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양중학교 혁신학교 도전기 - 우리는 대화한다. 고로 우리는 점프한다. 맘에드림 혁신학교 이야기 4
김삼진 외 지음 / 맘에드림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사실 책표지는 교육청에서 나눠주는 자료나 교과서처럼 투박하다 . 내지는 반들반들한 종이를 써서 형광등 불빛에 반사되어 눈부심이 일지만 내용이 너무도 감동적이고 알차서 시간가는는 줄도 모르고 책에 몰입할 수 있었다. 책을 다 읽고 다시 표지를 보니 아이들이 함께 줄넘기를 점프하는 모습이 찍힌 장면이 인상적이다. 표지는 다소 촌스럽지만 같이 뛰며 점프하는 모습이 이 책에서 일관적으로 흐르고 있는 배움에 대한 가치관을 어느 정도 반영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이책은 그린벨트로 묶여있어 주변에 약국이나 병원조차 없는 지역인프라가 열악한 덕양 중학교라는 경제적으로 낙후하고 편부, 편모 하에 가정적인 돌봄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의 경기도 고양시의 어느 지역에 살고 있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 한 선생님이 전근 오면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 지역에선 선생들이 기피하는 중학교로 유명했다. 아이들은 학교를 수시로 결석하는 아이들이 더 많고 수업에 의욕도 없고 대단히 거칠고 산만하고 선생님의 영향보다는 지역의 불량선배들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아이들은 손대기가 어려운 꿈조차 꾸지 않는 가난한 지역아동의 전형이다.

퇴임 1~2년 앞둔 교장들이 거쳐 가는 학교라 학교에 비전도 특별한 노력도 없어서 침체되고 정체된 학교다. 그런 학교를 교장공모제를 통해 교장을 평교사들이 직접 선출하고 학교를 자율적으로 혁신시킨다. 학교와 선생님이 변화함에 따라 그리고 지역과의 상호연계 및 유대를 통해 아이들은 변화하고 학습에 흥미를 느끼며 서로 신뢰하게 된다.

지금은 혁신학교중에서도 거점학교가 되어 성공사례에 뽑히고 덕양중학교로 전학오려는 문의하는 사람들이 많고 주변학교에서 배우러 올 정도다.

전체 학급수가 특수반을 포함해 7개밖에 안되는 작은 학교이지만 교장과 선생님들은 전학급 아이들의 이름을 다 알 정도록 아이들에 대한 관심이 대단히 높다.

선생님의 헌신과 열정이 대단히 높았다. 자발적인 가정방문으로 아이들의 사정과 친밀감을 높이고 끊임없는 연수와 다양한 수업과 야외체험학습등의 굵직하고 빽빽한 일정을 어떻게 다 소화할 수 있는지... 학교와 아이들에 대한 열정과 동료에 대한 상호신뢰가 없다면 불가능한 업무량이이라고 생각된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방안이 합의되지 않으면 단순히 다수결의 원칙으로 밀고가지 않고 모두가 합의할 수 있는 지점이 나올 때까지 토의를 한다. 바쁜 일정 속에 지루한 소모전이 될 수 있는 논쟁을 중단하지 않고 신호등방법등을 이용해 서로의 의견들을 조정해서 수렴하여 모두가 동의하는 해결방법을 찾는다. 진정한 소통이란 이렇게 어렵고 힘들지만 그런 과정 속에서 진정한 민주적 합의의 모습을 실천적으로 보여주고 아이들한테도 적용한 부분이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또한 아이들 자신의 삶과 교과과정을 연계하여 분리되고 공허한 입시위주의 수업이 아닌 서로 돕고 발전할 수 있는 배움의 공동체 수업을 통해 아이들의 주체적인 학습이 가능함을 볼 수 있었다. 덕양중학교에서의 아이들의 일상은 그자체가 배움이고 삶이다.

또한 대학교 선배의 멘토링제와 씨드스쿨, 꿈땅교실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사회의 네트워크와 공조하여 학교의 부족한 부분은 적극적으로 도움을 받았다. 그런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통해 아이들은 지역사회의 배품을 통해 지역과의 친밀감을 느끼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삶으로 느끼며 그 아이들도 자발적으로 지역사회에 적극적으로 봉사하고자 한다.

또한 학교에 무심한 부모들을 학교 안으로 참여시켜 가정과 학교가 서로 믿고 신뢰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 책에 나오는 선생님들의 문제해결 방법은 일반 학교 선생님들과 상당히 달랐다.

문제가 발생하면 여러 선생님이 여러 번의 시행착오와 신호등토론을 거쳐 방안을 마련한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보통 문제가 생기면 머릿속으로만 먼저 생각을 많이 하거나 책등을 통해 사례 연구나 해결방안을 찾는데 여기 선생님은 현장에서 시행착오를 통해 최상의 것을 얻어낸다. 그렇게 얻어낸 결과들은 이미 세계적으로 검증된 독일의 학교나 핀란드 학교방식과 상당히 유사하다.

특히 학급에서 나타나는 문제 학생에 대한 대처방안을 담당교사 혼자만의 문제로 인식하지 않고 상담교사와 보건교사와의 협의체를 구성해서 다함께 해결하는 방안은 이미 독일의 행복학교에서도 실행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덕양중학교에서도 학교의 관련 담당자들과 지역네트워크를 이용해서 지원요청을 이미 하고 있어서 감동받았다.

이분들의 노하우 일부는 분명 일선 학교의 선생들이 얻을 수 있겠지만 [덕양중학교]처럼 혁신할 수는 없을 것이다. 시행착오와 지속적인 고민으로 치열하게 얻은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선생님들의 인터뷰 글속에도 나왔듯이 아이들을 변화시키려는 과정 속에서 자신이 더 많이 발전한 부분에 대해 감격하고 있다.

이런 학교가 한국에 있다는 사실이 참 기쁘다. 그만큼 우리나라 교사와 학교가 공교육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왔고 일부학교에서 그 결실을 얻고 있다. 항상 해외 선진국의 먼 나라 학교의 사례만 보여주거나 국내 대안학교에 대한 좋은 점만 부각시켜서 그 괴리감에 씁쓸했는데 가까운 지역에서 이미 우리가 원하는 식의 이상적인 모델로 운영하는 학교가 있었다.

삶과 교육이 일치하고 지역과 학교 가정이 적극적으로 협조될 때 아이들은 우리가 바라는 대로 자율적이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꾸리면서 남도 배려할 줄 아는 건강한 시민으로 자랄 수 있음을 배웠다. 우리아이도 이런 학교에서 배우면 좋겠다. 덕양중학교의 홈페이지도 들어가 봤는데 혁신학교 카테고리에 체험활동에 대한 보고서와 아이들 사진들이 올라가 있어서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뒷장에는 지역별 혁신학교 명단이 있는데 고양시에 혁신학교가 많이 생긴걸 보고 [덕양중학교]의 파급효과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일부 지역에선 초중고 혁신학교가 모두 있어서 아이들이 상급학교에 진급해도 단절되지 않고 일관적인 배움을 지속시킬 수 있지만 모든 지역이 그렇지는 않았다. 혁신학교로 성공한 거점학교가 있는 지역에 혁신학교가 대체로 많았다. 경기도가 혁신학교가 많았지만 내가 거주하는 화성시를 보고 조금 실망했다. 신도시라서 신생학교가 많아 선생님들이 혁신적으로 모험해 볼 수 있는 여지가 많은데 생각 외로 혁신학교가 적었다. 주변에 거점학교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가 많이 난다고 생각된다.

이 책을 많은 학부모들과 교사들이 읽고 진지하게 교육과 배움에 대해 논의하면 좋겠다.

내가 사는 지역에서 [덕양중학교]같은 학교가 많이 생기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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