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뇌 활용법 - 임상 신경과학으로 밝혀낸 뇌 기능 향상의 비밀 코드
요시 할라미시 지음, 박초월 옮김 / 심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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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제목을 본 사람들은 아마 나와 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일반 사람의 뇌는 10%만 쓴다고 들었는데, 100%라니 사실일까?”라는 의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10%라는 숫자는 흔한 속설일 뿐이고 사실이 아니다.

fMRI·임상 연구에 따르면 휴식 중에도 넓은 뇌 네트워크가 계속 활성되고 작은 손상도 즉시 기능 저하를 낳기 때문에, 우리는 한순간에 전부를 동시에 쓰지는 않지만 하루 동안 영역을 바꿔 가며 사실상 뇌 전체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메이요클리닉 신경과 전문의 John Henley도 “증거를 보면 하루를 통틀어 우리는 뇌의 100%를 쓴다”고 말한다. MIT 맥거번 연구소도 “‘10%만 쓴다’는 주장은 100% 잘못이며, 실제로 우리는 매일 뇌 전체를 사용한다”고 말한다. 결국 제목의 ‘100%’는 안 쓰던 퍼센트를 끌어올리자는 말이 아니라, 뇌의 원리(브레인 코드)를 이해해 일상에서 뇌를 더 똑똑하게 쓰자는 제안이다.

나는 바로 이 지점이 궁금해서 책을 펼쳤다.

‘정말로 100%를 쓴다면, 무엇을 바꾸어야 더 잘 활용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의사이자 임상 신경과학자인 요시 할라미시가 뇌의 생존 알고리즘(브레인 코드)을 바탕으로 기억·감정·집중·감각·운동·수면·식습관·사랑까지 15개의 주제로 정리한 실전 안내서다.

뇌를 100% 쓴다는 건 동기부여 문구에 가깝다. 대신 이 책은 더 현실적이고 실행 가능한 길을 제시한다.

저자는 뇌가 따르는 기본 규칙, 이른바 ‘브레인 코드(생존 알고리즘: 살아남기 위해 뇌가 기본으로 따르는 규칙)’를 풀어 설명하고, 그 원리를 일상에 적용하는 법을 차근차근 보여준다.

읽다 보면 ‘의지로 나를 밀어붙이는 방식’에서 ‘뇌의 언어로 나를 설계하는 방식’으로 시선이 자연스럽게 이동한다. 전문 용어가 나와도 곧바로 생활 예시가 뒤따르고, 15개의 주제를 관심사부터 골라 읽어도 흐름이 깨지지 않는다.

이 책의 출발점은 단순하다. 뇌의 최우선 목표는 생존이다.

그래서 뇌는 과거의 정확한 기록보다 다가올 일을 예측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쓴다.

이 관점으로 보면 가끔 겪는 거짓 기억(실제로 없었던 일을 있었다고 착각하는 현상)도 이상하지 않다.

뇌는 ‘정확한 기록 장치’라기보다 ‘살아남기 좋은 이야기’를 만드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망각은 결함이 아니라 전략으로 설명된다.

너무 많은 것을 붙들면 현재 판단이 느려지고 에너지가 고갈된다.

핵심은 ‘무조건 기억’이 아니라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버릴지의 균형이다.

기억 향상 파트는 실전적이다. 저자는 기억을 의식 기억(우리가 자각하며 저장하는 기억)과 무의식 기억, 곧 직관(깊은 곳에 쌓여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판단)으로 나누고 각기 다른 훈련법을 제시한다. 의식 기억을 오래 가게 하려면 집중–감정 연결–다감각 활용–기존 지식과의 연결이 필수다. 새 정보를 읽을 때 감정 점화(흥미·보상·의미 부여)를 하고, 다감각 입력(눈으로 보고·입으로 읽고·손으로 쓰는 방식)을 동시에 쓰면 훨씬 잘 남는다. 직관은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규칙 파악 + 반복 실전으로 다듬어진다. 작은 성공과 피드백이 쌓일수록 신경망은 더 빠르고 정확하게 반응한다.

감정 조절은 이 책의 실용성이 가장 또렷한 장이다. 저자는 편도체(위험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감정 경보 센서)를 “중립” 상태로 훈련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자극과 반응 사이에 틈(반 박자 쉬기)을 만드는 호흡법, 몸 감각으로 주의를 돌리는 기법, 트리거(유발 요인: 감정을 과도하게 흔드는 상황·말·장소 같은 방아쇠)를 미리 파악해 동선을 바꾸는 방식 등이 그것이다. 포인트는 억지로 참는 것이 아니라 회로를 재배선(반응 경로 자체를 바꾸기)한다는 태도다.

감각 파트는 우리가 흔히 잊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다섯 감각(시·청·후·미·촉)만이 아니라 여덟 감각—

여기에 균형감각(넘어지지 않게 몸을 잡는 감각),

고유수용감각(근육·관절의 위치와 움직임을 느끼는 감각),

내장감각(배고픔·속 더부룩함 등 몸 안의 신호를 느끼는 감각)—이 한 신경망 안에서 협업한다.

그래서 손으로 만들고, 몸을 움직이고, 균형을 잡는 활동이 뇌 전체를 넓게 깨운다.

운동 챕터는 평소 루틴을 바꾸게 만들어 줄 수 있는 파트였다.

유산소·근력 운동이 몸에는 분명 좋지만, 뇌 소프트웨어 관점에서는 예측 가능성이 너무 높아 자극이 제한될 수 있다. 반면 균형·협응·소근육을 쓰는 활동—예컨대 한 발 스탠스, 공을 주고받는 리듬 연습, 라켓 스포츠, 악기 연주—은 변화가 잦아 뇌의 예측 회로를 더 넓게 자극한다.

수면과 식습관도 뇌와 직결된다. 야식이 당기는 밤에는 종종 보상 회로(수고했으니 달달한 걸로 보상받고 싶다는 자동 신호)가 켜지는 시간대다.

나는 여기서 내 트리거(유발 요인)를 바꾸기로 해본다. 단 것을 집에 두지 않고(잘 될진 모르겠지만 노력은 해보는 걸로), 대체 행동(미지근한 물·가벼운 스트레칭·짧은 산책)을 하여 야식의 욕구를 줄여보는 것이다.

의외로 흥미로웠던 건 사랑 장이었다. 낭만적 사랑은 피질하부(본능·애착) + 피질(의미·가치 판단)의 합작품이고, 자기사랑(자존감)도 둘로 나뉜다. 선천적 자기사랑(피질하부)은 자기 보존과 안전감에 가깝고, 학습된 자존감(피질)은 삶의 의미와 연결된다. 그래서 ‘나를 사랑한다’는 건 단순한 자기만족이 아니라 내 삶에 의미를 부여(왜 이 일을 하는가를 분명히 하는 것)하는 작업과 맞닿아 있다. 이 대목은 자기계발 문장을 뇌의 언어로 번역해 주는 느낌이라 설득력이 있었다.

책을 읽고 나서 드는 생각은 과학과 실용의 균형이 좋고, 불안·감정 조절 팁이 실제로 써먹을 만하며, 운동을 균형·협응 중심으로 바꾸는 계기를 줄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을 했다. 특히, 망각을 실패가 아니라 전략으로 이해하는 부분에서는 마음이 가벼워지기도 했다. 각 원리를 알게 되니 각자 응용이 쉬워 좋기도 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증발되는 기억을 붙들기 위해 아둥바둥 했다. 자주 실패하고 좌절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감정·감각·의미 연결>을 설계하고 실행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새로 배우는 내용에 작은 보상(끝나면 좋아하는 차 마시기)을 걸고,

다감각 입력(소리 내어 읽고 강조 표시, 손으로 요점 쓰기)을 기본값으로 실천한 뒤,

마지막에 연결 질문(“이건 기존 A·B와 어떻게 이어지지?”)을 적는 식으로 반복하다 보면 훨씬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게 된다.

역시나 평소에 자주 실패하는 운동은 주 2-3회 러닝과 사이사이에 <균형·협응 연습>을 끼워 넣어 보기로 한다.

야식과 당 섭취는 트리거(유발 요인)를 바꾸는 방식으로 접근해보도록 하자.

이런 행동이 꾸준히 지속된다면, 기억의 유지 시간이 길어지고, 감정 파도가 잦아들고, 작업 몰입이 빨라질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이것은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잘 해봐야지 하는 단순한 결심이 아니라 회로 설계의 차이였다.

물론, 제목의 “100%”를 과학적 수치로 받아들이면 실망할 수 있다.

이 책은 단번에 해결해 주는 비법서가 아니라, 원리 중심의 실용 가이드다.

대신 그 원리가 튼튼해 학생·직장인·창작자 누구든 자신에게 맞게 커스터마이징 하기 좋다.

한마디로 의지(힘)에서 설계(원리)로 시선을 돌리면 작은 변화가 오래 간다.

뇌의 언어로 나를 설계할 때, 변화는 의지 싸움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로 바뀐다.

그 전환을 돕는 길잡이로서 이 책은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다.


'심심(푸른숲)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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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기보다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방식으로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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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담 관용어 고사성어 천재라면 - 세기의 어휘력 대결! 라면 팀 VS 편의점 팀 천재라면
서재인.박정란 지음, 김기수 그림 / 슈크림북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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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단순히 뜻을 전달하는 도구가 아니라, 오랜 시간 사람들의 지혜와 경험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진 삶의 기록에 가깝다. 『속담 관용어 고사성어 천재라면』은 그런 언어의 깊이를 어린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책은 라면 캐릭터들이 등장해 펼치는 흥미로운 대결 스토리를 바탕으로 진행된다.

전작 『맞춤법 천재라면』에서 이어진 줄거리 속에서 ‘함께라면 팀’과 ‘편의점 팀’은 ‘나라면 더 먹으리’ 마을에서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맞붙는다. 아이들은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속담, 관용어, 고사성어, 그리고 서양 고사 어휘까지 함께 익히게 된다.

프롤로그에서는 속담·관용어·고사성어가 무엇인지 차근차근 풀어낸다.

속담은 짧지만 오랜 세월 전해 내려온 교훈이고, 관용어는 단어 하나하나의 뜻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특수한 표현이며, 고사성어는 옛이야기에서 비롯된 한자 표현이다.

서로 다른 특징을 지녔지만 모두 사람들의 삶을 담고 있고, 그래서 오늘날에도 대화 속에서 자주 쓰인다. 표면적인 뜻만 아는 것으로는 진짜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 표현들을 배우는 일은 곧 언어를 넘어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는 길이 된다.

이 책의 특별한 점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서양 고사 어휘까지 함께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유레카’, ‘판도라의 상자’, ‘트로이 목마’처럼 우리가 익숙하게 쓰지만 기원을 잘 모르는 표현들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이를테면 ‘백기를 들다’라는 표현은 단순히 항복을 뜻하는 말이 아니라, 흰 천이 가장 눈에 잘 띄고 쉽게 구할 수 있었기 때문에 전쟁에서 항복의 표시로 쓰였다는 역사적 맥락까지 알려준다.

또 1907년 헤이그 회의에서 ‘백기’가 공식적으로 항복의 신호로 정해졌다는 사실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깨달음을 준다. 단어 하나에도 이렇게 깊은 이야기가 숨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어휘는 단순한 공부거리가 아니라 지식이 되고 교양이 된다.

책은 네 부분으로 구성된다. 1장 ‘콸콸 관용어 채우기’는 “비행기 태우다”와 같은 친근한 관용어로 시작한다. 2장 ‘팔팔 속담 끓이기’는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 같은 속담을 소개하며 작은 실천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3장 ‘솔솔 고사성어 뿌리기’에서는 교과 과정에서도 자주 만나는 ‘형설지공’, ‘역지사지’ 같은 고사성어를 다룬다. 마지막 4장 ‘톡톡 서양 고사 어휘 더하기’는 ‘멘토’, ‘아킬레스건’, ‘트로이 목마’처럼 세계사와 신화를 아우르는 표현으로 확장된다. 이야기는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라는 문장으로 끝을 맺는데, 큰일에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책 전체를 관통한다.

아이들이 지루해하지 않고 끝까지 몰입할 수 있는 것은 이 책이 다양한 학습 장치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순한맛 필기 노트’는 아이 눈높이에 맞춘 간단한 정리이고, ‘매운맛 강의 노트’는 조금 더 깊이 있는 배경지식을 알려준다. 또 ‘한 젓가락 더!’ 코너는 퀴즈 형식으로 복습을 도와주며 별책 워크북은 필요할 때마다 다시 찾아볼 수 있는 사전처럼 활용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어휘력이 풍부해지고, 아이와 함께 배우면 오래 기억에 남는다는 장점이 있다. 교과서 속 표현을 미리 접하면서 자신감을 얻을 수도 있으며, 하루에 한두 장씩 꾸준히 읽으면 부담 없이 즐겁게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기에 좋다.

『속담 관용어 고사성어 천재라면』은 언어가 태어난 맥락을 이해하고, 그 속에 담긴 문화와 가치를 깨닫도록 이끌어 준다. “비행기 태우다”로 가볍게 시작해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로 마무리되는 여정은, 아이들에게 언어 학습이 하루아침에 완성되는 일이 아님을 일깨운다. 그러나 그 과정을 차근차근 밟아갈 때, 표현은 더욱 풍성해지고 소통은 깊어지며 세계를 바라보는 눈도 한층 넓어진다.

이 책은 그 길을 재미있고 든든하게 동행해 주는 좋은 벗이 되어 줄 것이다.


<단단한 맘과 포포리의 서평모집>을 통해

'슈크림북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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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아
슬그림(김예슬) 지음 / 부크럼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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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그림의 그림책 『어쩐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아』를 읽으면 괜히 미소가 지어진다.

제목부터 마음을 간질이듯 다가왔고 책장을 펼칠수록 그 말이 정말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이 책은 우리가 매일 스쳐 지나가는 평범한 풍경 속에서, 조금만 눈을 돌리면 발견할 수 있는 따뜻한 순간들을 그림과 글로 담아냈다.

그림체는 밝고 귀엽다. 작고 디테일한 요소들—항상 그림마다 등장하는 고양이와 책장 사이에 떠다니는 달과 물고기—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발견의 기쁨을 준다.

특히 ‘그림 속 고양이 찾기 놀이’는 그림을 몰입하게 만드는 장치로,

고양이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재미를 선사한다.

어느 문장에선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고양이가 말을 거는 것 같지 않아?’라고 말하기도 했다.

산책하던 길에 우연히 만난 길고양이가 사람을 경계하지 않고 다가오는 경우가 있었다.

만져 달라는 듯 손에 몸을 비비적 거리며 애교를 부리는 것 같다. 그러다가 간혹 얼굴을 빤히 쳐다 보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때면 나에게 할말이 있는걸까? 하고 생각해본적이 있었다.

이 책의 문장이 그때의 기억을 소환시켜 주었다.

책 안의 문장들은 때로는 독백처럼 들리고, 또 어떤 때는 누군가에게 보내는 편지처럼 느껴진다.

“상쾌한 봄을 가르며 함께 달려 볼까?”라는 말은 잔잔한 설렘을 전하고,

“모든 걱정은 바람에 실어 훌훌 털어 보내 봐”라는 문장은 다정한 위로가 된다.

글을 읽다 보면 어떤 글은 고양이와의 일상을 담은 이야기 같다가,

어떤 글은 사랑했던 연인에게, 혹은 잠시 떨어져 있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하는 메시지처럼 다가오기도 했다.

이 책의 장면들은 일상과 환상을 자연스럽게 이어 붙인다. 버스를 기다리며 상상에 잠기는 모습(정류장 벤치에 예쁜 매트를 깔고 차와 간식을 준비해 고양이와 함께하는 장면), 서점 책장 사이로 떠오르는 달, 숲속 나무집 주변을 유영하는 물고기들까지—모두 평범한 하루 속 작은 틈에서 피어나는 풍성한 환상들이다. “책마다 서로 다른 이야기를 품고 있듯이 책 속엔 저마다 빛깔도 모양도 다른 물고기들이 살고 있어.” 이 구절은 책을 단순한 읽을거리 이상으로, 상상과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공간으로 바라보게 한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새로운 물고기를 발견하듯, 우리는 각기 다른 이야기 속에서 위로와 즐거움을 만나게 된다.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자신의 공상 습관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카페 창문 너머로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들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마치 또 다른 일상이 펼쳐지는 것 같은 기분”이라는 고백은, 작가의 일상 관찰이 어떻게 그림과 문장으로 재구성되었는지를 알게 한다. 독자 또한, 자신만의 작은 공상 지도를 그리게 된다.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미덕은 평범함의 재발견이다. 사진을 들고 거리를 걷는 장면에서 “보기 좋게 다듬어진 순간만이 좋은 사진은 아니더라. 조금은 평범해 보여도 우리의 일상이 고스란히 담긴 장면이야말로 가장 완벽한 사진일지도 몰라”라는 문장은, 완벽함을 강요하는 현대의 시선에 부드러운 반기를 든다. 작고 덜 다듬어진 순간들도 충분히 아름답고, 오히려 그 진실함 때문에 더 오래 남는다는 메시지는 이 책이 끝까지 일관되게 전하는 가치다.

이 책은 환상적인 분위기와 느린 호흡으로 흘러간다. 그래서 빠른 전개나 극적인 반전, 뚜렷한 교훈을 기대하는 독자에게는 다소 맞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독자일수록 이런 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늘 시간에 쫓기고, 조금만 속도를 늦춰도 뒤처지는 것 같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조용히 즐기는 산책처럼, 천천히 글을 음미할 수 있는 경험을 선사한다. 느림 자체가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며, 읽을수록 마음에 차곡차곡 위안과 따뜻함이 쌓여 간다.

결론적으로, 『어쩐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아』는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공상에 젖고 싶은 모든 이에게 건네는 싶은 책이다. 그림과 글이 서로를 돋보이게 하며 평범한 하루를 꿈결처럼 환하게 만든다. 책을 덮은 뒤에도 문득문득 머릿속을 맴도는 장면들—나무집의 물빛, 고양이의 눈빛, 책 속 물고기들의 유영—은 곧 현실의 풍경을 새롭게 바라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 책은 어쩐지 정말로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은 기분을 남기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책이다.

'부크럼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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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 새 없이 달리던 차를 세우고 잠시 시동을 껐어.
쏟아지는 별을 바라보며 나란히 누워 있다 보면
지루하기만 했던 자동차 안의 시간도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지곤 해.
숨이 벅찰 땐 한 박자 쉬어도 괜찮아.
다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오늘 밤은 마음껏 쉬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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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살인 계획
야가미 지음, 천감재 옮김 / 반타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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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부터 읽기 시작한 책이 있는데, 제목부터 심상치 않았다. 『나의 살인계획』. 처음 책을 펼쳤을 때는 단순한 범죄 스릴러겠거니 했다. 그런데 읽어갈수록 ‘계획’이라는 두 글자가 주는 묘한 섬뜩함이 가슴 깊이 파고들었다.


주인공 다치바나는 문학 편집자로 오래 일해온 사람이다. 신인을 발굴하고, 기획을 통과시키고, 작가와 마감 사이에서 씨름하는 게 그의 일상이었다. 흥미로운 건 그가 편집자라는 본업 외에도 ‘소설가bot’이라는 SNS 계정을 만들어 글을 쓰고 있었다는 점이다. 스스로도 글을 써야 더 좋은 편집자가 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일까. 어쨌든 그는 그렇게 일과 글쓰기 사이를 오가며, 출판계에서 나름대로 자리를 잡아갔다. 하지만 잘 나가던 시절은 오래가지 못했다. 어느 날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나면서, 그가 애써 쌓아온 길은 순식간에 끊겨버렸다.


그리고 바로 그 시점에, 정체 모를 한 통의 원고가 도착한다. 처음에는 그저 또 다른 투고 원고인 줄 알았는데, 그 안에는 살인 예고가 적혀 있었다. 농담인가 싶어 넘기려 했지만, 원고 속에는 날짜가 있었고, 구체적인 경고가 이어졌다. 농담이 아닌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의 일상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다치바나의 불안에 동화됐다. 그가 의자에 앉아 담담하게 기록하는 문장들이, 오히려 더 큰 긴장을 불러일으켰다. “오늘은 이렇게 준비했다”는 그의 말투가 너무 평범해서 오히려 등골이 서늘했다. 누군가의 일기를 훔쳐보는 듯한 느낌, 그리고 그 일기 속에 내가 공범처럼 함께 휘말려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이야기의 시점은 계속 바뀐다. 다치바나의 시선에서 시작했다가, 미사라는 인물의 이야기가 끼어들고, 또 때로는 범인의 기록처럼 보이는 장면들이 등장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혼란스러워졌다. 이 사람이 범인일까, 아니면 저 사람이 범인일까. 의심은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심지어 처음엔 순수하다고 여겼던 인물들까지 의심하게 되면서, 책장을 넘기는 내 마음도 덩달아 예민해졌다.


특히 미사라는 인물은 참 복잡하다. 그녀의 삶은 시궁창에 가까웠다. 사랑받지 못한 채, 사회적 시선과 왜곡된 가치 속에서 자란 그녀는 결국 ‘예뻐야만 살아남는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성형수술 비용을 모으기 위해 몸부림치며, 목표를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녀의 방식을 따라할 생각은 없지만, 목표를 위해 불가능할 정도로 몰입하고, 결국 성취하는 과정은 묘한 매력을 지닌다. 한편으론 그 열정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책을 읽다 보면 순간순간 심장이 쿵 내려앉는다. 살인 장면이 묘사될 때는 글자만으로도 현장이 눈앞에 그려져서, 숨소리조차 삼키고 책장을 넘기게 된다. 범인에게 들킬까 봐 내가 스스로 긴장하는 이상한 체험이었다. 정말이지 “심장아, 나대지 마”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왔다.


중간중간 나를 멈춰 세우는 문장들도 있었다. 예를 들어, 편집자의 세계를 그린 부분은 실제로 출판 일을 엿보는 듯 흥미로웠다. 작가와 편집자의 관계, 기획과 마감의 싸움, 그리고 한 권의 책이 독자에게 전달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손을 거치는지 생생하게 느껴졌다. 또 미사의 시선에서는 ‘루키즘(외모 지상주의)’이나 ‘에이지즘(나이 차별)’ 같은 단어들이 튀어나온다. 그냥 개념어로 지나가는 게 아니라, 그녀의 삶을 파고든 진짜 현실로서 다가온다. 그래서 읽는 내내 불편하면서도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긴장은 더 고조된다. 앞부분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장면들이 하나씩 연결되며 큰 그림이 완성된다. 그때 느낀 충격은 단순한 반전이 아니라, 퍼즐이 맞춰지는 듯한 통쾌함과 함께 온다. 나는 책장을 덮고도 오래도록 그 장면들을 되새겼다.


『나의 살인계획』은 오싹한 이야기만을 남기지 않는다. 등장인물들의 상처와 왜곡된 철학은 불편하면서도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인간은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 “범죄는 멀리 있지 않다”는 메시지가 은근히 스며든다.


책을 다 읽고 난 지금도 마음속에 남는 질문은 이것이다. “당신의 평범한 하루는 어디까지 안전한가?” 원고라는 익숙한 것이 살인 예고로 바뀌는 순간처럼, 우리의 일상도 언제든 균열이 생길 수 있다.


나는 원래 무서운 이야기를 잘 읽지 못하는 편이다. 그래서 이 책을 집어들기까지도 시간이 걸렸다. 그런데 막상 펼쳐보니, 긴장되는데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무섭다고 피하기만 했던 내가 몇 십 년 만에 처음으로 빠져든 소설. 읽는 내내 긴장이 몰려왔지만, 동시에 몰입의 즐거움을 새삼 깨달았다. 아마도 이게 미스터리 추리소설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이키다 @ekida_library'님을 통해

'반타 출판사'로부터 도서와 소정의 제작비를 지원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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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을 나타내는 인격은 결국 살아오면서 보고 느끼고 결험하고 생각한 것들이다.
모든 경험이 그 사람의 성격이 되고, 가치관이 되고, 인격이 된다. -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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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관한 7가지 착각 - 지금까지의 공식 따윈 버리고, 새로운 부의 전략을 세워라!
롭 딕스 지음, 송이루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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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만이 답인가? NO!”

“우리가 믿어온 상식이 착각일 수 있다”

“전략보다 사고방식부터 바꾸는 책”

딕스의 『돈에 관한 7가지 착각』은 우리가 너무도 당연하게 믿어온 ‘돈에 대한 상식’을 차례로 불러내어 그것이 실제로는 얼마나 불완전하거나 시대착오적인지 묻는 책이다. 저자는 저축, 조기 은퇴, 원금 보장, 내 집 마련, 복리, 분산 투자, 위험 회피라는 일곱 가지 주제를 각각 ‘착각’으로 규정하고, 그것이 어떻게 우리의 재무적 자유를 가로막는지 차근차근 보여준다. 표면적으로는 단순한 경제·투자 조언서 같지만, 읽다 보면 돈을 다루는 태도, 위험을 감수하는 방식, 나아가 삶을 설계하는 사고방식 전반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책의 첫 번째 주제는 저축이다. 많은 이들이 ‘열심히 모으면 부자가 된다’는 믿음을 갖고 있지만, 저자는 오늘날의 인플레이션 환경에서는 단순 저축만으로는 결코 구매력을 유지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오히려 ‘돈이 나를 위해 일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현금흐름 관리, 자산 배치, 레버리지를 활용한 전략이 단순 저축을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인데, 이는 ‘덜 쓰는 삶’이 아니라 ‘시스템을 설계하는 삶’에 더 가깝다. 어떤 책에서는 저축만이 답이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이 파트에서는 단순한 저축에 머무르지 않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제시해, 기존의 생각을 새롭게 전환할 수 있었다.

두 번째는 조기 은퇴(FIRE-파이어족) 열풍에 대한 반박이다. 많은 사람들이 빠른 은퇴를 꿈꾸지만, 저자는 은퇴가 곧 자유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자산이 있다고 해서 의미 있는 삶이 저절로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일과 수입의 총량을 줄이는 대신, 일의 성격과 질을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조기 은퇴가 아니라 자율적이고 유연한 노동 형태로의 전환이 더 현실적인 길이라는 것이다. 이 파트는 기존에 내가 일을 대해 가지고 있는 태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세 번째는 손실 최소화에 대한 집착이다. 우리는 원금을 보장받는 상품을 ‘안전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장기적으로는 변동성을 감수하지 않고는 인플레이션을 이겨낼 수 없다. 따라서 위험을 무조건 피하는 대신 관리 가능한 수준의 위험을 받아들여야 한다. 네 번째 주제인 내 집 마련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이 부분은 손실을 조금이라도 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소극적인 투자를 하는 사람들ㅡ이르면 나같은 사람^^;ㅡ에게 명치를 한대 제대로 후려 친 느낌의 내용이었다. 앞으로 집값이 영원히 오른다는 전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으며 때로는 임차가 더 유연하고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길이라고 한다.

다섯 번째로 저자는 ‘복리의 마법’을 맹신하지 말라고 말한다. 복리는 분명 위대한 힘이지만, 작은 자본과 짧은 시간으로는 체감 효과가 미미하다. 따라서 복리에만 집착하기보다는 소득 증대와 현금흐름 확보가 먼저다.

여섯 번째, 분산 투자는 안전하지만 결국 평균에 머무르게 한다. 그는 “안심하려면 분산, 부자가 되려면 집중”이라는 도발적인 문장으로 요약한다. 단, 여기서 말하는 집중은 무모한 투자가 아니라, 자신이 경쟁 우위를 갖춘 영역에 전략적으로 힘을 싣는 것이다.

마지막 일곱 번째 착각은 ‘위험한 투자는 피해야 한다’는 태도다. 저자는 위험을 적이 아니라 동반자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금흐름의 안정성, 시간, 지식,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관리 가능한 위험’은 오히려 기회를 넓혀준다. 특히 인적 자본—지식과 기술, 평판, 관계—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레버리지라고 강조한다.

이 책은 단순히 상식을 비판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각 장마다 독자가 직접 적용할 수 있는 점검표와 실행 단계가 마련되어 있어, 읽고 나면 ‘좋은 말’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다. 상식을 흔들면서도 당장 실천 가능한 아이디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소극적인 성향의 사람이라면 모든 내용을 즉각 실천하기에는 다소 망설여질 수 있고, 결국 자신의 상황에 맞게 조정해 나가야 할 것 같다.

『돈에 관한 7가지 착각』은 단순한 재테크 기술서가 아니라, 돈을 바라보는 태도를 전환하게 만드는 책이다. 저자는 “절약을 더하고, 위험을 덜어라”는 단순한 공식에서 벗어나, 현금흐름 관리·소득 증대·전략적 집중·완충 자산이라는 네 가지 축으로 새로운 시스템을 설계하라고 권한다. 낡은 상식의 위안 대신, 불확실한 시대에도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 프레임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단순한 동기부여서를 넘어 개인의 재무 지도를 다시 그리게 만드는 실질적인 안내서라 할 만하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며 돈에 관한 착각은 단순한 재무적 오해가 아니라, 삶 전체를 규정하는 사고방식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저자가 제시하는 대안적 관점은 때로는 불편하고 도발적이지만, 그렇기에 더욱 설득력을 가진다. 내 상황에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지금까지의 습관과 선택을 점검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계기로 삼는다면 충분히 값어치 있는 독서가 될 것이다.


'인플루엔셜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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