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떠났다. 정하가 나무 사진을 보며 말했다. "나무는 전설 속 동물이었던 것 같아." 아, 그렇구나. 우리는 전설 속 동물과행복한 꿈을 꾸다 깨어났구나.
끊임없이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 나무는 멀리 간 게 아니라, 내마음속으로 옮겨온 거다, 외출할 때 혼자 두지 않아도 되니 얼마나좋아, 마음속에서 내 눈물을 먹으면 안 되니 울면 안 돼, 등등. 덕분에 목숨처럼 사랑한 반려동물과 헤어졌지만, 펫로스 증후군이 없었다. - P7
낯선 도시, 낯선 집에 온 강아지의 마음이 얼마나 불안했을까. 그때는 그런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강아지에게도 마음이 있다는 걸 몰랐다. 사실 새 식구를 만난 기쁨보다 정하와 약속을 지켰다는 안도감과 앞으로 이 개를 어떻게 키우나 하는 암담함이 더 컸다. - P27
그동안 본의아니게 굶긴 것을 가슴 아파하며 나무에게 사료도 많이주고, 배변 훈련도 시키지 않고, 엄마라는 호칭도 허락해주었다. 정하가 "나무야, 엄마가~"라고 하면 "내가 왜 개 엄마야" 하고 거부했는데. 호적에 올릴 순 없지만, 이제 어엿한 둘째 딸로 인정하기로 했다. - P39
그런데 안기는 건 달랐다. 밖에 나가면 꼭 나한테만 안겼다. 그건지금 생각해도 불가사의하다. 그렇게 좋아하는 이모도, 정하도 안으려고 하면 미친 듯이 이단옆차기를 해서 물리치고 내게로 왔다. 아마도 생후 45일째부터 키워서 나를 친엄마라고 생각한 것 같다. 아, 나는 친엄마가 아닌데. 나무야, 네게도 막장 드라마처럼 출생의 비밀이있단다. - P53
그런데 안기는 건 달랐다. 밖에 나가면 꼭 나한테만 안겼다. 그건지금 생각해도 불가사의하다. 그렇게 좋아하는 이모도, 정하도 안으려고 하면 미친 듯이 이단옆차기를 해서 물리치고 내게로 왔다. 아마도 생후 45일째부터 키워서 나를 친엄마라고 생각한 것 같다. 아, 나는 친엄마가 아닌데. 나무야, 네게도 막장 드라마처럼 출생의 비밀이있단다. - P53
노는 것 다 알아요. 산책이나 하러 가자고요. - P58
못 찾으면 낑낑거리고 울면서 이 방 저방 찾으러 뛰어다닌다. 그런 아이를 상대로 매번 숨을 곳을 연구하는 나. 개하고 너무 진지하게 숨바꼭질하는 것 같다. 운동도 되고 재미있기도 하지만, 무라카미하루키 에세이를 번역하다 말고 개하고 숨바꼭질하는 모습을 상상해보세요. 이게 고급 인력이 할 짓인가 싶습니다. -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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