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매달려
김현태 지음, 최레오 그림 / dodo / 2025년 7월
평점 :

김현태 작가와 최레오 그림 작가가 함께 만든 『매달려』는 아이들만을 위한 동화라기보다는,
아이와 어른 모두가 함께 읽으며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책이다.
제목인 매달려라는 말은 흔히 힘겹게 버티는 장면을 떠올리게 하지만,
이 책 속에서 매달림은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단순히 버티는 것이 아니라
하루를 살아가며 나만의 이유를 찾고 의미를 발견하는 과정으로 그려진다.
주인공 하우는 매일 철봉에 매달리는 습관이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철봉에 매달려 있는 하우가 궁금했던 새가 다가와 묻는다.
“매일 철봉에 매달려 있는 이유가 뭐야?”
예상치 못한 질문 앞에서 하우는 대답하지 못한다.
그 순간부터 그는 스스로 이유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한다.
가족과 여행을 떠난 길 위에서 하우는 여러 존재들을 만나 묻는다.
버스 안 손잡이에게, 나무 밑에 매달린 거미에게, 익어가는 홍시에게, 처마 밑의 풍경에게, 밤하늘의 별에게. 그들은 저마다 다른 이유로 매달려 있었다.
누군가는 안전하기 위해, 누군가는 삶을 이어가기 위해, 또 누군가는 그저 제자리를 지키기 위해.
각자의 이유가 있었고, 그 모습은 하우에게 작은 깨달음을 준다.
집으로 돌아온 하우는 다시 철봉에 매달린다. 그때 문뜩 이런 질문이 든다.
“내가 철봉에 매달려 있는 이유는 뭘까?” 생각 끝에 그는 자기만의 이유를 깨닫고 콧노래를 부르며 집으로 향한다. 멀어져 가는 하우의 모습을 바라보며 철봉은 조용히 속삭인다.
“그래, 하우야. 누구에게나 이유가 있단다. 살아가는 이유 말이야.”
이 장면은 책의 흐름을 잔잔하게 마무리하면서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김현태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이렇게 전한다. “우리는 모두 무언가가 되고 싶고 이루고 싶은 마음을 품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멀리 있는 꿈만 바라보다 보면, 눈앞에 있는 소중한 하루를 놓치기 쉬워요. 그래서 더더욱, 오늘 하루를 기쁘고 의미 있게 보내려는 마음이 중요하답니다.” 이 문장은 책이 전하려는 메시지를 잘 보여준다. 결국 중요한 것은 특별한 순간이 아니라, 가족과 밥을 먹고, 책 한 장을 읽고, 친구에게 인사하는 평범한 일상이 모여 삶의 의미가 된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와닿은 것은 하우가 던진 질문이 곧 우리의 질문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나는 무엇에 매달려 있는가? 왜 그렇게 하고 있는가?” 아이들에게는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 되고, 어른들에게는 바쁘게 사는 동안 놓쳤던 삶의 이유를 다시 떠올리게 한다.
특히 철봉이 마지막에 전하는 말은 단순하지만 오래 남는다.
누구에게나 각자의 이유가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살아가는 힘이라는 것을 말해 주기 때문이다.
『매달려』는 가볍게 읽히지만 여운이 오래 남는 동화다.
아이에게는 오늘 하루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어른에게는 잊고 있던 삶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으며 서로의 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ㅡ
'도도 그림책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새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하우에게 물었어요. "매일 철봉에 매달려 있는 이유가 뭐야?"
하우는 슴벅슴벅 눈을 끔뻑거리며 생각했어요. ‘이유…? 그러게 나는 왜 매달려 있는거지?’ 하우의 머릿속이 물음표로 가득해졌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