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를 무는 엄마표 독서기차
책이 좋은 건 누구나 안다.
우리가 존경하는 안철수 교수도 항상 책과 함께했고 심지어는 활자중독이지 않은가?
훌륭한 위인들은 모두 책을 가까이 하였다. 서구에 비해 책값도 비교적 저렴하고 쉽게 구할 수 있어서 집마다 거실을 서재처럼 꾸민 집들도 많다.
부모 자신보다는 아이들 독서에 심혈을 기울여 도전 100권 300권 등 다독이 권장되고 있다.
나 역시 내 자신이 책을 좋아하고 우리아이가 책을 사랑하는 아이로 크길 바라는 마음으로 책도 많이 사고 아이가 다독하기를 바라는 엄마이다. 그런데 방향성 없이 무조건 많이 읽히는 게 좋은 것일까?
읽히면서도 내심 찜찜하게 걸리는 불편함이 있었다.
시중에 떠도는 권장도서목록이니 아이들 발달단계 전집을 보면 그 양에 압도되어 질식할 것 같아서 따라 읽히기가 버겁다. 그래서 만나게 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엄마표 독서기차]는 초등학교부터 중고등학교까지 읽으면 좋을 400권의 책을 아이들 성장단계에 따라 추천하고 어떻게 책을 읽고 아이들과 활동할 수 있는지 도움을 주고 있다.
책의 활용법
1~2학년 독서록 예시 |
3~4학년 독서록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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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별 독서의 목표를 제시하며 학년에 맞는 책을 분야별로 추천하고 있다.
여기서 추천하는 책들은 재미있고 교육적이며 검증된 양질의 책으로 교과서의 어느 부분과 연계되어 있는지를 함께 제시한다. 아울러 아이와 독후활동을 할 때 지도방향과 발문을 소개하고 있어 엄마가 응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무엇을 어떻게 읽힐까 고민했던 엄마에게 독서지도 안내를 해주고 있는데 기존의 독서지도 관련책보다 아주 구체적이라 실용성이 뛰어나다.
분야별로 다양하게 추천하고 있지만 각 연령별로 실제적으로 소화할 수 있을 정도의 적당한 권수들로 소개하고 있다. 권장 책들은 기본적으로 독서의 흥미를 줄 수 있는 훌륭한 작품들이 많다. 단순한 지식 전달을 목적으로 하지 않은 저자의 예술성을 감상할 수 있는 책들의 소개가 자못 흥미롭다.
내가 읽어 본 책들도 꽤 있고 미처 읽어보지 못한 작가와 작품을 수록하고 있어서 새로운 책들을 접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예비초등학생을 둔 부모들은 초등학교 교과과정과 내용을 미리 알 수 있어서 아이들 교육을 지도하는데 유용하다. 즐거운 책읽기가 학교수업과 통합적으로 연계되어 수업 따로 독서따로의 이분법적 틀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한 전 학년부터 고학년까지의 독서록 작성 팁과 방법들을 통해 자신이 읽은 책을 기록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게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 독서록은 인상적인 책내용은 그림그리기, 짧은 글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 어려운 단어의 뜻을 사전에서 찾아쓰기, 책속 등장인물에게 상장주기등 다양한 방법을 적용한 아이들 독서록의 예시가 수록되어 있어서 자기 아이한테 맞는 방법을 적용해 볼 수 있다.
3~4학년 독서록은 광고나 독서신문, 주인공 인터뷰등 독서록의 방법이 더 다양해지고 범위가 넓다.
고학년의 글쓰기는 분야별로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연습을 통한 글씨기를 제시한다.
마지막에는 국제중과 특목고 준비를 위한 책읽기와 독서포트폴리오작성법을 배울 수 있다.
이 책 한권으로 아이들 초등학교 학년별 독서지도를 가능할 만큼 실질적으로 유용하게 구성되어있다.
부제와 책의 내용이 일치하는 알찬책이라고 생각되서 집에서 독서지도를 하고 싶은 엄마들과 교사들에게 알찬 길잡이가 될 수 있다. |
이 책의 목표는 수능입시에 대비한 전략적 독서지도라는 점이다.
장기적인 대입입시를 위한 독서플랜이라서 독서 그 자체의 즐거움보다는 독서가 수험전략의 일부분으로 전락된 느낌을 받는다.
실제로 책을 좋아하게 하는 것과는 별 상관이 없다. 훌륭한 400권을 아이들이 꼭꼭 씹어 먹게 하면 좋겠지만 말이다. 책을 즐기게 하는 방법은 나와 있지않고 입시를 위한 전략적 책읽기와 독후활동의
안내서가되겠다.
재미있는 책을 낯선 용어나 개념이 나오면 익숙해질 때까지 반복하여 읽도록 지도하는 방법은 아이들의 독서행위를 학교공부로 몰아넣는 건 아닐까? 자칫하면 기본 교과서에 추가로 봐야할 교과서가 늘어나게 되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다. 또한 다음 단계독서를 염두에 두는 독서는 책을 읽는 즐거움을 방해할 수 있다. 엄마의 머릿속에 미리 단계를 구상해서 다음단계의 독서를 이끌기 위한 전단계의 독서행위가 진정한 독서가 될 수 있을까?
어릴 때 보던 책을 커서 읽으면 어릴 때와 전혀 다른 의미를 발견한다. 아이들이 나이가 들고 경험을 확대함에 따라 동일한 책도 전혀 다른 책으로 다가온다. 그런데 단계구분을 두면 그 책은 특정연령이 보는 책이라는 프레임에 갇히기 쉽다.
우리의 교육이 다음교육을 위한 단계에 불과하고 그 종착지가 입시라면 입시가 끝났을 때는 아이들의 교육이 끝나는가?
독서도 마찬가지이다. 독서의 즐거움은 특정연령이 아니라 평생을 간다. 실용적이고 알찬 독서지도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본질적인 책읽기의 즐거움을 아이들한테 앗아갈까 조심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