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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세설 상.하 세트 - 전2권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송태욱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평점 :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송태욱 옮김
열린책들
재미있는 일본 장편소설을 소개한다,
동화 식으로 소개하자면,
옛날 간사이 지방(오사카, 교토)에 네 자매가 살고 있었어요.
아버지가 죽기 전 자신의 가문을 부탁한 데릴사위와 큰 딸은 도쿄로 전근을 갔어요.
둘째 사위와 둘째 딸이 실질적 어른 노릇을 하며 여동생들을 캐어하게 되는데,
셋째는 맞선, 넷째는 연애, 둘 다 골치긴 했어요.
주로 그것을 둘러싼 사건사고가 이 책의 뼈예요. 체면과 실리가 충돌하는
시대상황이 보이죠.
대지진, 찌든 큰언니, 계절 따라 변하는 정원을 감상하는 느긋함이 사이사이 가미된답니다.
동생들을 돌보며 부모노릇까지 하기란 어려운 법이지만 이 소설에 나타난 둘째딸 가족의 삶은 전반적으로 지극히 평화로워요. 물자가 풍족하고 사람들이 기품있지요.
식당에서의 행동, 벚꽃놀이, 외국인 이웃과의 우정, 형제간의 우애와 배려, 집안 일꾼을 대하는 태도 등을 보면 잔대가리 굴리는 하류인생들이 전혀 아니죠.
상권 하권 내용이 좀 긴데 읽는 게 뭐 문제겠어요.
저걸 쓴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러면 답 나오지요?
기차 안에서 한 승객이 곤충들을 마구 밟아 터트린 게 기억에 남네요. 그 장면이 참 끔찍했어요. 그런 성정들이 모여모여 모여서 사람도 짓밟는 마음이 되니까(는)요.
책 표지가 뻣뻣하고 좁은 게 읽기가 좀 불편한 건 있어요. 하지만 참 잘 된
소설인 것 같아요. 읽다보면 등장인물에 몰입돼서 속이 터지다가, 기쁘다가,
애가 타다가, 안도하다가...그렇게 되기도 한답니다.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글 솜씨가 참 대단한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