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멘탈 - 과거 현재 미래 생존을 위해 반드시 익혀야 할 기술
박세니 지음 / 차선책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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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니 저자의 『결국, 멘탈』은 성공과 성장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인 ‘멘탈’을 중심으로,

목표를 이루고 삶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가 말하는 멘탈은 단순히 정신력이 강하거나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목표를 세우고 끝까지 밀어붙이는 힘, 그리고 타인의 도움과 협조를 이끌어내는 능력이 바로 멘탈이다.

즉, 혼자만의 힘으로 버티는 것을 넘어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는 내적인 힘이다.

책은 부자가 되는 방법에 대해 먼저 이야기한다.

작가는 부자가 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를 “부자가 되는 데 필요한 지식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이 지식은 단순한 돈 버는 요령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두려운 사람과도 마주하며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포함한다.

익숙한 관계와 환경을 벗어나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개척자의 삶이 그 지식을 실천으로 옮기는 과정이다.

이 지식을 실천으로 옮기는 데 있어 작가는 ‘몰입’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는다.

인생의 의미 있는 순간과 성과는 모두 고도의 집중과 몰입 상태에서 탄생한다.

어릴 때부터 그는 사람들이 돈을 쓰는 순간조차,

상대가 제공하는 차별화된 서비스나 특별한 가치에 깊이 몰입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이를 설명하기 위해 한 가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느 노인의 집 앞마당에서 아이들이 매일 시끄럽게 놀았다.

처음에는 웃으며 바라보던 노인은 점점 소음에 지쳐, 아이들에게 이렇게 제안했다.

“여기서 놀아다오. 그 대신 매일 3천 원씩 줄게.”

아이들은 기뻐하며 더 자주, 더 열심히 놀았다.

하지만 며칠 뒤 노인은 지급액을 조금씩 줄이다가 결국 이렇게 말했다.

“미안하지만 이제 줄 돈이 전혀 없구나. 그래도 계속 놀아주렴.”

그러자 아이들은 돈을 주지 않으면 놀지 않겠다고 했다.

이 이야기는 원래 즐겁게 하던 일도 ‘돈’이라는 외부 보상이 개입되면 본래의 재미가 사라지고 단순한 거래로 변질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작가는 이를 통해 진정한 성과와 만족은 돈이 아니라 일과 사람에 대한 몰입에서 나온다고 강조한다.

몰입과 성실함이 먼저이고, 성공은 그 뒤를 따른다.

그리고 부자가 된 뒤에는 품격 있게 돈을 써야 하며, 그때 비로소 우리는 단순한 소비자가 아닌 ‘진짜 어른’이 된다.

책은 영업의 본질에 대해서도 깊이 다룬다.

진짜 영업은 관심 있는 사람만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구매 의사가 없는 사람에게까지 귀를 기울이게 만드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제품 설명보다 먼저 ‘본질과 진리’를 전해야 한다.

자신이 하는 일의 의미와 가치를 스스로 완벽히 설득할 수 있어야 타인도 설득할 수 있다.

자기 자신조차 설득하지 못한 상품은 세상 누구에게도 팔 수 없다는 것이 작가의 단호한 입장이다.

또한 성공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노력의 양이 아니라 시간을 쓰는 방식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하루 24시간은 누구에게나 같지만, 그 시간을 얼마나 밀도 있게 쓰느냐가 성과를 결정한다.

성과 없는 노력은 오래가지 못하고, 작은 성과라도 빨리 경험해야 스스로를 믿고 더 깊이 몰입할 수 있다.

시행착오를 줄이려면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을 관찰하고, 그들의 방법을 벤치마킹해 더 열심히 해보아야 한다. 이 단순한 습관만으로도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멘탈의 완성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이뤄진다.

목표를 이루려면 반드시 타인의 도움과 협조가 필요하다.

스스로만 강한 것은 무의미하며, 타인을 제대로 활용하고 협력할 수 있는 능력이 진짜 강한 멘탈의 증거다. 앤드류 카네기가 자기보다 뛰어난 사람들과 협력해 철강왕이 되었듯,

사람을 통해 내 가능성을 확장시키는 것이 성장의 길이다.

성장은 남을 도우면서 이루어지고 그 과정에서 얻게 되는 자부심과 긍지는 돈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

이 책에서 영업은 단순한 직업적 행위가 아니다.

회사 보고, 아이 교육, 친구와의 설득까지 모두 삶 속의 세일즈다.

삶 전체를 세일즈라는 관점으로 바라보고 살아가는 사람이 진짜 고수다.

영업을 두려워하지 말고, 매일 자신과 생각, 감정, 서비스를 판매하며 산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세일즈를 마스터한다는 것은 곧 인생을 마스터하는 것과 같다.

책의 후반부에는 ‘CEO 멘탈 관리 노트’가 수록되어 있어,

하루의 질문과 답변을 기록하며 스스로의 멘탈을 점검하고 강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부록에서는 “단 21일, 나를 세우는 시간”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사람은 생각보다 쉽게 무너지고, 놀라울 만큼 빨리 회복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 회복의 리듬을 만드는 첫 21일이다.

3주 동안 매일 한 문장을 필사하며 마음의 소음을 정리하고, 리더로서 흔들리지 않는 내면을 회복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결국, 멘탈』은 추상적인 정신론을 넘어,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천 전략과 인생 태도를 제시한다. 몰입, 본질, 시간 관리, 타인과의 협력, 영업 철학까지 한 사람의 멘탈이 어떻게 강화되고 성과로 이어지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초보 영업인뿐 아니라 경험 많은 이들에게도 멘탈을 점검하고 성장시키는 실질적인 가이드가 되어 줄 책이다. 무엇보다 끝까지 버티는 힘이 결국 멘탈에서 나온다는 메시지는 책을 덮은 뒤에도 오래 마음속에 남는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채손독) @chae_seongmo'를 통해

'차선책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부자가 되고 싶은가? 무조건 그렇다고 하라.
아니라고 해봐야 당신은 정말 불쌍한 사람일 뿐이다. 부자가 되고 싶었지만, 아직 부자가 못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당신이 부자가 되는 데 필요충분조건인 지식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부자가 되는 데 필요한 지식을 갖추지 못한 채 계속해서 노력해 봤자 절대 부자가 되지 못할 것이다. 아직 부자가 못 되었다면 현재 지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하라.
(중략)

진짜 개척자는 ‘나의 경계’를 넘는 사람이다. 자신이 익숙한 관계, 익숙한 수준, 익숙한 시장에서만 움직이는 사람은 개척자가 될 수 없다. 내가 지금 상대하고 있는 고객의 수준이 곧 내 수준이다.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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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멍 - 하루 한 장, 시와 함께
박유녕 엮음, 피에르 조제프 르두테 그림 / 플레이풀페이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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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보면 어떤 기분이 드는가?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올 무렵, 활짝 핀 꽃을 바라볼 때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꽃은 사랑과 감사를 전하는 선물이자, 슬픔보다 기쁨을, 미움보다 따뜻함을 떠올리게 하는 존재다.

심리학적으로도 꽃을 보면 행복감과 감사함이 증가하고,

공감 능력이 높아지며 스트레스가 줄어든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꽃멍』은 꽃이 주는 긍정적인 힘을 책 속에 담아낸 한 권이다.

이 책 속 꽃 그림은 범상치 않다.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전반에 프랑스에서 활동하며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식물 세밀화 화가로 꼽히는 피에르 조제프 르두테의 작품이다. 그는 약 2,100종의 꽃을 정밀하게 그렸으며, 꽃잎의 결, 잎맥, 빛의 방향까지 과학적으로 묘사하면서도 예술적 감성을 잃지 않았다.

사진처럼 사실적이면서도 살아 숨 쉬는 듯한 그의 꽃 그림은 책장을 넘길 때마다 시선을 사로잡는다.

꽃의 곡선과 색채를 세밀하게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차분해지고 기분 좋은 향기가 번지는 듯하다.

『꽃멍』에는 윤동주, 한용운, 김소월, 김영랑, 정지용 같은 한국의 대표 시인들뿐 아니라

W. B. 예이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윌리엄 워즈워스 등 동서양의 거장 24명의 시가 실려 있다.

1부 ‘사랑’, 2부 ‘열정’, 3부 ‘그리움’이라는 주제로 구성되어 있으며,

유명한 작품보다는 덜 알려진 시를 중심으로 엮어 새로운 감상을 가능하게 했다.

저자는 시를 읽을 때 전문적 해석보다는 오롯이 ‘나’와 시가 마주한 순간의 감정에 집중하길 권한다.

이는 마치 르두테의 꽃을 오래 바라보며 느끼는 잔잔한 울림과 닮았다.

이 책은 장미의 이야기를 서두에 풀어낸다.

붉은 장미는 사랑과 정열의 상징으로, 그리스 신화 속 아프로디테와 아도니스의 전설을 품고 있다.

아도니스가 죽자 달려가던 아프로디테가 장미 가시에 발을 찔러 흘린 피가 붉은 장미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또한, 장미는 동화 『잠자는 숲 속의 미녀』 속에서도 사랑의 상징으로 등장한다.

미녀는 장미 가시에 찔려 깊은 잠에 빠지고, 오직 사랑의 키스로만 깨어난다.

그래서일까? 우리는 장미를 볼 때 사랑이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르지 않는가?

책 속에는 ‘읽기보다 가만히 응시하기’라는 짧은 글이 실려 있다.

우리가 무언가를 깊이 바라보며 멍하니 있을 때, 대상이 우리에게 말을 걸어오는 순간이 있다.

꽃도, 시도 마찬가지다. 천천히, 오래 바라볼 때만이 전해지는 속삭임이 있다.

이 책에 실린 시 중 특히 마음에 남았던 몇 편을 꼽아 보자면,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 노천명

언뜻 보면 한적한 시골에서 유유자적하게 살고 싶은 단순한 소망처럼 보이는 시다.

그러나 노천명의 삶을 돌아보면 이 시는 고독과 스스로를 지키려는 마음의 기록에 가깝다.

어릴 적 친일 행위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고, 평생 독신으로 홀로 살아야 했던 그녀는

세상과 거리를 두고 ‘이름 없는 여인’으로 살고자 했다.

그것은 낭만이 아니라 고단한 생의 끝에서 찾고자 한 마지막 평온이었을거라 생각하니

딱하고 가엾은 마음을 일게 했던 시였다.

〈반디불〉 윤동주

짧지만 강렬한 시다. 어둠 속 작은 불빛인 반딧불은 희망과 순수의 상징이다.

윤동주의 시 세계에서 ‘빛’은 절망 속에서 꺼지지 않는 가능성을 의미한다.

일제 강점기라는 시대적 억압 속에서도 꺼지지 않던 시인의 정신을 느낄 수 있다.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김영랑

멈추지 않는 강물의 이미지는 곧 인생의 흐름을 상징한다.

사랑과 이별, 기쁨과 슬픔이 섞인 삶의 무상함을 서정적으로 풀어낸 시다.

〈하얀 국화가 피던 날〉 라이너 마리아 릴케

하얀 국화는 절제된 슬픔과 고요한 추모를 품고 있다.

릴케는 한 송이 꽃에 계절과 마음의 결을 담아 차분한 사색에 잠기게 한다.

마음이 울적하거나 힘든 순간, 이 책을 펼쳐 보면 어떨까?

직접 받은 꽃보다도 더 아름다운 르두테의 그림이 마음을 어루만지는 선물이 될 수 있다.

사랑을 표현해야 하는데 장미를 살 수 없는 순간이 온다면 『꽃멍』이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꽃과 시가 함께 전하는 위로는 오래도록 남아 다시 꺼내 읽을 때마다 새로운 향기를 풍긴다.

『꽃멍』은 시와 그림이라는 두 예술이 만나 감성과 시선을 확장시키는 특별한 책이다.

시인의 언어가 꽃의 색과 향기를 품고, 꽃의 모습이 시의 감정을 시각적으로 완성한다.

이 책은 ‘빨리 읽기’가 아니라 ‘오래 바라보기’를 가르쳐준다.

꽃과 시를 사랑하는 이라면 곁에 두고 계절마다 다시 펼쳐보면 좋을 책이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채손독) @chae_seongmo'를 통해

'플레이풀페이지(소용)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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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는 여인 되어
- 노천명(1912~1957)

어느 조그만 산골로 들어가
나는 이름없는 여인이 되고 싶소
초가지붕에 박넝쿨 올리고
삼밭엔 오이랑 호박을 놓고
들장미로 울타리를 엮어
마당엔 하늘을 욕심껏 들여놓고
밤이면 실컷 별을 안고

부엉이가 우는 밤도 내사 외롭지 않겠소
기차가 지나가버리는 마을
놋양푼의 수수엿을 녹여 먹으며
내 좋은 사람과 밤이 늦도록
여우 나는 산골 얘기를 하면
삽살개는 달을 짖고
나는 여왕보다 더 행복하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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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 - 장영희가 남긴 문학의 향기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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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읽었던 장영희 작가의 『삶의 작은 것들로』가 참 예쁘다고 느껴졌는데,

이번에 만난 양장본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 역시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장영희의 글은 단 한 문장만 읽어도 마음속에서 생각이 자라난다.

그 문장들이 꾸며낸 듯 화려하기보다는, 읽고 난 뒤에도 오래도록 여운을 남기며 다시 떠올리게 하는 힘이 있다. 시간이 지나 불현듯 마음을 멈추게 하고, 그 순간에 다시 펼쳐보고 싶은 문장들이 이 책 속에 많이 담겨 있다. 무엇보다 글에서 묻어 나오는 따뜻함이 장영희 문체의 가장 큰 매력이다. 나 역시 글을 쓰면 차갑거나 딱딱해지는 문체에서 벗어나기 어려운데, 그녀의 문장에는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온기가 있다. 그래서 더 닮고 싶은 문체이고, 오래 곁에 두고 싶은 책이다.

책의 첫 번째 파트인 ‘삶은 작은 것들로 이루어졌네’에서는 일상 속에서 발견한 ‘천사’ 이야기가 마음을 사로잡는다. 앤 타일러의 소설에 관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모두 서로의 천사가 될 수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작가는 그 의미를 우리 주변에서 찾았다. 수해 현장에서 국수를 만들어 나른 중국집 부부, 연고 없는 노인의 집을 고쳐준 젊은 아버지와 아이, 버스 정류장에서 시각장애인을 안내한 아가씨까지, 그녀의 눈에는 모두가 ‘숨은 천사’였다. 이런 시선은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마음이 얼마나 따뜻한지 잘 보여준다.

또한 사랑을 ‘이성의 계산이 닿지 않는, 마음이 먼저 달려가는 일’이라고 정의하는 대목에서는 사랑을 머리로 재단하지 않고 온전히 마음으로 느끼는 모습이 그대로 전해진다. 일본에서 고독한 식사가 우울증으로 이어진다는 연구를 소개하며 ‘친구’(companion)의 어원이 ‘함께(com) 빵(pan)을 먹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들려주는 부분은, 음식을 나눈다는 것이 단순한 식사를 넘어 관계의 본질임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두 번째 파트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에서는 그녀가 사랑한 영미문학 작품들이 펼쳐진다. “나를 살게 하는 근본적 힘은 문학”이라고 말하는 장영희는, 문학이 자신에게 삶의 용기와 사랑, 그리고 인간다운 태도를 가르쳐줬다고 고백한다. 신체의 기동력이 부족해진 이후에도 문학이 그녀의 삶을 채웠고, 이제는 자신이 문학의 일부가 된 듯하다고 느낀다.

윌리엄 케네디의 『내가 너를 사랑한 도시』에서는, 방랑과 실패로 점철된 주인공 프랜시스가 과거의 기억이 담긴 트렁크를 열어보는 장면을 통해 ‘이미 죽어버린 사람들’처럼 꿈을 잃고 살아가는 부랑자들의 삶을 그린다. 작가는 “그들의 꿈을 죽인 사람은 어쩌면 우리일지도 모른다”는 말을 덧붙이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책임과 연민을 일깨운다.

앨프리드 테니슨의 애가 『사우보』에서는 “한 번도 사랑해본 적 없는 것보다, 사랑해보고 잃는 것이 차라리 낫다”는 구절을 전한다. 사랑의 상실이 주는 아픔을 인정하면서도, 그 경험이 삶을 깊고 풍성하게 만든다는 메시지가 묵직하다.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에서는 꿈과 사랑을 잃은 세계의 허무를 이야기하면서도,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비상한 재능’이야말로 개츠비를 위대하게 만든 본질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 속 문장은 읽는 순간뿐 아니라 읽고 난 뒤에도 오래 남는다.

이 전에 읽었던 『삶의 작은 것들로』에서 기억에 남았던 문장이 있는데 해당 문장도 공유해본다.

“소중한 사람을 만나는 것은 1분이 걸리고,

그와 사귀는 것은 한 시간이 걸리고,

그를 사랑하게 되는 것은 하루가 걸리지만,

그를 잊어버리는 것은 일생이 걸린다.

그러니 남의 마음속에 좋은 기억으로 남는 것만큼 보장된 투자는 없다.”

이 문장은 장영희의 다른 글에서도 마찬가지로 느껴지는 공통의 온기를 보여준다.

그래서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는 단숨에 읽어버리는 책이 아니라,

시간이 날 때마다 꺼내 읽게 되면 그때그때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책이다.

그 밖에도 이 산문집에는 장영희 작가가 사랑한 수많은 문학 작품과 작가들에 대한 해석이 담겨 있다.

1부에서는 클레어 하너의 시 〈내 무덤가에 서서 울지 마세요〉부터 앤 타일러의 『종이시계』와 『바너비 스토리』, 카슨 매컬러스의 『슬픈 카페의 노래』, 버지니아 울프의 『등대로』,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 윌라 캐더의 『나의 안토니아』,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스티브 잡스의 스탠퍼드 졸업 연설, 프랜시스 톰프슨의 『하늘의 사냥개』,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깨끗하고 밝은 곳』,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등 문학과 에세이, 동화, 연설문을 넘나드는 폭넓은 작품 세계가 담겨있다.

2부에서는 윌리엄 케네디의 『내가 너를 사랑한 도시』, 앨프리드 테니슨의 시 〈사우보〉와 〈부서져라, 부서져라, 부서져라〉,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너새니얼 호손의 『주홍 글자』,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 에밀리 디킨슨의 시 〈만약 내가 If I can-〉, 로버트 프로스트의 〈눈가루〉, 랭스턴 휴스의 〈꿈><자서전><경구〉, 셸 실버스타인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엄마와 하느님〉, 피천득의 『오월』, 퍼시 셸리의 〈서풍에 부치는 노래〉 등 다양한 시대와 장르의 작품을 다룬다.

소개 된 작품 중 『어린 왕자』에서는 순수한 마음과 사랑의 책임을 잊은 어른들의 모습을 비추며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삶 속에 되새기게 한다. 『폭풍의 언덕』에서는 격정적인 사랑과 집착이 어떻게 서로를 파괴하는지 보여주면서도, 그 안에 숨은 인간 본성의 솔직함을 읽어낸다. 『서풍에 부치는 노래』를 다룰 때는 셸리의 격정적인 언어를 통해, 변화와 재생을 갈망하는 시인의 심정을 ‘삶의 계절이 바뀌는 순간’에 비유한다.

이렇듯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는 단순한 산문집을 넘어, 한 문학인의 서재를 함께 거니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장영희의 시선으로 바라본 문학 작품들은 새롭게 빛나며, 그 빛을 따라가며 삶과 사랑, 희망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샘터사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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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고독한 식사를 하는 사람이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는 사실이 발견됐고,
그 병을 ‘고식병’이라고 이름 지었다 한다.
사실 음식을 나누는 것은 친교의 기본 조건이다.
‘친구’라는 뜻을 가진 영어 단어 ‘companion’에서 ‘com’을 ‘함께‘, ‘pan’은 빵을 의미한다.
그래서 ‘함께 빵을 먹는 사람’이 바로 ’친구’였다.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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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365 드로잉 - 하루 한 장 즐거운 그림 놀이!
김민경 글.그림 / 더디퍼런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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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의 『대한민국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365 드로잉』은

그림을 잘 그리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라기보다,

아이와 부모가 함께 시간을 보내고 마음을 나누게 하는

따뜻한 안내서다.

책의 첫 장에는 한 아이와의 짧은 대화가 나온다.

“엄마, 공주 그려줘.”

“아빠는 못 그려. 엄마한테 부탁해.”

그리고 어느 날 아이가

“나는 그림 잘 못 그리니까, 엄마가 좀 그려줘.”라고 말했을 때,

저자는 잠시 멈춰 서서 생각하게 된다.

아이의 마음속에 이미

‘잘 그린 그림’과 ‘못 그린 그림’이라는 기준이 생겨버린 건 아닌지,

그리고 그 기준이 어쩌면

어른들이 먼저 만들어준 것은 아닌지 되짚어본다.

저자는 그림에는 정답이 없다고 말한다.

아이가 세상을 바라보는 눈,

마음속에서 피어오르는 상상을 자유롭게 펼치는 것이야말로

그림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종이 한 장, 색연필 몇 자루만 있어도 충분하고,

부모가 그림을 잘 그릴 필요도 없다.

중요한 것은, 아이와 함께 바라보고, 느끼고, 그리는 그 시간이다.

아이의 손을 잡고 처음 선을 긋는 순간,

“이렇게 해도 돼?”라고 묻는 눈빛을 마주하며

“응, 같이 해보자.”라고 답하는 그 짧은 대화가

아이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응원이 된다.

그렇게 함께한 순간들은

시간이 지나면 그림 속에 추억이 되어 남는다.

책 속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365개의 그림 주제가 실려 있다.

공룡, 바닷속 생물, 귀여운 강아지, 계절별 풍경 등

다양한 소재들이 하루하루 아이의 흥미를 자극한다.

하루에 한 가지씩 그려 나가다 보면,

1년간의 그림 일기가 완성된다.

그 과정에서 아이는,

그림 실력뿐 아니라 상상력과 관찰력, 집중하는 힘을 기르게 되고,

무엇보다 부모와 함께한 시간이 마음속 깊이 새겨진다.

이 책은 아이에게 그림을 잘 그리도록 지도하는 대신,

틀려도 괜찮고, 하고 싶은 대로 그려도 좋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아이는 그 속에서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법,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법을 배운다.

그림은 아이의 언어가 되고,

부모는 그 언어를 함께 배우고 응원하는 동반자가 된다.

『대한민국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365 드로잉』은

결국 그림 그리기를 통해 부모와 아이가 서로의 마음을 이어주는 책이다.

그림 한 장이 단순한 낙서로 끝나지 않고

사랑과 추억의 기록이 되도록 만드는 힘이 있다.

오늘 그린 그림이 내일의 소중한 추억이 되고,

그 추억이 다시 아이의 마음을 자라게 한다는 사실을!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채손독) @chae_seongmo'를 통해

'더디퍼런스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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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함은 인생의 날개다 - 포니 픽업 야채 장수에서 물류 기업 CEO까지
이강미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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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사를 시작한 그날,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그저 서 있었다.

목련은 곧 몽우리를 터뜨리고 세상에 얼굴을 드러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데,

정작 나는 움츠린 채 한마디 말조차 꺼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 지나가던 아주머니가 다가와 말했다.

“뭐라고 말을 하든, 소리를 지르든 해야 사람들이 듣고 나오지 않겄어유?”

그 말에 젖 먹던 힘까지 짜내어 외쳐보았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없었다.

결국 그는 한쪽 구석에 쪼그려 앉아 옆에 있던 돌멩이를 집어 들고,

땅바닥을 노트 삼아 꾹꾹 눌러 글을 써본다.

‘나도 할 수 있다! 나도 할 수 있다!’

그 말은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한 구호가 아니라 오로지 나 자신에게 건네는 응원의 말이었다.

이 책이 다른 책과 다르다고 느낀 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단순히 저자의 경험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와 오랜 시간을 함께 걸어온

남편의 이야기가 동시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한 부부가 함께 써 내려간 인생 이야기였고,

그 안에는 사랑과 믿음, 신뢰가 단단히 자리 잡고 있었다.

저자가 20대 중반이었을 무렵,

일을 위해 방문했던 가락시장에서 커피가 제일로 맛있다는

손수레 카페에서 있었던 일은 참 인상 깊다.

커피를 2잔 주문했는데, 아주머니가 말했다.

“총각은 꼭 색시랑 올 때만 커피를 마시네?”

그제야 알았다. 남편은 혼자 있을 때는 작은 커피 한 잔도 아꼈지만,

아내와 함께일 때는 꼭 맛있는 커피 한 잔을 대접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 마음이야말로 사랑이 아니고 무엇인가?

예비 신랑이 직장 없는 ‘야채 장수’라는 주변의 시선에도,

저자는 그의 성실함과 따뜻한 심성을 믿었다.

‘부모 형제에게 잘하는 사람은 절대 나쁜 사람이 될 수 없다’는 부모님의 가르침은

그녀의 선택을 믿고 확고히 하는데 힘이 되었다.

다양한 우여곡절을 겪으며 1999년에는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게 된다.

회사를 두 갈래로 나누어 남편은 ‘(주)날개물류’를, 저자는 ‘황금날개’를 세워 운영하기로 한 점이다.

하나는 창고 관리, 하나는 배송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다.

트럭 장사 시절의 절박함과 성실함이 더 큰 비상을 준비하게 했다.

책 중간쯤에는 지방으로 보내는 마지막 출고 차량을 출발시키던 새벽녘에,

현장 직원들이 한 줄로 서서 기사님께 90도로 인사하며 “조심히 가세요”라고 외쳤다.

차량이 출발하자 모두가 환호성을 지르며 “또 한번 해냈다”고 외쳤다.

그 모습을 지켜본 관계자는 “이 회사가 잘 되는 이유가 있구나” 하고 느꼈다고 한다.

성공이란 결국 같은 목표와 마음가짐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여

한 방향을 바라볼 때야 비로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그 현장을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저자가 이 과정에서 얻은 가장 큰 교훈은 ‘처음과 같은 마음’이었다.

위치가 좋아지고 규모가 커져도 감사와 의리, 겸손을 잃으면,

고객은 하루 아침에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그는 이 정신을 ‘날개’의 뿌리로 삼아 100년이 지나도 변함없이 이어가겠다고 다짐한다.

책 속에는 이 외에도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방송국 사연을 듣고 농산물을 기부하겠다는 전화,

빨간 스포츠카를 탄 대학생과의 접촉사고가 남편에게 준 다짐,

출판사 사장들이 한목소리로 칭찬한 성실함… 등등.

이 모든 순간들이 모여 두 사람의 삶을 지탱하는 기둥이 되었다.

『간절함은 인생의 날개다』는 회고록 같지만, 읽다 보면 자기계발서 같은 울림을 준다.

경쟁과 시기, 이익만을 좇는 세상 속에서 이 부부의 이야기는

여전히 세상에는 좋은 사람들이 많고 진심과 성실이 통하는 길이 있음을 일깨운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든다.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어려운 문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매달린다면

결국에는 길이 열릴 수 있을 거라는 희망 말이다.

첫 장사 날, 바닥에 꾹꾹 눌러 썼던 “나도 할 수 있다!”라는 말!

그 간절한 다짐을 마음속에 새기고 산다면 해결하지 못할 일은 없을 것이다.

간절함만큼 인생을 바꿀 수 있는 힘은 없다.

어려운 고비를 경험하는 사람도 힘을 내서 살아볼 수 있게 힘을 주는 책 같다.

그러한 이들 부부에게 남은 여정도 변함없는 응원을 보내고 싶다.

'이키다 @ekida_library'님을 통해 '다산책방(다산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와 소정의 지원비를 지원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세상 어느 관계든 정성을 다하면 서로가 행복해진단다!’
엄마는 늘 그렇게 말씀해 주셨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예의를 갖추고 정성으로 대하라고….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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