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사 개념어 사전
유정호 지음 / 믹스커피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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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정호의 『조선사 개념어 사전』은 조선 왕조 500년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870여 개의 인물, 사건, 제도, 서적 등을 알기 쉽게 정리한 책이다. 이 책은 국어사전과 유사하게 자음과 모음 순서로 배열되어 있어, 독자들이 원하는 항목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예를 들어, ‘가별초(家別抄)’ 항목에서는 태조 이성계의 조상인 이안사(목조)가 원나라로부터 천호장의 벼슬을 받으며 고려인과 여진족 1,000여 명으로 구성된 사병 집단인 가별초를 조직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이 가별초는 이성계가 홍건적과 왜구를 물리치는 데 큰 역할을 했으며, 조선 건국의 군사적 기반이 되었다. 그러나 태종이 왕권 강화를 위해 사병을 혁파하는 과정에서 1411년 해체되었다는 역사적 사실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또한, 드라마 ‘원경’의 주인공인 원경왕후에 대한 설명도 담겨 있다. 원경왕후는 태종의 비로서 양녕대군, 효령대군, 충녕대군(세종대왕), 성녕대군과 네 명의 공주를 낳았다. 제1차 왕자의 난 때 태종에게 무기를 제공하며 거사를 도왔지만, 태종이 그녀의 남동생 네 명을 죽이면서 관계가 악화되어 폐비 위기를 겪은 일화도 소개되어 있다.


 이처럼 『조선사 개념어 사전』은 사극을 시청하거나 역사 공부를 할 때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과 용어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여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각 항목은 간결하면서도 핵심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조선사의 복잡한 개념들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저자 유정호는 중·고등학교 역사 교사로서, 딱딱하고 어려운 역사 용어를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자 노력해왔다. 그의 이러한 노력은 이 책에서도 잘 드러나며, 독자들에게 조선사를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조선사 개념어 사전』은 조선 시대의 다양한 역사적 개념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유용한 도서로, 역사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채손독) @chae_seongmo'를 통해

‘믹스커피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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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작은 브랜드를 위한 책 : 확장판 - 우주에 흔적을 남겨라 이것은 작은 브랜드를 위한 책
이근상 지음 / 몽스북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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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브랜드는 규모가 아니라 차별화된 메시지와 정체성으로 기억되는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


 이근상 저자의 『이것은 작은 브랜드를 위한 책: 확장판』은 작은 브랜드가 대기업과의 경쟁 속에서도 자신만의 길을 찾아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총 66개 브랜드 사례로 소개한다. 확장편에는 각 챕터의 주제에 맞는 새로운 브랜드 사례 24개를 추가하여 현재 업계의 주목을 받는 ‘핫’한 브랜드들의 성공 법칙을 다룬다.


 첫 장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을 만드는 출판사인 타라북스(Tarabooks)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이 작은 브랜드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아름다운 책을 만들기 위한 노력뿐만 아니라, ‘우리는 작게 존재한다’라는 그들의 철학에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작은 브랜드가 살아남기 위해 대기업의 방식을 따라가기보다는, ‘작은 브랜드만의 특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작은 브랜드가 흔히 빠지는 함정으로는 대기업과 같은 마케팅 전략을 따라 하거나, 모든 소비자를 타깃으로 삼으려 하거나, 가성비를 무기로 내세우는 방식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접근은 오히려 작은 브랜드를 더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작은 브랜드는 무엇보다도 ‘하나의 강력한 메시지’를 구축해야 하며, 이것이 소비자의 기억에 남는 브랜드를 만드는 첫걸음이 된다.


 브랜드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머릿속에 강렬한 인상을 남겨야 한다. 저자는 브랜드를 ‘기억’으로 정의하며, 수많은 브랜드가 매일같이 소비자 앞을 스쳐 지나가지만, 기억에 남는 브랜드는 극히 일부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소비자는 어떤 브랜드를 기억할까? 저자는 그 답을 ‘하나의 메시지에 집중하는 것’, ‘소비자의 감정을 건드리는 것’, 그리고 ‘차별화된 아이덴티티를 가지는 것’에서 찾는다.


 이 책에서는 프로스펙스 브랜드의 사례를 통해 ‘기억되는 브랜드’의 원칙을 설명한다. 프로스펙스는 침체기를 겪고 있을 때 ‘잘됐으면 좋겠어, 대한민국 오리지널’이라는 카피 한 줄로 소비자와의 감정적 연결을 강화하였다. 이러한 전략은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기여하였다. 이러한 사례들은 거대한 광고비를 투입하지 않고도, 브랜드의 본질을 소비자가 사랑하게 만드는 전략을 통해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작은 브랜드 역시 이러한 전략을 통해 차별화된 존재감을 가질 수 있다.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우주에 흔적을 남기자’ 부분이었다. 구글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를 비롯한 실리콘 밸리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운동화, 올버즈(Allbirds)의 이야기다. 올버즈가 시장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초심을 잃었기 때문이었다. 일차적으로 시장 진입에 성공한 작은 브랜드들이 흔히 범하는 실수를 이들도 피해가지 못했다. 물건을 더 팔기 위해 타깃을 넓히기 시작했다. 매력적으로 보이는 20대 고객으로의 확장을 시도했으나 과욕이었다. 여기서 전달하는 메시지는 브랜드가 처음 출발할 때 목표로 했던 방향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성장이 무분별한 확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우주에 흔적을 남기는 사업을 하고 싶다면 한곳을 깊게 파야 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일을 할 것인지,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그 마음을 잃지 말아야 한다.


이 책은 실제로 작은 브랜드를 운영하거나, 운영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가이드가 될 수 있는 책이다. 마케팅을 전공하지 않았더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광고비 없이 브랜드를 성장시키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유용한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대기업이 아닌 ‘내 브랜드’를 만들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가 많을 것이다.


작은 브랜드는 크지 않아서 약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작은 브랜드만이 가질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이 책은 그 강점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작은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면, 혹은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면,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작은 브랜드는 그 자체로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그 무기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결국 브랜드를 운영하는 사람의 몫이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채손독) @chae_seongmo'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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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의 잣대로 성공을 측정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성공의 개념을 바꾸면 자기만의 잣대를 만들 수 있다.
일등이 될 수 있는 자신만의 형용사를 찾아라. -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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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 스팟 - 인생의 숨은 기회를 찾는 9가지 통찰
샘 리처드 지음, 김수민 옮김 / 북플레저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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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 스팟이란, 끊임없이 변화하는 과정에서 적응하고 성장하며 균형을 찾아가는 것!”
“일상에 호기심을 갖자!”


샘 리처드의 『스위트 스팟』은 인생에서 가장 조화롭게 ‘균형’을 찾는 방법을 제시하는 책이다. ‘스위트 스팟’은 원래 스포츠에서 공을 가장 멀리 보낼 수 있는 최적의 지점을 뜻하지만, 저자는 이를 인생에 적용해 우리가 가장 만족스럽고 균형 잡힌 삶을 살 수 있는 지점을 찾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이 책은 독자가 스스로 삶이라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과정 속에서 답을 찾도록 돕는다. 샘 리처드 교수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을 깊이 있게 고민하게 만드는 통찰력을 통해, 삶을 개척하는 데 필요한 ‘생각의 근육’을 키우는 방법을 제시한다. 특히, 책은 강의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독자가 오리엔테이션부터 질의응답까지 한 학기 동안 진행되는 수업처럼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도록 짜여 있다.

책은 호기심, 편견, 자기 이해, 진로, 관계, 인내, 자산 관리, 리더십, 자신감 등 인생에서 중요한 9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예를 들어, ‘호기심’ 장에서는 새로운 것을 탐구하고자 하는 열정이 삶의 스위트 스팟을 찾는 데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설명한다. 샘 리처드 교수는 24세에 대학에서 첫 강의를 맡았을 때, 자신도 잘 알지 못하는 <인간 생태학의 사이버네틱스>라는 주제를 가르쳐야 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솔직하게 “저도 잘 모르지만, 여러분과 함께 배워가겠습니다”라고 말하며 수업을 시작했고, 답을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한 채 학생들과 함께 질문을 던지며 답을 찾아갔다. 그 과정 자체가 배움이었고, 결국 학생들에게 매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사례는 한국의 주입식 교육과 비교해볼 때 매우 신선하고 충격적인 접근 방식이다. 한국에서는 교수나 교사가 모든 답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이 책은 오히려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학습의 핵심임을 강조한다. 정해진 답을 주입식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질문을 통해 자기만의 답을 도출하는 과정은 깊이 있는 사고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편견’ 장에서는 우리가 가진 선입견이 어떻게 우리의 선택을 제한하는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이처럼 각 장은 독자가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스위트 스팟을 찾기 위한 구체적인 지침을 제공한다.

샘 리처드 교수는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이자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석좌교수로, 41년간 약 50,000명 이상의 학생을 가르쳐왔다. 자신을 교수라기보다는 ‘배우는 사람’으로 여기며, 전 세계 50개국 이상을 여행하고 그중 4년은 미국 밖에서 생활하며 다양한 문화를 경험했다. 이를 통해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는 삶의 방식을 배웠으며, 그 과정에서 누구나 각자의 삶 속에 ‘스위트 스팟’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더 많은 사람이 이를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스위트 스팟』은 삶의 다양한 측면을 깊이 성찰하게 만드는 책이다. 독자는 이를 통해 자신의 삶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며, 실전 사례와 균형 잡힌 시각을 통해 스스로 답을 찾도록 이끌린다. 특히, 한국인의 문화적 특성을 고려한 조언들은 더욱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삶의 선택과 균형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깊은 울림과 통찰을 선사하며, 스위트 스팟을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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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균형’입니다. 인생이란 우리가 살아가면서 일어나는 일과 얼마나 잘 조화를 이루는지, 그리고 그것을 얼마나 잘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집니다. 우리는 각자 자신의 길을 찾아 나가야 하고, 그 과정에서 중요한 건 ‘일을 만들어나가는 것’과 동시에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을 받아 들이는 것’이지요. 이 두 가지 사이의 균형이 바로 제가 말하는 ‘스위트 스팟Sweet Spot’입니다.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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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투라 CULTURA 2025.03 - Vol.129, K-뮤지컬
작가 편집부 지음 / 작가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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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 문화전문지 쿨투라(CULTURA) 2025년 3월호의 테마는 K-뮤지컬이다. 뮤지컬은 19세기 산업혁명으로 인한 도시문명의 발달과 함께 시작된 예술 장르로, 2025년 현재 대한민국에서 아날로그 예술로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K-뮤지컬의 현재와 미래를 다양한 시각에서 조명하며, 업계 전문가 인터뷰, 주요 작품 소개, 그리고 관련 문화 현상을 다루고 있다.


 대표적인 콘텐츠로는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를 브로드웨이에 성공적으로 올린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의 인터뷰가 있다. 그는 브로드웨이 진출 이후의 현장 분위기 변화를 설명하며,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소설 중 하나인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이 어떤 점에 중점을 두고 제작되었는지 이야기한다. 이를 통해 K-뮤지컬의 글로벌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또한, 2023년 쿨투라 신인상을 수상한 시인 김해솔의 신작 시가 수록되어 있으며, 이상문학상 우수상을 두 차례 수상한 소설가 한지수의 인터뷰도 포함되어 있다. 한지수 작가는 화려한 수상 경력에도 불구하고 덜 알려진 작가로 평가받고 있어, 그의 작품 세계와 문학적 지향을 직접 들어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더불어, 유성민 작가의 작품 세계를 탐구하며, 그의 작품이 개별성을 유지하면서도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되는 특징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뮤지컬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도 다루고 있다. 화가이자 배우인 박신양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며, 그의 그림에서 자신을 ‘당나귀’로 표현하는 이유를 소개한다. 또한, 그의 작품이 한일 문화 교류의 새로운 거점으로 떠오른 오사카 한국문화원에서 <K아트와 만나다: 박신양, 제4의 벽>이라는 주제로 전시된다는 소식도 전한다. 미술평론가와 철학자 김동훈의 작품 해석도 함께 소개된다.


 한편,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도 담겨 있다. 올해 영화제는 트라시아 터틀 집행위원장 체제에서 열린 첫 행사로, 여성과 LGBTQ+ 영화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졌다. 경쟁 부문에 오른 19편 중 8편이 여성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었으며, 영화제의 최고상인 황금곰상이 퀴어 영화에 수여되며 화제를 모았다.

 특히, 올해 베를린영화제에는 8편의 한국 영화가 초청되며 전년보다 큰 성과를 거두었다. 그중 가장 주목받은 작품은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이다. 이 영화는 인간 프린팅 기술이 도입된 근미래를 배경으로, 빚에 쫓기던 주인공이 우주로 떠나기 위해 ‘익스펜더블(소모품 인간)’이 되는 선택을 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처럼 쿨투라 2025년 3월호는 뮤지컬을 비롯해 문학, 미술, 영화 등 다양한 분야의 최신 동향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한국 문화와 예술의 흐름을 알고 싶은 독자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며, 예술과 문화 전반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필수적인 읽을거리가 된다. 특히, 창작자, 연구자, 예술 애호가들에게 인사이트를 제공할 만하다.


'월간 문학전문지 쿨투라 @cultura_magazine'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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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의 심리학 - 예술 작품을 볼 때 머릿속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오성주 지음 / 북하우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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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은 정지해 있기 때문에 관객의 개입이 훨씬 깊고, 보면 볼수록 새롭다.”


 미술관에서 작품을 마주할 때 어떤 그림은 한 눈에 이해되지만, 어떤 그림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이 작품이 왜 걸작일까?” “도대체 뭘 표현한 거지?”라는 의문이 들 때도 있다.

 우리는 흔히 작품이 난해해서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오성주의 『감상의 심리학』은 그 이유가 작품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그림을 감상하는 방식에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우리가 그림을 볼 때 단순히 눈으로만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뇌와 감정이 함께 움직이며 의미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바로 이 과정이 예술 감상의 본질이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핵심 개념 중 하나는 “그림은 정지해 있기 때문에 관객의 개입이 훨씬 깊고, 보면 볼수록 새롭다.”라는 점이다. 영화나 음악처럼 시간이 흐르며 변화하는 예술과 달리, 그림은 한 장면으로 멈춰 있다. 따라서 감상자의 시선과 해석이 깊어질수록 작품의 의미도 점점 새롭게 확장된다. 결국, 우리가 그림 앞에서 느끼는 막막함은 작품의 문제가 아니라, 감상법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단순한 미술 감상법을 넘어, 그림과 적극적으로 대화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우리가 왜 어떤 그림에 끌리고 어떤 그림에는 무관심해지는지를 심리학적으로 풀어낸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예술을 감상하는가?

그리고 예술 감상이 우리에게 주는 본질적인 의미는 무엇일까?

저자는 그림 감상이 단순한 미적 경험이 아니라 우리의 인지와 감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한다. 그는 예술 감상의 목적을 네 가지로 정리한다.

 첫 번째는 감각적 즐거움이다.

실세계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움직이지만, 그림은 정지된 형태로 존재한다. 그 차이에서 오는 색다름이 감각적 쾌감을 준다. 우리는 일상에서 뻔한 색과 형태에 익숙해지면서도, 새로운 시각적 자극을 갈망한다. 특히 추상화의 비정형적인 형태와 색채가 신선한 느낌을 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두 번째는 인지적 탐색과 통찰이다.

그림을 감상하는 것은 단순한 시각적 경험이 아니라 하나의 ‘탐구 과정’이다. 우리는 작품을 해석하며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고, 화가의 관점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색다른 방식을 배운다. 이는 마치 낯선 도시에 가서 길을 찾아가는 경험과도 비슷하다. 새로운 공간을 탐색하는 동안 우리는 자연스럽게 더 깊은 사고를 하게 되고, 이는 감상의 깊이를 더해준다.

 세 번째는 감정적 정화와 재충전이다.

그림은 감상자의 기억과 감정을 환기시키며 내면을 들여다보게 한다. 특히 인물화는 감상자로 하여금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거나, 현재 자신의 감정 상태를 반추하게 만든다. 이는 심리학에서 말하는 ‘정화(catharsis)’ 효과로, 예술 감상을 통해 감정을 조절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그림은 긍정적 산만함(Positive Distraction)을 제공한다.

우리는 일상에서 반복적인 루틴 속에서 지루함을 느낀다. 그러나 미술 작품은 예기치 않은 시각적 자극을 제공하며 우리의 감각을 환기시킨다. 예를 들어, 병원 복도에 걸린 그림이나 거리의 벽화, 버스킹 음악 등이 우리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활력을 불어넣는 것과 같은 원리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종종 그림 감상이 어렵다고 느낄까?

저자는 그 원인을 우리가 실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을 고집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실세계는 물리적 규칙에 따라 움직이지만, 그림의 세계는 전혀 다른 원리로 작동한다. 원근법을 무시하는 현대 미술, 비현실적인 색채로 표현된 초현실주의 작품 등은 실세계의 논리로 해석하면 낯설고 어려울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그림 감상을 제대로 하려면 미술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새로운 시각적 사고 방식이 필요하다.


 이 책은 이를 위해 다양한 미술 사조와 대표적인 화가들을 소개하며, 각각의 작품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 설명한다. 소개된 화가들을 언급해보자면 < 네덜란드 화가 요하네스 페르메이르, 이탈리아 화가 카라바조, 독일 낭만주의 화가 카스파르 다비트 프리드리히, 클로드 모네, 추상화의 선구자 바실리 칸딘스키, 네덜란드 화가 피에트 몬드리안, 마르크 샤갈, 스페인 화가 살바도르 달리 > 등이 있다. 워낙 많은 화가들이 소개되어 있는 관계로, 평소 소수 제한적으로 화가를 알고 있는 상황이라면 더 많은 화가들을 알아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은 그림 감상은 수동적인 것이 아니라 능동적인 과정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림을 보며 ‘좋다’ 혹은 ‘이해되지 않는다’라는 단순한 감정만 느끼고 지나가지만,

실제로 깊은 감상은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이를 돕기 위해 저자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제안한다.

첫째, 그림 오래 바라보기.

일반적으로 미술관에서 한 작품에 머무는 시간이 짧은 현실을 지적하면서, 오랜 시간 동안 작품을 관찰할 때 보이지 않던 디테일과 숨겨진 의미들이 서서히 드러난다고 설명한다. 일부 학자는 한 작품을 최소 20분간 감상하라고 권하기도 한다.

둘째, 작품의 맥락을 이해하기.

동일한 그림이라도 작가의 생애, 시대적 배경, 그리고 그 당시의 사회·문화적 환경을 함께 알게 되면 감상이 달라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으로만 보던 감상자가, 그가 정신병원 생활 중에 그린 사실을 알게 된다면 전혀 다른 감정과 통찰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 자신만의 해석을 시도하기. 

그림에는 정답이 없으며, 감상자는 자신의 경험과 사고를 바탕으로 각기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누군가의 정해진 해석을 수용하기보다는, 스스로 “이 그림은 나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주체적으로 감상하려는 노력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며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박수근‘과 ‘마크 로스코‘의 작품에 대한 설명이었다. 이전에 ‘이중섭의 편지와 그림들’이라는 책에서 박수근 화가를 처음 알게 되었고, 이 책을 통해 그의 화풍과 작품 세계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다. 또한, ‘마크 로스코’의 작품을 본 사람들이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는 오랫동안 궁금했던 부분이었는데 해당 내용을 담고 있어서 반가웠다. 

 사실 인터넷에서 그의 작품을 보았을 때는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

“이 그림의 어떤 점 때문에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는 걸까?”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이 책을 통해 로스코의 작품이 지닌 힘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된 것 같다.


 결국, 예술 감상의 궁극적인 목표는 단순히 그림을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통해 나 자신을 이해하고, 타인의 감정과 사고방식을 공감하며 세상을 더욱 깊이 바라보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오성주는 『감상의 심리학』에서 예술 감상이 우리의 인식과 감정을 변화시키는 적극적인 행위임을 강조한다. 특히, “그림은 정지해 있기 때문에 관객의 개입이 훨씬 깊고, 보면 볼수록 새롭다.”라는 말처럼, 예술 감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풍부해지는 경험이다.


 이 책은 미술 감상을 어렵게 느꼈던 사람들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작품을 보고도 ‘왜 좋은지 모르겠다’고 느꼈다면, 이 책을 통해 감상의 원리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예술과 심리학의 관계에 관심이 있거나, 창의적인 사고를 키우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추천한다. 이 책은 단순한 미술 감상법을 넘어, 예술을 통해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깊은 통찰을 제공하는 책이다.



'북하우스 출판사'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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