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1~9 완간 박스 세트 - 전9권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미생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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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램덩크 이후 처음으로 읽은 만화. 진작에 유명해진 책이었지만 이제야 봤다. 장그래가 주인공인 것 같았는데, 다 읽고보니 등장하는 모든 미생들이 완생을 향해가는 주인공!

특히 장그래와 한바탕 싸웠던 입사동기 한석률....그가 자란 환경, 입사피티 보는날 가족들이 거는 수많은 격려 전화들...눈물왈칵 쏟아질뻔 했다.

아마도 보고, 또볼것 같은 느낌적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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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중지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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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중지. 제목부터 특이하다. 그리고 첫 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다음 날, 아무도 죽지 않았다.” 이렇게 아무도 죽지 않는 날이 무려 7개월이나 지속되면서 그 사회는 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정치인은 정치인대로, 사업가들은 사업가대로, 가정은 각 가정대로 죽음의 중지가 일어난 이후로 저마다 큰 문제를 가지게 된다.

이러한 혼란 중에서도 경제적인 타격을 받은 장의사들과 보험회사들, 갑자기 환자가 늘어나서 어려움을 겪는 병원들, 사람들이 죽지 않으니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교회들의 모습은 작가의 조롱 대상이 된다. 가정에서도 문제는 심각했다. 죽지 않는 부모로 인하여 고뇌하고, 결국엔 여전히 죽음이 활동하는 이웃나라의 국경을 부모를 데리고 몰래 침범하기까지 한다. 심지어 이러한 일들을 대행해주기 위하여 마피아가 조직적으로 개입하기까지 한다. 죽음이 중지된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은 돈과 권력 앞에 너무나 나약한 자신들의 민낯을 드러내고, 변명하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러다 7개월이 지난 후에 갑자기 죽음은 다시 활동을 시작한다. 그래도 죽음은 사람들이 갑작스레 활동하는 자신 때문에 당황스럽지 않게 하려고 언제부터 활동하겠다고 사전 공지도 하고, 그 날 이후로 개별적으로 1주일 전에 죽음의 편지를 전달해주는 친절?을 베풀어주기까지 한다. 죽음이 활동을 멈추었을 때 난리가 났던 그 나라는 정상이 되었을까? 처음엔 반기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사람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히기 시작한다. 게다가 죽음이 활동을 멈추었을 때 심각한 불안에 휩싸이고,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아야 했던 교회는 죽음이 활동을 재개한 것을 크게 기뻐한다. 어처구니없는 것은 그동안 자신들의 처지를 보살펴 달라는 집단의 기도가 응답이 되었다는 이유로 말하는 모습이었다. 아마도, 저자의 사상적인 배경이 공산주의에 있기 때문에 정치권력과 자본가들, 그리고 종교집단에 날카로운 조소를 날리는 것이 아닌 가 싶다.

 

이야기는 여기에서 갑자기 반전을 이룬다. 죽음이 활동을 멈추면서 혼란스러워진 사회, 죽음이 활동을 하면서 두려움에 떠는 사회를 이야기 하다가, 저자는 죽음의 편지를 반송시킨 한 개인에게 이야기를 집중한다. 죽음은 오케스트라의 첼리스트인 50대 남성에게 반복해서 죽음의 편지를 보내지만 계속해서 반송이 되어서 오는데.... 죽음은 결국 그 남자에게 다가가고, 직접 행동하려 한다. 그러다 그의 연주를 듣고, 그와 이야기를 하고, 밥을 먹기도 하고, 심지어 잠자리까지 함께 한다. 이에 대한 여러 평가가 있는데, 내가 보기엔 저자가 이 사람을 통해서 너무나도 죽음을 가까이 하고 있는 평범한 개인에 대한 묘사를 하는 것 같았다. 사회, 국가, 종교기관들이 죽음이 활동을 하거나, 하지 않기 때문에 혼란을 겪는 방면에 한 개인은 죽음을 그토록 가까이 데리고 있으면서도 놀라운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사는 것이다. 심지어 죽음을 잠들게 할 정도로 한 사람의 일상은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고, 지극히 평범해 보이지만 혼란한 사회 안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다하며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모습이 참된 생의 능력이라는 것을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싶었다.

 

눈 먼 자들의 도시라는 책이 그렇게 통찰력이 번뜩이고, 재미있다고 들었는데, 이 책의 평가는 그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죽음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사회를 풍자하고, 개인의 존엄성을 그리는 것이 누구에게나 쉬울 것 같아 보이진 않았다. 죽음이라는 주제는 누구도 다 알 수 없고, 온전히 다룰 수도 없다. 그래서 아무리 가까이 있는 현실이라도 피하고 싶은 주제다. 거장의 소설을 통해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저자가 조롱하는 세상에 대해서 공감하기도 하고, 반성하기도 했다. 오랜만에 소설을 읽었는데, 나름 흥미롭게 읽었다. 적극까지는 아니더라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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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교 입문 - 가가와 도요히코의 삶과 신앙을 읽다
가가와 도요히코 지음, 김재일 옮김 / 레베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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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교 입문. 가가와 도요히코. 레베카

 

경제 공동체에 관심을 가지고 책을 찾고, 리서치를 하다가 우연히 가가와 도요히코라는 이름을 알게 되었다. 일본의 실천적 복음주의 운동가? 혹은 일본 협동조합의 아버지? 주로 이렇게 불렸던 것 같다. 그래서 이 분을 한 번 검색해보니 엄청나게 대단한 분이셨다.(급 존칭 써야할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정도로) 노벨 평화상에 노벨 문학상에 추천되기까지 했었고, 오랜 시간 빈민굴에서 목숨을 걸고 사회 운동을 했었다. 공부도 많이 했을 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저명인사들과 만나며 평화 운동에 반전 운동까지 했던 이력이 있었다.

 

그런데 의외로 이 책 그리스도교 입문에서는 그러한 이력을 느끼기 어려웠다. 60세가 넘어서 이미 엄청난 경력들이 쌓여 있어서 자기 자랑을 좀 해도 될 것 같은데, 책을 저술한 목적에 맞추어 기독교를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물론 자전적 이야기들이 들어가 있지만, 자기 자랑한다는 생각을 한 번도 느낄 수 없었다. 그만큼 자기 얘기를 조금씩 쓱쓱 썼다. (시중에서 유행하는 기독교 서적을 많이 접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만큼 자기 이야기를 절제하며 쓰는 사람이 적다.)

 

대신, 이 책에는 저자가 사회 운동을 하면서 갖게 된 기독교의 관점이 많이 묻어 있다. 그것은 기독교가 가지고 있는 약자들에 대한 깊은 애정과 헌신이다. 자신이 어떻게 크리스천이 되었는지를 다루는 1부에서는 ‘13장 아이들의 종교’, ‘14장 여성의 종교’, ‘15장 농민의 종교’, ‘16장 노동자의 종교를 통해 예수님께서 작은 자들에게 얼마나 많은 관심을 보이셨고, 기독교인으로서 작은 자들을 위해서 사는 것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 것인지를 자신의 경험을 통하여 담담하게 서술한다. 그리고 기독교의 기본적인 지식들을 소개하는 2부에서도 여러 챕터를 통해 1부에서 소개한 기독교 신앙의 핵심이 어떤 식으로 작용하는지를 말한다. 특히 산상수훈과 무저항주의를 다루는 23장의 예수님의 교훈’, 협동조합의 구체적인 예를 들고 있는 10장의 기독교 사회 운동을 통해서 기독교 신앙을 개인의 삶과 사회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 간결하게 이야기한다.

 

그리스도교 입문이라는 책 제목에 맞게, 기독교를 소개하기 위해서 다양한 방면의 주제를 다룬다. 그러다보니 조직신학과 실천신학의 교과서를 합쳐 놓은 것처럼 많은 제목들이 있다. 하지만 그렇게 다양한 주제들이 있어도 산만하다는 느낌보다는 하나로 통일 되어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아마도 약자를 사랑하고, 평화를 추구하는 저자의 생각들과 하나님을 사랑하는 믿음이 스며들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래의 인용구들은 저자 자신을 직접적으로 나타내진 않으면서도, 하나님을 향한 저자의 신앙과 삶이 담겨있는 부분들이다.

 

인생의 목적에 적합한 자발적인 노동은 그 자체로도 환희다.”

 

크리스천에게는 매일이 하나님의 임재이고, 하나님의 축제다....하나님을 맞이할 때 우리는 노래하지 않을 수 없고, 스텝을 밟으며 춤을 추지 않을 수 없다.”

 

이익을 되돌려 줄 수 있는 것을 근본 방침으로 하는 초계급적인 협동조합 운동에 의해서만 이상 사회가 실현 될 수 있다.”

자신의 생명과 다른 사람의 생명을 같은 눈으로 보지 않는다...이것은 자아가 분열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독교는 낮은 곳을 향한다. 예수님께서 그러셨던 것처럼. 그래서 예수님처럼 낮을 곳을 향했던 사람들은 하나님의 임재도 알고, 하나님의 나라도 안다. 이 책에 보면 그것이 잘 나타나 있다. 그런 점에서 책 표지를 다시 보니 눈에 더욱 띈다. 기독교는 어두운 세상에 빛을 비춰준다. 처음부터 그랬다. 책을 읽으며 가가와 도요히코 라는 목사님을 조금 더 알 수 있어서 좋았고, 그가 소개하는 기독교라면 기독교에 환멸을 느끼는 많은 사람들이 다시 한 번 주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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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온1세 2017-04-03 14: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독교는 낮은 곳을 향한다. 예수님께서 그러셨던 것처럼. 그래서 예수님처럼 낮을 곳을 향했던 사람들은 하나님의 임재도 알고, 하나님의 나라도 안다.˝ 이 말이 참 멋지네요..그리고 다가오구요.. 글 잘 읽었습니다..책 사서 읽어 봐야겠네요..

저는 우애의 경제학과 가가와 도요히코 책을 읽고 이 분 책들을 찾고 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좋음 2017-04-03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오랜만에 다시 제가 쓴 서평을 봤네요. 저는 이 책을 읽고 우애의 경제학을 읽었어요. 이분이 우리나라에 좀더 소개가 되면 좋겠습니다.
 
새 하늘과 새 땅
리차드 미들톤 지음, 이용중 옮김 / 새물결플러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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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하늘과 새 땅. 리처드 미들턴. 새물결 플러스

 

하나님께서 만드신 세상을 하나님께서 포기하시겠는가?”

 

아니다. 우리 아들이 블록으로 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를 만들어도 소중하게 여기는데, 하물며 하나님께서 만드신 이 세상과 사람들이랴. 하나님께서 만드신 세상, 망가졌지만 하나님의 아들이 오셨던 세상, 죽으시고 부활하셨던 세상, 그리고 그 아들이 다시 오실 곳이 바로 이 세상이다. 하나님은 이 세상을 포기하신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러하실 것이다. 하나님은 처음부터 이 세상을 사랑하셨고, 지금도 그러하고, 앞으로도 그러하실 것이다. 이것이 성경의 거대한 줄거리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 중에 정말 많은 이들이 하나님께서 이토록 소중하게 여기시는 세상에 대해서 관심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천국에 대해서 말하지만 사람도 잘 모르고, 우리 사회는 더더욱 모르고, 그래서인지 하나님을 말하면서 하나님을 잘 모르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하나님을 사랑한다 말하면서 하나님의 관심사에 대해 잘 모르고, 관심조차 없는 경우가 허다하니 자연스러운 결과가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천국에 갈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을 교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저자는 소망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 신자들이 천국 소망을 말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천국이 성경이 말하는 천국과 다르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새 하늘과 새 땅5, 성경 전체의 줄거리, 구약이 말하는 천국, 신약이 말하는 천국, 마지막 때에 일어날 일들, 그리고 이러한 성경의 주장들이 신자들에게 요구하는 윤리적인 삶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챕터마다 성경구절들을 하나하나 보여주고 해석하며 내 말이 맞지?’ 하며 독자들을 설득한다.

 

종말과 관련하여 잘 몰랐던 구절들, 잘못 알고 있던 구절들을 한꺼번에 모아 볼 수 있었는데, 저자의 해석을 따라가며 읽으면서 구약도, 신약도 우리가 사는 세상이 하나님께서 회복하고 계시는 세상이고, 우리를 그 일에 참여할 것을 요청하신다는 것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다시 말해서 성경이 말하는 천국은 우리가 가야 하는 저 하늘에 있는 물리적인 장소가 아니라, 우리가 사는 곳에 이미 임했고, 앞으로 온전하게 임할 하나님의 통치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앞으로 임할 천국을 믿음으로 준비하는 것이고, 그러한 준비는 이 세상의 일들과 밀착되어 있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고 하셨던 예수님 말씀을 생각해 보았다. 예수님도 사람들에게 잘 믿으면 천국에 갈 것이라고 말씀하신 적이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예수님 믿으면 천국에 갑니다.’라는 말을 예수님 믿으면 천국이 옵니다.’라고 바꿔야 하고, ‘우리가 사는 세상은 천국이 될 것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자연스럽게 이러한 말을 하는 사람은 말만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을 금세 알아차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천국이 왔다고 말을 하는데, 말하는 본인조차 하나님의 통치를 기뻐하지 않고 따르지 않는데, 어디에 가서 그 말을 할 것인가? 그래서 우리가 평소에 천국에 갈 것이다라고 하는 말이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 바로 윤리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대신 천국이 왔다고 말하며, 하나님의 통치를 받아들이며 사는 사람에게는 믿음이 필요하다. 바울이 말했던 것처럼 흔들리지 말고, 항상 주의 일에 힘쓰는 자들이 되려면 우리의 수고가 주 안에서 헛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요구한다는 말이다.

 

이 책을 함께 읽은 청년 중에 한 명이 이런 얘기를 했다. ‘그러면 우리는 왜 이렇게-천국에 가는 것으로 알고 있었나요?’ 가르치는 사람으로 부끄러웠지만, 앞에서 잘못 가르쳤으니 그렇게 된 것이고, 성경을 믿는다고 하면서 성경조차 꼼꼼하게 보지 않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다행이도 저자는 직접 성경을 찾아서 우리가 잘못 믿고 있는 것들을 짚어주고, 꼼꼼하게 교정하며 성경이 말하는 소망을 밝히 보여준다. 그러면서 우리가 잘못 알고 있던 천국’, 습관처럼 말하는 천국에 갈 것이다.’라는 말이 얼마나 잘못 되었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이토록 뿌리 깊이 내린 우리의 미신을 확인하고, 걷어내는 것에 도움을 주는 이 책은 정말 좋은 책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렇게 중요한 내용을 신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이 읽기에는 조금 어렵게 서술했다는 것이다. 원어와 신학 용어들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읽다가 많은 어려움을 느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중요한 내용은 좀 더 쉽게, 좀 더 재미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저자와 같은 사람들이 할 일 같은데...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은 것 같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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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 장영희 에세이
장영희 지음, 정일 그림 / 샘터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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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간 멈추고 숨을 고를 수 있게 해준, 고마운 책

대학교 3학년때 학점 잔뜩 듣고, 취업준비에 봉사활동에 정신없이 살던 때가 있었다. 그때 피천득 선생님의 `인연`을 읽으면서 마음이 차분해지고, 쉼을 느낄 수 있었다. 작가의 순수한 마음과 꾸밈없는 생각들이 돋보였는데, 아무리 바빠도 그 책을 읽는 순간이 너무 좋아서 바쁜 것도 느껴지지 않았고, 일부러 천천히 읽기까지 했었다.

이 책,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도 그랬다. 두 달? 정도 시간을 두고 하루에 한편, 두편 정도를 읽는데 아무리 바쁜 일상중에라도 이 책을 읽는 순간만큼은 작가의 당당하면서도 인간을 사랑하는 마음을 느끼며 쉴 수 있었다. 아픈 중에도 희망을 노래하고, 타인을 생각할 수 있는 작가의 이야기들은 마치 작가가 내 등을 두들겨주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이미 고인이 되신지도 오래된것 같은데...고맙더라.

내 생애 단 한번..이라는 에세이집도 좋다고 들었는데...기회를 내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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