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에게.편지는 잘 받아보았다. 답신이 늦어서 미안하구나. - P9
다행히 이곳 사람들은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의 기벽 정도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안에서 명상이라도 하는 줄 안다. 내가 그 안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최소한 대여섯 시간은 깨어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면 다들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하다. 기면증을 전염병이라고 믿는 사람도 많기에 굳이 말하지는 않는다. 물론 내병은 전염되지 않는다. 그리고 아이들 중 천 명에 한 명은 이런증상을 갖고 태어난다. 증상이 가벼운 아이들과 자신이 무슨 병인지도 모르고 사는 사람을 합치면 훨씬 많을 것이다. - P10
나는 덤이 아니야.그때는 그렇게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선택지는 분명해졌다. 덤이 되거나, 아무것도 못 되거나. 그걸선택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 P241
그럼 역도는 뭐. - P253
바벨을 마지막으로 잡은 건 졸업식을 앞둔 겨울방학의 어느날이었다. 눈 내리는 오후. 부드럽지만 미약한 빛이 아무도 없느 역도장에 스며들어 있었다. - P261
되는 것이다실은 약수라는 말을 믿었다시간의 효험으로도 소용없는 날들이었다 - P31
나의 두 발은 약수 없는 시간으로 간다버린 그대로 있다 고스란히 - P31
하지만 당근은 보고 있었네. 나의 눈빛. 번뜩이며 나를 가르고 간 것. - P34
그때 알았네한 사람을 구하는 일은한 사람 안에 포개진 두 사람을 구하는 일이라는 거계속 계속 우산을 사는 사람은 지킬 것이 많은 사람이라는거 - P38
저녁이 나를 찾아내주기를 기다려.매 순간 불타고 있다고 외쳤지만 아무도 듣지 않았네. - P45
듣고 싶었을 말을 들려주려고 나무를 보러 갔다나무가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기 시작한다 - P55
멀리서 보기만 할 생각이었는데 겪고 있다잎이 떨어지는 순간마다 귀가 아프다 - P57
언니 먹으라고 좀 챙겨왔어. 집에서 만들어놨다가얼려둔 거야. - P132
선물이선물일 수 있도록, 타자의 슬픔보다 기쁨을 상상하는 것이내가 아는 존중과 배려였다. - P135
그러고도 혹여 네게 힘이 남아 있다면 가만히 눈을 감고 빗속에서 너를 위해 기도하는 사람이 있음을 믿어라.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니시가즈토모 「겨울」 부분, 「우리 등 뒤의 천사』,한성례 옮김, 도서출판 황금알 2015, 47~48면. - P137
검은 털빛에 번뜩 떠오른 이름이었다. 보통 사랑을 많이 받는 유명한 배우에게 붙여지는 이름. 하지만 까메오는극에 아주 잠깐 출연했다 사라진다는 사실을 떠올리지는못했다. - P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