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
줄리언 반스 지음, 공진호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연애의 기억> 으로 강렬한 인상에 남은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 줄리언 반스 가 이번엔 미술 작품으로 글을 쓰는 일을 냈다. 그만의 특유의 문체로 미술 에세이를 썼다. 나도 최근에 미술에 관한 책을 몇 권 접하게 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줄리언 반스 가 쓴 책을 만나서 반가웠다. 과연 그가 풀어내는 미술 작품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다. 치유로써의 미술이 아닌 그가 공부한 미술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러 나의 최애 컬러의 표지를 펼쳐 여행을 떠났다.

하나의 그림은 하나의 순간이다.

(p.39)

 
위대해지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무엇도 게을리하지 말라.

(p.65) 스탕달

 
혼자 살고 싶다는 희망과 결혼을 누가 봐도 양립할 수 없음을 의심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그림을 잘 들여다보아야 할 것이다. 이것은 미술과 결혼의 역사상 처가를 묘사한 것 중 가장 우울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그림이 아닌가 싶다.

(p.154)

여행도 떠나기 전 그 나라와 도시에 대해 공부를 하고 떠나면, 아는 만큼 더 많이 보인다고 했던가. 나는 여태껏 그 진리를 알고도 모르는 척, 바쁜척 하기에 바빠 훌쩍 떠났었다. 미술관을 방문할 때도 공부하고 준비하는 태도가 없었다. 줄리언 반스 의 친절한 설명을 읽으며 이런 사람과 미술관을 갔다면 내 인생이 조금 달라져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무엇보다 수업시간에 들어본적 없는, 이 사람이 미술 작품을 그리는 사람인지 철학을 말하는 사람인지 모르는, 내가 못보던 작품이 엄청 많이 나와서 신선했다. 그리고 초심자인 나에게 처음엔 외국 이름이 많이 나와서 살짝 어려웠다. 다행인 것은 작가가 각장의 처음에 타이틀을 적어둬서 그것에 염두하여 읽으면 그나마 이해가 잘 되었다. 고비만 잘 참고 넘긴다면 <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 을 손에 붙잡고 시간가는 줄, 피곤한 줄 모르게 마력을 가진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나조차 재미있어서 손에 잡은 채로 밤새 읽었으니까 말이다.

 
<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 은 예술을 사랑하는, 문학 작품도 사랑하고 미술도 사랑하는 독자에게 권하고 싶다. 문학도 읽고 더불어 작품도 감상할 수 있는 1석 2조인 책이기 때문이다. 내가 쫌 미술을 안다 하는 분들이 읽기에 '작가인 줄리언 반스라는 작가가 작품을 이렇게 바라보는 구나'라는 걸 깨달을 수 있다는 면에서 유의미한 책이었다. 줄리언 반스 를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충분히 존재의 의미를 주는, 수집 가치를 가질 정도로 예쁜 책 <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 줄리언 반스 작가와 미술 산책을 떠날 수 있어서 참으로 행복했던 시간이다.

결혼을 예술의 적으로 간주하는 것은 19세기부터 20세기에 걸쳐

예술가들 사이에 전해 내려오는 강력한 전통이다. 

사랑은 환영하지만 결혼은 사양한다는 식이다.

(p.191)

  
 
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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