야 하는 정원입니다. 정원은 저절로 아름다워지지 않습니다.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고, 잡초를 뽑아내며 끊임없이 손길을 더해야 합니다. 어떤 식물을 심을지 고민하고, 계절에 맞는 돌봄을 제공해야 합니다. 커리어도 마찬가지입니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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