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네에서 나는 평생을 살았다 - P7

그리고 엄마는 이 동네를 누구보다 사랑한다. - P7

이 동네에 <킹 프라이스 마트가 들어선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조금도 놀라지 않았다. ‘프라이스 킹‘ 배치 크라우더는 어디든 자기가 있는 곳을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이니까. 그가 원한다면 그의 가게는 이곳이 아니라 어느 높은 산의 꼭대기에라도 반드시 들어설 것이었다. - P9

시대정신이 고속도로 무인 매점에 염가로 납품되는 시절이었다. ‘프라이스 킹‘ 배치 크라우더의 <킹 프라이스 마트> 오픈 행사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인 것만 봐도 그랬다. 정치는 따분하고 장사는 영원하다는 방증이었다. 아직도 정치를믿는 순진한 사람 몇이 모여 선거제도 개편을 논의했는데, 그나마 나은 것이 주역의 64괘와 대통령 선출을 연동시킨 안이었다. 그마저도 후보를 64명이나 구하기 힘들다는 현실적인문제 때문에 추진되지 못했다. - P17

여부가 있겠습니까. 자신은 없지만. - P30

"사십 피트급 요트요."
"그런 건 당신에게 필요하지 않습니다."
"대륙 간 순항미사일요."
"재고가 없습니다."
"독재자요."
"중고나라에 가보세요. 거기 많을 겁니다." - P34

"무슨 소린가 천구 사장이라면 마땅히 복잡하고 고된 일을 도맡아야지. 라면은 내가 처리하겠네." - P45

그때 베드로가 던진 그물이 바로 베드로의 어구다. 사람 낚는어부 베드로의 축성받은 필승 아이템. 그걸 가진 사람은 어떤선거에서든 53퍼센트의 득표율로 승리할 수 있다. 베드로의손에 닿은 적도 없는 어부의 반지와는 차원이 다른 거야."
"그게...... 사장님한테 있다는 거예요?" - P57

"내가 ‘프라이스 킹‘이지 ‘억셉트 accept 킹‘은 아니잖아."
"그건 그렇네요."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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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날들이 있었다. 노래 가사처럼 지나간 좋았던 날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날들이지만, 그런 날들이 있어 지금의 내가 있다. - P174

헬스장에 갈 때 휴대폰과 들고 다니기 좋은 작은 책자를 챙겨 간다. 헬스장에서 틀어주는 음악은 요즘 애들 취향에 맞게 세팅돼 있으므로 나의 정서에는 안 맞아서 따로 모아둔 곡들을 듣는다. 귀에다 유선 이어폰을 꽂고 안경을 쓰고, 내 귀가 참 고생이 많다.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은 자칫하면 띠리리링~ 하며 한쪽이 꺼지거나 귓속에 땀이 나서 뺐다가 다시 끼우면 먹통이 되고 만다. 딸내미가중학교 1학년인지 조카에게는 32만 원이나 하는 정품 무선 이어폰을 사주고 나에게는 5만 원짜리 무명 브랜드 이어폰을 사줬기 때문이다(괘씸!). - P175

드디어 아버지는 다른 여자와 바람이 나버린 것이었다.
그 시절에는 좀 먹고사는 집 남자들은 대부분 첩이라는존재를 두고 있었기 때문에 어머니는 분노를 크게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집안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 P183

"엄마, 요즘은 그렇게 하면 안 돼요."
"그럼 어떻게 불러야 되냐?"
"그냥 여기요, 하든지 사장님이라고 하세요." -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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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여행이라도 많든 적든 간에 나름대로의 중심 테마같은 것이 있다. 시코쿠‘에 갔을 때는 매일 죽어라 하고 우동만 먹었으며, 니가타‘에서는 대낮부터 알싸하고 감칠맛나는 정종을 실컷 마셨다. 되도록 많은 양을 보고 싶어 홋카이도를 여행했고, 미국 횡단 여행을 할 때는 셀 수도 없을만큼 많은 팬케이크를 먹었다 - P11

그러나 예외적으로, 아주 드물게 주어지는 행복한 순간에 우리의 언어는 진짜로 위스키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우리는 적어도 나는 늘 그러한 순간을 꿈꾸며 살아간다.
만약 우리의 언어가 위스키라면, 하고. - P15

아일레이섬이 유명한 이유는?
맛 좋은 위스키! - P19

두말할 것도 없이 그건 정말로 행복한 체험이었다. 일생에 여러 번 경험해 볼 수 있는 일은 아니다.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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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에 인생 3대 불행은 소년 등과와 중년 상처, 노년빈곤이라 했다. 소년 등과는 요즘 말로 풀이한다면 이른나이에 아주 유명해져서 모든 사람이 부러워하는 상태가되는 것을 말한다. 비근한 예로 아직 어린데 연예인으로빨리 떠서 부와 명성을 한꺼번에 이루는 것을 들 수 있다. - P112

남편의 장례식을 치르고 나서 ‘모든 결혼 생활에 해피엔딩은 없다‘라는 문장이 떠올랐다. 우리 삶의 끝이 결국 죽음이라면 인생 자체가 해피엔딩일 수 없을 테니까. - P115

살아보니 인생은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다. - P114

결혼 생활에 해피엔딩은 없다 - P115

학교 교육 커리큘럼에 부부간의 예의나 남녀 간 생각의 차이 등을 넣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P119

한 죽음에 따른 수많은 일들이 있고, 그것을 부부 중 남은 쪽이 감당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기 위함이다. 이러니 결혼 생활에 해피엔딩은 있을 수가 없다는 말이다. - P122

이 남자가 내게로 와서 같이 살면서 진객인 아이들도낳고, 살아가는 터전도 만들고, 사회의 일원으로 주눅들지않고 살아올 수 있었다. 앞으로 살아갈 날들의 필요 부분도 남편 덕분에 마련되어 있다. - P124

나에게 관심 가지는 사람은나밖에 없음에 안도하며 - P125

여기서 버린다는 것이 진짜 쓰레기로 버리는 게 아님도 안다(기부하거나 공익재단에 보내거나 필요한 사람에게 줄 수도 있다). 주로 일본 사람들이 쓴 책에 이런 내용이 많은데,
이들은 집이 우리나라보다 작아서 그런 게 아닐까 짐작한다. 하여간 쪼잔하기는, 옷이나 물건을 보고 설레면 그게심장병이 정상이냐? - P130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이 OECD국 중에서 1위라는데절약으로 단련된 사람들임에도 이렇다니 안타깝다. - P133

침대 옆에 둘 협탁을 살 때는 비싸고 번듯한 것을 살 뻔하다가 이제부터 사는 살림살이는 내가 죽고 난 후 아이들이 망설임 없이 버릴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싸고 가벼운 것을 선택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어머니의자랑이었던 자개장롱을 버릴 수밖에 없었을 때 마음이 오래 안 좋았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이래서 노인이 되면구매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겠구나 싶다. - P137

목욕탕은 나에게 일종의 노인정이며 두세 시간 동안 핸드폰이나 다른 매체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게 해준다. 요즘같은 세상에서 꼭 필요한 시간이다. 혼자 시간을 많이 보내는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과 말을 주고받고 사람들 안에서 사는 이 시간이 내겐 소중하다. 다양한 세대를 관찰할기회를 준다. 무엇보다 건강에 좋다. - P150

다만 우리는 자세에 신경쓰지 않으면 그냥 편한자세로 돌아가고 싶어지니까 마음속에서 한 번씩 ‘자세를꼿꼿하게 한다‘라는 주문을 외워두는 게 좋다. 나이는 얼굴의 주름이 아니라 자세에서 드러난다. -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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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남자들은 나이들어갈수록 모든 면에서 무심해지는 것 같다. 스포츠에 열광하는 것 빼고는 일상생활에서 여자보다 잘하는 게 별로 없어 보인다. - P96

어쨌든 아이를 낳을 때 대단한 태몽을 꾸었다고 대단한인물이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대통령이 된 사람의 태몽은그야말로 대단했을 것 아닌가. - P100

옛날에는 결혼할 때 모든 것이 불확실했기 때문에 점을치고 궁합도 맞춰보고 했겠지만, 요즘 젊은 사람들은 상대를 직접 만나서 데이트하며 알아볼 것은 다 알아본다. - P103

이 무렵에 딸내미와 이야기하다가 "너 절대 유명해지면안 된다. 유명해지면 인생이 피곤해" 내가 이런 말을 했더니 "나는 유명해질 건덕지도 없지만 유명해지면 안 되는이유가 뭔가요"라고 해서 "사람이 살다보면 실수를 할 수도 있고 길 가다가 넘어질 때도 있는데, 너 길에서 나자빠졌을 때 아무도 너를 모르면 그냥 툴툴 털고 일어나 갈 길가면 되지만, 그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너를 알아보면 얼마나 쪽팔리겠니" 이렇게 말했다. - P107

우스운 건 그렇게 국민학교 때 공부 좀 한다는아이들의 엄마들 모임이 쭉 이어져서 아이들과는 상관없이 지금까지 평생 친구로 지내는 경우도 더러 있다. 이 엄마들 모임에 속했다는 것은 담임 선생님에게 촌지깨나 들고 다녔다는 증명인 셈이다. - P109

나는 어쩌면 다른 엄마들보다 더 비겁한지도 모른다. 나는 내 아이들이 순한 삶을 살기를 바랐고, 특별히 잘난 존재가 되어 다른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것도 원치 않았다. -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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