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언니, 여성을 말하다
양혜원 지음 / 포이에마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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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혜원 선생님의 책 <교회언니, 여성을 말하다>를 처음 제목만 봤을땐 페미니즘을 공부한 '쎈언니'가 교회를 비판하는, 소위 '교회 비판서' 종류인 줄 알았다. 책을 다 읽고 제목을 다시 보니 내가 제목부터 편견을 가지고 내 멋대로 읽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저자의 아픔을 나누는 장면부터 나도 모르게 마음이 동했고, 그러면서 저자의 이야기에 빨려들어갔다. 저자의 나이 40 에 나온 책, 여성주의에 대한 이야기, 특히 유진피터슨의 책들을 번역했던 분의 책이라 그런지 나의 고민이나 평소 생각하던 부분을 툭툭 건드렸다. 그동안 막연하게 생각하던 것들을 담담하게 표현해주었고, 깔끔하게 정리해주기까지 했다.

교회, 유진피터슨, 여성주의, 그리고 그리스도인....이 책이 다루는 주제들은 놀라울 정도로 내 삶의 여정에서도 꽤나 비중이 있는 중요한 주제들이다. 십대 후반 예수님을 믿고 집보다 교회를 좋아하며 지냈고, 학부시절  ivf에 들어가 활동은 열심히 하지 않았지만 <다윗, 현실에 뿌리박은 영성>을 읽고 너무 좋아 그때부터 유진피터슨의 책들이라면 거의 묻지 않고 읽었다. 2년 전부터 고민하기 시작한 여성주의까지....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들에 대하여 훨씬 치열하게 고민했고, 나름의 결과를 만들어낸 저자가 부럽기도 했다. 동시에 좋은 선생님을 알게 된 것 같아 좋기도 했고. 만약 내가 여자였다면 이 책과 저자를 더 애정했을지도 모르겠다. 책을 다 읽고 덮는게 아쉬울 정도로 많은 부분 공감이 되었던 책이다. 관련 주제들에 대해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한번 꼭 읽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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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지평 - 성경 해석과 철학적 해석학
앤터니 티슬턴 지음, 박규태 옮김 / IVP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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끙끙대며 이제 2장 읽었음. 3장의 하이데거, 불트만, 가다머, 비트겐슈타인이 진짜본론인데 이 사람들에 대한 '전이해'가 거의 전무한 상황에서 나는 과연 이 책을 해석해낼수 있을 것인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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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되기, 힐링과 킬링 사이 - 21세기 한국 개신교 기혼여성의 모성 경험과 재구성
백소영 지음 / 대한기독교서회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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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되기, 힐링과 킬링 사이 21세기 한국 개신교 기혼 여성의 모성 경험과 재구성>

 

이 책 리뷰를 써보려고 자판을 몇 번이나 두들겼다 지웠다 했는지 모른다. 잘 써보고 싶은데 쓸 때마다 뭔가 억지스러웠다. 아내를 많이 공감하고, 여자들의 상황을 그나마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던 것 같다. 책도 재미있게 읽었고 멋지게 소개하고 싶은 생각도 있었는데, 아무래도 엄마 되기는 여전히 타인의 고통에 지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솔직하지 못한 공감이나 쓸데없는 수식어들은 가능하면 다 빼고 간단한 책 소개와 느낀 점 정도만 써보려 한다.

 

이 책의 저자는 기독교 사회 윤리학자인 백소영이다. 무교회주의로 대한 학위를 받았고, 근래에는 페미니즘을 주제로 많은 대중강연을 하는 진보성향의 학자다. 개신교를 믿고 있고 중산층에 속하는(속한다고 생각하는) 180명의 엄마들을 심층 면접한 내용을 바탕으로 우리 시대의 뒤틀린 모성 경험에 대해 서술하고 그렇게 부정적인 모성 경험들의 원인을 분석하고, 마지막으로 나름의 대안을 제시한다.

 

똑같은 엄마라고 불리지만 그 모성의 경험도 다양할 수밖에 없는데 저자는 이러한 경험들을 흥미롭게 분류했다. ‘모성 결여형 난 신이 실수한 엄마예요’, ‘자격 미달형 미안하다, 사랑한다’, ‘자유 부인형 난 이런 것 못할 뿐이고’, ‘무한 책임형 내가 미쳤어, 정말 미쳤어’, ‘천상 소명형 엄마라는 직업은 하나님이 주신 소명’, ‘지상 명령형 그리스도의 가정만이 세상의 희망입니다.’ 이를 통해 자기혐오로부터 무한 책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괴롭게 사는 엄마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부분은 철저하게 심층 면접한 내용들과 저자가 직접 경험하거나 보고 들으며 간접 경험한 내용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술술 넘어갔다. 내 아내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바로 옆에서 듣는 것처럼 정말 생생했다.

 

저자는 이러한 모성 경험들을 만들어 낸 사회학적 분석을 시도한다. 가장 먼저 모성이라는 개념부터 다루는데 제목부터 도전적이다. ‘모성, 운명인가? 기획인가?’ 이에 대한 답은 의표를 찌른다. 모성은 엄마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낳아지고 낳은 경험이 있는 모든 생명체는 공통의 능력을 가진다. “모성은 신적 질서가 아닌 문화적 구성의 측면을 분명 가지고 있다. 쉽게 말해서 지금 엄마들이 경험하는 모성은 생득적이면서도 사회적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혼합물이라는 것이다. 무엇이 모성에 있어서 자연스러운감정과 행동이고, 무엇이 인공적으로 덧 입혀진것들인지 예리하게 나누는 것은 어렵겠지만, ‘유교적 전제’, ‘기독교적 신념’, ‘현대적 제도 장치등으로 현재 우리가 목격할 수 있는 엄마들의 모습이 나타나게 되었다.

 

결론 부분에서는 대안을 제시한다. ‘공적 육아’, ‘탈 성화된 육아’.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 가족과 마을과 국가가, 엄마만이 아닌 아빠가 함께육아에 참여하자는 것이다. 그동안 철저하게 성별 분업으로 이분되어 있는 노동과 사랑을 공동체적 삶 안에서 통합하자고 말한다. 개인 혹은 가정에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공동체로부터 사회 전체가 서로함께라는 의식을 가질 수만 있다면 시도해 볼 수 있는 많은 대안들이 있다는 것을 외국과 국내의 몇몇 사례들을 제시한다. 끝으로 저자는 교회가 그 역할을 감당하는데 일조했으면 한다는 개인적 소망을 보여주며 시대를 거스르는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눈다.

 

<엄마되기, 힐링과 킬링사이>는 이미 많은 엄마들을 위로하고 새로운 상상과 시도를 할 수 있도록 도운 책이다. 그동안 아이를 키우면서 몸과 마음이 아프다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어디 가서 괴롭다고 하소연하기도 힘들었는데, 다른 많은 엄마들도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다는 것에 위로를 받고, 이러한 모성의 경험이 전혀 자연스럽지 않고 여러 가지 이유로 뒤틀린 것이라 말해주니 용기를 얻었던 것 같다.

시대가 많이 변해서 10년 전, 20년 전처럼 육아를 집에서 아기나 보는수준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이 사라졌다. 안타깝지만 여전히 많은 교회들 안에서는 그런 수준의 생각들이 소명과 같은 거룩한 말들로 포장되어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이 가치가 있고, 앞으로도 많이 읽혀야 하는 책이 아닐까 싶다. 강력하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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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의 말들 - 안 쓰는 사람이 쓰는 사람이 되는 기적을 위하여 문장 시리즈
은유 지음 / 유유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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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의말들 #은유

아깝지만 다 읽었다. 얇고 어렵지도 않은 책을 읽는데 두달이 넘게 걸렸으니 오래걸렸다. 책의 부제가 ‘안쓰는 사람이 쓰는 사람이 되는 기적을 위하여‘인데 정말 한 장, 한 장 읽을 때마다 글을 더 잘 쓰고 싶어지더라. 이 책을 한 가지 더 느낀점이 있다면 부끄러움이었다. 저자는 글쓰기에 대해 말했지만 정확히 말하면 성실한 글쓰기, 성실한 인생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그녀의 글 앞에 나의 불성실한 모습이 드러날때가 많았다. 저자는 솔직해지기 위해서 얼마나 성실하게 읽고 쓰고 고치고 용기를 냈을까...이 책은 다시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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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그 빈들에 서서
백소영 지음 / 꽃자리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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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그 은총의 바다>, <신앙, 그 순례의 여정>, <역사, 그 빈들에 서서> 백소영. 꽃자리.


이 시리즈는 김교신과 무교회를 전공한 학자 백소영이 1년에 걸쳐 <CBS 성경사랑방>에서 나눈 이야기들을 엮은 책이다. ‘성경으로 보는 사람 사는 이야기라는 제목을 가지고는 있는데, ‘기독교 사회 윤리학자의 시선으로 본 구약성경이라고 하면 이 책을 적절하게 표현한다고 볼 수 있겠다. 모세오경과 역사서, 선지서를 주로 다루는데, 63챕터에 걸쳐 이스라엘 공동체에 주어진 하나님의 말씀이 지금도 여전히 우리에게 유효하면서 적실한 말씀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얼핏 보면 가벼운 묵상집으로 볼 수도 있는데, 자세히 읽다보면 저자가 성경비평을 수용하는 학자로서 적잖은 연구를 거쳐 오늘날의 언어로 풀어낸, 참 많은 수고를 거친 수십 편의 설교라고 보는 것이 더 어울릴 것 같다. 저자는 수십 편의 글을 통하여 여러 내용들을 다루지만, 그중에서도 지속적이면서도 일관되게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꿈꾸셨던 공동체, 그들의 모습을 반면교사 삼아 지금 우리를 통해서 이루시고자 하는 공동체말이다. 공동체는 하나님의 말씀을 살아내는 공동체로서 내가 살고남을 살리는사명을 부여 받은 사람들이다. 또한 서로를 동등한 로 상대하는 평등한 공동체이고. ‘소유권위를 나누는 공동체이다. 무교회를 오랜 시간 공부한 학자로서 현실의 지역 교회들을 보면 한숨이 푹푹 나오고 냉소하고 싶을 수도 있겠지만 시종일관 교회를 향하여 안타까움과 기대감을 함께 표현한다. 교회 목사로서 감사한 부분이었다. 기독교 사회윤리학자로서 성경에 대한 통찰 뿐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여러 이슈들과 그에 대한 안목도 간간히 함께 섞어가면서 책을 흥미롭고 쉽게 썼다. 책의 내용 한 편, 한 편이 좋아서 하루에 한, 두 편씩 몇 달에 걸쳐 읽었다. 웬만한 설교집, 묵상집보다 훨씬 낫고 옆에 두고 참고하며 읽을 만한 괜찮은 구약 설교집으로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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