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업 - 하 - 반룡, 용이 될 남자
메이위저 지음, 정주은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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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담, 이러나저러나 그는 여전히 내 마음 한구석에 있는, 결코 닿을 수 없는 갈라진 금이었다.

(p.107)

누구나 한 때는 사모하는 대상이 생길 수도 있는 법이다. 어릴 때는 그 대상이 진정 그래도 되는지 아닌지 구별을 못하는데 <제왕업> 하편에서는 왕비의 진정 사모하는 대상이 나온다. 그것은 바로 자담. 결혼 상대가 정해지기 전까지 같이 커오면서 서로에 대한 마음을 담았던 상대였나보다.

 
지금 이 순간에는 그 어떤 말도 다 소용없었다. 진정으로 믿는다면 굳이 변명할 필요가 있겠는가?

부끄러움이 없는 것은 

곧 두려움이 없다는 것이다.

(p.142)

한 나라를 다스리는 자리에 앉아있다는 것은 그만큼 시기하는 무리도 많아지기 나름인 것 같다. 표지에 이토록 예쁘게 그려진 공주는 자신이 뻔히 왕비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자신과 왕 사이에 후손이 없다는 것을 빌미로 숙모를 비롯한 각종 친척들이 자신의 자리를 넘보기 시작한다. 이리도 총명하고 아름다운 왕비에게 왜 신은 후손을 허락하지 않는 걸까. 이 시대에도 왕비는 후손을 갖기 위해 약도 먹어보지만 의원은 아직도 몸이 견뎌내기에 무리라는 말만 하고 있어서 읽는 독자입장에서 갑갑했다. 다행히 왕비와 왕인 소기가 처음엔 애정이 없었지만 살아가면서 정이 들어서 그런지 서로에 대한 마음이 애뜻해 마음을 졸여가며 읽어볼 만 했다. 결국 좋은 일이 생기긴 하지만, 나중에는 그렇게 믿던 사람한테 배반을 당하기까지 하다니! 책의 제목이 왜 <제왕업> 이 되어야했는지 읽으며 내내 궁금했는데 하편에서 드디어 찾게된다. 이 책의 작가가 80년생 이라는데 역사와 소설에 관심이 많다더니 정말 대단한 스케일의 책인 거 같다.

이토록 깊은 정은, 이토록 지극한 의는 평생을 바쳐도 다 갚지 못할 것이다.

(p.229)

 
<제왕업> 하편을 읽고나니 처음엔 두께에 눌려서 이걸 언제 읽나 생각을 했던 나를 부끄럽게 만드는 책이었다. 소설 속 내가 마치 그 시대에 살고 있는 왕비가 된 느낌을 받으며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게 잘 쓰여지고 잘 번역된 책. <제왕업> 을 읽다보니 첫 장 펼쳤을 때는 가을이었는데 벌써 겨울이 와버렸다. 도망치고 싶은 현실이 있는 독자에게 <제왕업> 을 읽으며 잠깐 숨을 쉬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것 같다며 권하고 싶다.

난리는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목숨이 오가는 난리를 함께 겪은 뒤 똑같이 고집 센 두사람은 마침내 과거사에서 벗어나 새삶을 맞았고, 서로를 지켜주게 되었다.

(p.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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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업 - 상 - 아름답고 사나운 칼
메이위저 지음, 정주은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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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보다는 에세이를 좋아한다. 그렇지만 가끔 소설이 읽고 싶을 때가 있다. 그래서 장안의 화제라는 <제왕업> 이라는 중국 소설을 골랐다. 2020년 중국 최대의 화제의 드라마라고 심지어 주연이 장쯔이다. 근데 무슨 책이 이렇게 표지부터 화려한지 이건 소장각인 것 같다. 

그날 자담은 내게 사람의 생로병사는 모두 운명이며, 빈부와 귀천에 상관없이 삶도 죽음도 그다지 괴로울 것이 없다고 했다.

(p.27)

 
조금 두껍긴 하지만 가을이니까 용기내서 소설을 읽어봤다. 처음부터 중국 소설이라 그런지 이름부터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두께에 덜덜 떨면서 보는데도 <제왕업> 은 진정 페이지가 휙휙 넘어갔다. 앞에 그려진 그림처럼 예쁜 여자가 주인공이다. 여기서부터는 조금 스포일러인데, 한 나라의 공주가 어떤 장군과 결혼하게 되고 첫날밤부터 장군이 공주를 뒤로하고 전쟁터로 나가면서 가문에 수치를 주었다. 둘의 사이는 금이 가게되고, 그러다 공주가 나쁜놈들에게 납치당하고 고초를 겪다가 다시 남편인 장군이 구해와준다. 

태어나서 줄곧 금지옥엽으로 키워지며, 무슨 일이든 다 내 뜻대로 이루어질 줄 알았고 평생 내가 원하는 대로 살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 그러다 마침내 깨달았단다. 철없던 시절의 단꿈에서 깨는 날이 오면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운명을 짊어져야 하고, 누구도 영원히 가문의 비호 아래서 살 수 없음을 말이야.

(p.55)

 
<제왕업>은 디테일이 참 중국 소설 답지 않게 잘 적혀있다. 내가 원래 중국 소설을 좋아한다 하는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제왕업. 상편을 다 읽었다. <제왕업>은 표지에 나온 예쁜 공주가 나래이션을 하고 있어서 소설을 읽는 동안 내가 마치 공주가 되어 장군과 결혼하고 전쟁에 나가고 나쁜 적들에게서 도망치는 기분이 들었다. 여자라서 더 잘 이해가 되었던 책 <제왕업> 상편.

그제야 나는 세상에 살아 있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살아남을 것이다.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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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한국경제 대전망
이근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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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에 대한 서적을 한권씩 읽다보니 원래 경.알.못이었던 나는 궁금증에 궁금증이 꼬리를 물었다. 그것을 해결해 줄 책을 발견했다. <2020 한국경제 대전망> 이 책은 서울대 비교경제연구센터 멤버들과 경지추격연구소가 합심해서 만들어 낸 작품이다. 2020년에는 경제가 올해보다 안 좋을 것이라는 예상이 너무 많아서 어느정도 일까 궁금했는데 재미있게 읽었다.

미중 패권 경쟁의 가속화, 미국 정치의 인기영합주의, 중국의 경제민족주의화가 맞물려 만들어내고 있는 뉴노멀은 세계경제를 지금까지 익숙한 세상에서 생소한 곳으로 끌고 갈 것이다.

(p.106)

 
<2020 한국경제 대전망> 책을 받고 소설책과 같은 두께에 놀랐으나 겉모습만 보고 판단은 금물이다. 가독성 있는 책이라 궁금하다는 것을 붙잡고 읽었더니 단숨에 읽어진 책이다.

안전자산 중에서는 금리 인하 정책 환경에 적합하고 극단적 위험 아래서 유동성 확보가 용이한 국채 등이 안전성과 복원력 면에서 유효할 수 있을 것이다.

(p.312)

 
<2020 한국경제 대전망> 은 앞으로 경제가 현재국제 정세와 함께 어떻게 될지 예상을 먼저하고 있다. 이어서 정부의 정책들이 어떻게 변화했고 하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적혔다. 마지막으로 2020년을 포함한 더 나아간 미래에 '인공지능' 관련한 내용이 실려있어 흥미로웠다. 역시 두께만큼 읽을 거리가 많았다.

미래의 노동시장에서도 여전히 지식노동의 중요성은 강조될 것이다.

(p.448)

 
<2020 한국경제 대전망> 을 읽으며 내가 평소 궁금해하던 경제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이전에 없던 뉴노멀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앞으로 불확실성이 가득한 세상을 살아야한다. 11월 8일 갓나온 따끈 따끈한 신간 <2020 한국경제 대전망> 은 과연 2020년의 경제는 어떻게 될지 궁금한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다. 인공지능 관련해 미래가 어떻게 될지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어 일석이조가 될 수도 있다.

2020년에는 미국경제가 급격한 침체 국면으로 들어설 것이라 예상하기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p. 40)

 본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에서 도서를 소개받아  주관적으로 적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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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읽는 손자병법 - 한 번 읽고 뜻을 알거든 두 번 읽고 세상 이치를 꿰뚫는다
노병천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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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부터 유명했던 책 <손자병법>. 책을 많이 읽어보았지만 한 두 분야에 치중한 독서 버릇탓에 관심분야가 아니면 숙제가 아니라면 부끄럽지만 접해보지 않은 책들이 우수수하다. <손자병법> 또한 그 중에 하나였다. 빌 게이츠, 마크 주커버그 가 언급했던 책이라서 그런지 요새들어 관심이 생겨 읽어보게 되었다.

어떤 일을 하기에 가장 적절한 '때'가 있다.

타이밍이다. 

그 때를 잘 분별하고 때에 맞춰 

일을 결행해야 한다.

(p.37)

 
무슨 일을 하든지 모든 것은 타이밍이라는 말이 정말 맞는 말이다. 내가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되더라도 하필 그 타이밍 그 시각 그곳을 지나가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 아닌가. 사업도 하필 그 때 하지 않았다면 망할 일이 없었을 것이다.

사람을 볼 때 겉만 보고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지금 속이고 있지만 속이지 않는 것처럼 교묘히 위장하는 것에유의해야 한다.

(p.49)

 
노숙자 할아버지인줄 알고 하대했더니 알고보니 회사 사장님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드라마 같은데서도 자주 나오는 얘기지 않은가. 누구든 겉모습으로 판단하면 안된다는 진리. 또한 공짜를 바라지 않아야 한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말이 미국에서 나온 말인 줄 알았더니 알고보니 <손자병법> 에 있는 말이었다. 충격.

공짜를 바라는 심리도 빈 곳이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공짜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한다.

(p.52)

 
손자병법 중에도 <두번읽는 손자병법> 을 택해서 읽은 이유는 이 책의 저자가 40년간 15,000번을 읽었다는 놀라운 사실 때문이었다. 다른 저자가 지은 <손자병법> 은 지겨울 것 같았기 때문이다. 손자병법의 전문가가 쓴 <두번읽는 손자병법> 은 예상대로 정말 재미나게 손 쉽게 접근해서 좋았다. 초심자에게 더욱 권하고 싶은 <두번읽는 손자병법>. 이번 가을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좋은 책일독을 권하고 싶다.

아무리 원수지간일지라도 공동의 위기상황을 만나면 어쩔 수 없이 서로 손을 잡는다는 얘기다.

(p.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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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
줄리언 반스 지음, 공진호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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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연애의 기억> 으로 강렬한 인상에 남은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 줄리언 반스 가 이번엔 미술 작품으로 글을 쓰는 일을 냈다. 그만의 특유의 문체로 미술 에세이를 썼다. 나도 최근에 미술에 관한 책을 몇 권 접하게 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줄리언 반스 가 쓴 책을 만나서 반가웠다. 과연 그가 풀어내는 미술 작품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다. 치유로써의 미술이 아닌 그가 공부한 미술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러 나의 최애 컬러의 표지를 펼쳐 여행을 떠났다.

하나의 그림은 하나의 순간이다.

(p.39)

 
위대해지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무엇도 게을리하지 말라.

(p.65) 스탕달

 
혼자 살고 싶다는 희망과 결혼을 누가 봐도 양립할 수 없음을 의심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그림을 잘 들여다보아야 할 것이다. 이것은 미술과 결혼의 역사상 처가를 묘사한 것 중 가장 우울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그림이 아닌가 싶다.

(p.154)

여행도 떠나기 전 그 나라와 도시에 대해 공부를 하고 떠나면, 아는 만큼 더 많이 보인다고 했던가. 나는 여태껏 그 진리를 알고도 모르는 척, 바쁜척 하기에 바빠 훌쩍 떠났었다. 미술관을 방문할 때도 공부하고 준비하는 태도가 없었다. 줄리언 반스 의 친절한 설명을 읽으며 이런 사람과 미술관을 갔다면 내 인생이 조금 달라져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무엇보다 수업시간에 들어본적 없는, 이 사람이 미술 작품을 그리는 사람인지 철학을 말하는 사람인지 모르는, 내가 못보던 작품이 엄청 많이 나와서 신선했다. 그리고 초심자인 나에게 처음엔 외국 이름이 많이 나와서 살짝 어려웠다. 다행인 것은 작가가 각장의 처음에 타이틀을 적어둬서 그것에 염두하여 읽으면 그나마 이해가 잘 되었다. 고비만 잘 참고 넘긴다면 <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 을 손에 붙잡고 시간가는 줄, 피곤한 줄 모르게 마력을 가진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나조차 재미있어서 손에 잡은 채로 밤새 읽었으니까 말이다.

 
<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 은 예술을 사랑하는, 문학 작품도 사랑하고 미술도 사랑하는 독자에게 권하고 싶다. 문학도 읽고 더불어 작품도 감상할 수 있는 1석 2조인 책이기 때문이다. 내가 쫌 미술을 안다 하는 분들이 읽기에 '작가인 줄리언 반스라는 작가가 작품을 이렇게 바라보는 구나'라는 걸 깨달을 수 있다는 면에서 유의미한 책이었다. 줄리언 반스 를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충분히 존재의 의미를 주는, 수집 가치를 가질 정도로 예쁜 책 <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 줄리언 반스 작가와 미술 산책을 떠날 수 있어서 참으로 행복했던 시간이다.

결혼을 예술의 적으로 간주하는 것은 19세기부터 20세기에 걸쳐

예술가들 사이에 전해 내려오는 강력한 전통이다. 

사랑은 환영하지만 결혼은 사양한다는 식이다.

(p.191)

  
 
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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