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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치로서 영화읽기
이황석 지음 / 베어캣 / 2020년 10월
평점 :
인상을 너머
문화정치 맥락을 보는 영화
고전부터
최근영화까지 망라하는 영화들이 소개되고 있다.
가짜뉴스가
범람하고 미국 대통령조차 가짜 뉴스를 퍼트리는 과잉의 탈진실시대 진찌와 가짜가 섞여 팩트체크라는 신조어가 나오고 그 팩트체크는 맞는지 의심하게
하는 시대에 가짜뉴스의 생성을 풍자한 영화 <왝 더독>,모짜르트
피아노협주곡 21번으로 유명한 <엘비라 마디간>이란 고전영화를 모짜르트에 대한 은유로 풀어내며 68혁명이란
시대정신을 읽어내게 한다.
한국영화<김씨표류기>는 현대 젊은이들의 사회문제와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의 시대에 역설적으로 관계맺는 사회적 존재임이 크게 다가온다.
추억을 소환하며
그때는 몰랐던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게 된다
20대 때 봤던 영화 <그린 파파야
향기>의 영화비평은 내가 본 영화와 같은 영화라고
생각하기
힘들 만큼 베트남의 서구 열강과의 관계, 베트남 내부의 역동적인 정치적 상황들을 담고 있어 자못 흥미롭고
충격스러웠다.
동남아의
이국적인 배경과 뛰어난 영상미와 대사도 많지 않고 정적이던 영화로 기억한다.
그정도의
인상만을 내게 남겼는데 드뷔시의 달빛과 쇼팽의 전주곡들이 음향이 있었는지는
기억도
없고 영화의 주인공들이 상징하는 바를 지나치게 확대해석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나는
그 영화에서 전쟁의 서사를 보기 힘들었고 매우 탐미적으로 기억하는데 내가 오독했기 때문이다. 영화에선
전혀 베트남의 전쟁서사와 서구열강과 배트남의 갈등, 도련님과 여자 하인 무이의 결혼이 민족주의로 각성된
베트남지식인과 민중세력의 결합의 상징으로 읽을 만한 정보들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놀라운
것 내가 이국적인 동남아시아의 풍경이라고 생각했던 장소가 실제 베트남이 아닌 프랑스의 세트장이라는 사실이다. 목가적인
베트남의 풍경을 철저하게 재현한 장소에 감쪽같이 속았다고나 할까? 허구(비실재)를 사실처럼 받아들이게 하는 분야가 영화나 사진 같다.
디지털
가상세계의 원조가 영화매체라고 생각된다.
보고싶은 것만 보고자 하는 심리인 게다 224쪽
감독이
그렇게 의도해서 보여주는데 너무 당연한 것이 아닐까? 영화속이 전부 프랑스 세트장이라고 촬영과정이 노출되지
않으면 누가 알겠는가? 그 당시의 프랑스와 베트남의 긴장관계의 맥락을 모르고 이영화를 보면 대부분의
독자들은 베트남의 문화를 돋보이는 영상미와 음향에만 꽂힐지도 모른다.
올해
6월달에 <그린파파야향기>영화비평칼럼인데 베트남이 초기 코로나로 한국을 봉쇄할 때 미숙한 외교적 조치라고 저자는 우리 국민의 속상한
감정에 공감하는 내용을 칼럼의 끝부분에 썼다. 12월인 지금도 저자가 그렇게 느낄까?
우리와
같은 방역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베트남이 k방역보다 성공하였음에도 베트남방역이라고 국뽕에 취하지 않는
자세에 놀랄뿐이다.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매우 잘하고 있는 듯 보이는 한국의 코로나 방역은 대만이나
베트남, 뉴질랜드에 비하면 과장된 것 같다. 코로나방역은
진행중이라 국민과 정부 모두가 겸손하면 좋겠다는 씁쓸한 마음이 든다.
감상
젊을 때는 저자처럼 힘든 시기에
영화로 도피삼아 즐겨봤지만 대부분은 표면을 중심으로 인상적인 평가에서 머물렀다. 영화의 모티브나 상징을
해석할 능력도 안되고 영화 한편을 제대로 본다는 것은 무엇일까?란 질문이 남는다. 굳이 영화 한 편을 보기 위해 공부하듯 한다면 영화가 너무 무거워진다. 그러나
우리에게 친숙하고 언제든 접할 수 있는 문화로서의 영화를 통해 한국사회와 세계 각 나라의 갈등과 문제점들을 볼 수 있었다.
<<신고질라>,<기생충>등의 영화들은 영화 자체가 매우 상업적으로 잘 만들어져 그 자체로 감각을 즐겁게해주면서도 현대사회와 한국사회의
현상을 관통하는 쟁점들을 풀어내고 있어 흥미롭다.
이 책의 장점은 좋아하는 영화를
매개로 시대상의 역사적 맥락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20년도 한국의 정치현상들을 엿볼 수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