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적응‘이라는 말의 의미를 다시생각하게 되었다. 적응이란 그저 수용하고 인내하는 일이 아니라, 지금 나에게 맞는 삶의 방식을 조율해나가는 일처럼 느껴졌다. 지체장애를 가진 할머니와 함께 살던 집 안방에는, 할머니가 앉은 자리에서도 손이 닿는 위치에 문손잡이가 하나 더달려 있었던 것처럼. 그리고 낯선 몸의 변화와 함께 혼란을 겪는 마음을 다독이는 일 또한 같은 훈련이었다. -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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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적응‘이라는 말의 의미를 다시생각하게 되었다. 적응이란 그저 수용하고 인내하는 일이 아니라, 지금 나에게 맞는 삶의 방식을 조율해나가는 일처럼 느껴졌다. 지체장애를 가진 할머니와 함께 살던 집 안방에는, 할머니가 앉은 자리에서도 손이 닿는 위치에 문손잡이가 하나 더달려 있었던 것처럼. 그리고 낯선 몸의 변화와 함께 혼란을 겪는 마음을 다독이는 일 또한 같은 훈련이었다. - P81

‘가을에 태어나 봄 여름 가을 겨울에 적응하며 살아온 날들속에서 함께한 이웃들. 이 가을에 한자리에 만나고 싶어 초대하오니 오셔서 살아생전 덕담을 나눠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P83

"선생님 이름은 정재연으로 남길까요?"
조심스럽게 물었을 때, 선생님은 웃으며 말했다.
"정애자로 해야죠. 우린 정애자로 만났잖아." - P84

"사는 동안 내가 먼저 너를 떠나는 일은 없을 거야. 이 사실을꼭 기억해."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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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년이 지났지만 엑토르 루비에는 루이즈의 손을 완벽하게 기억한다. 그녀의 손, 그것은 그가 가장 자주 만진 것이었다. 손에서는 으깨진 꽃잎 냄새가 났고 손톱에는 언제나 매니큐어가 칠해져 있었다. - P212

그는 또한 그녀가 케이크를 잘 만들었던 것도 잊지 않았다. 그녀가 학교 앞으로 가져오던 케이크도, 소년이 잘 먹는 것을 보며 몹시도 좋아하던 모습도 잊지 않았다. 그녀의 토마토소스 맛, 살짝 익힌 스테이크에 후추를 뿌리던방식, 버섯을 넣은 크림은 그가 자주 떠올리는 추억이다.
컴퓨터 화면 앞에서 먹는 냉동음식 이전의 세계, 유년과연결된 신화. - P214

"맞아요, 기억나요. 루이즈가 아주 훌륭한 보모라고 말해줬어요." - P217

그들은 아무런 기분 전환 거리도 없는 이 차가운 방에두 시간째 앉아 있다. 사무실은 잘 정돈되어 있다. - P217

가느다란 목소리로 그녀가 묻는다. "커피 한 잔 드릴까요? 피곤해 보이세요." 미리암은 손을 내밀어 뜨거운 잔을받는다. - P223

물론 그냥 끝내면, 모든 것을 멈추면 된다. 하지만 루이즈는 그들의 집 열쇠를 가지고 있고, 모든 것을 알고 있고,
그들의 삶 속에 너무 깊이 박혀 있어서 이제 밖으로 들어내는 것이 불가능해 보인다. 그들이 그녀를 밀어내도 그녀는 다시 돌아올 것이다. 그들이 작별 인사를 해도 그녀는문을 두드려대고 안으로 들어올 것이며, 상처받은 연인처럼 위험할 것이다. - P228

루이즈는 아이의 뺨을 후려치고, 있는 힘껏 붙잡아 흔들고 싶었다. 그 애 같은딸을 키우는 것이 어떤 굴욕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지 알게 해주고 싶었다. 자기처럼 땀을 흘리고 괴로워하게 만들고 싶었고, 아무 걱정 없는 그 멍청한 태평스러움을 아이가슴에서 뽑아버리고 싶었다. 그 애에게 남아 있는 유년을조각내버리고 싶었다. - P233

자크는 소리가 들려 창가로 갔다. 그는 루이즈가 자기딸을 미친 듯이 폭행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두 사람을 떼어놓으려 하지는 않은 채. - P235

루이즈는 사제나 부두교 마술사같이 집중하여 속옷을관리한다. 평소처럼 그녀는 세탁기를 비운다. 폴의 팬티들을 바르게 편다. 그녀는 섬세한 속옷류는 부엌 개수대에서꼭 손으로 빠는데, 미리암의 팬티들과 레이스나 실크로 된브래지어들은 찬물로 헹군다. 그녀는 기도문을 외운다. - P242

알리자르는 사업 감각이 있다. 삼십 년 동안 그는 프랑스와 폴란드를 오가는 화물 트럭을 몰았다. 그는 화물칸에서 잠을 자고 먹는 것도 아껴가며 모든 유혹을 물리쳤다.
휴식시간을 속였고, 쓰지 않은 돈을 계산하며, 그런 자신에 대해 만족하고, 미래의 재산을 위해 그런 희생을 할 수있다는 데 만족하며 모든 것에 대해 마음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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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즈는 폴이 이 사진을 찍었던 순간을 아주 잘 기억한다. 미리암이 도자기 가게에 들어가 무엇을 고를지 힘들어하고 있었다. 좁은 상점가에서 루이즈가 아이들을 데리고있었다. 밀라가 담벼락에 올라섰다. 아이는 회색 고양이를잡으려 했다. 그 순간 폴이 말했다. "루이즈, 얘들아, 나 좀봐. 빛이 아주 좋다." 밀라자 루이즈 옆에 꼭 붙어 앉았고폴이 외쳤다. "자, 웃어요!" - P178

"아, 그건 아니에요. 이제 누구든 내가 챙기거나 신경을쓰거나 하지 않으려고 거기 가는 건데 자고 싶을 때 자고,
먹고 싶을 때 먹고 그렇게 하려고." 루이즈가 대답한다. - P181

어느 날 저녁 그녀가 아이들과 노래를 흥얼거리는 것을 미리암이 본 적이 있었다. 그녀는 루이즈가 매우 아름다운목소리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깝네요. 노래를 할 수도 있었을 텐데." - P186

그녀가 그의 안에 떠돈다. 영어로 된 가사여서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지만, 여러 해가 지나도록 계속 서툰 발음으로 따라 부르는 좋아하는 후렴구처럼. - P188

어른들은 부엌으로 들어간다. 폴이 루이즈에게 앉으라고 한다. -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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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상한 말처럼 들리겠지만 이 책에실린 첫 챕터 ‘신의 사랑에 관한 무질서한 생각들‘을 읽으며,
현대의 팬덤에 관한 훌륭한 통찰로도 읽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주시하거나 욕망하는 대상들에게 우리 안에 있는 악의 일부를 떠넘깁니다." - P70

32번 글에는 이런 글귀가 나온다. "내가 말하는 ‘희망‘
은 특별한 지향점이 있는 희망이 아니다. 그저 눈을 크게뜨고 바라볼 가치가 있다는 의미 정도다. ‘저 밖에 있는 흐릿한 것들은 다 무엇이지? / 나무? 글쎄, 나는 지겹구나,/저것들이‘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의 영국 할머니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다." - P71

한편 이 책은 지겨울 정도로 사랑에 대해 말하고 있다. - P71

삶이라는 이름의 펄떡임을. - P73

"오슨 웰스가 일러 주었듯 해피 엔딩인지 아닌지는 어디서 이야기를 끊느냐에 달려 있다." 《살림 비용>의 첫 문장은 이 책의 저자이자, 동시에 우리 모두의 삶이 처한 당연한처지를 생각하게 한다. 죽기 전까지 삶은 이어지고, 어디에서 이야기를 멈추느냐에 따라 그것은 행복한 이야기일 수도비극일 수도 있다. - P73

<살림 비용>은 계속되는 삶을 위해 쓰였다. - P77

그곳에서는 놀란 가슴이 두려움에 차 유년의 미덕들이있는 아늑한 골짜기로 도망쳐 돌아가며 이런 결렬이 이루어지고 이런 끈도 끊어져야 한다는 것을 믿지 못하게 된다. - P86

고독하더라도 탐색을 멈추지 않고 과거와 작별을 고하고 새로운 영토를 찾기를 멈추지 않는 일. 그 길 위에 더 오래 서고 싶다. - P89

사랑은 어렵다. 사랑이 어려운 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 중 하나는 사랑을 하면 내가 얼마나 나쁜 사람인지를알게 되기 때문이다. 사랑해선 안 될 사람을 사랑해서 나쁘다는 극적인 전개도 있지만, 평범한 사랑에도 악은 깃든다. -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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