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기대하고 상처받지 마라 - 관계에 배신당하는 당신을 위한 감정 브레이크 연습
하야시 겐타로 지음, 한주희 옮김 / 갤리온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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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시 켄타로의 『혼자 기대하고 상처받지 마라』는 우리가 인간관계에서 끊임없이 품는 ‘기대’라는 감정이 어떻게 상처로 이어지고, 또 어떻게 관리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저자는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왜 저 사람은 저렇게밖에 못하지?”, “이번에는 잘될 줄 알았는데…” 같은 실망과 짜증이 사실은 내가 상대에게 품은 과도한 기대의 배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기대를 완전히 버리라는 극단적인 주장을 하지 않는다.

대신 지나친 기대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 기대를 다스리며 삶의 주도권을 지키는 법을 알려준다.

저자가 들려주는 흥미로운 일화 중 하나는 20대 시절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출장 중 겪은 경험이다. 파리행 항공편이 몇 시간째 오지 않았고, 안내도 전혀 없었다. 일본 같았다면 항의와 불만으로 공항이 시끄러워졌을 상황이다. 그러나 현지 사람들은 하늘을 바라보며 “오늘은 비행기가 안 뜨겠네”, “내일쯤 가려나?” 하고 말하며 자리를 떠났다. 저자는 이 모습을 보고 “아, 이 사람들은 기대를 대하는 방식이 다르구나”라고 깨달았다. 일본인에게 교통기관의 정확성은 당연한 기대였지만, 아프리카 사람들은 기대가 빗나가는 상황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기대가 어긋났을 때 이를 즉시 분노로 바꾸지 않고, 상황 자체를 인정하며 태연하게 넘어가는 태도가 저자의 뇌리에 강하게 남았다. 이 사례는 우리가 기대와 일정한 거리를 두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 책은 기대를 둘러싼 관계를 ‘기대를 거는 쪽’과 ‘기대를 받는 쪽’으로 설명한다.

기대를 거는 사람은 “이 정도는 해줄 거라 생각했는데”라며 실망하고,

기대를 받는 사람은 “그렇게 멋대로 기대하면 어떡하라는 거야”라며 부담을 느낀다.

우리는 상황에 따라 이 두 입장을 오가며 살아간다.

그래서 저자는 기대를 관리하는 능력이 곧 관계를 지키는 능력이라고 강조한다.

기대를 품되, 그것을 상대와 공유하고 강도를 조절하며,

필요할 때는 완충 장치를 마련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저자가 제시하는 핵심 방법 중 하나가 ‘캘리브레이션(calibration)’이다. 기대를 말하지 않고 속으로만 키우는 것은 풍선을 계속 부푸리는 것과 같다. 결국 한계에 이르면 터져버리고 만다. 따라서 기대는 머릿속에 두지 말고 가능한 한 빨리, 구체적으로, 말로 표현해야 한다. 또한 기대는 0 아니면 100의 절대치가 아니라, LED 조명의 밝기처럼 상대와 상황에 따라 강도를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언어의 압박이 지나치면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관계를 해칠 수 있기에, 기대를 전달하는 방식 역시 세심하게 다루어야 한다.

저자는 기대를 관리하는 프레임워크로 ‘하이 드림, 미들 드림, 로 드림’을 제안한다.

하이 드림은 말 그대로 최선의 경우로, 이루어진다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수준의 기대다.

미들 드림은 현재 상황에서 실현 가능성이 가장 높은 현실적 기대다.

로 드림은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는 기대치다.

이 세 단계를 함께 설정해두면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예상 범위 안에서 받아들이며 배신감과 분노는 줄어든다. 실제 사례로 한 기업 인사 담당자는 “모든 점장이 코칭 기술을 활용해 직원과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고 점포 운영을 안정화하는 것”을 미들 드림으로, “직원들이 행복하게 일하고 그 에너지가 손님들에게까지 전달되는 매장”을 하이 드림으로, “점장 평판이 나빠지고 중도 퇴사자가 늘며 경영진에게 질책을 듣는 상황”을 로 드림으로 설정했다. 이렇게 기대의 범위를 함께 공유하면 목표가 분명해지고 불필요한 감정 소모가 줄어든다.

책은 또한 기대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사람들의 말버릇을 짚는다. “했는데”, “일 거야”, “해야 해”, “당연해” 같은 말은 기대에 스스로 묶여 있음을 드러낸다. 결과가 기대와 달라졌을 때 “형편없군”, “말도 안 돼”, “어차피” 같은 표현이 튀어나오는 것도 기대에 지나치게 매여 있다는 증거다.

저자는 이런 말버릇을 줄이고, 대신 “그럴 수도 있겠네”, “새로운 관점이네” 같은 중립적 응답을 권한다. 이는 상대가 더 많은 이야기를 꺼낼 수 있게 해주고, 그만큼 상대의 기대를 파악하기 쉬워진다.

결국 이 책은 우리가 매일 반복하는 기대라는 감정을 무조건 억누르기보다 현명하게 다루는 기술을 배우라고 권한다. 기대는 인간관계에서 때로는 상처의 원인이 되지만, 동시에 애정과 관심의 또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기대를 말로 정확히 표현하고, 강도를 조절하며 상·중·하의 단계로 나누어 관리한다면,

기대는 관계를 소진시키는 덫이 아니라 오히려 윤활유가 될 수 있다.

『혼자 기대하고 상처받지 마라』는 인간관계에 자주 지치고 상처받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안내서다.

이 책은 기대를 없애라는 것이 아니라 기대에 끌려다니지 않고 스스로 삶의 주도권을 쥐는 법을 알려준다. 기대가 우리를 힘들게 할 때마다 이 책에서 제시한 방법을 떠올린다면,

타인과의 관계는 물론 삶 자체도 단단해지고 가벼워질 수 있을 것이다.


'갤리온(웅진지식하우스)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POINT]
기대는 충동적으로 발생한다.
기대에는 ‘기대하는 쪽‘과 ’기대를 받는 쪽‘이 존재한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천 번이고 기대한다.
기대의 정체는 상대를 향한 ‘바람‘이며, ’공존하고픈 마음‘이다.
타인의 기대를 받으면 마음속으로 그 기대에 부응하고자 하는 ’헌신 욕구’가 발생한다.
기대는 잘 활용하면 인간관계에서 윤활유 역할을 한다.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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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고 줄이고 바꿔라 - 문장을 다듬는 세 가지 글쓰기 원칙, 개정판
장순욱 지음 / 북로드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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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와 메신저, 블로그가 일상 소통의 중심이 된 지금, 글쓰기는 누구에게나 요구되는 능력이 되었다. 논술이나 자기소개서는 물론, 업무 보고서와 메일까지 글은 평가와 기회를 좌우한다. 하지만 정작 글을 잘 쓰려 하면 막막하다. 글을 자주 쓰면 는다고는 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고쳐야 할지 기준이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잘 쓴 글의 기준이 다르니 더 헷갈리기도 한다. 저자 장순욱도 같은 고민 끝에 깨달았다. 좋은 글이란 결국 군더더기를 걷어낸 간명한 문장의 집합이라는 점이다.

책은 글을 고치는 방법을 두 가지 비유로 설명한다. 하나는 성형수술이고, 다른 하나는 고춧가루 빼기다. 성형수술은 이상적인 모델을 기준으로 모든 것을 고치는 방식으로, 많은 글쓰기 책들이 이 길을 택했다. 하지만 초보자에게는 벽이 높다. 반대로 고춧가루 빼기는 글 속 작은 버릇, 즉 나쁜 습관을 찾아내어 빼내는 방식이다. 하얀 치아 사이에 낀 빨간 조각처럼 군더더기는 쓰는 사람 눈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독자에게는 금세 드러난다. 저자는 이런 나쁜 습관을 오랫동안 모아 36가지로 정리했고, 그것을 고치는 방법을 보여준다.

핵심 원칙은 단순하다. 지우고, 줄이고, 바꾸는 것이다. 반복된 표현을 지우고, 늘어진 구절을 줄이고, 어색하거나 모호한 표현을 바꾸는 단순한 작업만으로도 글은 크게 달라진다. 이 과정을 저자는 ‘지줄바’라 부른다.

예를 들어,

원문: 병 속에 예쁜 유리구슬 3,900개를 넣고 주말마다 유리구슬을 하나씩 꺼낸다면

고친 문장: 병 속에 예쁜 유리구슬 3,900개를 넣고 주말마다 하나씩 꺼낸다면

같은 단어가 두 번 쓰였지만, 뒤의 ‘유리구슬’을 지워도 의미는 변하지 않는다. 오히려 문장이 더 간결해진다.

또 다른 예시도 있다.

원문: 국산품과 수입품의 가격이 비슷하고 질적으로 차이가 없다면 수입품보다 가급적 국산품을 애용하도록 하자.

고친 문장: 가격이 비슷하고 질적으로 차이가 없다면 수입품보다 국산품을 애용하자.

앞부분의 중복된 단어들을 덜어내면 문장이 매끄럽다.

문장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원문: 그는 매우 빠른 속도로 달려갔다.

고친 문장: 그는 전력으로 달렸다.

원문: 소극적으로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은 결국 실패를 하게 되고 만다.

고친 문장: 소극적인 사람은 결국 실패한다.

불필요하게 늘어진 꼬리를 자르면 문장이 단단해지고 주장에 힘이 생긴다.

어색한 표현은 바꿔야 한다.

원문: 그 일이 처리되어졌다.

고친 문장: 그가 그 일을 처리했다.

원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고친 문장: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반복되는 단어를 다른 표현으로 교체하는 것도 바꾸기의 방법이다.

원문: 중소기업들은 경험 없는 직원에게 교육과 훈련을 제공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직원의 성장 가능성은 줄어들고, 따라서 직원들은 더 나은 가능성을 찾아 회사 밖으로 떠난다.

고친 문장: 중소기업들은 경험 없는 사원에게 교육과 훈련을 제공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들의 성장 가능성은 줄어든다. 따라서 직원들은 더 나은 가능성을 찾아 회사 밖으로 떠난다.

세 번 반복된 ‘직원’을 각각 ‘사원’, ‘그들의’, ‘직원’으로 조정하니 문장이 훨씬 자연스럽다.

이 책은 이런 반복과 군더더기를 포함해 36가지 습관을 구체적으로 짚어낸다.

“둘은 결국 웨딩마치를 울리면서 결혼했다”처럼 같은 의미를 두 번 쓰는 경우, “내 꿈은 훌륭한 기업을 만들어 주려고 한다”처럼 주어와 서술어가 맞지 않는 경우, “길이 막혀 내가 결혼식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끝나 있었다”처럼 주어와 술어의 호응이 어긋나는 경우가 그렇다. 원문과 고친 문장을 나란히 보여주기 때문에 독자는 차이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호흡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글을 읽다 숨이 막힌다면 그 문장에는 문제가 있다는 신호다.

기자들이 기사의 첫 문장 하나에 모든 것을 걸고 수십 번 고치는 이유도 여기 있다.

문장은 길이보다 호흡으로 읽히기에, 글을 쓸 때는 50~70자 단위로 끊어 쓰는 것이 좋다.

이 책은 그저 원칙 제시에 그치지 않고, 문제 있는 문장을 보여주고 그것을 지우고 줄이고 바꿔 고친 뒤 왜 그렇게 했는지까지 설명한다. 독자는 이를 자기 글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또한 원고지 200매 분량의 긴 글을 써보라고 권하는데, 장문을 완주해 본 경험이 있어야 짧은 글쓰기가 쉬워진다는 것이다.

남의 글을 읽을 때도 고춧가루를 찾아내는 눈을 키우라고 조언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태도다. 지우고 줄이는 일은 아끼던 표현을 버리는 일이다.

그러나 애착을 버려야 글이 산다. 저자는 완벽한 문장은 없다는 점도 분명히 말한다.

한 번 고쳤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지우고 줄이고 바꾸는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야구 선수가 나쁜 투구 습관을 고치기 위해 수없이 연습하듯 글쓰기 습관도 반복으로만 교정된다.

『지우고, 줄이고, 바꿔라』는 글을 잘 쓰는 비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글을 고치는 습관을 훈련하는 책이다. 36가지 나쁜 습관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그것을 어떻게 교정해야 하는지 실제 예시로 제시한다. 지우고, 줄이고, 바꾸는 단순한 원칙이지만 이를 반복해 습관화하면 글은 놀라울 만큼 달라진다.

완벽을 좇기보다 조금씩 나아지는 과정 자체가 글쓰기의 본질임을,

이 책은 누구나 납득할 수 있도록 증명한다.


‘책읽는쥬리 @happiness_jury’님을 통해

‘더난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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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잘 쓰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성형수술과 고춧가루 빼기다.
성형수술은 예컨대 자기가 원하는 외모를 기준으로 모든 걸 개조하는 방식이다. 많은 종류의 글쓰기 책이 이와 유사했다. 실력이 출중한 저자들이 최고의 얼굴을 만드는 성형 기술을 알려줬다.
그대로 실천하면 누구나 완벽한 문필가가 돼 책도 낼 수 있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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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 하나, 내 멋대로 산다
우치다테 마키코 지음, 이지수 옮김 / 서교책방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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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위와 자존감으로 늙어간다는 것’

우치다테 마키코의 소설 『오시 하나, 내 멋대로 산다』는 78세 주인공 오시 하나의 시선을 따라가며,

노년의 삶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를 묻는 작품이다. 제목처럼 “내 멋대로” 살아간다는 선언은, 타인의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 선택한 방식으로 품위 있게 나이 들어간다는 의미다.

이야기는 하나가 길을 걷다 잡지사 〈월간 코스모스〉의 길거리 스냅 촬영 제안을 받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평소 자신이 구독하던 시니어 잡지의 팀장이 그녀의 스타일에 반해 사진을 찍고 싶다고 말하자, 속으로는 감격했지만 겉으로는 담담히 응한다. 사람들은 그녀를 실제보다 열 살은 젊게 보았다. 이 작은 사건은 하나가 살아온 방식을 잘 보여준다. 젊음은 다시 오지 않지만, 나를 가꾸는 태도는 나이와 상관없이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증명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하나는 스스로 말한다. 사람은 퇴화할수록 외모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고, 운동과 식사, 외모 가꾸기가 늙음을 늦추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또 “저는 나이를 잊고 살아요”라는 말을 가장 허망한 말로 여긴다. 나이는 스스로 잊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잊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멋을 부리는 차원이 아니라 자기방임을 경계하는 태도다. 그래서 “나이 들었으니까 신경을 써야지. 그저 편하려고 하는 게 가장 게으른 것이다”라는 말은 이 작품 전체의 핵심을 집약한다.

하지만 평온하던 일상은 남편 이와조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무너진다. 반려자의 부재 자체만으로도 큰 상실이지만, 더 큰 충격은 그가 남몰래 감춰온 진실들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찾아온다. 살아생전에는 언제나 믿음직하고 다정했던 남편이 사실은 다른 여자와도 인연을 맺었음을 알게 되고, 그녀는 배신감과 분노에 휩싸인다. 그뿐 아니라 남편이 끝까지 붙잡았던 삶의 의미가 오직 “종이접기와 일”이었다는 사실은, 아내로서 그와 함께 걸어온 지난 세월을 되돌아보게 한다. 그는 늘 하나를 “자랑거리”라 부르며 결혼한 것이 인생에서 가장 큰 행복이라 했지만, 죽음 이후 드러난 그림자는 결혼이라는 관계의 복잡함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러나 하나는 무너져 내리기보다 다시 다짐한다. 이 모든 혼란 속에서도 “내 멋대로, 나답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굳힌다. 그녀가 마음속에 품고 있던 말은 “의연하게 산다”였다. 시인 마사오카 시키가 병상에서 남긴 문장을 양식 삼아, 궁지에 몰렸을 때조차 삶을 어떻게 살아내야 하는지를 배우며 남편과 함께했던 다짐을 혼자서 이어간다.

소설 속 하나의 말들은 노년의 자기 관리와 품위 있는 태도의 본질을 드러낸다. “누구나 나이를 먹지만, 누구나 벌레가 되는 건 아니다. 자신을 가꾸지 않는 게으름뱅이만 벌레가 된다”라는 문장은 늙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되 자기 방임을 거부하는 태도를 보여준다. 또 “노인이 가장 피해야 할 것은 자연스러움이다”라는 대사는, 흔히 미덕처럼 여겨지는 ‘내추럴’이 오히려 추레한 노인을 만들 수 있음을 지적한다. 하나에게 품위란 나이에 맞게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자신을 지켜내는 적극적 태도다.

그녀는 여전히 일하고 싶어 한다. “평생 일할 수 있는 행복은 어마어마한 것이다”라는 말은 일과 자립이 곧 인간의 존엄임을 보여준다. 동시에 가족과의 대화에서도 갈등은 생긴다. 자녀는 엄마가 지나치게 젊음을 좇아 애처롭게 보일까 걱정하지만, 하나는 끝내 “추레하게 나이 먹지 않는 것이 내가 좋아하는 거니까”라고 말한다. 이는 겉멋을 위한 치장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이해된다.

남편의 죽음을 지나며 그녀는 죽음과 삶의 무게를 더 깊이 실감한다. “부부는 보통 인연이 아니다”라는 깨달음은, 부모나 자식보다 더 오래 곁에 있는 존재로서 배우자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동시에 하나는 고독을 정직하게 마주한다. 남편이 떠난 빈집에서 벌레조차 반가워하게 되는 순간, 삶의 덧없음을 절감하지만 그럼에도 다시 내 멋대로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다.

『오시 하나, 내 멋대로 산다』는 노년의 삶을 꾸며내지 않는다. 상실과 배신, 고독과 분노가 가감 없이 드러나지만,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이면서도 끝내 자신답게 살아가려는 태도가 노년의 품위를 완성한다. 이 작품은 청년에게는 언젠가 맞이할 노년에 대한 준비를 묻고, 중년에게는 지금부터라도 자기답게 살 용기가 있는지를 되묻게 한다. 그리고 자녀 세대에게는 부모를 단순히 보호해야 할 존재가 아니라 존엄한 개인으로 바라보아야 함을 일깨운다. 결국 이 책은 누구나 언젠가 죽음을 맞이한다는 사실을 일깨우며, 바로 그렇기 때문에 오늘을 더 주체적으로, 나답게, 그리고 품위와 자존감을 지키며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서교책방'에서 보내주신 도서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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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평범‘에 맞출 필요 없잖아. 우린 어차피 죽을 거니까 내가 입고 싶은 걸 입으면 그만이야."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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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려
김현태 지음, 최레오 그림 / dodo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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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태 작가와 최레오 그림 작가가 함께 만든 『매달려』는 아이들만을 위한 동화라기보다는,

아이와 어른 모두가 함께 읽으며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책이다.

제목인 매달려라는 말은 흔히 힘겹게 버티는 장면을 떠올리게 하지만,

이 책 속에서 매달림은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단순히 버티는 것이 아니라

하루를 살아가며 나만의 이유를 찾고 의미를 발견하는 과정으로 그려진다.

주인공 하우는 매일 철봉에 매달리는 습관이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철봉에 매달려 있는 하우가 궁금했던 새가 다가와 묻는다.

“매일 철봉에 매달려 있는 이유가 뭐야?”

예상치 못한 질문 앞에서 하우는 대답하지 못한다.

그 순간부터 그는 스스로 이유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한다.

가족과 여행을 떠난 길 위에서 하우는 여러 존재들을 만나 묻는다.

버스 안 손잡이에게, 나무 밑에 매달린 거미에게, 익어가는 홍시에게, 처마 밑의 풍경에게, 밤하늘의 별에게. 그들은 저마다 다른 이유로 매달려 있었다.

누군가는 안전하기 위해, 누군가는 삶을 이어가기 위해, 또 누군가는 그저 제자리를 지키기 위해.

각자의 이유가 있었고, 그 모습은 하우에게 작은 깨달음을 준다.

집으로 돌아온 하우는 다시 철봉에 매달린다. 그때 문뜩 이런 질문이 든다.

“내가 철봉에 매달려 있는 이유는 뭘까?” 생각 끝에 그는 자기만의 이유를 깨닫고 콧노래를 부르며 집으로 향한다. 멀어져 가는 하우의 모습을 바라보며 철봉은 조용히 속삭인다.

“그래, 하우야. 누구에게나 이유가 있단다. 살아가는 이유 말이야.”

이 장면은 책의 흐름을 잔잔하게 마무리하면서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김현태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이렇게 전한다. “우리는 모두 무언가가 되고 싶고 이루고 싶은 마음을 품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멀리 있는 꿈만 바라보다 보면, 눈앞에 있는 소중한 하루를 놓치기 쉬워요. 그래서 더더욱, 오늘 하루를 기쁘고 의미 있게 보내려는 마음이 중요하답니다.” 이 문장은 책이 전하려는 메시지를 잘 보여준다. 결국 중요한 것은 특별한 순간이 아니라, 가족과 밥을 먹고, 책 한 장을 읽고, 친구에게 인사하는 평범한 일상이 모여 삶의 의미가 된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와닿은 것은 하우가 던진 질문이 곧 우리의 질문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나는 무엇에 매달려 있는가? 왜 그렇게 하고 있는가?” 아이들에게는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 되고, 어른들에게는 바쁘게 사는 동안 놓쳤던 삶의 이유를 다시 떠올리게 한다.

특히 철봉이 마지막에 전하는 말은 단순하지만 오래 남는다.

누구에게나 각자의 이유가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살아가는 힘이라는 것을 말해 주기 때문이다.

『매달려』는 가볍게 읽히지만 여운이 오래 남는 동화다.

아이에게는 오늘 하루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어른에게는 잊고 있던 삶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으며 서로의 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도도 그림책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새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하우에게 물었어요.
"매일 철봉에 매달려 있는 이유가 뭐야?"

하우는 슴벅슴벅 눈을 끔뻑거리며 생각했어요.
‘이유…? 그러게 나는 왜 매달려 있는거지?’
하우의 머릿속이 물음표로 가득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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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워요, 대왕판다 씨. 인터뷰를 시작할게요
앤디 시드 지음, 닉 이스트 그림, 김배경 옮김 / 인북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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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시드 글, 닉 이스트 그림의 『반가워요, 대왕판다 씨, 인터뷰를 시작할게요!』는 어린이 독자에게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전하는 독특한 환경 동화다. 이 책은 ‘동물 언어 통역기’를 통해 멸종 위기 동물들과 직접 대화를 나눈다는 기발한 설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독자는 마치 자신이 기자가 된 듯한 기분으로 책장을 넘기며 귀여운 판다, 위엄 있는 코끼리, 희귀한 앵무새 같은 다양한 동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다.

책 속 인터뷰어는 동물들과의 만남을 준비하며 신기한 통역기를 자랑하지만, 정작 인터뷰가 쉽지 않다. 동물들이 인간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서식지를 빼앗기고, 사냥당하고, 동물원에 갇히는 현실 때문에 동물들은 화가 잔뜩 나 있다. 그래서 인터뷰어는 내내 “미안하다”라는 말을 반복해야 했고, 스스로를 ‘사과 대장’이라고 부를 정도였다. 아이들은 이 장면을 웃으며 읽을 수 있지만, 그 웃음 뒤에는 인간이 동물을 대하는 방식에 대한 반성이 담겨 있다.

대왕판다와의 인터뷰는 유쾌하면서도 의미심장하다. 대나무를 아작아작 씹으며 “삶이 아작나는 거죠”라고 말하는 재치를 엿볼 수 있고, 하루의 대부분을 먹고 자는 생활, 그리고 하루에 40번이나 화장실에 간다는 엉뚱한 고백은 아이들을 즐겁게 만든다. 하지만 판다는 단호하게 동물원은 감옥과 다름없다라고 말하며, 인간이 동물에게 주는 친절이 때로는 속박일 수 있음을 일깨운다.

수마트라코끼리의 인터뷰는 조금 무겁다. 상아를 탐내는 인간들의 욕심으로 수많은 코끼리가 목숨을 잃었고, 작물을 해치지 못하게 독을 뿌리기도 한다는 현실은 충격적이다. 그러나 동시에 수천 년 동안 이어온 코끼리 이동 경로를 따라 다른 무리를 만나고 짝을 찾으며 살아가는 이야기는 경이롭다. 이는 단순한 생존을 넘어 자연의 질서와 전통이 깃든 삶을 보여준다.

뉴질랜드의 카카포는 귀엽고 희귀한 존재다. 무거운 몸 때문에 날지 못하지만, 튼튼한 발톱으로 나무를 오르는 재주를 자랑한다. 초록빛과 노란빛이 어우러진 털, 올빼미를 닮은 얼굴, 채식주의 식성은 아이들에게 신기함과 호기심을 안겨준다. 하지만 동시에 개발과 환경 파괴로 인해 서식지가 사라진 슬픈 현실을 전한다.

이외에도도 쿠바악어, 검은코뿔소, 푸른바다거북, 사막독사, 날여우박쥐, 님바두꺼비, 타이거카멜레온의 인터뷰 등 멸종 위기의 동물들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어 흥미를 더한다.

앤디 시드는 유머러스한 문체로 이야기를 전개하면서도 그 안에 중요한 메시지를 담는다.

판다의 말장난이나 인터뷰어의 엉뚱한 모습은 독자에게 친근함을 주지만, 그 속에는 “우리가 이 동물들에게 무슨 짓을 했는가”라는 질문이 숨어 있다. 책의 마지막에는 멸종 위기 동물을 돕는 방법이 구체적으로 제시된다. 야생동물 관찰하기, 환경단체 가입하기, 기부하기, 해변 청소하기, 의견 전달하기, 물자 아껴 쓰기, 플라스틱 줄이기 같은 작은 실천이 소개된다.

이 덕분에 아이들은 책을 덮는 순간에도 실제로 행동할 수 있는 방법을 떠올리게 된다.

마지막에 실린 <도전! 자연 탐구 영역> 퀴즈는 학습적인 재미를 더한다.

검은코뿔소가 먹는 음식이 무엇인지 묻는 문제처럼, 책 속에서 배운 내용을 자연스럽게 정리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는 단순히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배운 것을 확인하고 기억하게 해 준다.

닉 이스트의 그림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나무를 씹는 판다, 숲속을 이동하는 코끼리, 초롱초롱한 눈으로 독자를 바라보는 카카포 등 글만으로 전하기 어려운 동물들의 매력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유머러스한 표정과 생생한 장면은 아이들의 몰입을 더욱 높인다.

『반가워요, 대왕판다 씨, 인터뷰를 시작할게요!』는 아이들에게 재미있고 친근하게 다가오면서도, 지구 환경과 멸종 위기 동물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책이다. 읽고 나면 귀여운 판다와 장엄한 코끼리, 희귀한 카카포뿐 아니라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작은 곤충이나 새들까지 소중한 생명으로 느껴진다. 이 책은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울림을 주며, 멸종 위기 동물을 지키는 일은 거창한 기술이 아니라 우리 일상 속 작은 선택에서 시작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인북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뉴질랜드 해안에서 조금 떨어진 섬인데요.
노란색과 초록색 털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커다란 동물이 초롱초롱한 눈으로 저를 바라보고 있답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희귀하고 특이한 새 중 하나죠.
이번 인터뷰는 정말 어렵게 성사된 것이라 몹시 흥분되네요!
Q. 카카포 씨는 몸집이 큰 앵무새 같아요. 아님, 초록 올빼미인가요?
A. 하하. 나 앵무새 맞아요. 날지는 못해도. 그런데 올빼미를 닮았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Q. 왜 못 날아요?
A. 몸이 무거워서요. 보다시피 날개는 아주 작은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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