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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공중부양 - 이외수가 처음으로 공개하는 실전적 문장비법
이외수 지음 / 해냄 / 2007년 12월
평점 :
글쓰기 책은 참 많다. 또 다양하게 분류가 가능하다. 문장력을 기르자가 테마인 책도 있고 글써서 출판하기가 컨셉인 책도 있다. 읽고나면 도움도 되고 당장이라도 명문이 술술 써지고 갑자기 책을 한 권 낼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런데 이 책은 조금 다르다.
대부분의 책들이 기법이니 방법이니 이야기 할 때 여기서는 조금 다른 주문을 한다. 좋은 사람이 되라고, 사물을 사랑하라고, 이세상 모든 것을 사랑하라고 한다. 그러면 글이 훌륭해진단다. 더 어렸을 때 이 책을 읽었으면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책을 덮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히 이 말은 그냥 흘려들을 조언이 아니다 “나이는 결코 숫자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나이는 아픔을 발효시키고 지혜를 숙성시킨다”는 작가의 말을 나 스스로 증명하는 듯 해 뿌듯하기까지 하다. "글은 쓰는 자의 인격을 그대로 반영한다"
단어채집은 쉽지 않다. 분명 열심히 하면 글쓰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처음에는 이런 걸 어떻게 해 하다가 뒤로 갈수록 적혀 있는 내용을 따라하기만 해도 글쓰기에 발전이 있을 것 같은 묘한 기대감이 뭉실뭉실 피어오른다. 그래, 단어채집도 해보고 사물을 잘 관찰하는 습관도 기르는 거다. 그런데 결심하면 제발 열심히 하자.
가식, 욕심, 허영도 없어야 한다. 글쓰기가 도 닦기일까? 거의 유사하다. 글쓰기는 인내이고 노력이다. 글에 대한 애정도 가져야 한다. 사물에 대한 애정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가장 강조된 내용이니까. 역시 세상에 쉬운 일이 없다.
3부 창작의 장에 나오는 작가의 소설들은 일부분이지만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호기심을 자극한다. ‘다 찾아서 읽어봐야겠다’ 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어지는 내용이 너무 궁금하다. 역시 글쓰기 내공은 이런 것이구나. 누군가 내가 쓴 글을 끝까지 읽어주기만 해도 감사하는 처지에서 이런 글을 보면 놀랍고 부럽다.
평범한 사람이, 글쓰기에는 문외한이던 사람이 글쓰기로 공중부양을 하려면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릴까. 그래도 이런 좋은 책이 있어서 노력의 시간이 10분의 1 정도로 줄어들었을 것이다. 글쓰기는 끊임없는 노력이며 마음가짐이라는 진리를 한번 더 확인했다. 그래서 행복하다. "진리는 영원불변하는 것이며 우주 어디에 적용시켜도 한 치의 어긋남이 없다. 그러나 현상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시공에 따라 다른 현상으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