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은 궤도에서 크게 두 번이나 이탈했다. 1차로 ㅅ1 발병한 혈액암과 이후의 급성중이염으로 청력과 평형감각손상이라는 2차 사고가 생겼다. 자칫하면 원 궤도에 다시 돌아오지 못할 위기의 순간이었다. 그래도 ‘꾸역꾸역‘ 나는 넘어졌다 일어서기를 반복하고 이탈한 궤도를 수정하며 원래궤도를 향해 삶의 페달을 돌리고 있다. - P204
인공와우 수술을 하면서 기왕 몸에 기계장치를 삽입하니이 수술 이후에 내 신체능력이 평소보다 조금이라도 배가되기를 소박하게 기대했다. 영화 속 아이언맨처럼 가슴에 원자로를 달고 날아다니지는 못하더라도 1980년대 외화 주인공소머즈처럼 수술 전보다 멀리 떨어진 곳의 소리를 더욱 또렷하게 듣게 되는 진전이 생겨야 전신마취 수술을 하는 대가로공평하다는 내 마음속 셈법이었다. - P198
ㄴ1991년에 제정된 ‘장애인의무고용제‘에 따라 50인 이상기업은 총 고용 인원의 3.1퍼센트에 해당하는 장애인을 채용해야 하지만 대다수 대기업들은 장애인을 고용하는 대신 벌금을 납부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의무고용을 위반하면 1인당 부담해야 하는 벌금은 매달 135만 원이다. 코로나로 재택근무 가능성이 확인된 지금이 바로 벌금으로 모면했던 관행을 탈피해서 장애인의무고용률 준수를 전향적으로고민할 시점이다. - P170
치료약이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병을 잘 다스려 가며삶을 살아가는 것이 질병에 굴복한 삶은 아니다. 환자나 장애인의 마음을 헤아려 보려는 노력 없이 관성처럼 반복되는 승리와 극복의 서사를 이제는 멈추면 어떨까? - P160
장애인의 권리를 주장할 때도 스스로 움츠러들 필요가없다. 들을 수 없다는, 또는 볼 수 없다는 조건이 시민이나 소비자로서의 기본적 권리를 포기해야 할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다. 버젓이 장애인 전용 주차장에 차를 대는 얌체 운전자를신고하고, 엘리베이터가 꽉 차면 휠체어 이용자에게 우선권이 있음을 당당하게 상기시켜야 한다. 이런 자신감이야말로쉽게 무시되는 기본적 권리를 쟁취하고 다른 장애인들의 활동폭을 확보하는 길이다. - P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