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특급 비밀 프로젝트 - 핵폭탄은 최초에 어떻게 만들어졌나? 사회탐구 그림책 3
조나 윈터 지음, 지넷 윈터 그림,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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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특급 비밀 프로젝트

조나 윈터 글/ 지넷 윈터 그림 지음

책 소개

1943년 미국 정부가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과학자들을 불러모아 지도에도 없는 뉴멕시코의 사막에서 핵폭탄을 발명하고 실험하는 과정을 담아내며 핵폭발의 위력과 주민들과 주변환경의 방사능 피폭의 영향을 그림책 뒷부분에 자세하게 수록하였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16000개의 핵무기가 제로가 되는 날을 소망하며 그린 그림책이다. 실험을 위해 잘 살고 있던 원주민들을 강제로 이주시키고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 개발과 실험을 하는 익명의 과학자들의 모습에선 생명을 중시하는 인간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미스터리한 검은색!

책 표지도 검은색, 익명의 과학자들도 검은색, 마지막 과학자들의 실험 후 붉은 색 버섯구름모양의 폭발 이후 새까만 바탕은 강력한 여운과 두려움에 대한 공포심을 야기 시킨다. 우주의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가 미지의 무한한 신비로움을 준다면 이 책의 검은 색은 꽤 복잡하고 다의적이다. 비밀로 진행된 프로젝트를 의미하며 그 파괴력의 위력을 알 수 없을 뿐 아니라 다채로운 지구 생명의 빛을 흡수해 소멸시키는 파멸이 느껴진다.

감상

핵폭탄의 탄생과 실험을 그림책으로 짧지만 강렬하게 보여준다.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과학자들이 밤낮으로 쉬지 않고 실험하고 연구한 발명품을 사용했을 때 그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색의 대비로 강렬하게 느끼게 된다. 특히 주변 사람들과 접촉하거나 자신의 신분을 노출할 수 없던 과학자들은 비밀 프로젝트가 사람들과 지구에 어떤 영향을 줄지 그 결과를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못했다. 단지 자신들의 발명품이 독일군들보다 빨리 개발되고 더 강력하기를 바랬을 것이다. 비키니섬의 핵무기 실험과 뉴멕시코 트리니티에서의 원자 폭탄 실험, 그리고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해폭탄투여는 대도시를 폐허로 만들어 버려 핵무기 사용과 핵실험을 금지하고 있지만 철저한 통제와 비밀하에 지금도 실험하고 있다. 핵무기 개발 및 실험뿐 아니라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누출사고로 인한 지속적인 주변환경오염과 발전소 인근 주민의 방사능 피폭의 문제들이 여전히 남아있으며 단위면적당 원전밀집도가 제일 높은 나라가 우리나라라는 점에서 이 책은 지나간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며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달린 일이기에 한국의 부모들과 아이들이 많이 읽고 생각해 보면 좋겠다. 미래의 과학자를 꿈꾸는 아이들은 자연과 생명까지 고려한 생태학적 관점이 필요하며 현재 살아가는 부모들과 자녀들도 지속적이고 건강한 생명윤리의 관점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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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처럼 생각하고 만들기 - 어린이 예술가를 위한 아트 액티비티북
클라우디아 볼트.엘리너 메러디스 지음, 조경숙 옮김 / 길벗어린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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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처럼 생각하고 만들기

클라우디아 볼트 /앨리너 메러디스 지음

책 소개

 

일러스트레이터와 예술가이자 아트 디렉터의 콜라보의 아트 액티비티 북이다. 그림, 조각, 의상 디자인, 일러스트, 종이공예, 건축 등의 예술 분야에 대한 이해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한 페이지의 카툰형식으로 구성해서 시대에 다양한 예술분야가 등장하게 된 배경과 예술가들이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과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식에 대해 이해하게 되며 현대의 예술가들의 생각과 작품들을 감상한다. 그 후 아이들의 발상에 영감을 줄 수 있는 발문에 따라 자유롭게 그려본 후 소개된 예술가들처럼 따라 해 볼 수 있는 활동방법을 제공한다.

다양한 분야의 예술작가의 작품과 예술분야를 이해하고 작품을 만들어 보기

추상화가들은 세상을 단순하게 표현하여 세상을 더 잘 이해하려고 애썼고 <딩배츠>란 발이 달린 그림을 그려낸 코리넬리아 발테스란 예술가와 예술작품을 접한 후 부엌에서 쓰는 물건들에 눈이나 손 다리를 달아주는 작품을 만들어 보거나 산이나 공원에서 마음에 드는 자연물을 수집하거나 사진을 찾아서 관찰 후 단순한 모양과 무늬로 그려 추상기법으로 표현해본다.

협동작업편에선 칼라풀한 을 연결한 네트워트 망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표현한 쿠사마 야요이와 그의 작품을 소개하고 정육면체 상자 여러 개로 여러 명이 부분을 나눠서 협동작업을 할 수 있는 활동을 제공한다.  다른 현대 작가들은 우리 아이가 잘 모르지만 쿠사마 야요이는 미술관람을 통해 이미 알 고 있어 아이가 더욱 관심있게 봤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 볼 수 있다

재활용할 수 있는 유리병, 조약돌, 신문지, 포장박스를 이용해 보거나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종이, 물감처럼 착한 재료들이 대부분이라 바로 시작해 볼 수 있다.

감각적이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촉발하도록 돕는다

매우 인상적인 부분으로 다양한 예술분야와 대표 예술가의 작품을 본 후 아이들의 예술성을 확장시키는 발문들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화난 구불구불한 선을 그려보라고 하거나 행복한 색끼리 섞어 보라, 겁쟁이 단추나 배고픈 콩처럼 주관적으로 다르게 느낄 수 있는 정서적이고 심리적인 언어를 그림이나 작품으로 표현하여 감각과 감성의 감수성을 높여준다.

활동 작품

 

 

아이들이 가장 쉽게 가지고 놀면서 표현이 가능한 페이퍼 커팅으로 바다 속 동물을 표현해 보았다.

 

 

아쿠아리움을 좋아하는 아이들과 낡은 바다팝업북을 재활용하여 작품을 만들어 보았다.

단열재가 든 포장박스위에 낡은 바다생물 그림책과 종이공예기법을 이용해서 색종이, 낡은 책, 가위를 이용하여 바다를 표현하였다.

 

감상

유아들 보다는 초등학교 이상의 아이들에게 더 적합하다. 대부분의 예술활동들이 정교한 작업을 요구하거나 혹은 넓은 면적을 붓을 이용해 물감을 색칠하는 작업이 많다. 유아들과 함께 작업하려면 좀 더 단순한 도안을 사용하거나 물감대신 크레파스나 색연필로 정교한 오리기는 손으로 찢기 등으로 응용해서 작업해 볼 수 있다.

고전예술에 비해 현대 예술가들과 작품의 스펙트럼은 너무 넓어서 이해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엔 활동하는 현대 예술가들의 작품들을 아이들의 눈높이로 소개하며 감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직접 표현해 보는 즐거움을 얻는다.

예술가들의 예술행위는 결코 심오하고 난해하지 않으며 어른들도 아이들도 예술가처럼 자신의 생각이나 심상을 자유롭고 다양하게 표현해 보며 예술가처럼 생각하고 만듦으로써 예술가와 예술작품을 더 잘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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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의 배낭여행 - 시간을 사서라도 여행을 떠나는 여행 유전자로 똘똘 뭉친 세 식구의 배낭여행 예찬론!
김현주 지음 / 꿈의지도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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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의 배낭여행

김현주 지음

소개

 

저자의 이력은 다음과 같다. 동물애호가, 생활기록자, 배낭여행자. 부부와 함께 공동육아에 공동생계를 꾸려가며 3년일하고 3년쉬는 리듬으로 생활을 살아간다. 3년 열심히 일해서 돈을 모아 최소경비로 배낭여행을 다니고 돌아와 새로운 업종에 도전해 18시간씩 주말도 없이 일하다 가족의 목표치인 돈이 모아지면 재충전에 들어간다. 아들의 방학을 이용해서 여행을 다니면서 겪고 느낀 가족의 배낭여행지의 여정을 담아내고 있다.

배낭여행은 오지여행, 힘들게 장시간 걷는 도보여행이라는 편견이 자리잡고 있어 아이들과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저자처럼 인도나 네팔처럼 오지 여행은 어려워도 여행을 가려면 돈과 시간이 많아야 한다는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다. 배낭여행에서 돈은 가장 우선순위가 아니라 용기와 시간이 먼저이다. 처음 어린 자녀와 배낭여행을 할 때는 배낭여행과 휴양 여행을 섞어 절충하면서 그 나라의 구석구석을 탐색하며 불편함과 부족함에서 오는 결핍과 여행계획일정에서 벗어난 예상치 못한 사건들을 통해 삶의 유연함과 기다림을 배우게 된다.

감상

 

내가 읽어왔던 어떤 여행관련 책과는 확연히 다르다. 성인도 가기 힘든 인도 배낭여행을 3번이나 갔다 오고 거기다 초등 4학년 아들까지 인도를 데리고 갔다 온 경험들을 담아내고 있다. 이 가족은 여러모로 특이하다. 특이하니까 소재가 되고 이야기가 되나 보다. 부부가 김삿갓처럼 방랑벽이 있는지 3년간 일하고 3년 쉬면서 아이와 배낭여행을 다닌다. 복지시스템이 열악한 한국사회에서 새로운 일에 뛰어들어 어느 정도 일이 궤도에 오르면 박차고 3년을 쉰다. 재정적인 적자로 폐업을 해서 쉬는 경우는 봤어도 잘나갈 때는 돈 버는 재미로 더 일하기 마련인데 이 부부는 돈의 축적엔 그다지 관심이 없다. 부부의 가치관이 비슷하지 않다면 모험심이 부족했다면 불가능했으리라.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고 3년정도 벌 수 있는 돈이 모이면 그 이상의 축적 가능성을 포기하고 가족과 여행을 다닌다. 그렇기에 평범한 여행이 아니라 가족이 배낭여행을 다니는 게 아닐까? 일본, 유럽, 중국, 동남아, 인도, 이집트, 지금은 내전으로 파괴된 시리아, 어린 아들과 요르단의 페트라를 7시간 동안 쉬지 않고 걸어간 경험 등을 담아내고 있다.

자녀를 동반한 여행객들에겐 매우 친절한 인도인들의 모습은 너무도 낯설었지만 가족을 중시 여기는 그들의 가치관을 새롭게 알게 되었으며 남에게 폐 끼치는 것을 매우 싫어하는 일본인이 여행지에선 자기의 서툰 영어를 이해시키고 마는 집요함과 기꺼이 폐를 끼치는 모습도 마주한다.

배낭여행이라 유럽국경뿐 아니라 인도와 네팔의 국경을 넘게 된 사연, 캄보디아와 태국의 국경을 넘어간 사연 등 보통 여행객들이 경험할 수 없는 이색적인 여행지에서의 풍부한 경험과 사색이 녹아있다.

생각이 너무 많고 이것저것 재다가 스스로 나가 떨어져 포기하고 마는 귀차니즘의 대가인 나도 저자의 여행기를 보면서 아~ 가보고 싶다. 정말 가보고 싶다란 생각이 들 정도로 매력적으로 다가온 여행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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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지공주와 봉투왕자 사계절 그림책
이영경 지음 / 사계절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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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지공주와 봉투왕자

이영경 그림책

<책 소개>

.봉지 공주와 봉투왕자는 서로 사랑했지만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철천지원수가 되어 비밀리에 만남을 갖고 그 사실을 안 봉지나라 분리수거대마왕은 딱풀부대를 동원하여 종이들을 풀칠해버린다. 딱풀부대를 무찌르다 풀투성이가 된 봉투왕자는 강물에 던져지고 강물에 빠진 봉투왕자를 구하다 봉지공주의 봉지 치맛단이 찢어지지만 봉투왕자가 스스로 구김새를 만들어 봉지공주를 달래준다.

곡선의 담을 수 있는 비닐 봉지는 풍성한 치마를 입은 공주와 같은 이미지와 잘 어울리고 길고 네모난 봉투는 진짜 왕자같다.

사물의 특성을 유쾌하게 배워요

봉지와 봉투의 비슷한 점과 차이점을 이야기로 배운다. 어린 아이들은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봉투와 봉지를 만지며 그 질감을 느껴보고 물건을 담아볼 수 있다. 봉투왕자처럼 구겨볼 수 있고 봉지를 바스락바스락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딱풀과 가위, 다리미, 부채들을 독특하게 캐릭터화하여 웃음을 선사하면서 사물들의 기능들을 전달한다.

감상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 아~ 감탄사가 나왔다. 도깨비 팬티를 패러디한 비닐봉지 노래도 유쾌하고 귀엽고 아기자기한 그림과 우리 주변의 소재로 너무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저자의 책 [아씨방일곱동무]는 조선시대 여인들에게 친숙한 가재도구로 이야기를 풀어낸다면 [봉지공주와 봉투왕자]는 현대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도구들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두 책을 서로 비교해가며 읽어나가도 될 듯하다. 종이 봉투를 정리하다 [봉지공주와 봉투왕자]의 스토리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일상 소재의 힘을 유쾌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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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사의 길
최준영 지음 / 푸른영토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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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사의 길

최준영 지음

동사의 길이란 제목으로 나온 거리의 인문학자 최준영님의 신간 [동사의 길]을 읽게 되었다. 페이스 북에 매일 쓴 글들이 모여 책이 된 것이다. 저자는 저자 매일 쓰는 글쓰기를 통해 길을 만들어 냈으며 앞으로 길을 만들어 갈 것이다.

<책 소개>

영화, 책의 일부 문장을 발췌하여 소소한 저자의 일상과 경험들을 녹여낸 매일 글쓰기를 통한 생각의 힘을 잔잔하게 보여준다.

 작가라는 직업만으로 생계를 꾸려갈 수 없는 냉혹한 현실에 충격을 받았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작가와 가난은 쌍으로 움직임을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길을 꿋꿋하게 걸어가는 작가들에게 빚이 지고 있다는 부채의식을 느끼게 된다.

정치가 달라져야 해요. 섣불리 적폐를 운위하는 대신 아우르고 끌어안으려는 노력이 우선돼야 해요. 배제하고 내치는 뺄셈의 정치가 아닌 이해하고 서로 돕는 덧셈의 정치,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해요.

[촛불]의 대척 점에 있는 [태극기]집회에 대한 대중들의 싸늘한 날 선 시선에 대해 저자는 이분하고 적폐로 재단하는 우리의 혐오에 일침을 가하지만 나는 좀 다르게 생각한다.

저자의 글은 참 부드럽고 관용적이다. 사실 좋은 말이기 때문에 저렇게 말하면 날서게 비판하는 사람이 웃습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인의 정서엔 좋은 게 좋은거다란 애매모호함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런 애매모호함은 언제나 피해자를 양산해낸다. 태극기 집회 노인들의 뒤에는 돈을 대주는 정치인과 조직적인 단체가 존재했으며 그들 중 일부는 자신들의 삶 속에 함께 존재했던 박정희와 박근혜를 숭배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들의 심리를 이용하고 돈을 대어 촛불집회를 태극기 집회와 별반 다르지 않게끔 오염시키려는 나쁜 의도들이 숨어있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적폐로 낙인 찍는 광신적 행위는 경계해야 하지만 9여간 우리는 그런 광신적인 집단들의 희생자였다. 이명박근혜정권을 생각해봐라! 온갖 방법들을 동원하여 배제와 내치는 뺄셈의 정치를 누가 해왔는지를! 그때 나왔어야 할 말이 문정부에 나오는 아이러니에 실소가 나온다. 그런 말도 문정부이기 때문에 가능함을 알아야 한다.

현실적으로 그런 세력들을 끌어안을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이지경까지 왔음을 생각해볼 때 자기 역할을 하지 못하는 지식인, 언론인, 그리고 언제나 우선순위가 경제였기에 면죄부를 주었던 기업인과 그 기업을 돕는 법조인들에 대한 무거운 처벌이 진짜 필요한 시점이지만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기는 정말 힘든 법인데 이런 힘 빼는 소리나 하는 저자의 생각엔 동의할 수 없다.

우리 손지가 공부허고 있으문 내가 말해. 아가, 공부 많이 헌것들이 다 도둑놈 되드라. 맘 공부를 해야 헌다. 인간 공부를 해야 헌다, 그러고 말해. 착실허니 살고 놈 속이지 말고 나 뼈 빠지게 벌어묵어라. 놈의 것 돌라 묵을라고 허지 말고 내 속에 든 것 지킴서 살아라. 사람은 속에 든 것에 따라 행동이 달라지는 벱이니 내 마음을 지켜야제 돈 지키느라고 애쓰지 말아라.” 황풍년의 <전라도, 촌스러움의 미학>

저자의 책에 두 번이나 인용된 글이다. 그만큼 저자가 평소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도가 아닐까 생각된다. 나 역시 이 글이 자꾸 들어온다. 왕대마을 윤순심 할매의 소박한 일갈이 더 마음에 와 닿는다. 그렇게 한 평생을 살아오신 할매의 말씀이기 때문에 그리고 자기 마음을 지키기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에 할매의 말씀이 계속 남는다.

검은 늑대와 흰 늑대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먹이 준 놈이 이긴다는 우화처럼 속에 든 것에 따라 행동이 달라지지 내 속에 든 것을 지킴서 살라는 할매의 말씀은 진리다.

곱씹을 좋은 문장과 저자의 단상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감상

개인적으로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형식의 글을 여러 편을 읽으니 글에 대한 감수성이 무뎌지는 듯하다. 이 책은 내가 기대했던 글은 아니었다. 거리의 인문학자로서의 글을 마주하고 싶었기에 더욱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목마름은 유튜브를 통해 조금은 해소할 수 있었지만 [동사의 길]에선 느끼지 못했다. 대신 내가 감동 있게 봤던 영화와 책이 나오면 너무 반가웠고 이전에 읽은 유유출판사의 [읽기의 말] [공부의 말]에서 나온 작가들의 이름과 작품을 또 보니까 친숙성 수축원칙처럼 그 작가들을 내가 이미 알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작가들의 일상에서 사색할 때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작가들과 그 작품들을 읽어야 하나? 너무 친숙해서 아는 듯한 착각에서 벗어나려면 읽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이 책을 읽으면 예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확인하고 싶고 저자가 소개하는 책과 영화를 읽고 보고 싶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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