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내부는 궁극이다. 마지막이다. 막다른 길이다. 거기서 더 나아갈 수 없다. 언제나 ‘나’는 가장 나중에 만난다.

텍스트는 독자의 그릇만큼 담긴다. 그릇의 크기와 모양이 텍스트를 제한한다. 유한 속으로 들어온 무한은 유한에 의해, 유한을 통해 이해되고, 시간 속으로 들어온 영원은 시간에 의해, 시간을 통해 해석된다.

제도 속으로 들어와 제도화된 종교와 그런 종교에 익숙해진종교인은 신을 자루 속에 넣는 데 성공한다. 고정적 존재로,
파악 가능한, 쉬운 존재로 만드는 데 성공한다. 제도 속에 정착하고 의례 속에 고정된 신은 가시적이고 고정되고 익숙한존재, 무엇인가의 대체물이 된다.

말들은 그 뜻이 고정되어 있지 않다. 사전적으로 정의가 분명한 단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사진은 단어를 고정하지 못한다. 말은 갇히지 않는다

그런데 그가 죽은 후 그의 서재에서 수없이 고쳐쓴 방대한 분량의 원고 뭉치가 발견되었다. 작가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태어나는 것이라는 관념, 인간의 선택이 아니라 신의 선택,
개인의 노력이 아니라 신의 영감에 의해 위대한 작가와 작품이 탄생한다는 낭만적인 관념이 지배하던 시대의 웃지 못할에피소드라고 해야 할 것이다.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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