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님 동생도 지금 제주도에 와 있나요?" 동물권을 주제로 제주도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강연을 하던 중 한 학생에게 이런 질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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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오래전 문을 닫은 극장의 건축 투어를 진행하다니 벌써부터 원주 시민들의 극장에 대한 엄청나 자부심과 애정이 느껴져 뭉클했다. - P141

그의 살림집은 아카데미극장 2층 야외 테라스에서 출입할 수 있는 영사실과도 바로 연결되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었다. 식모가 살았던 쪽방을 포함해 총 3개의 방이 있는 집이었다. - P145

원주 아카데미극장의 보존 노력과 강제철거 과정은 김귀민, 이미현, 최은지 감독에 의해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2024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다큐멘터리의 제목은 <무너지지 않는다>이다. 제목 앞에 생략됐을 극장을지키고자 노력한 수많은 이들의 애정과 곧은 의지에 존경과 지지의 마음을 보낸다. 알파, 브라보, 시네마 로드! - P148

상영관 양옆으로 어두운 통로가 뱀처럼 이어져 있었다. 극장의 어둠은 자신을감추기에 더 유리할까,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는데 더 유리할까. 그런 생각을 하다가 수원과 대전 두 곳의 극장 모두 밖에 내붙인 포스터와 간판에서 과도하게 여성의 노출을 강조하고 있었단 사실을 깨달았다. - P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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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내부는 궁극이다. 마지막이다. 막다른 길이다. 거기서 더 나아갈 수 없다. 언제나 ‘나’는 가장 나중에 만난다.

텍스트는 독자의 그릇만큼 담긴다. 그릇의 크기와 모양이 텍스트를 제한한다. 유한 속으로 들어온 무한은 유한에 의해, 유한을 통해 이해되고, 시간 속으로 들어온 영원은 시간에 의해, 시간을 통해 해석된다.

제도 속으로 들어와 제도화된 종교와 그런 종교에 익숙해진종교인은 신을 자루 속에 넣는 데 성공한다. 고정적 존재로,
파악 가능한, 쉬운 존재로 만드는 데 성공한다. 제도 속에 정착하고 의례 속에 고정된 신은 가시적이고 고정되고 익숙한존재, 무엇인가의 대체물이 된다.

말들은 그 뜻이 고정되어 있지 않다. 사전적으로 정의가 분명한 단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사진은 단어를 고정하지 못한다. 말은 갇히지 않는다

그런데 그가 죽은 후 그의 서재에서 수없이 고쳐쓴 방대한 분량의 원고 뭉치가 발견되었다. 작가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태어나는 것이라는 관념, 인간의 선택이 아니라 신의 선택,
개인의 노력이 아니라 신의 영감에 의해 위대한 작가와 작품이 탄생한다는 낭만적인 관념이 지배하던 시대의 웃지 못할에피소드라고 해야 할 것이다.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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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 그거 좋지. 그러나 이거 하나는 기억하게. 기회는 기차와도 같아. 한번 가면 돌아오지 않지. - P79

그를 보고 있으면 자꾸만 생각이 많아졌다. 그라는 사람이 궁금했고, 그보다 그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고, 그보다 그가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내 감정을 휘저어놓는지 알고 싶어졌다. 내 머릿속에서 생각들이, 감정들이 자꾸만 떠올라 초당 수천 미터는 뻗어가는 것 같았고 생전 느껴보지 못했던 그 에너지를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곤혹스러웠다. - P88

광어죠. 아니, 우럭인가? 제가 사실 생선을 잘 구별못해요. 그냥 비싼 건 다 맛있더라고요.
-맞고 틀려요. 당신이 맛보고 있는 건 우럭, 그러나그것은 비단 우럭의 맛이 아닙니다. 혀끝에 감도는 건 우주의 맛이기도 해요.
-네? 그게 무슨 (개떡 같은) 말씀이신지..……… - P105

-그럼 오늘부터 저를 우럭이라고 부르세요. 쫄깃하게.
술 취한 나는 인간도 아니다, 방금 무슨 말을 내뱉은 거야, 정말 돌았군, 하는 생각을 하는 와중에 남자가 또 진지한 얼굴로 대답했다.
-아니요, 광어라고 부르겠습니다. 속이 다 보이거든요. - P107

--형, 내가 이쪽인 줄 알고 있었어요?
-네, 처음 본 순간부터 알고 있었는데요.
-우리가 이렇게 될 것도 알고 있었어요?
네, 그것도 처음부터. -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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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 동생도 지금 제주도에 와 있나요?" - P5

"사실 소영씨도 소영씨지만 동생에게도 밥 한끼 꼭 사고싶었다"고. 더 정확히는 "챙겨 먹이고 싶었다"고. - P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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