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생활의 발견
와타나베 쇼이치 지음, 김욱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지적으로산다는 것은 어떤것일까. 평론가이자 영문학 교수인 저자 와타나베 쇼이치는 이 책은 '나의 경험과 소망의 결정판' 이라고 서문에서 밝혔다. 앞서간 지식인의 수십년간의 노하우를 단 몇 시간의 투자로 얻을 수 있는 것이 독서다.

중학교 은사가 단지 자신의 지적생활을 위해 많은 책을 읽고 공부하는 모습을 보며 지적인 삶에 대한 뜨거운 충동을 느낀다.

영문학 교수였지만 본인의 영어 실력에 만족을 못해 30대 후반에 두 번째 유학길에 오른다. 목표였던 영문 현대 소설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재미있게 읽기를 달성했을 때의 심정을 "그 자리에서 덩실덩실 춤이라도 추고 싶었다"라고 표현한다. 외국 소설은 사고와 가치관이 다른 세상을 만나는듯 하기 때문에 재미있다고 말한다. 이런 즐거움을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추천하는 독서법으로는 반복읽기를 권한다.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반복 독서를 통해 감각을 연마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한다. 또한 정독할 책은 반드시 직접 사는 것이 좋다고 충고한다.

지적생활자가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은 책을 두는 장소를 확보하는 일이다. 서재는 지적생산의 원천임으로 지적 생활을 추구하려면 서재가 반드시 있어야 된다고 말한다. 책이나 글을 쓰려면 수많은 참고문헌이 필요하다. 요즘 한국 부모들도 아이 공부방이 자신의 서재보다 우선이다. 저자는 부모의 서재가 먼저라고 일갈한다.

비전문가일지라도 책을 모으고 연구하다 보면 전문가에게 뒤지지 않을 만큼 지식을 겸비할 수 있고 책까지 쓸 수 있으며 저자도 그런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적어도 10년 이상 관련 문헌을 축적하여 그 분야의 전문가가 소유한 장서만큼 자료가 수집되었을 때 집필에 착수해도 늦지 않는다는 느긋한 마음을 강조한다. 이 책이 1976년에 출간되었으니 모든 것이 빨라지고 자료를 얻기 쉬워진 요즘 사정을 감 안하면 3~5년 정도면 자료 수집에 충분한 시간이지 않을까 생각돤다. 물론 분야에 따라 다를 것이다.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글쓰기 비법이나 시간관리 방법등이 이 책에도 똑같이 등장하는 것을 보고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교훈이 있다고 느낀다. 자투리 시간을 잘 활용하라거나 기계적인 글쓰기가 걸작을 낳는다는 내용이 그러하다.

저자가 존경하는 칸트가 아침형 인간이라 따라하려 했으나 저자는 저녁형 인간이어서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택했다는 이야기도 재미있다. '대가들의 퇴행현상'도 처음 접하는 말인데 지적생산으로 인한 에너지 소모가 많으면 이러한 퇴행현상에서 위로와 활력을 다시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쉽게 이야기하면 가벼운 책을 읽거나 리프레쉬 하는 개념인 듯 하다.

'지적생활을 하는 데 가장 장애가 되는 요소는 중병을 제외하고는 가족' 이라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분명 가족에게 빼앗기는 시간이 많지만 가족도 없이 외롭다면 어떤 부귀영화인들 즐거울까 싶다. '아이를 두 명 이상 낳아 키워야 한다면 지적생활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 라는 대목에서는 내 이야기 같아 비애가 느껴진다. 하지만 아이들은 언젠가 크고, 어쨌거나 너무나도 예쁘다. 저자는 가족의 존재가 지적 생활에 상당히 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아직도 글로 먹고 살기는 힘든 시절이다. 저자는 유명한 사람들의 예를 들어 이들이 경제적으로 풍족했기 때문에 위대한 저술을 남기는 것이 가능했다고 말한다. 한번도 이런 식으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재미있게 생각된다. 지적생활을 위해서는 경제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사실에 서글퍼지기도 하지만 솔직히 틀린 이야기도 아니다.

최고 지성에게 배우는 지적생활에의 가이드. 일독을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글쓰기의 공중부양 - 이외수가 처음으로 공개하는 실전적 문장비법
이외수 지음 / 해냄 / 200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글쓰기 책은 참 많다. 또 다양하게 분류가 가능하다. 문장력을 기르자가 테마인 책도 있고 글써서 출판하기가 컨셉인  책도 있다. 읽고나면 도움도 되고 당장이라도 명문이 술술 써지고 갑자기 책을 한 권 낼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런데 이 책은 조금 다르다.

 

대부분의 책들이 기법이니 방법이니 이야기 할 때 여기서는 조금 다른 주문을 한다. 좋은 사람이 되라고, 사물을 사랑하라고, 이세상 모든 것을 사랑하라고 한다. 그러면 글이 훌륭해진단다. 더 어렸을 때 이 책을 읽었으면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책을 덮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히 이 말은 그냥 흘려들을 조언이 아니다 “나이는 결코 숫자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나이는 아픔을 발효시키고 지혜를 숙성시킨다는 작가의 말을 나 스스로 증명하는 듯 해 뿌듯하기까지 하다. "글은 쓰는 자의 인격을 그대로 반영한다"

단어채집은 쉽지 않다. 분명 열심히 하면 글쓰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처음에는 이런 걸 어떻게 해 하다가 뒤로 갈수록 적혀 있는 내용을 따라하기만 해도 글쓰기에 발전이 있을 것 같은 묘한 기대감이 뭉실뭉실 피어오른다. 그래, 단어채집도 해보고 사물을 잘 관찰하는 습관도 기르는 거다. 그런데 결심하면 제발 열심히 하자.

가식, 욕심, 허영도 없어야 한다. 글쓰기가 도 닦기일까? 거의 유사하다. 글쓰기는 인내이고 노력이다. 글에 대한 애정도 가져야 한다. 사물에 대한 애정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가장 강조된 내용이니까. 역시 세상에 쉬운 일이 없다.

3부 창작의 장에 나오는 작가의 소설들은 일부분이지만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호기심을 자극한다. ‘다 찾아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어지는 내용이 너무 궁금하다. 역시 글쓰기 내공은 이런 것이구나. 누군가 내가 쓴 글을 끝까지 읽어주기만 해도 감사하는 처지에서 이런 글을 보면 놀랍고 부럽다.

평범한 사람이, 글쓰기에는 문외한이던 사람이 글쓰기로 공중부양을 하려면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릴까. 그래도 이런 좋은 책이 있어서 노력의 시간이 10분의 1 정도로 줄어들었을 것이다. 글쓰기는 끊임없는 노력이며 마음가짐이라는 진리를 한번 더 확인했다. 그래서 행복하다. "진리는 영원불변하는 것이며 우주 어디에 적용시켜도 한 치의 어긋남이 없다. 그러나 현상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시공에 따라 다른 현상으로 나타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개새끼입니다 - 국민이 광고주인 카피라이터 정철의
정철 지음 / 리더스북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카피라이터라는 직업은 정말 멋지다. 촌철살인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고 자본주의의 꽃인 광고에서 가장 중요한 건 카피 한 줄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카피라이터가 자본주의의 찬미가만 부르는 것이 아님을 알았다.

 

"일본은 미국을 쌀 미 미국(米國)이라 부르지만, 우리에게 미국은 아름다울 미 미국(美國)입니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 고약한 짓을 일삼는 미국에게 아무래도 아름다울 미는 과분해 보입니다. 아닐 미(未)를 붙여주는 건 어떨까요?" 

일본에서 공부할 때 수업시간에 일본인 선생님으로부터 들은 이야기였다. 일본은 쌀 미 미국인데 우리는 아름다울 미 미국이라니. 한국 학생들은 다들 처음 그 사실을 인식하고 어이없어했다. 과연 미국은 그리 아름다운지. 일본에서는 이 사실이 거의 상식인 듯하다. 일본에서 출간된 <일본인과 한국인 나루호도 사전>이라는 책에도 자세히 적혀있다. 일본은 미국에서 쌀이 많이 나니 쌀 미 미국으로 했지만, 한국은 미국에 대한 동경이 있어서 아름다울 미를 썼다고 적혀있다. 우리는 당당하게 이 말이 틀렸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

 

 "새벽의 한 시간은 한낮의 서너 시간과 맞먹는 능률을 보장한다는 것을 내가 보장하지. 너도 제발 새벽형 인간이 되려고 노력해봐."

나도 아침형 인간이지만 이건 절대 누구에게 강요할 문제는 아니다. 사람마다 생체리듬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고 생활패턴이 다르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먼저 해보겠다면 경험을 이야기해주는 정도가 좋다.

 

"우리나라 커피전문점의 수와 서점의 수는 당신이 정합니다."

프로젝트에 따라 항상 일하는 장소가 바뀐다. 내가 가장 일하고 싶은 지역은 광화문이다. 왜냐하면 집에서 가깝고 대형서점이 있기 때문이다. 점심시간에 서점에 가고 싶어도 작은 동네 서점은 구경하기도 어렵고 대형 서점도 손에 꼽을 정도다. 인터넷으로 책을 많이 산다고는 해도 한국에는 비정상적일 정도로 서점이 없다. 동네 서점은 거의 다 없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동네 빵집이 드디어 문을 닫았다. 그 자리에는 예상대로 커피 전문점이 생겼다. 2012년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 마음에 드는 구절

 

p.28 돈 없고 빽 없는 사람의 아들만 군대를 갑니다. 돈도 없고 빽도 없으니 총이라도 한 자루 들고 세상 살아갈 자신감을 키우라는 노블리스 오블리제들이 눈물 나는 배려입니다.

p.36 새우에게 - 깡이라도 좀 있는 놈들은 새우깡으로 스카우트 된다지만 대부분 고래밥이 되고 말겠지.

p.48 당신이 전세 걱정을 할 때 높으신 분들은 전세계를 걱정하십니다.

p.59 우리나라에 수입된 지 60년 된 미국산 소파, 미군들은 우리 땅 어디에나 발라당 드러누워도 된다고 되어 있는 거실 밖 소파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p.157 뉴스는 사실이나 진실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로 둔갑하기도 합니다. 이를 가려내는 사람이 많을수록, 이를 야단치는 사람이 많을수록 뉴스는 정직해집니다.

p.165 악플은 누군가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일입니다. 한번 박은 매못은 쉽게 빼낼 수도 없지만, 빼낸가 해도 평생 가슴에 큰 구멍으로 남습니다. 어쩌면 한 사람을 가장 오랫동안 고통을 주며 죽이는 가장 잔인한 살해방법인지도 모릅니다.

p.176 일본은 미국을 쌀 미 미국(米國)이라 부르지만, 우리에게 미국은 아름다을 미 미국(美國)입니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 고약한 짓을 일삼는 미국에게 아무래도 아름다울 미는 과분해 보입니다. 아닐 미(未)를 붙여주는 건 어떨까요?

p.194 때로는 보호 대신 방치가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무관심이 생명력과 저항력을 스스로 키우는 일을 도울수도 있습니다. 자녀사랑에는 껴안지 않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P.203 새벽의 한 시간은 한낮의 서너 시간과 맞먹는 능률을 보장한다는 것을 내가 보장하지. 너도 제발 새벽형 인간이 되려고 노력해봐.

P.205 오빠생각, 퐁당퐁당, 아침바람, 가위바위보, 쎄쎄쎄, 고무줄놀이 우리 것이라 믿고 있는 이 모든 것들이 그 섬나라의 전래동요와 전래놀이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P.211 우리나라 커피전문점의 수와 서점의 수는 당신이 정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본을 보면 한국이 보인다 (양장) - 심훈 교수의 신일본견문록
심훈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1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본에서 생활하고 여행하면서 느낀 점 중의 하나는 일본의 환경이 우리와 많이 다르고 이런 점이 어떻게든 일본인의 정신적 근원을 이루는데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보고 나서 마치 풀리지 않았던 의문이 풀리는 듯한 통쾌함을 느꼈다. 저자는 '생존투쟁'에서 일본 문화의 독특성을 논하고자 한다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고 이러한 생각을 다양한 예시와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사실 이 책은 제목이 주는 평범하다 못해 지루한 느낌으로 사두고는 한참이 지나서야 읽게되었다. 제목만 좀 더 좋았다면 인기가 더 있을 듯 하다. 내용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김정운 교수도 1년 안식년을 일본에서 보내면서 <일본 열광>을 썼고 심훈 교수도 안식년을 일본에서 보내면서 이 책을 냈다. 정말 놀라운 것은 1년의 체류로 이렇게 알찬 내용의 책을 낼 수 있는 능력이다. 한 나라의 문화에 대한 피상적인 지식은 누구나 쉽게 가질 수 있지만 같은 것을 보고도 다르게 해석하고 기존의 논리와 결합하는 능력은 아무나 가질 수 없다. 놀라운 통찰과 지식의 깊음이 부러울 따름이다.

 

 일본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내용들에 대해 더 자세하게 다시 알게 된 것이 많다. 책을 읽는 즐거움 중의 하나가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라면 이 책은 그 욕구를 충분히 충족시켜 줄 것이다.

 일본인들이 온천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저자의 일본어 선생님이 "열도에 살면서 스트레스가 많은 일본인은 바로 그런 순간, 최고의 행복을 느낀답니다" 라고 말하는 대목은 정말 공감이 간다. 일본은 지진이나 태풍 등 자연 환경도 스트레스지만 사회 생활 자체가 굉장히 스트레스를 주는 구조다. 온천이나 저녁에 욕조에 몸을 담그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 이들에게 무척 중요한 일이다.

 

 '유전대학 무전가업'도 흥미있는 내용이었다. 돈이 있으면 대학도 쉽게 가는 일본의 교육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나도 일본에 살면서 이 이야기를 듣고 어이가 없어서 일본인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그들의 대답은 한결 같이 "좋은 집안은 나라가 보호해 주어야 한다"는 논리였다. 이 책에 나온 것처럼 돈도 있어야 하지만 집안도 좋은 사람들이 주로 이러한 유치원에 입학하면 대학까지 그냥가는 시스템을 선호하는 듯 하다.

 그리고 초등학교에 사교육이 거의 없다는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아는 사람에게도 같은 이야기를 들어서 그 이유가 무척 궁금했는데 책에 의하면 사교육비가 너무 비싸서 그렇다는 것이다. 높은 물가의 일본답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일본에 대한 내용도 내용이지만 글쓰기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눈여겨 봐야 할 내용이 꽤 많다. 장의 도입부마다 시선을 끄는 내용을 넣어서 책을 읽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다. 각종 자료와 통계를 적절히 잘 이용해 이해를 돕고 납득이 가게 해 준다. 알고보니 글쓰기를 업으로 하는 교수님이셨다. 이 분의 글쓰기 책도 읽어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tick 스틱! - 1초 만에 착 달라붙는 메시지, 그 안에 숨은 6가지 법칙, 개정증보판
칩 히스.댄 히스 지음, 안진환.박슬라 옮김 / 엘도라도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직장인이라면 프레젠테이션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봤을 것이다. 도대체 어떤 내용이 사람들에게 인상적으로 전달될까? 

프레젠테이션이 끝나면 고객이 묻는다 "그래서, 결론이 뭡니까?" 이러면 그 프레젠테이션은 실패다. 기존의 프레젠테이션에 관련 자료나 통계 수치를 주요 내용으로 했다면 이제 생각을 바꿔야 한다. 정보와 데이터가 아니라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백프로 공감이 가는 말이다. 의외로 방법은 쉬워 보인다. 6가지 원칙이 존재하니 여기에 잘 맞추어 보는 것이다. 다음에 프레젠테이션할 기회가 있으며 반드시 적용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스티커 메시지의 원칙 두 번째인 의외성에서 '아이들은 어떻게 포켓몬 이름을 다 외울까?'라는 내용이 있다. 평소에 궁금하게 생각했던 일이다. 아이들이 포켓몬 이름만 외운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포켓몬은 진화를 하는데 아이들은 보통 3 단계 되는 진화 형태까지 다 외우고 있다. 초등학교 2학년 아들에게 물어봤다. 

"도대체 400개나 된다는 이름을 어떻게 다 외우는 거야?"

"재미있어요." 

"재미있어서 외우는 거야? 그럼 새로운 포켓몬이 나오면 또 외울거야?"

"당연하죠!"

아이들이 지식의 공백을 채우고 싶어하는 욕망을 충족하려고 수백 개나 되는 포켓몬스터의 이름을 외운다고 한다. 조금 이해가 갈가말까 한다. 어쨌든 주변에 일어나는 일에 대해 이런 해석을 할 수도 있다는 점이 신선하고 재미있다.

 

구체성과 스토리 두 가지 원칙은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어 보인다. 어려운 개념도 비유나, 예시를 통하면 지루하지 않고 쉽게 이해가 가능하다. 이러한 예시들은 스토리라고도 볼 수 있다. 얼마 전에 읽은 한 책은 내용은 내 관심분야라 대체로 좋았지만, 각종 통계와 수치가 너무 많이 등장해서 읽는 도중에 흥미가 떨어지곤 했다. 그 책의 저자가 이 책을 읽었다면 판매 부수가 훨씬 더 늘었을 것이다. 좋은 내용을 너무 구태의연하게 전달하려 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에게도 참고될 내용이 많다. 어쩌면 교육 종사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책인지도 모른다. 학창시절을 되돌아봐도 수업시간의 지루한 공부 내용은 하나도 기억 안 나지만, 선생님이 해주신 첫사랑 이야기, 귀신 이야기는 20년이 넘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수업이 그렇게 흥미진진했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조금은 더 나은 세상에서 살고 있었을까?

 

이 책은 읽으면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책이다. 실제로 적용해 볼 수 있는 내용이 많다. 분명히 이 책의 내용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생활에 많은 차이를 줄 것이다. 오랫만에 좋은 책을 읽었다.

 

 ▷ 마음에 드는 구절

P.39 일단 무언가를 알고 나면 알지 못한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상상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아는 정보가 '저주'를 내린 셈이다. 또한 이러한 저주는 우리의 지식을 타인에게 전달하기 어렵게 만든다.

p.49 어떤 작전계획도 적과 만나면 쓸모가 없어진다 - 웨스트포인트의 행동과학 부서장인 톰 콭디츠 대령의 말

p.53 완벽함이란 더 이상 보탤 것이 남아있지 않을 때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을 때 완선된다.

p.55 "우리는 가장 저렴한 항공사다." 이는 아주 단순한 메시지지만 지난 30년 동안 놀랍도록 효과적이고 유용한 방식으로 사우스웨스트 직원들을 이끌어왔다. 

p.59 가장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세부 사항에 집착한 나머지 메시지의 핵심, 즉 독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거나 흥미를 느끼는 대목을 파악하지 못하는 데 있다.

p.59 리드를 쓰는 과정, 그리고 리드의 실종을 막아내는 과정은 메시지의 핵심을 찾는 과정과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 유용한 메타포다. .. 리드는 단 하나뿐이다. 핵심도 단 하나뿐이다.

p.71 지역 신문은 지독할 정도로 지역 뉴스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그는 지역 뉴스 광신도에 가까웠다. 

p.103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바로 '패턴을 파괴하라는 것'이다. .. 우리의 두뇌는 변화에 민감하도록 만들어졌다.

p.104 사람들의 관심을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가? 둘째,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p.109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싶은가? 그렇다면 크게 놀라게 하라.

p.114 스티커 메시지를 만드는 과정 : 1. 당신이 소통해야 할 중심 메시지를 파악한다. 즉, 핵심을 찾아라. 2. 메시지의 반직관적 요소를 찾아낸다. 예를 들어, 당신의 핵심 메시지는 어떠한 의외성을 함축하고 있는가? 어째서 그런 점이 지금껏 드러나지 않았는가? 3. 청중의 추측 기제를 충격적이고 반직관적인 방식으로 깨뜨림으로써 메시지를 전달한다.

p.115 효율성을 희생하는 한이 있어도 고객들을 행복하게 하라. - 노드스트롬 백화점

p.119 나는 언론학이란 단순히 사실들을 재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요점을 파악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p.124 재미있는 글의 장점은 명확한 구조, 생생한 예시, 매끄러운 문장. 그리고 잘된 글들이 모두 추리소설처럼 시작하고 있었다. 저자들은 상식과 어긋나느 놀라운 일을 묘사한 다음, 그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면 독자들을 유도하고 있었다.

p.124 차알디니는 추리소설 기법을 활용하는 교수법의 최대 장점은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과정이 과학을 공부하는 과정과 놀랍도록 유사하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p.130 호기심은 지식의 공백을 느낄 때 발생한다.

p.134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은 많이 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여러 연구에 의하면 우리는 자지 자신의 지식에 대해 과신하고 있다.

p.136 우리가 아는 정보의 양이 많아질수록 모르는 사실에 집착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 로웬스타인

p.146 공백 이론의 창시자인 로웬스타인은 지식의 공백이 고통스럽다는 사실이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p.152 여기서 분명하게 알 수 있는 것은 이솝이 인간 본연의 보편적 결점을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p.153 언어란 종종 추상적이다. 그러나 삶은 추상적일 수 없다.  ... 심지어 가장 추상적인 비즈니스 전략마저 종국에는 인간의 행동으로 발현되어야 한다.

p.158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자지가 사는 동네에 이름을 붙이거나 특별히 구분하는 것을 좋아한다.

p.162 추상적 개념을 토대로 하여 구체성을 이용하는 것은 단순이 수학수업에만 유용한 것이 아니다. 이는 이해의 기본 원리다. 초보자들은 구체성을 열망한다.

p.163 예일 대학의 에릭 해브룩은 일리아스나 오디세이아 와 같은 구전문학을 연구한다. 그는 오랜 연구 결과 그렇게 입에서 입으로 전해내려오는 이야기들이 추상적 개념은 거의 포함하지 않은 반면 구체적인 행동으로만 구성되어 있음을 알아냈다.

p.192 스티커 메시지의 여섯 가지 원칙 중에서 구체성은 아마도 가장 이해하기 쉬운 특성인 동시에 가장 효과적인 특성일 것이다.

p.200 유명인사와 동경의 대상인 인물들이 두 번째 권위 집단을 이룬다. .. 오프라 윈프리가 어떤 책을 좋아한다고 말하면 그 책에 관심이 가게 된다.

p.204 진정한 권위는 그 지위가 아니라 출처의 정직성과 신뢰도에서 온다.

p.224 통계를 이용할 때 숫자에 연연하지 마라.

p.232 섬유 유연제와 어머니의 자식 사랑이 사실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p.235 지미 카터와 맞선 로널드 레이건은 이렇게 물었다. "과연 여러분은 4년 전부다 더 잘살고 있습니까?"

p.307 한 연구진은 스토리의 '청중'과 '주인공' 사이의 경계가 생각보다 희미할 수 있다는, 상당히 흥미로운 증거를 제시한 바 있다.

p.308 스토리를 읽으면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진다.
p.327 제러드 스토리가 뛰어난 호소력을 발휘하는 또 다른 지점은, 이 스토리가 세상에 등장하기가지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p.334 도전 플롯이 난관과 시련을 극복하는 내용이라면, 연결 플롯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 관한 것이다.
p.349 프리젠테이션에서 가장 흔희 나타나는 최대의 실수는 바로 메시지가 너무 추상적이라는 것이다.
p.349 대부분의 사람들은 설명과 예시를 3대 1의 비율로 섞는 경향이 있다. 완전히 정반대로 하고 있는 것이다.
p.350 관련 자료난 통계 수치를 프레젠테이션의 주요 내용으로 삼고 싶은 유혹은 제발 떨쳐버려라.
p.351 데이터란 수천 개의 스토리를 단순히 요약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데이터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면 스토리를 들려주어야 한다.
p.358 클립하트란 전구 그림이 '혁신'을 비유하는 것처럼, 단순한 현실의 미유에 불과하다. 진짜 현실을 가져올 수 있는데 어째서 가짜를 이용하려 하는가?
p.362 '지식의 저주'는 리더들이 조직 내 다른 이들과 전략을 소통하려 할 때마다 그들을 괴롭힌다.
p.365 코스트코는 한없이 낮은 가격과 높은 품질을 추구한다.
p.369 당신은 5.99달러에도 연어에 대한 수요가 충분하다는 사실을 안다. .. 연어 스토리는 코스트코에게 가장 중요한 대상은 주주가 아니라 고객이라는(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단기적인 주주의 이익보다 장기적인 고객 가치가 보다 중요하다는)중심 메시지를 제동한다.
p.384 신장 도둑 전설처럼 바보 같은 아이디어들이 특별히 신경쓰지 않아도 저절로 사람들의 머릿속에 착 달라붙는 걸 보면 기분이 상할 정도다.
p.399 <이솝 우화>는 약 2,500년 동안이나 전해내려왔고 앞으로도 2,500년 동안은 거뜬히 살아남을 것이다. 세계의 모든 종교는 강력한 스토리에 기반을 두고 있다.
p.417 학생들을 효과적으로 가르치고 싶다면 가장 즁요한 두세 개의 개념에 초점을 맞추고 그것들이 잘 달라붙게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
p.419 그들은 단지 데이터를 공유했을 뿐, 오랫동안 기억 속에 남아 유용하게 화자될 메시지를 창출해내지는 못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