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고 줄이고 바꿔라 - 문장을 다듬는 세 가지 글쓰기 원칙, 개정판
장순욱 지음 / 북로드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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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와 메신저, 블로그가 일상 소통의 중심이 된 지금, 글쓰기는 누구에게나 요구되는 능력이 되었다. 논술이나 자기소개서는 물론, 업무 보고서와 메일까지 글은 평가와 기회를 좌우한다. 하지만 정작 글을 잘 쓰려 하면 막막하다. 글을 자주 쓰면 는다고는 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고쳐야 할지 기준이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잘 쓴 글의 기준이 다르니 더 헷갈리기도 한다. 저자 장순욱도 같은 고민 끝에 깨달았다. 좋은 글이란 결국 군더더기를 걷어낸 간명한 문장의 집합이라는 점이다.

책은 글을 고치는 방법을 두 가지 비유로 설명한다. 하나는 성형수술이고, 다른 하나는 고춧가루 빼기다. 성형수술은 이상적인 모델을 기준으로 모든 것을 고치는 방식으로, 많은 글쓰기 책들이 이 길을 택했다. 하지만 초보자에게는 벽이 높다. 반대로 고춧가루 빼기는 글 속 작은 버릇, 즉 나쁜 습관을 찾아내어 빼내는 방식이다. 하얀 치아 사이에 낀 빨간 조각처럼 군더더기는 쓰는 사람 눈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독자에게는 금세 드러난다. 저자는 이런 나쁜 습관을 오랫동안 모아 36가지로 정리했고, 그것을 고치는 방법을 보여준다.

핵심 원칙은 단순하다. 지우고, 줄이고, 바꾸는 것이다. 반복된 표현을 지우고, 늘어진 구절을 줄이고, 어색하거나 모호한 표현을 바꾸는 단순한 작업만으로도 글은 크게 달라진다. 이 과정을 저자는 ‘지줄바’라 부른다.

예를 들어,

원문: 병 속에 예쁜 유리구슬 3,900개를 넣고 주말마다 유리구슬을 하나씩 꺼낸다면

고친 문장: 병 속에 예쁜 유리구슬 3,900개를 넣고 주말마다 하나씩 꺼낸다면

같은 단어가 두 번 쓰였지만, 뒤의 ‘유리구슬’을 지워도 의미는 변하지 않는다. 오히려 문장이 더 간결해진다.

또 다른 예시도 있다.

원문: 국산품과 수입품의 가격이 비슷하고 질적으로 차이가 없다면 수입품보다 가급적 국산품을 애용하도록 하자.

고친 문장: 가격이 비슷하고 질적으로 차이가 없다면 수입품보다 국산품을 애용하자.

앞부분의 중복된 단어들을 덜어내면 문장이 매끄럽다.

문장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원문: 그는 매우 빠른 속도로 달려갔다.

고친 문장: 그는 전력으로 달렸다.

원문: 소극적으로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은 결국 실패를 하게 되고 만다.

고친 문장: 소극적인 사람은 결국 실패한다.

불필요하게 늘어진 꼬리를 자르면 문장이 단단해지고 주장에 힘이 생긴다.

어색한 표현은 바꿔야 한다.

원문: 그 일이 처리되어졌다.

고친 문장: 그가 그 일을 처리했다.

원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고친 문장: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반복되는 단어를 다른 표현으로 교체하는 것도 바꾸기의 방법이다.

원문: 중소기업들은 경험 없는 직원에게 교육과 훈련을 제공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직원의 성장 가능성은 줄어들고, 따라서 직원들은 더 나은 가능성을 찾아 회사 밖으로 떠난다.

고친 문장: 중소기업들은 경험 없는 사원에게 교육과 훈련을 제공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들의 성장 가능성은 줄어든다. 따라서 직원들은 더 나은 가능성을 찾아 회사 밖으로 떠난다.

세 번 반복된 ‘직원’을 각각 ‘사원’, ‘그들의’, ‘직원’으로 조정하니 문장이 훨씬 자연스럽다.

이 책은 이런 반복과 군더더기를 포함해 36가지 습관을 구체적으로 짚어낸다.

“둘은 결국 웨딩마치를 울리면서 결혼했다”처럼 같은 의미를 두 번 쓰는 경우, “내 꿈은 훌륭한 기업을 만들어 주려고 한다”처럼 주어와 서술어가 맞지 않는 경우, “길이 막혀 내가 결혼식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끝나 있었다”처럼 주어와 술어의 호응이 어긋나는 경우가 그렇다. 원문과 고친 문장을 나란히 보여주기 때문에 독자는 차이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호흡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글을 읽다 숨이 막힌다면 그 문장에는 문제가 있다는 신호다.

기자들이 기사의 첫 문장 하나에 모든 것을 걸고 수십 번 고치는 이유도 여기 있다.

문장은 길이보다 호흡으로 읽히기에, 글을 쓸 때는 50~70자 단위로 끊어 쓰는 것이 좋다.

이 책은 그저 원칙 제시에 그치지 않고, 문제 있는 문장을 보여주고 그것을 지우고 줄이고 바꿔 고친 뒤 왜 그렇게 했는지까지 설명한다. 독자는 이를 자기 글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또한 원고지 200매 분량의 긴 글을 써보라고 권하는데, 장문을 완주해 본 경험이 있어야 짧은 글쓰기가 쉬워진다는 것이다.

남의 글을 읽을 때도 고춧가루를 찾아내는 눈을 키우라고 조언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태도다. 지우고 줄이는 일은 아끼던 표현을 버리는 일이다.

그러나 애착을 버려야 글이 산다. 저자는 완벽한 문장은 없다는 점도 분명히 말한다.

한 번 고쳤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지우고 줄이고 바꾸는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야구 선수가 나쁜 투구 습관을 고치기 위해 수없이 연습하듯 글쓰기 습관도 반복으로만 교정된다.

『지우고, 줄이고, 바꿔라』는 글을 잘 쓰는 비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글을 고치는 습관을 훈련하는 책이다. 36가지 나쁜 습관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그것을 어떻게 교정해야 하는지 실제 예시로 제시한다. 지우고, 줄이고, 바꾸는 단순한 원칙이지만 이를 반복해 습관화하면 글은 놀라울 만큼 달라진다.

완벽을 좇기보다 조금씩 나아지는 과정 자체가 글쓰기의 본질임을,

이 책은 누구나 납득할 수 있도록 증명한다.


‘책읽는쥬리 @happiness_jury’님을 통해

‘더난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글을 잘 쓰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성형수술과 고춧가루 빼기다.
성형수술은 예컨대 자기가 원하는 외모를 기준으로 모든 걸 개조하는 방식이다. 많은 종류의 글쓰기 책이 이와 유사했다. 실력이 출중한 저자들이 최고의 얼굴을 만드는 성형 기술을 알려줬다.
그대로 실천하면 누구나 완벽한 문필가가 돼 책도 낼 수 있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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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 하나, 내 멋대로 산다
우치다테 마키코 지음, 이지수 옮김 / 서교책방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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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위와 자존감으로 늙어간다는 것’

우치다테 마키코의 소설 『오시 하나, 내 멋대로 산다』는 78세 주인공 오시 하나의 시선을 따라가며,

노년의 삶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를 묻는 작품이다. 제목처럼 “내 멋대로” 살아간다는 선언은, 타인의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 선택한 방식으로 품위 있게 나이 들어간다는 의미다.

이야기는 하나가 길을 걷다 잡지사 〈월간 코스모스〉의 길거리 스냅 촬영 제안을 받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평소 자신이 구독하던 시니어 잡지의 팀장이 그녀의 스타일에 반해 사진을 찍고 싶다고 말하자, 속으로는 감격했지만 겉으로는 담담히 응한다. 사람들은 그녀를 실제보다 열 살은 젊게 보았다. 이 작은 사건은 하나가 살아온 방식을 잘 보여준다. 젊음은 다시 오지 않지만, 나를 가꾸는 태도는 나이와 상관없이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증명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하나는 스스로 말한다. 사람은 퇴화할수록 외모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고, 운동과 식사, 외모 가꾸기가 늙음을 늦추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또 “저는 나이를 잊고 살아요”라는 말을 가장 허망한 말로 여긴다. 나이는 스스로 잊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잊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멋을 부리는 차원이 아니라 자기방임을 경계하는 태도다. 그래서 “나이 들었으니까 신경을 써야지. 그저 편하려고 하는 게 가장 게으른 것이다”라는 말은 이 작품 전체의 핵심을 집약한다.

하지만 평온하던 일상은 남편 이와조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무너진다. 반려자의 부재 자체만으로도 큰 상실이지만, 더 큰 충격은 그가 남몰래 감춰온 진실들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찾아온다. 살아생전에는 언제나 믿음직하고 다정했던 남편이 사실은 다른 여자와도 인연을 맺었음을 알게 되고, 그녀는 배신감과 분노에 휩싸인다. 그뿐 아니라 남편이 끝까지 붙잡았던 삶의 의미가 오직 “종이접기와 일”이었다는 사실은, 아내로서 그와 함께 걸어온 지난 세월을 되돌아보게 한다. 그는 늘 하나를 “자랑거리”라 부르며 결혼한 것이 인생에서 가장 큰 행복이라 했지만, 죽음 이후 드러난 그림자는 결혼이라는 관계의 복잡함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러나 하나는 무너져 내리기보다 다시 다짐한다. 이 모든 혼란 속에서도 “내 멋대로, 나답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굳힌다. 그녀가 마음속에 품고 있던 말은 “의연하게 산다”였다. 시인 마사오카 시키가 병상에서 남긴 문장을 양식 삼아, 궁지에 몰렸을 때조차 삶을 어떻게 살아내야 하는지를 배우며 남편과 함께했던 다짐을 혼자서 이어간다.

소설 속 하나의 말들은 노년의 자기 관리와 품위 있는 태도의 본질을 드러낸다. “누구나 나이를 먹지만, 누구나 벌레가 되는 건 아니다. 자신을 가꾸지 않는 게으름뱅이만 벌레가 된다”라는 문장은 늙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되 자기 방임을 거부하는 태도를 보여준다. 또 “노인이 가장 피해야 할 것은 자연스러움이다”라는 대사는, 흔히 미덕처럼 여겨지는 ‘내추럴’이 오히려 추레한 노인을 만들 수 있음을 지적한다. 하나에게 품위란 나이에 맞게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자신을 지켜내는 적극적 태도다.

그녀는 여전히 일하고 싶어 한다. “평생 일할 수 있는 행복은 어마어마한 것이다”라는 말은 일과 자립이 곧 인간의 존엄임을 보여준다. 동시에 가족과의 대화에서도 갈등은 생긴다. 자녀는 엄마가 지나치게 젊음을 좇아 애처롭게 보일까 걱정하지만, 하나는 끝내 “추레하게 나이 먹지 않는 것이 내가 좋아하는 거니까”라고 말한다. 이는 겉멋을 위한 치장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이해된다.

남편의 죽음을 지나며 그녀는 죽음과 삶의 무게를 더 깊이 실감한다. “부부는 보통 인연이 아니다”라는 깨달음은, 부모나 자식보다 더 오래 곁에 있는 존재로서 배우자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동시에 하나는 고독을 정직하게 마주한다. 남편이 떠난 빈집에서 벌레조차 반가워하게 되는 순간, 삶의 덧없음을 절감하지만 그럼에도 다시 내 멋대로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다.

『오시 하나, 내 멋대로 산다』는 노년의 삶을 꾸며내지 않는다. 상실과 배신, 고독과 분노가 가감 없이 드러나지만,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이면서도 끝내 자신답게 살아가려는 태도가 노년의 품위를 완성한다. 이 작품은 청년에게는 언젠가 맞이할 노년에 대한 준비를 묻고, 중년에게는 지금부터라도 자기답게 살 용기가 있는지를 되묻게 한다. 그리고 자녀 세대에게는 부모를 단순히 보호해야 할 존재가 아니라 존엄한 개인으로 바라보아야 함을 일깨운다. 결국 이 책은 누구나 언젠가 죽음을 맞이한다는 사실을 일깨우며, 바로 그렇기 때문에 오늘을 더 주체적으로, 나답게, 그리고 품위와 자존감을 지키며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서교책방'에서 보내주신 도서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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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평범‘에 맞출 필요 없잖아. 우린 어차피 죽을 거니까 내가 입고 싶은 걸 입으면 그만이야."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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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려
김현태 지음, 최레오 그림 / dodo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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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태 작가와 최레오 그림 작가가 함께 만든 『매달려』는 아이들만을 위한 동화라기보다는,

아이와 어른 모두가 함께 읽으며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책이다.

제목인 매달려라는 말은 흔히 힘겹게 버티는 장면을 떠올리게 하지만,

이 책 속에서 매달림은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단순히 버티는 것이 아니라

하루를 살아가며 나만의 이유를 찾고 의미를 발견하는 과정으로 그려진다.

주인공 하우는 매일 철봉에 매달리는 습관이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철봉에 매달려 있는 하우가 궁금했던 새가 다가와 묻는다.

“매일 철봉에 매달려 있는 이유가 뭐야?”

예상치 못한 질문 앞에서 하우는 대답하지 못한다.

그 순간부터 그는 스스로 이유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한다.

가족과 여행을 떠난 길 위에서 하우는 여러 존재들을 만나 묻는다.

버스 안 손잡이에게, 나무 밑에 매달린 거미에게, 익어가는 홍시에게, 처마 밑의 풍경에게, 밤하늘의 별에게. 그들은 저마다 다른 이유로 매달려 있었다.

누군가는 안전하기 위해, 누군가는 삶을 이어가기 위해, 또 누군가는 그저 제자리를 지키기 위해.

각자의 이유가 있었고, 그 모습은 하우에게 작은 깨달음을 준다.

집으로 돌아온 하우는 다시 철봉에 매달린다. 그때 문뜩 이런 질문이 든다.

“내가 철봉에 매달려 있는 이유는 뭘까?” 생각 끝에 그는 자기만의 이유를 깨닫고 콧노래를 부르며 집으로 향한다. 멀어져 가는 하우의 모습을 바라보며 철봉은 조용히 속삭인다.

“그래, 하우야. 누구에게나 이유가 있단다. 살아가는 이유 말이야.”

이 장면은 책의 흐름을 잔잔하게 마무리하면서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김현태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이렇게 전한다. “우리는 모두 무언가가 되고 싶고 이루고 싶은 마음을 품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멀리 있는 꿈만 바라보다 보면, 눈앞에 있는 소중한 하루를 놓치기 쉬워요. 그래서 더더욱, 오늘 하루를 기쁘고 의미 있게 보내려는 마음이 중요하답니다.” 이 문장은 책이 전하려는 메시지를 잘 보여준다. 결국 중요한 것은 특별한 순간이 아니라, 가족과 밥을 먹고, 책 한 장을 읽고, 친구에게 인사하는 평범한 일상이 모여 삶의 의미가 된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와닿은 것은 하우가 던진 질문이 곧 우리의 질문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나는 무엇에 매달려 있는가? 왜 그렇게 하고 있는가?” 아이들에게는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 되고, 어른들에게는 바쁘게 사는 동안 놓쳤던 삶의 이유를 다시 떠올리게 한다.

특히 철봉이 마지막에 전하는 말은 단순하지만 오래 남는다.

누구에게나 각자의 이유가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살아가는 힘이라는 것을 말해 주기 때문이다.

『매달려』는 가볍게 읽히지만 여운이 오래 남는 동화다.

아이에게는 오늘 하루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어른에게는 잊고 있던 삶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으며 서로의 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도도 그림책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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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하우에게 물었어요.
"매일 철봉에 매달려 있는 이유가 뭐야?"

하우는 슴벅슴벅 눈을 끔뻑거리며 생각했어요.
‘이유…? 그러게 나는 왜 매달려 있는거지?’
하우의 머릿속이 물음표로 가득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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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워요, 대왕판다 씨. 인터뷰를 시작할게요
앤디 시드 지음, 닉 이스트 그림, 김배경 옮김 / 인북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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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시드 글, 닉 이스트 그림의 『반가워요, 대왕판다 씨, 인터뷰를 시작할게요!』는 어린이 독자에게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전하는 독특한 환경 동화다. 이 책은 ‘동물 언어 통역기’를 통해 멸종 위기 동물들과 직접 대화를 나눈다는 기발한 설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독자는 마치 자신이 기자가 된 듯한 기분으로 책장을 넘기며 귀여운 판다, 위엄 있는 코끼리, 희귀한 앵무새 같은 다양한 동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다.

책 속 인터뷰어는 동물들과의 만남을 준비하며 신기한 통역기를 자랑하지만, 정작 인터뷰가 쉽지 않다. 동물들이 인간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서식지를 빼앗기고, 사냥당하고, 동물원에 갇히는 현실 때문에 동물들은 화가 잔뜩 나 있다. 그래서 인터뷰어는 내내 “미안하다”라는 말을 반복해야 했고, 스스로를 ‘사과 대장’이라고 부를 정도였다. 아이들은 이 장면을 웃으며 읽을 수 있지만, 그 웃음 뒤에는 인간이 동물을 대하는 방식에 대한 반성이 담겨 있다.

대왕판다와의 인터뷰는 유쾌하면서도 의미심장하다. 대나무를 아작아작 씹으며 “삶이 아작나는 거죠”라고 말하는 재치를 엿볼 수 있고, 하루의 대부분을 먹고 자는 생활, 그리고 하루에 40번이나 화장실에 간다는 엉뚱한 고백은 아이들을 즐겁게 만든다. 하지만 판다는 단호하게 동물원은 감옥과 다름없다라고 말하며, 인간이 동물에게 주는 친절이 때로는 속박일 수 있음을 일깨운다.

수마트라코끼리의 인터뷰는 조금 무겁다. 상아를 탐내는 인간들의 욕심으로 수많은 코끼리가 목숨을 잃었고, 작물을 해치지 못하게 독을 뿌리기도 한다는 현실은 충격적이다. 그러나 동시에 수천 년 동안 이어온 코끼리 이동 경로를 따라 다른 무리를 만나고 짝을 찾으며 살아가는 이야기는 경이롭다. 이는 단순한 생존을 넘어 자연의 질서와 전통이 깃든 삶을 보여준다.

뉴질랜드의 카카포는 귀엽고 희귀한 존재다. 무거운 몸 때문에 날지 못하지만, 튼튼한 발톱으로 나무를 오르는 재주를 자랑한다. 초록빛과 노란빛이 어우러진 털, 올빼미를 닮은 얼굴, 채식주의 식성은 아이들에게 신기함과 호기심을 안겨준다. 하지만 동시에 개발과 환경 파괴로 인해 서식지가 사라진 슬픈 현실을 전한다.

이외에도도 쿠바악어, 검은코뿔소, 푸른바다거북, 사막독사, 날여우박쥐, 님바두꺼비, 타이거카멜레온의 인터뷰 등 멸종 위기의 동물들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어 흥미를 더한다.

앤디 시드는 유머러스한 문체로 이야기를 전개하면서도 그 안에 중요한 메시지를 담는다.

판다의 말장난이나 인터뷰어의 엉뚱한 모습은 독자에게 친근함을 주지만, 그 속에는 “우리가 이 동물들에게 무슨 짓을 했는가”라는 질문이 숨어 있다. 책의 마지막에는 멸종 위기 동물을 돕는 방법이 구체적으로 제시된다. 야생동물 관찰하기, 환경단체 가입하기, 기부하기, 해변 청소하기, 의견 전달하기, 물자 아껴 쓰기, 플라스틱 줄이기 같은 작은 실천이 소개된다.

이 덕분에 아이들은 책을 덮는 순간에도 실제로 행동할 수 있는 방법을 떠올리게 된다.

마지막에 실린 <도전! 자연 탐구 영역> 퀴즈는 학습적인 재미를 더한다.

검은코뿔소가 먹는 음식이 무엇인지 묻는 문제처럼, 책 속에서 배운 내용을 자연스럽게 정리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는 단순히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배운 것을 확인하고 기억하게 해 준다.

닉 이스트의 그림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나무를 씹는 판다, 숲속을 이동하는 코끼리, 초롱초롱한 눈으로 독자를 바라보는 카카포 등 글만으로 전하기 어려운 동물들의 매력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유머러스한 표정과 생생한 장면은 아이들의 몰입을 더욱 높인다.

『반가워요, 대왕판다 씨, 인터뷰를 시작할게요!』는 아이들에게 재미있고 친근하게 다가오면서도, 지구 환경과 멸종 위기 동물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책이다. 읽고 나면 귀여운 판다와 장엄한 코끼리, 희귀한 카카포뿐 아니라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작은 곤충이나 새들까지 소중한 생명으로 느껴진다. 이 책은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울림을 주며, 멸종 위기 동물을 지키는 일은 거창한 기술이 아니라 우리 일상 속 작은 선택에서 시작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인북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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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해안에서 조금 떨어진 섬인데요.
노란색과 초록색 털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커다란 동물이 초롱초롱한 눈으로 저를 바라보고 있답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희귀하고 특이한 새 중 하나죠.
이번 인터뷰는 정말 어렵게 성사된 것이라 몹시 흥분되네요!
Q. 카카포 씨는 몸집이 큰 앵무새 같아요. 아님, 초록 올빼미인가요?
A. 하하. 나 앵무새 맞아요. 날지는 못해도. 그런데 올빼미를 닮았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Q. 왜 못 날아요?
A. 몸이 무거워서요. 보다시피 날개는 아주 작은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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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벵골호랑이 씨. 인터뷰를 시작하겠습니다
앤디 시드 지음, 닉 이스트 그림, 김배경 옮김 / 인북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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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시드 글, 닉 이스트 그림의 『안녕하세요, 벵골호랑이 씨, 인터뷰를 시작하겠습니다』는 단순한 동화책이 아니라, 동물을 색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해주는 유쾌하고도 흥미로운 인터뷰집이다. 책장을 펼치면 독자는 어느새 동물 전문 기자가 되어, 야생의 맹수들과 마주 앉아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듣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저자는 ‘동물 언어 통역기’라는 기발한 발명품을 등장시켜 동물들의 울음소리를 인간의 언어로 바꾸었다는 설정을 마련했는데, 덕분에 독자는 마치 실제로 호랑이나 늑대와 마주한 듯 생생한 인터뷰를 읽을 수 있다. “호랑이한테 ‘최고의 하루‘는 어떤 날일까요?’, ‘늑대로 살면서 불편한 점이 있다면요?’, 사자에게 ‘<라이언 킹> 보셨어요?”와 같은 엉뚱하면서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질문들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첫 번째 인터뷰의 주인공은 벵골호랑이다. 좋아하는 먹이를 묻자 호랑이는 사슴 고기도 좋지만 육즙이 풍부한 멧돼지를 가장 좋아한다고 말한다. 새끼들에게는 어린 버팔로 고기가 알맞다고 덧붙인다. 호랑이를 성가시게 하는 존재로는 원숭이를 꼽는데, 나무 위에서 요란한 소리를 질러 사냥감을 도망가게 만들기 때문이다. 호랑이는 원숭이 고기도 즐겨 먹는다며 은근한 불만을 토로한다. 또한 자신에게 위협이 되는 존재로 표범, 늑대, 들개, 자칼, 악어, 독수리, 심지어 벌레까지 거론하면서 야생에서의 치열한 생존 현실을 전한다.

이어서 늑대와의 인터뷰는 재치 있는 문답으로 가득하다. 흔히 떠올리는 질문, “보름달이 뜨면 왜 울부짖나요?”라는 물음에 늑대는 “달이 뜨면 당신도 울부짖나요?”라고 되묻는다. 짧고 시크한 답변 속에서도 늑대의 본성이 묻어난다. 하울링은 무리와 소통할 때나 다른 늑대를 위협할 때 필요한 행동이라고 설명하면서, 단순히 고기만 먹는 동물이라는 오해도 바로잡는다. 늑대 특유의 무심한 태도와 솔직함은 독자에게 웃음을 주고, 동시에 정확한 지식을 전달한다.

큰개미핥기의 인터뷰는 엉뚱한 매력으로 가득하다. “개미 말고 다른 것도 먹나요?”라는 질문에 “흰개미도 먹는다”며, 크림처럼 부드러운 맛이라고 묘사한다. 흰개미 둔덕을 파헤치는 방식—앞발로 구멍을 뚫고 기다란 주둥이를 집어넣어 핥아먹는 모습—은 유머와 사실성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 외에도 재규어, 북극곰, 사자, 왕아르마딜로, 눈표범, 세발가락나무늘보 등 열 마리의 동물이 등장한다. 각 동물들은 인터뷰 방식 속에서 저마다 개성이 살아난다. 사자는 당당하고 위풍당당한 답변을 내놓고, 나무늘보는 느릿하면서도 묘하게 철학적인 태도를 보인다. 이런 의인화된 인터뷰는 단순한 백과사전식 설명과 달리 독자에게 실제로 그 동물들의 성격을 짐작하게 하며 더 큰 재미를 준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단순한 흥미를 넘어 중요한 메시지가 전해진다. 등장하는 동물들 중 상당수가 멸종 위기라는 사실을 알려주며, 우리가 지구 환경을 지키지 않으면 이 동물들이 도도새처럼 영영 사라질 수 있음을 경고한다. 저자는 독자들이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제시한다. 자연으로 나가 활동하기, 지역 환경 단체에 참여하기, 마당이나 주말농장에서 꽃을 심거나 퇴비를 만들고 채소를 기르는 것, 환경 단체에 기부하거나 캠페인을 벌이는 것, 전기 절약이나 분리배출 같은 생활 속 작은 습관을 실천하는 것 등이다. 또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국회의원에게 편지를 보내 관심을 촉구하며, 더 많은 자료를 찾아 배우는 것까지 포함된다. 단순히 “환경을 지켜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어린이들도 직접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차근차근 알려주는 점이 교육적으로 의미 깊다.

마지막 장에는 ‘<도전! 자연 탐구 영역 평가>’라는 퀴즈가 수록되어 있다. 시험처럼 어렵거나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라, 앞서 읽은 내용을 재미있게 복습할 수 있는 가벼운 문제들이다. 독자는 자연스럽게 책의 내용을 다시 떠올리며 자신이 얻은 지식을 확인하게 되고 동시에 놀이처럼 즐길 수 있다.

『안녕하세요, 벵골호랑이 씨, 인터뷰를 시작하겠습니다』는 기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어린이들에게 동물의 세계를 흥미롭게 소개하면서도, 환경 보전에 대한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하는 책이다. 호랑이의 호탕한 대답, 늑대의 시크한 답변, 큰개미핥기의 엉뚱한 맛 표현은 아이들이 크게 웃으며 몰입하게 만들고, 동시에 야생 세계의 다양성과 위기를 함께 생각하게 한다. 이 책은 동물을 좋아하는 어린이뿐 아니라, 환경 문제를 교육하고 싶은 부모와 교사에게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읽고 난 뒤 독자의 마음에는 “내가 지구와 동물을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이 남는다. 웃음과 배움, 그리고 실천의 동기를 동시에 선물하는 이 책은, 단순한 그림책을 넘어선 탁월한 어린이 교양서라 할 수 있다.

'인북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Q. 제일 좋아하는 먹이가 뭐예요?
A. 반가운 질문이네요. 사슴 고기도 맛있지만, 통통하게 살이 올라 육즙이 뚝뚝 떨어지는 멧돼지 고기를 정말 좋아해요. 어린 버팔로는 새끼들한테 먹이기에 좋고요.

Q. 호랑이를 성가시게 하는 게 있나요?
A. 그럼요. 원숭이요. 이 녀석들은 정말 참을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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